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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정아름 l BODY BLOGGER
미스코리아, 작가
본능에 충실한 ‘몸이 주는 즐거움’과 ‘건강하고 섹시한 삶’을 살기 위한 모든 방법을 제시한다. 미스코리아 출신 스타 트레이너이자 피트니스 선수 및 모델, 방송인과 작가, 골프전문가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Join to my world!

2014.07.11 Fri

브라질리언 왁싱 리얼 체험기, 신세계를 만나다

정아름의 Eat Move Love

21살 미스코리아가 되면서 갑자기 시작된 두서 없는 사회생활, 그 후 13년째 정글 같은 환경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스스로 적립한 나름의 철학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나와 공통 코드를 가지고 경쟁구도가 될 수 있는 동성은 친구보다 좋은 지인으로서의 예의 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선까지만 친분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변화무쌍하고 묘한 여성이라는 생물의 특성상 아무리 죽고 못산다고 할지라도 뒤쳐지거나 샘이 나는 상황이 펼쳐지다 보면 언제 너랑 내가 간 쓸개 다 빼 줄 듯 친했냐는 듯 돌변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내가 허물없이 유약한 나의 속내를 다 쏟아놓는 '동성친구'의 분류에 들어가는 이들은 소수이거니와 나와는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이다.


이러한 이론에 입각하여 자연스럽게 친해진 이들 중 근 몇 년 사이 가장 밥을 함께 같이 먹었으며 함께 대화 나누고 고뇌한 시간과 추억이 많은 1인이 지금 신혼여행 중인 K양. 작년에 만난 축복 같은 남자와 백년해로를 약속한 그녀, 사실 우연치고는 너무도 놀랍게 비슷한 시기에 그녀와 나 둘 다 썸과 연애를 시작했으나 결론적으로 나는 멘붕과 대참사, 실수로 결론을 내리며 '내가 미친ㄴ이었구나.'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고 그녀는 결혼에 골인했다. 형부와의 만남부터 러브스토리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의 아름다운 결실에 어마어마한 감동과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문득 한 편으로는 내 처지가 한없이 서글퍼졌다. 얼마 전 행사에서 만난 이 커플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 보던게 생각났다. 단 한 번도 상상하거나 바라지 않았었던, 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사랑이 간절하게 부러웠다. 아, 나도 그냥 저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평범하게 살고 싶다...... 질풍 노도 같은 지금의 내 삶이 우울했다. 

  

서론이 두서없이 길었으나 이것이 바로 내가 갑자기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게 된 강력한 계기다. 우습지만 인생에 있어 축복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없다면 적어도 아주 작은 한 가지는 나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서프라이즈 선물이 필요하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브라질리언 왁싱은 참으로 적절한 선택이었다. 

용감하게 근래 가장 핫하다는, 왁싱 쪽으로는 단연 핫하다고 입 소문이 난 압구정 로데오의 ‘사만다 왁싱숍’에 전화 예약을 했다. (당일 예약은 힘들 정도로 예약이 가득 차 있으니 미리미리 예약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예약 당일, 화보 촬영을 마치고 쏜살같이 달려갔다. 우연치고는 묘하게도 화보 촬영 때 한 메이크업은 스모키 태닝 메이크업. 무언가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러 가는 이에게는 완벽한 스타일링같이 느껴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냥 브라질인거여.......

  

사만다 왁싱, 샵 이름이 우선 맘에 들었다. 입구에는 I love you but I love me more라고 쓰여 있다. 섹스 앤 더 시티를 빠짐없이 챙겨본 이라면 이 대사를 기억한다. 자유롭고 거침없는 섹스라이프를 즐기던 사만다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던 남자 리처드. 하지만 카리스마에 재력까지 갖춘 그였지만 불행히도 사만다 한 명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습성이 있었다. 'I love you, but I love me more!'는 리처드에게 사만다가 이별을 고하면서 했던 말이다. 메이드나 모델 등과 일탈을 자행하면서도 사만다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사만다는 당신을 사랑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더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아닌 줄 알면서도 사랑한다는 죄로 질질 끌려가던 여성들은 사만다의 멋진 이별통보에 열광했다. 왁싱샵 이름으로 잘 어울린다. 자신을 위한 사랑을 맘껏 표현하는 여성들을 위한 공간 같은 느낌이 십분 전해진다. 나도 나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의미로 브라질리언 왁싱을 결심한 것처럼.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방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애 첫 브라질리언 왁싱의 서막이 올랐다! 시작하기 전 하반신 샤워, 물 티슈 사용, 그냥 바로 시작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되어있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고른 뒤 방에 들어가 준비를 하고 벨을 누르자 ( 당연히 탈의를 하고 가운을 입는다. 참고로 양말과 상의는 벗지 않아도 된다.) 왁싱을 해 주는 시술사가 들어왔다. 브라질리언 왁싱의 첫경험, 두둥! 


"처음 하시는 거에요?"

"네, 오늘이 처음이에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마인드 컨트롤이 시작된다.


"자, 편하게 무릎 세워주시고요, 양 무릎을 벌려주세요."


동그랗고 긴 쿠션 위에 무릎을 대고 중학교 때 실험실 개구리처럼 하반신 누드로 누워있어야 하는 상황은 분명 민망하다. 그러나 낯설기 짝이 없는 포지션은 단지 왁싱을 위한 최적의 자세일 뿐이니 특별히 이상하고 창피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상황에 부딪혔을 때의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능력과 적응력이 좋은 나는 처음이었으나 매우 멀쩡한 태도로 임했다. 사실 브라질리언 왁싱은 외국에서는 네일 케어처럼 흔하고 당연한 일이다. 너무 창피하다면 사만다나 캐리처럼 멋진 뉴요커가 되었다고 생각하도록 한다. 



부위(?)에 왁스를 바르면서 본격적인 시술이 펼쳐졌다. 어색해하거나 공포감을 가질 수 있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시술사가 친절하게 이런저런 대화를 유도한다. 아, 잠깐, 이 부분은 19금이니 미성년자들은 그냥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길!


"남자친구 있으세요? 남자친구 있으시면 좋아하실 거에요!"

살짝 따듯하게 느껴지는 온도의 왁스가 발라지고 대답을 하는 와중에 시술사는 번개 같은 속도로 왁스를 떼어냈다. ‘악’하는 소리를 지를 시간도 없다. 

"어머, 왁스 컬러가 핑크인데요 이렇게 발라놓으니 고객님 피부 컬러랑 핑크색이 너무 잘 어울려서 진짜 예뻐요. 보여드리고 싶네요."

내가 2%만 더 엽기적이었다면 흔쾌히 보여달라고 했을 것 같다.

  

아프다는 것은 절대적인 기준이 없는 부분이므로 브라질리언 왁싱이 아프냐 아프지 않냐에 대한 질문에 딱 한 가지로 대답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뭐든 생각하기 나름, 의외로 걱정했던 것보다는 덜 아프다. 말 그대로 떨어지는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여기서 웬만한 아픔은 잘 느끼지 못하며 고통도 잘 참는 나의 노하우를 대 공개한다. 바로 호흡을 잘 하면서 릴랙스하는 것이다! 대부분 공포와 긴장을 만들어내는 것의 이면에는 '공포'와 '긴장'이 깔린다. 사람이 걱정을 하면서 두려워 하게 되면 일단 가장 달라지는 부분이 호흡이다. 제대로 호흡을 하지 못하고 숨을 참고 언제 아픔이 밀려올지 걱정스럽게 기다린다.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자극이 될 부위가 더욱 경직되고 온 신경이 그 쪽으로 몰리게 되어 많이 아프지 않아도 엄청 고통스럽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즉 브라질리언 왁싱을 할 때 아플까 걱정된다면 그럴수록 오히려 시술사와 대화하면서 호흡을 규칙적으로 해라. 특히 왁스가 닿거나 시술사의 손길이 닿으면 확 경직될 수 있으니 오히려 그 포인트에 숨을 내쉬어 가장 릴랙스되는 상태로 만들어주면 된다. 이 고통 참기 테크닉은 각종 시술 및 경락마사지 등 약간의 아픔이 따르는 것들에는 공통적으로 적용가능한 룰이니 참고로 연습해두면 유용하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는 목적은 우선 이제부터 수영복을 입어야 하는 시즌에는 1차적으로 비키니를 위한 준비로 하게 된다. 하지만 단지 비키니를 입기 위해서라기보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에 한 번 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한다고 했다. 위생적으로도 깔끔하며 냄새가 나지 않고 특히 생리할 때 편하다는 것을 경험하면 끊을 수 없게 된다고 귀띔 했다. 브라질리언 왁싱 경험이 있는 지인들도 공통적으로 장점을 추앙하던 기억이 났다.


시술은 별로 오래 걸리지 않는다. 40분 정도면 다 끝나는 간단한 과정이다. 아픈 정도는 처음에는 미약하게 시작하여 안쪽으로 갈수록 조금 더 아프다고 느낄 수 있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호흡과 릴랙스 테크닉을 적용시킨다면 여드름을 살짝 눌러 짤 정도의 약간 따끔함 외에 소리를 지를 만큼 어마어마한 고통은 없다. 중간에 한번 초 강력 민망 포지션으로 바꾸는 것만 잘 넘어가면 된다. 엉덩이아래 쿠션을 넣고 두 다리를 가슴으로 끌어당겨안게 되는데 민망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저 아름다운 결과를 위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면 된다. 골반이 말아 올려져 들리게 되니 잠깐의 아랫배 운동도 되는 셈이다. 시술사는 꼼꼼하게(?) 여기저기 들여다보며 행여 제거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체크하면서 왁싱을 한다. 다시 여드름 짜기에 비유하자면 피부과에서 얼굴을 들여다보며 여드름을 짜는 그 여정이 나의 아랫 부위(?)에서 펼쳐진다고 이해하면 가장 쉽다. 두 다리 안기 자세에서 다시 원래의 개구리 자세로 돌아와 약간만 더 마무리작업을 한 뒤 쿨링 젤을 발라준다.


"이거 피부 예민한 사람도 괜찮아요?"

"네 상관없어요. 한번도 문제 생긴 적 없고요 하고 난 직후 빨갛게 되거나 하는 건 왁싱할 때 쓰는 젤의 온도 변화랑 순간적인 자극이라도 자극이 가니까 그럴 뿐이지 금방 가라앉아요!"

"자, 이제 끝났습니다. 거울 한 번 보실래요?"

괜찮다고 사양할 타이밍도 없이 시술사는 거울을 내밀었다.

누운 상태에서 손거울을 천천히 옮겼다. 오 마이 갓. 분명히 내 몸뚱이인데 내 것 같지 않은 이 생소함은 무엇이란 말인가. 또 이상하게도 업 되는 이 기분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게 나는 34세 여름, 민낯을 드러낸 나 자신과 인사를 나누었다. 꽁꽁 숨겨져 있던 또 다른 나를 만난 것이다. 일어나서 물끄러미 바라본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마치 원피스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로도 칭얼거리며 치마를 들어올리는 어린 여자 꼬마아이 같아 보였다. 


그렇게 브라질리언 왁싱을 처음 경험하면 좋다, 이상하다 등 한 가지 표현만을 사용하기엔 복합적인, 그러나 부정적이지 않은 감정들이 상승그래프를 그리며 쭈욱 올라간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왁싱 후 특별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없고 며칠간 뜨거운 사우나, 수영, 격한 운동은 참아달라고 써 있다. 그러나 바로 그 날도, 그 다음 날도 격한 운동을 일삼은 것을 감안하면 그리 예민한 사항은 아닐 듯 하다. 왁싱 당일은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줘야 하고 왁싱 후 3~4일 후부터는 그 부분도 엄연히 피부이므로 각질제거와 보습에 힘쓰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 나오는 털들이 안으로 말려들어가서 안 예쁘게 자랄 수 있다는 이유다. 마지막 왁싱 후 주의사항은 '평소에 거울로 많이 봐주시고 관심 가져주세요.'다. 사랑이란 아주 본능적이고 원색적인, 그리고 뻔한 이론을 동반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상대 그리고 나 자신, 그 대상이 누구든 정신적으로 충만한 사랑을 스스로와 상대방이 느낄 수 있도록 아낌없이 표현하는 것이다. 사랑하므로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느끼고 싶고 그렇게 하나하나 세심하고 섬세하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라질리언 왁싱을 자신을 좀 더 알아가고 사랑해가는 차원으로 받아들이면 괜히 기분이 좀 더 으쓱해지지 않을까? 


브라질리언 왁싱의 가격은 샵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사만다왁싱샵 기준, 10만원이다. 하지만 첫 시술을 할 때에는 50% 할인을 받게 되고 5회 쿠폰으로 구입하면 5회에 30만원이었다. 첫 왁싱 후 6주 정도에 한 번씩 해 주면 된단다. 가격이 비싸지 않은가 싶을 수도 있지만 위생 면이나 기술면에서 믿고 맡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브라질리언 왁싱이므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격은 나름 리즈너블하지않나 싶다. 흡족했던 나는 5회 쿠폰을 끊었다.


브라질리언 왁싱에 대해 분분할 수 있는 이론과 의견에 대해 딱 잘라서 내가 한 번 해 보니 이게 정답이라며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아프다 아니다, 어색하다 아니다, 창피하다 그렇지 않다 등등 내 기준을 표준이라고 하기에도 개인마다 취향과 스타일이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매우 깨끗하고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당근 비키니도 마음껏 입을 수 있을테고. 리처드에게 'I love you but I love me more'라고 외쳤던 사만다 이상으로 당당하고 멋지고 섹시한 여자가 된 듯도 하고! 부끄부끄 모드로 일관하며 브라질리언 왁싱을 망설이고 있었다면 도전하시길! 

 

마지막으로 시술 중 들었던 말로 마무리하련다. 19금이니 역시 미성년자들은 이 파트는 패쓰! 다음 날 소개팅을 한다던 시술사언니는 집중해서 왁싱을 하던 중 하이 톤으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어머, 남자친구분 너무 좋으시겠다. 지금 바디에 느낌이 너무 잘 어울려요! 그런데 너무 빨리 선물을 주시는 거 아니에요? 부럽다........."

뭐.......브라질리언 왁싱은 그런 것이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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