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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9 Wed

박성웅과 정경호의 역대급 최강 케미

더 늦기 전에 또다시 만난 박성웅과 정경호가 보여줄 밀도 있는 케미스트리는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 응축돼 있다.


(정경호)셔츠 61만5천원, 데님 팬츠 69만5천원 모두 R13 by 톰그레이하운드. 체인 팔찌 27만8천원, 기본 팔찌 23만원 모두 하이치. (박성웅)셔츠 14만8천원 클럽모나코. 팬츠 가격미정 코스. 데님 재킷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한창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촬영 중이죠?

정경호(이하 ‘정’) 진행 스케줄상 7월 중순까지 촬영을 모두 마쳐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박성웅(이하 ‘박’) 초반에 CG가 들어가는 굵직한 장면은 다 찍었는데, 지금은 경호가 고생이 많아요. 할아버지 분장을 해야 하거든요. 분장하는 데 2시간쯤 걸리나?

3시간 40분 정도? 내일도 해야 해요. 다른 건 다 CG가 되는데 얼굴만은 안 된다네요. 

처음에 경호가 분장한 거 보고 정을영 감독님이 나타난 줄 알았어요. 

분장받느니 차라리 저희 아버지가 촬영장에 오시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


이 드라마에 출연한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서로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어요. 작품 자체에 끌린 지점도 분명히 있었겠죠?

처음 대본을 받자마자 성웅이 형이 ‘모태강’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싶어 보여드렸어요. 대본이 되게 탄탄하더라고요. 작가님들이 굉장히 오래 공부해야 나올 수 있는 서사였기 때문에 더욱 믿음이 갔죠. 

이번 작품은 음악 드라마예요. 정경호 배우가 직접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몇 개월간 연습했어요. 저희가 뭐든 정석대로 가지만은 않잖아요. 극 중에 살벌한 애드리브도 있고요. 제가 악마로 나오지만 악할 때도 있고, 반대로 괴롭힘을 당할 때도 있어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나오기도 하죠. 그런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두 분 모두 촬영장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예요.

경호가 분위기를 잘 만들어요. 저는 인상 때문에 스태프들이 너무 무서워해요. 그래도 경호와 같이 찍은 전작 <라이프 온 마스>는 영화 촬영장 분위기 같아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과도 되게 끈끈하게 잘 지냈죠.

그때는 정말 꿈만 같은 촬영장이었어요. 배우들은 초면이었지만 스태프들은 <순정에 반하다>라는 드라마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분위기가 친근하고 편했거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촬영 현장 분위기가 안 좋았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건 주연 배우인 네가 분위기를 잘 이끌어서 그런 거야.

그런가? 하하. 저는 늘 좋았어요. 다 형 같고, 동생 같고.

경호가 애교가 되게 많아요. 같은 남자도 거부할 수 없는 그런 애교요.

에이, 저 애교 많지 않아요. 사실 저는 동생보다 형이 편해요. 그리고 여자보다는 남자가 편하고요. 

그건 네가 첫째인 데다 여동생밖에 없어서 그래. 또 정을영 감독님이 워낙 밖에서는 아들에게 엄하시더라고요. 집에서는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경호를 보면서 정 감독님이 아들을 정말 잘 키우셨구나 싶어요. 현장에서 정말 밝고 구김살이 없어요.


두 분의 첫 만남을 기억하나요?

엄청 강렬했어요. 우리만의 스토리가 있는데, 그건 정말 우리만의 비밀로 남기려고요. 사실 처음 경호를 보자마자 마음의 벽이 다 무너졌어요. 그냥 지하까지 꺼져버렸죠. 하하. ‘와, 이 친구가 이런 놈이구나’ 하고요. <라이프 온 마스> 대본 첫 리딩이 끝나고 회식을 갔는데, 배려가 엄청나더라고요. 

처음 형을 만났을 때 무섭기보다는 너무 큰 존재로 다가왔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 어려웠죠. 한번은 술을 많이 마시고 형한테 “정말 큰 버팀목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형은 제 마음의 안식처 같아요. 진작에 형을 알았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을 정도예요.


오늘 인터뷰 분위기 되게 묘하네요.

연기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형을 만나지 않았던 게 너무너무 아쉽고….

우리가 어떤 사이냐면요, 경호가 몇 년 동안 잔소리를 듣고도 못 고치는 습관을 제 한마디로 고쳤을 정도예요. 아무리 선배라고 해도 후배한테 조언하는 건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인데 경호는 먼저 많이 물어보고 유심히 들어요. 그리고 그걸 아주 맛있게 소화하죠. 연기에 대한 질문도 많고요.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좋아요. 한번은 술 마시고 제 팔을 물더라고요. 너무 좋다고 흥분해서 했던 애정표현인 거죠. 하하.

어휴, 나는 기억이 안 나. 미쳤나 봐, 진짜.


박성웅 씨에게 연기 조언을 구하는 후배는 꽤 많을 것 같은데요.

경호처럼 대본을 들고 와서 “형님, 이거 같이 대사 맞춰주면 안돼요?”라며 다가오는 친구는 없었어요. 

왜, 진영이랑도 와인 마시면서 연기 맞춰봤다며~!

아니, 그건 영화 <내안의 그놈>에서 진영이랑 나랑 영혼이 바뀌는 내용이니까, 그 친구가 나를 연기해야 하잖아. 그래서 내가 대본 같이 읽어준 거지. 내가 연기하는 걸 녹취해 계속 그걸 들으면서 ‘박성웅이 돼야겠다’며 연습을 했다더라고요. 연기를 봤더니 또 잘하고.


재킷 75만원 마시모알바 by 아티지. 팬츠 가격미정 조르지오 아르마니. 스니커즈 가격미정 발리.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성웅 씨가 다른 후배랑 친한 걸 보면 질투도 느끼나 봐요?

형이 저보다 어린 놈이랑 친하게 지내는 꼴은 내가 못 보죠. 


이런 경호 씨의 집착, 어떻게 생각하나요?

영화 <메소드> 때 안 만난 게 다행이죠. 딴 놈이랑 뽀뽀도 했는데.

그래서 제가 그 영화를 안 봤어요. 

보지 마. 너는 그거 보면 대노할 거야. 정말 애정이 뚝뚝 떨어지죠? 하하.


정경호 씨는 영화 <롤러코스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미씽나인> 등에서 스타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이번처럼 직접 노래하고 연주하는 건 처음이죠?

제가 연예인 역할을 다섯 번인가 했는데, 노래를 하거나 무대 위에 서는 장면을 연기한 적은 없어요. 극 중에서 다들 가수인데 노래를 안 하고, 무인도에 고립되고, 비행기 안에서 욕만 하는 역할이었죠. 이번에는 천재 작곡가로 전문성을 보여줘야 해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 기타는 원래 조금 칠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배웠죠. 아등바등하면서 노력하고 있어요.


박성웅 씨는 악마 연기를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초반에 캐릭터를 잡는 게 어려웠어요. ‘모태강’이 악마인데도 불구하고 협박을 받기도 하니깐요. 또 드라마 회차대로 촬영하는 게 아니라서 헷갈렸는데 촬영을 한 달 정도 하고 나서 자유로워졌어요. 경호가 “저 새끼는 진짜 악마였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확 와닿았고, 그 이후에 바로 연기 감을 잡았어요.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는 선악 구도가 명료한 작품이에요. 드라마에서 설정한 세계관에 공감이 가던가요?

이 드라마가 말도 안 되는 판타지인 것 같지만, 실생활에서 정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사건들이 펼쳐지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도, 시청자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블 영화 같은 판타지물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작품은 ‘진짜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죠.


성악설과 성선설 중 어떤 걸 믿는지요?

이거 우리 대사에 있는 건데 정보가 새어나갔나?  저는 성선설을 믿어요. 착하게 태어나서 환경과 주변 사람의 영향으로 악해진다고 생각하죠. 저는 아빠이기도 하니까 아이를 위해서도 항상 똑바로 살기 위해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저는 기독교인이라, 하하하. 사람은 충분히 환경으로 인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요.


니트 톱 1백61만원, 팬츠 85만원 모두 마르니 by 무이. 팔찌 75만원 존하디.


서로를 ‘영혼의 베프’라고 칭하던데, 박성웅 씨는 영혼의 베프가 조금 많은 것 같던데요?

누구요? 윤종빈 감독? 에이, 그건 본인이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거고~. 그래봤자 둘 더 있는 건데?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랑 윤종빈 감독.

저번에 종빈이 형이 “영혼의 베프가 한둘이 아닌데?”라면서 형한테 문자 했잖아요. 

저번에 윤 감독한테 문자가 왔어요. “경호가 영혼의 베프면 난 뭐야?” 이러면서요. 하하.


서로 정말 잘 통한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언제예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면 경호가 그대로 해요. 예를 들면 <라이프 온 마스>의 촬영장이 부산이었거든요. 서울 올 때 SRT를 탔는데, 2시간 30분 정도가 걸려요. 기차 안에서 각자 먹을 것을 챙겨 오는데 나는 소주를 가져오고, 경호는 맥주 캔을 사 와요. 근데 정말 신기하게도 메뉴가 겹친 적이 없어요.


정경호 씨는 다른 배우가 연기 잘하는 걸 보면 너무 기분이 좋다고요. 샘나지는 않아요?

남들이 잘하는 걸 보면 너무 좋아요. 성웅이 형이 다른 작품에서 잘하는 거 보면 너무 좋고요.

정경호라는 사람은 질투 같은 게 없어요. 좋으면 그냥 “와! 좋다!” 이래요. 얼마 전에도 <기생충>을 보고 와서 영화가 너무 좋다고 추천하더라고요. 저는 다른 배우가 호연을 하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한번 부딪혀보고 싶다’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는 것도 있어요.


방영 전에 배우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요?

이따 뭐 먹지? 소주 먹을까, 맥주 마실까? 하하.

사실 흥행에 대해서는 잘 얘기하지 않아요. <라이프 온 마스>도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올라갔고, 가뜩이나 좋았던 현장 분위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죠. 시청률은 저희 의지로 해결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가 현장에서 얼마나 떳떳하게 최선을 다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가 어떤 드라마로 남길 바라나요?

저희 드라마가 심오한 이야기를 다루긴 해요. 삶의 회한이라든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드니까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시면서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게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삶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말이에요. 

판타지 속에 응축돼 있는 삶, 철학이 보이는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희로애락도 있고,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도 있고요. 악마라는 매개체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내면을 다 까발리기도 하죠. 분명한 건 해피엔딩이라는 거예요. 모든 걸 깨닫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건 행복이니깐요. 보시면 과거를 돌아보고, 또 앞으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게 만드는 드라마가 될 거예요.


드라마에서 천사도 나오나요?

나오죠.

근데 비밀이에요. 하하.


CREDIT
    Feature Editor Jeon So Young
    Photographer Ahn joo Young
    Stylist 정혜진, 하다솜 by msg(박성웅), 지상은(정경호)
    Hair 수아(박성웅), 혜림(정경호)
    Makeup 미소(박성웅), 다혜(정경호)
    Assistant 김지현
    web Design 조예슬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9년 0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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