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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1 Wed

포르노 계의 구글이라고?

‘정준영 영상’과 ‘버닝썬 영상’이 실검 1위에 오르는 야동 플랫폼 폰허브가 미국에서는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하는 ‘힙’한 브랜드라고? 이를 바라보는 국내외의 시각은 왜 다른 걸까? 폰허브를 통해 ‘몰카’ 문제의 주요 쟁점을 파헤쳐봤다


정준영 말고 ‘정준영 동영상’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가 정준영 사태로 번졌다. 그들의 단톡방이 공개되자 온갖 불법 촬영 영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단톡방의 남자들은 동의 없이 촬영한 불법 성범죄 영상을 돌려보며 낄낄댔다. “강간”, “수면제를 먹이고” 등 상상을 초월하는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말이다. 가장 분노하게 되는 대목은 따로 있다. 사람들이 검색한 단어가 가해자인 ‘정준영’보다 ‘정준영 동영상’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준영 몰카 사건의 본질보다는 ‘동영상에 등장한 이들은 누구일까?’, ‘그 영상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를 더 궁금해한다. 여기에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그들에겐 모든 것이 단순한 호기심일 뿐, 유출 영상 자체가 불법 ‘성범죄’ 영상이라는 자각이나 이를 찾아보는 행위가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주는 2차 가해라는 인식은 없다.


포르노계의 구글?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 동영상들을 국내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폰허브로 향했다. 폰허브는 연간 방문자 유입 수가 33.5억이 넘고 초당 962건의 검색이 이뤄지는 세계 최대 포르노 사이트다. 한국에서는 국내 포털에서 얻을 수 없는 ‘몰카’가 쫙 깔린 ‘포르노계 구글’로 통한다. 정준영 영상에 대한 엄청난 관심을 증명하듯, 거짓말처럼 폰허브 한국 카테고리의 인기 검색어 목록 맨 위에 정준영이 등장했다. 당연히 승리와 버닝썬도 이 사이트를 거쳐갔다. ‘골뱅이’부터 ‘버닝썬 화장실’, ‘버닝썬 클럽 vip’에 이르는 연관 검색어 목록을 보니, 유저들이 얼마나 꼼꼼하고 열심히 영상을 찾아 헤맸는지 가늠이 된다. 


폰허브가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

한국 정부가 폰허브를 유해 사이트로 규정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폰허브는 국산 불법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가 유통되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곳은 온갖 불법 음란물이 공유되는 몰카의 온상이기만 할까? 해외에서 폰허브의 위상은 전혀 다르다. 폰허브는 카니예 웨스트 같은 문화 아이콘과 손잡고 멋진 협업을 속속 내놓으며 다채로운 마케팅을 펼쳐온 트렌디하고 핫한 브랜드다. 이지, 리차드슨, 무스너클, 후드 바이 에어 등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는 패션 브랜드와 함께 작업한 제품은 없어 못 팔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해마다 열리는 <폰허브 어워즈>는 웬만한 뮤직 페스티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벤트다. 게다가 연간 수천 달러의 세금을 내는 합법적인 포르노업체다. 폰허브는 성인 문화를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증명했다. 브랜드의 자체 레이블인 폰허브 레코드가 대표적이다. 힙합 신과 끈끈한 유대를 맺으며 앨범을 내고,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등 꽤 진지하게 음악 채널을 운영 중이다. 2015년에는 우주에서 야동을 찍는 ‘섹스플로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도 있다. 당시 폰허브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를 통해 340만 달러(약 38억원)의 모금에 도전했는데, 목표액의 약 10%만 달성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조용히 잊혔다. 흥행은 참패했지만 이는 포르노 사이트의 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이렇듯 성인 사이트임에도 폰허브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포르노를 음란물이 아닌  합법적인 성 표현물로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포르노는 욕망을 넘어 유희로 진화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한국에서 폰허브를 전혀 달리 대접하는 이유는 포르노를 즐기고 생산하며 인식하는 시각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폰허브에 접속하면 적나라한 실상을 볼 수 있다. 사이트에 접속해 검색창에 ‘Korea’를 검색하면 상당수의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가 뜬다. 모두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되거나 유출된 불법 영상이다. 한국이 폰허브를 불법 사이트로 규정하는 까닭이자, 포르노 합법국에서의 위상만 보고 폰허브를 마냥 ‘핫’하기만 한 브랜드로 소개할 수 없는 이유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몰카는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 불법 촬영은 명백한 성범죄며, 무단 유포 또한 처벌의 대상이다. 폰허브가 미국에서 포르노 문화를 양지화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과 상관없이 한국에선 불법 몰카 유통처라는 누명을 피할 수 없다.


폰허브와 리차드슨의 두 번째 협업 캡슐 컬렉션 후드를 착용한 폰허브의 인기 포르노 스타 라일리 리드. 


식스나인, 릴 잰, 블랙 차이나 등의 래퍼들이 참여한 폰허브 레코드의 2019년 밸런타인데이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


‘2018 폰허브 어워즈’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카니예 웨스트와의 파트너십을 기념하는 협업 굿즈. 



CREDIT
    에디터 하예진
    포토 shutterstock
    디자인 조예슬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9년 0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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