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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를 모으시면 선물을 드려요
2019.05.17 Fri

무한매력 꿀 언니 이하늬

드라마와 영화,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의 중심엔 배우 이하늬가 있다. 연타석 홈런을 쳤지만 들뜬 표정 하나 없이 언제나처럼 밝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카메라 앞에 선다.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이하늬의 섹시함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된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오늘 촬영 어땠어요?

제가 새로운 걸 되게 좋아해요. 오늘 들고 촬영한 갤럭시 S10은 디자인도 예쁘고 5G 폰인 만큼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직접 한번 써보고 싶어지네요. 


촬영장에 있는 모든 스태프들이 입을 모아 “이하늬가 물이 올랐다”라고 말했어요. 

그렇게 말해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지금 저는 스스로를 완전히 내려놓고, 무엇을 해도 주저함이 전혀 없어요. ‘나의 약점을 들킬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매일 묵상하면서 내면을 다졌고, 그 덕에 유연해졌죠. 사실 이게 저의 올해 상반기 모토였어요. 나의 삶은 물론이고, 내 연기는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달려가는 중이에요. 그걸 보고 “물이 올랐다”라고 표현해주시는 것 같아요.


오늘 드라마 <열혈사제> 종방연이 있죠? 워낙 사랑을 받은 드라마라 시원함보다는 서운함이 더 클 것 같아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감나지는 않아요. 배우들이 함께 밥 먹으러 가면 식당에 계신 분들이 저희를 보며 좋아해주시고, “너무 잘 보고 있다”라고 얘기해주시니까 아는 거죠. 드라마 초반에 식당 갔을 때랑은 반응이 조금 다르거든요. 하하. 그렇게 간접적으로 드라마의 인기를 미뤄 짐작할 뿐이에요. 오늘 종방연에 가면 느낄 수 있겠죠?


영화 <극한직업>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친 상황이에요.

진짜 운이 좋은 거예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느낌이에요. 두 번째 흥행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직은 운인 것 같아요. 하하. 드라마, 영화 모두 사람과 사람이 만나 눈에 보이지 않는 케미스트리로 폭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에 제가 독보적으로 뭔가 잘했다고 될 일은 전혀 아닌 것 같아요. 모든 게 종합 선물 세트처럼 조화롭게 잘 이뤄진 결과죠.


두 작품 모두 장르가 코믹이었어요. 

전 <극한직업>을 코미디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영화 촬영을 하면서 너무 치열했거든요. 이병헌 감독님의 디렉션이 워낙 정확한 스타일이라 거기에 튀지 않고 얼마큼 잘하는지가 저에겐 굉장한 도전이었죠. 그 호흡을 제가 잘 받아들인다면 이 영화로 나는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또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많이 힘들었죠. 그 작품을 하고 나서 배운 게 ‘Bitter and Sweet’예요. 아주 힘든 작업이었던 동시에 천국의 맛을 본 작업이었죠.


어떤 점이 가장 ‘스위트’했어요?

함께 작업한 ‘형제’들이 서로를 정말 많이 배려했어요. 다른 촬영 현장에 가서도 이곳에서처럼 동료 배우들을 배려하자고 다짐했죠. 그러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요. 그 좋은 바이러스가 퍼져 <열혈사제>까지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극한직업>에서 제가 좋은 에너지를 받은 건 분명해요.


<열혈사제>는 단순히 코미디로만 보기엔 종교, 정치, 정의 등 묵직한 메시지를 다루고 있어요. 그걸 어렵지 않은 방식으로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고요.

민감한 소재를 최대한 쉽게 풀어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린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수위 조절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 배우들도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작가님과 소통을 많이 했고요. 제가 연기한 ‘박경선 검사’도 자칫 우스워 보일 수 있는 ‘욕망 검사’지만 그게 너무 미워 보이지 않도록 인물에 집중을 많이 했어요.


미니드레스 42만원대 이자벨 마랑 에뚜왈 by 네타포르테. 샌들 힐 가격미정 스튜어트 와이츠먼. 귀고리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하늬 씨가 ‘박경선 검사’를 찰떡같이 소화한다는 호평이 많았어요. 다른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욕망에 아주 충실한 여성 검사였기 때문에 뻔하지도 않았고요.

저도 작품에서 캐릭터가 단순하게만 움직이면 재미없어요. 변주가 많은 악보를 보면 연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도전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는 캐릭터를 좋아하거든요. 작품을 선택하기 전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가장 먼저 고려하고, 그 이후 그 배역에 끌리는지,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는지를 생각해요. 이 세 가지가 만족스럽다면, 인생의 6개월은 던질 만하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촬영하는 동안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늙는다고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함께 연기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매우 중요해요.


동료 배우들과 막역하게 지내는 이하늬 씨를 보며 현장에서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어요.

동료 배우들과 함께 있을 때면 “점심 뭐 먹을까?”라는 아주 심플하고 원초적인 주제에 대해 심각하게 대화를 하곤 했어요. 고심해서 결정한 음식이 그날따라 너무 맛있으면 그게 또 정말 행복했죠. 그리고 현장에 늘 요가 링이랑 볼을 들고 다니면서 마사지를 해주기도 했고요. 밥을 같이 먹는 건 물론이고 이 닦는 것까지 함께 하니 연기하다 갑자기 누가 “잠깐, 나 똥 싸러 가야 해”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죠. <극한직업>을 촬영할 때는 배우들이랑 방귀를 텄을 정도예요. 하하.


이하늬 씨에게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중요하겠어요.

작품하기 전에 어떤 배우들과 작업하는지 꼭 먼저 확인해요. 3~6개월간의 제 행복과 직결되니까요. 애초에 결이 안 맞을 것 같은 사람과 함께 하면 작품이 아무리 좋아도 주저하게 돼요. 결과는 확률적인 거라 제가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 외의 것에서는 내가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행복을 만끽하고 싶어요. 현장을 충만하게 하는 건 누구와 함께 하느냐 거든요.


<열혈사제>를 보면 ‘박 검사’가 ‘김해일 신부(김남길)’를 만나면서 정의의 편에 서는 사람으로 변화하죠. 실제로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주고, 소망을 품으면 진짜 변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어요. 사람은 믿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해줘야 하는 존재잖아요. 극 중에서 ‘이영준 신부님(정동환)’도 화내거나 다그치지 말고 상대가 바뀔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고 늘 말하거든요. 저 역시 화를 내더라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치명상을 입히는 죄는 짓지 말자고 되뇌는 편이에요. 


그렇게 믿고 싶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좀 더 어른스러운 것처럼 들리기도 해요.

<열혈사제>가 흥행한 이유는 결국 “사람은 믿음 속에서 변한다”란 메시지가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누군가의 사랑과 희생 덕에 태어난 존재잖아요. 동시에 매우 진부한 존재기도 하고요. <열혈사제> <극한직업> 모두 대중이 그런 메시지에 너무 목말라 있던 터라 성공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역설적으로 조금 슬펐어요. ‘이렇게 사람들이 웃을 일이 없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좋은 에너지로 이런 작품을 더 많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외모, 몸매 못지않게 내면까지 단단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요?

열정적으로 성실하게. 이 두 가지가 있어야 해요. 나이 들면 좋은 게 성실한 에너지가 생긴다는 거예요. 상대적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는 줄고요. 제가 제일 잘하는 건 매일 꾸준히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나름 원칙을 세워 절대 타협하지 않고 쭉 지키려고 해요. 그 에너지가 내가 원하는 나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내면이 약해지는 때가 찾아오곤 하잖아요.

나한테 없던 자아를 삼키고, 또 억지로 밀어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사람의 에너지를 받아 흡수하고, 내보내는 액션과 리액션의 연속이기도 하고요. 누군가의 액션이 무조건 나에게 좋은 에너지로 오진 않거든요. 그때 나를 잃고, 광폭해지거나 마음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셔츠 79만원 오프화이트. 가죽 팬츠 1백10만원대 헬무트랭 by 네타포르테. 


코스모의 모토인 ‘Fun Fearless Female’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기도 해요.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섹시하다’는 말을 어떻게 해석해요?

영혼과 몸의 건강함, 생명력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잡초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봐요. 추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받아들인 순간 연기도 삶도 너무 편안해졌고, 제가 품을 수 있는 것도 많아졌어요. 추한 모습이나 약한 모습을 숨기는 것보다 그걸 드러내고 솔직해지면 정말 편안해져요. 


그렇다면 이하늬 씨의 약점은 뭔가요?

끝도 없죠. 거기에 집중하는 게 결국 저를 죽이는 거더라고요. 저의 자유를 막기도 하고요. 예전에 TV 화면에 제가 나오는데 너무 큰 거예요. 다른 사람과 같이 서면 내 어깨가 너무 위에 있어서 ‘다리를 좀 벌려서 서야 하나’, ‘몸을 구부려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여겨요.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못 하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절박함이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론 자유로워 보여요.

늘 저 자신을 의식해요.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 안 하려고 의식적으로 텀블러를 쓰고, 앉아 있을 때도 의식적으로 몸을 바르게 세우죠. 그런 의식이 저 자신을 잡아주는 버팀목이에요. 


작품이 끝나면 ‘의식적’으로 꼭 하는 게 있어요?

저를 위한 선물을 사요. 이번에는 요가와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여행을 가고 싶어요. 사실 그것만 생각하면서 6개월을 버틴 거예요. 하하.


이하늬 씨를 움직이게 하는 말은 뭐가 있어요?

대체 불가능하고,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저에겐 최고의 찬사예요.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말보다도요?

그런 건 다 지나가잖아요. 하하. 내가 늙어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시간은 흘러가고, 나의 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면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해져요. 저는 이별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졌어요. 지난 6개월간 가족보다 더 자주 본 사람들을 당장 내일부터는 못 봐요. 그 과정을 반복하니,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야말로  공허함이나 허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CREDIT
    Feature editor JEON SO YOUNG
    photographer KIM YEONG JUN
    Stylist 김지혜
    Hair 백흥권
    Makeup 고원혜
    Assistant 김지현
    web Design 조예슬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9년 0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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