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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Wed

나 생리 그만 할래!

할 때마다 너무 힘들고 귀찮은, 하지만 안 하면 걱정되는 것이 바로 ‘생리’다. 이런 생리를 아예 멈출 수 있다면?



생리대 때문에 불어난 가방, 생리혈이 묻을까 봐 노심초사하는 나날, 온몸을 쥐어짜는 생리통….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운데 멀쩡하던 얼굴에 여드름까지 나기 시작하면 생리를 ‘마법’이라 표현하는 이들에게 분노가 샘솟는다. 이는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 2018년 여성 원격 의료 서비스 웹사이트 ‘판디아 헬스(Pandia Health)’가 1천여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가 “안전하기만 하다면 생리를 영원히 중단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이런 염원을 실천으로 옮긴 이들이 나타났다. 지난 몇 년 사이 커리어를 위해, 혹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생리를 끊겠다고 말하는 여성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피임법을 통해서 말이다.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일시적으로나마 생리를 미루거나 멈추는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한마음병원 산부인과 이수윤 전문의도 심한 월경통, 과다 월경으로 인한 빈혈, 임신 계획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이유로 생리 중단을 원하는 환자가 많다고 한다. 또 혈액 관련 질환 등 의학적 상황에서 의료진이 먼저 월경을 중단하는 치료를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한편 서울라헬여성의원 정지안 원장은 치료 목적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은 생리를 안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편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생리가 멈추거나 주기가 길어지면 내 몸에 이상이 있는지, 혹은 계획에 없는 임신을 한 것이 아닌지 걱정부터 하게 되니 말이다. 그런 생리를 의도적으로 멈춘다니? 그럼 내 난자들은 어디로 가지? 호르몬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뭣도 모르고 선뜻 만세를 부르며 ‘NO 생리’ 대열에 합류하기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어떤 피임법을 사용하든 영구적으로 생리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경구피임약의 경우 복용을 중단하는 즉시 생리가 시작되고, 자궁 내 피임 장치도 보통 3년 이상이 지나면 생리가 조금씩 시작된다고 한다. 그래도 분명 누군가는 ‘당장 몇 년 만이라도 생리를 멈추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결국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단, 가장 안전한 방법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잠깐, 성교육부터!

우선 생리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기본적인 상식은 쌓고 시작하자. 예일 의과대학 산부인과 겸 생식의학 임상 교수인 메리 제인 민킨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여자의 난소는 자연적으로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을 생성한다. 이 호르몬들은 자궁 내벽이 배아가 쉴 만한 편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난소는 자궁을 안정시키는 화학물질을 더 이상 분비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자궁내막이 저절로 탈락하며 생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피임법을 활용해 생리를 중단하면 일반적으로 배란에 동반되는 호르몬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정지안 원장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여성의 자궁은 사이즈가 줄어들고 자궁내막 또한 얇아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가역적이기 때문에 생리가 다시 시작되고 정상적으로 호르몬이 분비되면 자궁 또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부작용은 없을까?

장기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하면 불임이 되진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수윤 전문의는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피임법을 사용하기 전 특별한 부인과 질환이 없는 경우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한 후에도 임신율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임신을 계획할 경우 진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나이다. 여성의 나이와 임신 성공률은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또 정지안 원장은 무월경 기간이 길어지면 경우에 따라 자궁의 크기가 원상태로 돌아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배란에 작용하는 호르몬 역시 정상적으로 분비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 차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리를 끊더라도 후일에 임신 계획이 있다면 이러한 부분에 미리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한편 피임약이나 피임 기구 등을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는 구역, 구토, 두통, 유방통, 유방압통, 부종, 예기치 않은 질 출혈 등이 있다. 특히 피임약 복용을 시작하고 첫 3개월 동안 흔히 발생하는데, 지속적으로 복용한다면 대부분 사라진다. 또 경구피임약의 경우 드물지만 혈전색전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 그러니 비만이거나 흡연자인 경우, 혈전증의 병력이 있는 경우, 심장질환자, 선·후천성 혈전성향증 환자, 뇌혈관·관상동맥 질환자는 복용을 금해야 한다. 여성호르몬 의존성 종양이나 부정출혈 등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한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임신을 계획하지 않는다면 안전한 피임법으로 장기간 생리를 중단해도 건강상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그에 맞는 피임법을 찾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CREDIT
    글 애슐리 오어만(Ashley Oerman)
    프리랜스 에디터 박수진
    포토 Allie Holloway
    디자인 조예슬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9년 0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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