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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Thu

SNS에서 산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1

풍요의 시대다. 새로운 화장품이 넘쳐나고, 구입할 수 있는 루트도 다양해졌다. 선택권이 늘었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대가의 크기가 커졌다는 것이다. 선택의 실패 비용은 고스란히 나의 몫. 실패가 두려운가? 수많은 유혹과 제품의 홍수 속에서 알짜만을 골라내는 안목과 취향이 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익명으로 보냅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코스모폴리탄>의 뷰티 에디터 로라 케이폰은 의문의 인물로부터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았다. 스킨케어 브랜드 데시엠(Deciem)의 한 내부 고발자가 불쾌한 내용의 회사 내부 이메일을 공유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데시엠의 창립자 브랜든 트뤽스의 병적이고 ‘관종미’ 넘치는 SNS가 뷰티업계의 큰 이슈일 무렵이다.

 

가장 핫(?)한 뷰티 브랜드, 데시엠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뷰티 브랜드로 손꼽히는 데시엠은 시작부터 여느 회사들과는 달랐다. 고가의 화장품들과 같은 높은 퀄리티의 재료를 사용하지만 가격은 거의 반값으로 내놓으며 경쟁자들의 웅장한 마케팅을 비판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브랜드가 흔하지만, 데시엠이 처음 등장했던 2013년 당시의 캐나다에서는 꽤나 파격적인 행보였고, 과감하지만 믿음직스러운 제품들로 순식간에 유명해졌다. 디오디너리, HIF 같은 데시엠 산하의 브랜드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단골 직구템으로 손꼽힐 만큼 핫했다. 추종자들이 점차 늘어나 2017년에는 에스티 로더 그룹에서 대규모의 투자를 받을 만큼 탄탄대로를 걷는 듯 보였다. 창립자 브랜든 트뤽스의 자극적이고 괴기스러운 행로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좋게 말하면 창의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기이한 브랜든 트뤽스의 아이디어 덕에 브랜드는 대박을 쳤지만, 거기서 끝냈어야 마땅했다.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는 그의 돌발 행동은 말 그대로 한계를 모르고 미쳐 날뛰는 것 같았다. 어느 날부터 데시엠 공식 인스타그램은 브랜든 트뤽스의 개인 인스타가 됐는데, 그는 정말 필터링 없이 모든 것을 업로드했다. 여행 중 찍은 극혐 쓰레기 사진을 연달아 열댓 장 업로드하거나 적나라한 동물의 사체 사진을 올리는 식이었다(5000여 명의 팔로어가 이날 데시엠 공식 인스타를 언팔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데시엠 공식 SNS에 올라오는 부정적인 댓글을 삭제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건 기본, 댓글 단 사람들의 SNS를 캡처해 공개적으로 데시엠 공식 SNS에 포스팅하는가 하면, 자신을 걱정하는 댓글을 남긴 흑인 고객에게 화이트닝 제품을 쓰라고 권유하는 등 인종차별과 외모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오프라인에서도 횡포는 계속됐다. 한번은 미국 본사의 ‘모든’ 직원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 이 정도면 땅콩 회항보다 더한 갑질이 아닌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적으로 직원을 해고한 적도 있는데, 심지어 해당 직원은 인스타를 보기 전까지 자신이 해고당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참고로 지금 나열한 사건들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며, 모두 브랜든 트뤽스의 개인 SNS가 아닌 데시엠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벌어진 일이다.

결정적인 사건은 지난해 10월 8일에 일어났다. 브랜든 트뤽스가 자기 멋대로 데시엠의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폐업을 선언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데시엠을 범죄 집단으로 매도하며 에스티 로더 관계자를 비롯해 연관된 사람들의 리스트도 만들어 공개했다.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닌 상태. 인내가 극에 달한 에스티 로더를 비롯한 주주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그를 데시엠에서 영구 퇴출시켰다.

 

약 4개월 후, 로라 케이폰에게 DM을 보낸 의문의 인물이 또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밤, 브랜든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토론토 오피스는 오늘 휴무입니다.” 겨우 40세의 나이로 브랜든 트뤽스는 자신의 토론토 아파트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뷰티업계의 가장 밝았던 별이 폭발했고, 그로 인해 그의 브랜드마저 휘청거리게 됐다.

 

인플루언서의 얼굴이 곧 브랜드 명함인 시대

우리가 화장품을 사면서 기대하는 건 단순하다. 얼굴과 피부의 긍정적인 변화. 화장품 한 병에는 딱 그만큼의 가치가 담겨 있다. 화장품은 브랜드 혹은 회사명 정도로 구분되며, 설령 그 브랜드의 창립자를 알더라도 그의 삶까지는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는 그저 수많은 재화 중 하나에 불과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창립자인 서성환 회장이 16살 때 45km를 자전거로 왕복하며 동백 오일을 내다 팔았다는 스토리가 오늘날, 우리가 헤라 블랙 파운데이션을 사는 데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조 말론 런던과 조 러브스의 창립자 조 말론은 브랜드와 창립자 사이에 거리를 두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나를 몰랐으면 하는 건 아니지만, 굳이 자세히 알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내 사생활은 조 말론 개인의 ‘사생활’이니까.” 많은 사람들이 조 말론이라는 이름을 알지만, 확실히 그녀는 얼굴보다 이름이 유명하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졌다. 뷰티 인플루언서의 등장으로 큰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우리는 이제 화장품을 살 때도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소통과 공감을 원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익숙한 ‘얼굴’들을 통해 말이다.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통한 공동 구매, 이른바 ‘SNS 팔이’가 대표적이다. 인스타그램에서 #공구를 검색하면 무려 180만 개의 게시물이 뜬다. 물론 그것이 모두 화장품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화장품 관련 공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구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화장품 업체가 팔로어가 많은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제품을 일정 수량 공급한다. 팔로어들은 공동 구매 포스팅을 통해 구매 의사를 밝히고 돈을 입금한다. 인플루언서들은 실적에 따라 일정 부분 커미션을 챙긴다. 공동 구매가는 정상가보다 30% 정도 저렴한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구매하는 사람이나 판매하는 사람이나 핵이득인 구조. SNS 공구를 통해 판매하는 브랜드는 적당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영세 업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장품 회사에도 큰 이익이 됨은 물론이다.

홍보를 하고, 공구 마켓을 열어 소소한(?) 수익을 맛본 인플루언서들은 이제 판매에까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일부 인플루언서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는가 하면, 아예 제 이름을 걸고 브랜드를 만든 인플루언서도 상당수. 수백만 명의 팔로어와 열광적인 팬들 덕분에 이들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아이돌에 걸맞은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인플루언서들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어떻게 한 번 만나보지도 못한 그들의 추천을 믿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단 말인가. 전문가들은 이를 친숙함에서 오는 신뢰도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싸’ 그룹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 본성이 있는데, SNS에서는 그것이 팔로 버튼 하나로 가능하다. 피드가 ‘개취’라서, 혹은 정보가 많아서 팔로하는 것도 있지만, 정보성 계정도 자신과 아는 사람도 아닌데 단순히 팔로어 수를 보고 팔로하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후 브이로그, #OOTD 등 이들의 일상을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면 마치 ‘잘 아는 언니’처럼 없던 친숙함도 생기게 마련. 낯섦이 낯익음이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자연히 신뢰가 쌓여 마침내 옷깃도 한 번 스친 적 없는 인플루언서들의 말을 믿고 화장품까지 구매하는 대환장 시추에이션이 벌어지는 것이다.

 

언니 얼굴 믿고 삽니다!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오롯이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혹은 창립자)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까지 쇼핑하는 시대. 미국에서는 ‘샬롯 틸버리’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성공한 그리고 ‘아름다운’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딴 메이크업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단순히 립스틱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룩’을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제품 이상의 것을 판매하는 아이디어와 그녀가 SNS를 통해 보여준, 런던과 이비사섬으로 이어지는 럭셔리 보헤미안 스타일의 라이프는 순식간에 탄탄한 팬덤을 형성했고, 샬롯 틸버리는 현재 가장 핫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중 하나가 됐다. SNS를 통해 성공한 브랜드는 또 있다. 바로 ‘글로시에(Glossier)’다. 사람들은 창립자 에밀리 바이스의 리얼 라이프와 캘리포니아 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일명 ‘인스타 감성’의 포스팅에 열광했고, 브랜드 론칭 8년 만에 글로시에는 세계적인 ‘인싸’ 브랜드가 됐다. 브랜드가 유명 연예인이나 셀렙을 브랜드의 얼굴로 이용하는 일은 전혀 신선하지 않지만, 소셜 미디어로 인해 창립자들은 정말 새롭고 저렴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초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에스티 로더나 샤넬,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신제품은 여전히 핫하다. 심심찮게 인스타 피드에서도 발견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친숙하게 여겨지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을 팔로해도 에어린 로더의 저녁식사 메뉴를 본다든지, 샤넬에게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립스틱 색 조언을 듣는다든지, 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뮤즈인 배두나가 오늘 밤 외출을 위해 셀프 메이크업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든지, 이런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루언서가 전개하는 브랜드를 통해서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들은 오늘 먹은 음식과 사는 곳, 심지어 자식까지 만천하에 공개한다. 어디 그뿐인가. 내가 남긴 질문에 친히 답변도 달아주고,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동시다발적인) 대화도 나눈다. 화장품 매장에서 A.I처럼 제품만을 소개하고 파는 판매원들, 영혼 없는 발연기로 “정말 좋아요!”라고 말하는 계약된 스타들과 달리 앞서 말한 인플루언서들은 마치 알고 지내는 친구처럼 다가선다. 취향 좋은 친구에게 쇼핑 정보를 묻고 맛집 리스트를 공유하듯, 우리는 그들이 판매하는 쿠션과 에센스를 구매하기 전부터 그라는 사람과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홀딱 빠지고 만 것이다.


CREDIT
    freelance editor 김희진
    photo by (이미지)daily mail, facebook, therevelist.com/Doe Deere blog azine archive, twitter@thekatvond forbes.com
    web Design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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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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