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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리

전아리 l LOVE BLOGGER
소설가
매일같이 불타오르게 놀다가 10년만에 방전이 되어 차분히 체력관리 중. 연애에 관한 모든 궁금증, 당신도 알고 있지만 미처 꺼내오지 못한 이야기들, 또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유혹의 세계에 대해 솔직 대담한 칼럼 연재를 시작한다.

2017.02.07 Tue

정 때문에 헤어지지도 못하고 (2-1)

연애 칼럼을 쓴다고 하니 주위에서 연애 고민을 털어놔 주는 사람들이 늘었다. 다양한 연애 이야기가 있었는데 다수의 고민 중 하나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음에도 서로 의무적으로 연애를 하는 기분이 든다.’라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대화나 문자를 주고받는 도중 그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한 건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며 어색한 감정을 유지하고 있는 게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위쳐>라는 게임을 관전하다가 등장 캐릭터의 인상적인 대사를 본 적이 있다. 한 쌍의 연인이 사랑하고 관계가 비극으로 치달은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검은 고양이의 대사였다. 누군가가 먼저 ‘남자는 여자를 무척 사랑했나보군.’이라고 꺼낸 말에 고양이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한다. ‘그는 오래 전부터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어. 다만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했을 뿐.’. 멋진 그래픽 속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나온 대사는 아름답고 슬펐다. 그러나 실제 그러한 감정으로 연애를 질질 끌었었던 나로서는 그 시절을 이제 와 돌아보면 정말이지 지지부진했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 와서 재차 돌이켜보지만 역시나 ‘조금이라도 더 빨리 헤어질 걸.’이라는 후회만 남아 있다.


처음에는 누구나 한번쯤 겪는다고 하는 권태기인 줄 알았다. 밥 먹는 모습만 봐도 미워 보인다는 시기. 그러나 권태기와 사랑이 끝난 관계는 엄연히 다르다. 권태기인 경우에는 일단 밥 먹는 그를 ‘지켜보고’있고 ‘미워한다’라는 감정이라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관계를 호전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를 품고 있다. 반면 사랑이 증발한 지지부진한 연애란 습관적으로 주말에 만나서 함께 밥을 먹어도 상대의 모습조차 눈여겨 바라보지 않게 되는 것, 상대가 꼴불견인 행동을 하건 말건 스스로도 이상할 만큼 마음이 쓰이지 않는 상태이다. 만나서 무얼 하여도 설렘이나 행복은커녕 무미건조함을 느끼며, 그와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를 자꾸 회피하게 된다. 3년의 연애 중 마지막 반년을 거의 그런 식으로 보냈었다. 만남과 헤어짐을 밥 먹듯 반복하면서도 결국 어느 한 쪽에서 술을 마시고 보낸 연락을 계기로 밤늦은 시간 재회하거나 안부를 묻는 체 하며 다시금 잘해보자는 약속을 혼잣말처럼 읊조리게 되었다.


그와 헤어지고 새로운 남자를 소개받아 마주 앉아 있노라면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그가 제공해주던 편안함이 아쉬워졌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싫어한다는 감정과는 또 달라서 취중상태이거나 무슨 기념일이라도 되면 그립다는 핑계로 다시금 그를 찾게 되었다. 사정은 그쪽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그 아쉬움이 새로운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데에 가장 큰 방해물이 된 ‘귀찮음’의 미화된 표현이었음을 몰랐다. 그리움은 ‘심심함’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상대방이 제대로 헤어지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다시 재회해도 서로가 노력하지 않게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반년 동안 어중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려니 지나간 2년 반의 아름다웠던 추억들마저도 서서히 의미를 잃기 시작했다. 


왜 이런 상황에 놓인 연인들에 대해 좀 더 밝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방법을 떠올리려 하지 않느냐, 라는 의아함을 품을 지도 모르겠다. 길다고 여겨지는 시간 동안 위와 같은 떨떠름한 감정의 연애가 계속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당신이 그를 전처럼 아끼지 않는 만큼 그도 당신을 그다지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이나 의리로 만나는 건 친구나 가족 사이에서나 이상적이게 성립될 수 있는 관계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두 사람은 (설령 습관적으로 섹스를 하고 있다 할지라도) 누가 봐도 친구 사이에 불과한 감정을 지니고 있을 뿐인데 본인들만 자각하기를 꺼려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당신에게 필요한 상대는 볕이 좋은 주말에 달콤한 데이트를 하거나 일상 속에서 연락을 주고받고 때로는 기념일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는 ‘남자친구’이지 꼭 지금의 ‘그 사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애에 대해 내가 유독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이유는 위와 같은 관계가 계속 이어졌을 때 서로에게 의외로 큰 상처를 주고 끝을 맺는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뿐 아니라 사방에서 셀 수 없이 그런 모습을 보아왔다. 그 중에는 연애 수준이 아니라 결혼의 문턱까지 넘고 난 뒤 얼마 가지 않아 최악의 모습으로 헤어진, 정말 심각한 경우도 있었다. 


우유부단하게 이어지는 관계가 불러올 수 있는 당황스러운 이별의 장면들과 그것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이어서 쓰도록 하겠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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