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은 당신에게 ①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내 인생만 이렇게 암울한 건가?’라는 생각을 밥 먹듯이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지 않나? 박근민독서치료연구소 박민근 소장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약이나 정신과 치료가 아닌 ‘독서’다. 최근 신간 <성장의 독서>와 <치유의 독서>을 발간한 그가 코스모에 전하는 독서 치료의 위대함과 자신의 경험담! | 성장의 독서,치유의 독서,박민근소장,독서치료,마음치유

최근 <치유의 독서>와 <성장의 독서>을 연달아 출간했는데요. 이 두 권의 집필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요?우리는 왜 책을 읽는 것일까요? 독서가 가진 효용은 많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아마도 치유의 기능일 겁니다. 중세사상가 몽테뉴는 “우울한 생각들에 사로잡혔을 때, 내게는 책들에게 달려가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다. 그러면 나는 곧 책에 빨려들고 내 마음의 먹구름도 이내 사라진다”며 독서의 치유력을 이야기하죠. 실제 수만 명의 임상을 통해 영국 공중보건 당국이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역시 치유서를 읽는 것이 우울증 치료에서 때로 약물 사용보다 더 나은 효과를 거둔다고 합니다. 현재 영국 당국은 정신과 의사들에게 심하지 않은 우울증에 대해서는 약 처방에 앞서 ‘책 처방’을 먼저 하라고 권고하고 있죠. 그에 반해 우리는 독서가 가진 치유력에 대해 그동안 무지하거나 무관심했어요. 단순한 재미나 지식의 습득, 자기계발이나 시간 때우기 같은 용도로만 책을 읽었던 것이지요. 20세기 가장 창궐한 전염병은 다름 아닌 우울증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책 읽기가 가진 치유의 힘에서 점점 멀어졌던 것 역시 그 원인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요? 불안과 우울감이 시시때때로 밀어닥치는 현대생활에서 균형과 평정심을 지키고, 삶의 번영을 지속하자면 독서의 치유효과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거예요. 치유의 책 읽기에 도전해보세요. 당신은 어렸을 적 이미 <빨간머리 앤>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며 고단하고 아픈 마음을 달랬고, 인생의 갖은 어려움의 해결이나 치유적 성장을 해왔는지 모릅니다.과거 독서를 통해 자신 또한 우울증을 이겨냈다고 말했는데요. 우울증을 이겨내는 위해 왜 ‘독서’라는 방법을 택하였나요? 다른 방법과 이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요?서른 무렵 저는 무척이나 심한 우울증으로 고생했어요. 제 생활은 동굴 속 은둔자처럼 바꿔있었고, 머릿속에 사는 생각의 괴물은 끊임없이 절망과 비관을 토해냈죠. 그때 저는 한 가닥 남은 마지막 힘으로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책 읽기에 도전했어요. 세상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내면의 상처를 돌보고,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자기이해를 깊게 하는 치유적 책 읽기를요. 치유적 독서는 차츰 저의 마음과 몸, 생활을 건강하게 회복시켰어요. 다시 건강하게 사고하고 정당하게 판단하며, 세계를 좀 더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마음을 되찾아주었죠. 책이 가져다 준 새로운 의욕 덕분에 저는 매일 10km 넘는 걷기 운동도 해낼 수 있었어요. 그 시절 마치 시간을 되돌린 것처럼, 살아오면서 가장 건강한 정신과 몸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요. 아마도 그때가 살아오며 가장 건강한 뇌, 가장 탄탄한 허벅지를 가졌던 때였을 거예요. 그 시절 되찾은 삶의 활력이 지금의 나를 만든 토대이자 힘의 원천이었어요.우리는 어쩌면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하다 생각할지 몰라요. 어떤 분은 우울증 역시 질병이므로 약물 복용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여기죠. 하지만 우울증을 연구해온 석학들의 견해는 조금 다릅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우울증을 앓던 사람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너졌던 자신의 삶을 다시 건강하게 복원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죠. 햇빛을 보지 않는 생활에서 벗어나 충분한 일광욕을 즐기고, 부족하고 질이 낮은 수면습관을 버리고 양질의 수면을 취하고, 부족했던 신체활동에서 벗어나 충분히 운동을 즐기며, 친밀한 인간관계를 복원하고, 부정적인 사고, 감정, 언어 습관에서 탈피하는 것 같은 여러 차원에서의 건강한 삶의 회복이 우울증 극복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해요. 단지 한 가지 원인이나 잘못으로 우울증이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결코 우울한 감정이나 생각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삶 전반의 부조화가 우울증을 초래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합당한 견해를 되찾는 거예요. 깊은 비관주의나 자책, 맹목적인 분노나 미움은 우울증을 초래하기 마련이죠.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사고방식 역시 우울증을 깊게 만들고요. 지난 100년간 독서치료는 삶에 대한 통찰과 이해를 도모하고 증진하는 데 가장 합당한 심리치료 수단임을 증명해왔어요. 다시 삶의 의욕과 건강한 생활을 발견하게 하는 훌륭한 친구나 조력자로서 독서, 독서치료가 제 역할을 해내는 거죠.자신의 인생을 바꾼 책을 알려주신다면요?저는 살면서 두 번의 심한 우울증을 겪었어요. 한 번은 화가의 꿈을 접어야 했던 17살 때였고요. 또 한 번은 열심히 하던 공부를 학내 사태 때문에 할 수 없게 된 서른 즈음에 찾아왔죠. 그때마다 저에게 힘이 되어준 책들이 있어요. 17살의 저에게 커다란 빛이 되었던 책은 이번 책에서 적었다시피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었어요. 헤세 역시 마흔 가까운 나이가 될 때까지 우울증으로 무척이나 힘들어했거든요. 그는 칼 융의 개인심리학으로 자신을 구제했죠. 실제 그는 융에게 직접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고요. <데미안>은 자기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그 존재를 선선이 인정하는 내면의 성장 과정을 그려내요. 사실 <데미안>을 이렇게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긴 해요. 한번 <데미안>을 제가 <치유의 독서>에서 알려주는 방식대로 한 번 읽어보세요. 아마도 무척 새로운 경험이 될 거예요. 서른 즈음 우울증과 삶의 의미 상실로 인해 저는 자살충동에 시달렸어요. 제 삶이 하나도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바보 같았던 그때의 저를 흔들어 깨운 책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스캇 펙 목사의 <아직도 가야 할 길>,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였어요. 저는 이 책들로 인해 놀라운 회복과 깨어남을 경험했어요. 특히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자신을 죽이지 않은 모든 고통은 살아가는 나의 단단한 버팀목이자 자신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죠. 이 책으로 인해 제게 닥친 고난과 역경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비로소 생겼고요. 헤세의 표현처럼 “싱클레어. 어린아이로군요! 당신의 운명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데요. 언젠가 그것은 완전히 당신 것이 될 겁니다. 당신이 꿈꾼 대로요. 당신이 변함없이 충실하면요.”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