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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리

전아리 l LOVE BLOGGER
소설가
매일같이 불타오르게 놀다가 10년만에 방전이 되어 차분히 체력관리 중. 연애에 관한 모든 궁금증, 당신도 알고 있지만 미처 꺼내오지 못한 이야기들, 또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유혹의 세계에 대해 솔직 대담한 칼럼 연재를 시작한다.

2017.01.03 Tue

집착과 관심 사이(2-1)


 

얼마 전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자 A가 통화 중에 고민 상담을 해왔다. 여자 친구가 만날 때마다 자신의 핸드폰을 샅샅이 뒤지며 꼬치꼬치 캐물어서 일하는 여자 동료와도 업무상 연락을 주고받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매번 메시지나 통화내역을 삭제하기도 귀찮아져서 아예 남자 이름으로 바꿔두었는데 막상 그러고 나니 정말로 여자 친구를 속이는 셈이 되어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연애를 하면 상대방의 휴대폰 보기를 즐기곤 했다. 상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와 함께 있지 않을 때 무엇을 하고 지내는 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 다른 여자들과 의심쩍은 연락을 하고 있지 않은가, 수상한 곳에 가진 않았는가, 확인하려는 마음에서였다고 고백한다. 연인의 휴대폰을 보면 그의 사적인 생활이나 매 순간들의 감정에 대해 알게 된다. 경험상 그것을 속속들이 파악하려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하고 싶다. 휴대폰에 담긴 내용으로 인해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고, 다른 이유로 싸우던 와중에 당신이 그에 대해 서운하게 느꼈던 그의 사생활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내비칠 수도 있다. 내가 양쪽의 입장을 모두 겪어보았는데 두 경우 모두 소모적이고 피곤한 상황을 초래했다. 남녀 무관하게 연인의 휴대폰에서 미심쩍다고 생각되는 걸 발견하면 현실에 비해 더 크게 오해하고 그릇된 상상을 하게 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신뢰관계가 무너지거나 관심이 집착으로 변질되는 건 한순간이다. 과한 의심은 하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를 지치게 만든다. 


매번 휴대폰으로 그의 생활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남자를 만나고 있는가? 그 정도로 믿지 못할 사람이라면 당신이 기를 쓰고 휴대폰을 확인하는 행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연인을 속이려고 작정한 사람은 가히 감탄스러울 만큼 치밀하다. 그런 남자의 휴대폰 안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은 어차피 당신의 시선을 감안하고 편집된 내용들일 확률이 높다. 


입장을 바꿔서 혹시 당신이 그에 대한 집착을 즐기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이렇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리 사이의 관계를 좀 더 돈독히 만들기 위해서야.’ 혹은 ‘보여주면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데 왜 자꾸 숨겨?’라는 식의 대화를 건넨 적은 없는 지 생각해보자. 집착은 습관이다. 그의 삶에 대한 관심은 좋지만 ‘그’라는 인간을 해부하듯 그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치부나 쉽게 밝히고 싶지 않은 최소한의 사생활, 혹은 과거는 있기 마련이다. 굳이 당장 눈에 불을 켜고 그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관계가 어느 정도 무르익다 보면 그러한 점들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된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만일 그가 회식을 하러 가거나 친구들과 게임방에 갔다는 동안 연락이 잠시 두절되기라도 하면 신경이 쓰여 당신의 시간이 마비된 것처럼 느낀 적이 있는가? 신변에 대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걱정이 되어서가 아니라 다른 여자들과 시시덕거리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데에 온 마음이 쏠려 잠을 설친 적은 없는가? 상대가 연락을 하지 않는 데에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 자리일 수도 있고, 유감스럽게도 당신의 상상이 맞을 가능성도 있으며, 그는 화장실 가는 사이 문자 한 통 보낼 만큼의 관심조차 당신에게 갖지 않고 있는 경우일 수도 있다. 


그와 연락이 되지 않을 때마다 자신의 생활을 그의 부재에 끌려가게끔 방치한다면 당신에게 남는 것은 살벌해진 눈빛과 우울함, 발등까지 내려온 다크서클 뿐일 것이다. 그렇게 낭비하기에는 당신의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미 집착으로 변해버린 습관을 다시 적절한 관심으로 자리 잡도록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계속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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