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날의 분위기> 유연석 인터뷰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쉬지 않고 일해온 남자. 쉬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남자.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남보다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싶은 남자. 영화 &lt;그날의 분위기&gt;로 다시 관객 앞에 선 배우 유연석에게 모처럼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을 엿봤다.


터틀넥 스웨터 68만원 앤드뮐미스터.


오늘 촬영은 ‘남친짤’의 대명사 유연석의 ‘여자 마음 따위 관심도 없는 듯한 무심한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그동안 작품을 통해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줄 만한 캐릭터가 거의 없었어요. 화보 찍을 때나 가끔 그런 콘셉트로 촬영하는데 편하고 좋네요. 하하.


영화 <그날의 분위기>가 1월 개봉이에요. 듣자 하니 연석 씨가 맡은 ‘재현’이라는 인물은 처음 만난 여자에게 “오늘 나랑 자자”라고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없이 던진다던데, 그래서 결국 자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그건 영화관에서 확인하세요. 하하. <그날의 분위기>는 하룻밤 연애를 즐기는 ‘재현’이라는 남자와 문채원 씨가 맡은 ‘수정’이라는 정반대 성향의 여자가 KTX에서 우연히 만나 벌이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요. 결국 그게 어떤 인연으로 이어지는지는 영화를 보면 알게 될 거고요.


코트 3백30만원 앤드뮐미스터. 팬츠 80만원대 지방시.슈즈 1백30만원대 디올 옴므.


실제로 영화에서처럼 첫눈에 반한 경험이 있나요?

첫눈에 반한 것까진 아니더라도, 스쳐 지나가다가 말이라도 한번 걸어보고 싶었던 경험은 있죠. 연락처를 물어본 적도 있고요. 예전에 너무 마음에 드는데 말도 한번 못 붙인 여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하루 종일 생각나는 거예요. 며칠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 두고두고 후회할 정도로요. 그래서 나중에 비슷한 상황이 찾아오면 꼭 솔직하게 “그쪽이 마음에 든다, 지금 내가 연락처라도 안 물어보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물어본다”라고 말해야겠다 결심했죠. 연락처를 물어보는 게 죄는 아니니까요.


유연석이 반하게 되는 포인트가 뭔지 궁금하네요.

때에 따라 달랐던 것 같아요. 사람마다 가진 매력이 다 다르니까요. 근데 대체로 외형적인 공통점은 많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나마 비슷한 점이 있었다면, 웃는 모습이 예쁘다는 것? 아무튼 웃었는데, 아, 모르겠어요. 어떻게 웃었는지는.


슈트, 셔츠 모두 가격미정 루이 비통. 슈즈 88만원 처치스 by 10 꼬르소 꼬모.


몇 년 동안 쉼 없이 계속 일했어요. 드라마와 영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그나마 좀 숨을 돌릴 수 있는 타이밍에 먼저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했다던데, 뭐가 유연석을 끊임없이 ‘일하게’ 만드는 건가요?

아휴, 내가 미쳤지. 왜 그랬을까요? 하하하. 주변에서 다들 그래요. 그 황금 같은 휴식 시간에 뭐가 그렇게 아쉬워 안 쉬고 일을 하는 거냐고요. 사실 무대 공연을 항상 동경해왔어요. 학교 다닐 때 공연하면서 받았던 긍정적인 에너지를 잊지 못했던 거죠. 막상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하면서는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기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연말에 좀 쉬어도 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러면 어디 가서 뭐 하면서 쉴까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는데, 제가 그때 잠깐 어떻게 된 건지…. ‘쉴 수 있는 시간이면 뭘 해도 상관없는 거네? 그러면 공연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던 거죠. 카메라 앞에만 서던 사람이 무대 공연을 하며 직접 관객과 마주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생각조차 못 한 거죠.


스웨터 1백35만원 랑방. 터틀넥 니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래서 저도 너무 궁금해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보러 갔어요. 근데 깜짝 놀랐어요. 노래도 너무 차분하게 잘하고 무엇보다 딕션이 정말 훌륭하던걸요? 노래 잘하는 가수의 뮤지컬 초연 무대였는데 대사를 하나도 못 알아들어 곤란했던 트라우마가 있었거든요.

다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실 제가 노래로 뽐낼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뮤지컬 배우분들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죠. 제가 포인트로 잡았던 건, 어찌 됐건 대사와 함께 캐릭터의 감정이 잘 전달돼야 한다는 거였어요. 노래라기보다는 ‘듀티율’이라는 캐릭터의 감정과 하고 싶은 말을 음률에 담아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래도 평소 노래에 자신이 있었던 거 아닌가요? 그러니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라고 선언할 수도 있는 거고.

근데 말 그대로 취미였던 거죠. 전문적으로 트레이닝받고 그러지는 않았으니까요. 평소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도 있고 뮤지컬에 대한 동경도 크고 해서 그랬던 건데, 정말 3~4일 뒤에 <벽뚫남>에서 캐스팅 제의가 들어온 거예요. 운 좋게도 너무 좋은 작품을 첫 뮤지컬 작품으로 만나게 된 걸 감사히 여기고 있어요.


쉬지 않고 일해온 남자. 쉬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남자.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남보다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싶은 남자. 영화 &lt;그날의 분위기&gt;로 다시 관객 앞에 선 배우 유연석에게 모처럼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을 엿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