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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리

전아리 l LOVE BLOGGER
소설가
매일같이 불타오르게 놀다가 10년만에 방전이 되어 차분히 체력관리 중. 연애에 관한 모든 궁금증, 당신도 알고 있지만 미처 꺼내오지 못한 이야기들, 또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유혹의 세계에 대해 솔직 대담한 칼럼 연재를 시작한다.

2016.05.20 Fri

가질 수 없었던 꽃, GAY 1회

.



 당신이 호모포비아라면 이번 챕터는 읽지 않고 넘어가도 좋다.


20대 초반 나는 게이인 친구 A를 따라 우연히 종로의 게이바에 처음 가게 되었다. 간판도 작고 지하에 있어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자리는 만석이었고 우리는 B가 아는 친구들의 테이블에 합석했다. 찰진 욕지거리와 신나는 노랫소리,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서로의 연인과 다정히 끌어안고 있는 그곳은 무척 신선했고 흥겨웠다. B는 맥주를 주문했다. 문제의 발단은 그때부터였다. 나를 반 년 넘게 종로에서 발을 떼지 못하게 한 사람. 심지어 그 동네 게이바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내가 게이 친구들을 수없이 많이 만들게끔 해 준 사람. C. 그는 게이바의 직원이었다. 흰 와이셔츠에 청바지차림. 지나치게 근육질이거나 마르지 않은 몸에 기름한 눈매, 적당히 올라간 입꼬리, 특유의 능청스러움. 그는 테이블에 앉아 B와 한참 수다를 떨었다. 덩달아 말을 나누던 나는 술김을 빌어 물었다.


“한번만 껴안아 봐도 되요?”


그러자 그는 당연하다며 먼저 나를 껴안아주었고 고운 목덜미의 옅은 향수 냄새가 달콤하게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마초 스타일의 게이가 아니라 무척 여성스럽고 유혹적이며 교태를 지닌 남자였다. 멋있다거나 아름답다는 표현보다는 매혹적이었다는 단어가 어울리겠다. 그 날 이후 나는 틈만 나면 그곳으로 그를 보러 놀러갔다. 사장이 문 닫을 시간이 되었다는 걸 손님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에어컨을 켤 새벽까지 그곳에서 웃고 떠들며 머무르기도 했다. 게이들은 정말 잘 놀 줄 알았고 본인들에게 악의를 갖지 않은 사람에겐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C와 함께 있으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는 게이 사회에서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는 존재였다. 그만큼 인기도 많았다는 뜻이다. 길에서 마주쳐도 게이임이 한 눈에 드러날 만큼 이성과 사랑에 빠질 확률이 제로인 그를 좋다고 따라다녔던 내가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C를 열렬히 짝사랑했던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동갑내기인 C에게 네가 너무 좋다고 말했고 그는 내게 ‘어머, 웃기는 기집애’라고 말하면서 손을 잡아주었다. 남자 손이 어쩜 그리 길고 예쁘던지, 아직도 그 감촉이 생생하다.


언제부터였을까. 손님들에게 호들갑을 떨고 슬그머니 음담패설을 던지며 깔깔거리던 그가 문득 나를 바라볼 때 눈 속에 연민의 그림자가 흔들렸다.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이 뒤섞인 눈빛은 아주 잠깐씩 스쳐가곤 했으나 매번 깊고 진지했다. 


하루는 여자인 친구 Y와 함께 게이바에 갔다가 일찍 일을 마친 C와 셋이 그가 자주 간다는 김치찌개 가게에 갔다. 그는 패션디자인을 배우고 메이크업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술을 꽤 많이 마셨다. 새벽이 되자 셋이 아예 모텔방을 잡고 술을 마시기로 했다. 모텔이라고 하니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 무렵의 나와 친구들은 날이 밝고 가게들이 문을 닫으면 아예 방을 잡고 술 마시며 노는, 무한체력에 무모함으로 내달리던 청춘이었다. 그 덕에 요즘은 지방간이 생겼지만 말이다.


방에서 한 시간쯤 떠들고 놀았을까. 일을 하고 술까지 마신 C는 피곤해서 자긴 아예 자고 가겠다며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 Y는 술이 조금만 깨면 같이 나가자고 벽에 기대어 졸았다. 나는 술이 아무리 많이 취해도 집이 아니면 잠들지 못하는 체질이라 혼자 깬 채로 물끄러미 C의 등을 바라보았다. 벽을 보고 등 돌린 채 누워 자던 C. 나도 모르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의 등을 쓸어보았다. 그는 고른 숨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아직 잠들어 있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그에겐 꽤 피곤하고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기 시작했다. 나는 Y를 깨우고 C에게 쪽지를 남겨놓고는 그곳에서 나왔다

 

그 후 몇 주 뒤 다시 가게에 찾아갔을 때 C는 여느 때처럼 화사한 얼굴로 나를 반겨주었다. 그는 백화점의 화장품 매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며 며칠 내로 가게를 그만둘 거라 말했다. 



2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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