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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0 Sun

나도 혹시 알코올 의존증? #1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맥주 한 캔, 와인 한 잔 하는 습관은 싱글의 멋진 라이프스타일이다.’ ‘술 잘 마시는 걸 주변에 자랑한 적이 있다.’ ‘주말에 술 약속이 없으면 허전하다.’ 한 번이라도 고개를 끄덕였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애주가’가 아니라 ‘알코올 의존 꿈나무’일 수도 있다. 코스모가 전문가들과 함께 새해, ‘술’과 거리를 두기로 결심한 당신을 위한 솔루션을 정리했다.



애주가와 중독자 사이

편집자 김민희(가명, 33세) 씨는 일주일에 평균 2~3회 술자리를 즐긴다. “약속이 없으면 집에서 캔맥주 하나 뜯어 마시고, 약속이 있으면 그날 식사에 어울리는 술을 반주로 곁들여요. 썸남과 만날 땐 가벼운 칵테일 한두 잔 정도 마시고요. 가끔 데이팅 앱으로 만난 남자가 너무 별로일 땐 테킬라나 보드카 같은 독주도 즐기죠. 이 정도는 그냥 귀여운 애주가 수준 아닌가요?”

이 ‘평범한 애주가의 일상’이 알코올 의존증으로 가는 지름길일 수도 있다. 남아공의 SANCA 알코올 및 약물 센터 수석 연구원 클레어는 자신의 ‘알코올 의존 상태’를 직시하지 않는 이를 향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에 대한 기준은 주관적이지만 전문가 입장에선 술을 주 3회 이상, 2잔 이상 마시는 이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으로 분류합니다.”  

이제 위기감이 느껴지는가? 알코올 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W진병원의 양재웅 원장은 좀 더 쉽고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한다. ‘CAGE’로 불리는 이 자가 진단 체크 목록은 4개의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술을 끊으려고 한 적이 있는가?(Cut Down) 둘째, 술 때문에 비난받은 적이 있는가?(Annoying) 셋째, 술 때문에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는가?(Guilty) 넷째, 술 마시고 잔 후 일어나서 다시 술을 마신 적이 있는가?(Eye Opener)

양재웅 원장은 이 질문 중 단 한 가지 항목이라도 해당되면 ‘알코올 사용 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다. “2가지 이상 항목에 해당되면 ‘도움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어떤 연구 결과에선 이 질문 중 1개 항목에 해당 시 60%, 2개 항목에 해당 시 80%, 3개 이상에 해당할 경우 99% 알코올 중독·남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 이제 자신의 상태를 냉정히 직시할 때다. 


알코올은 아무도 돕지 못한다

술을 자주, 조금, 가랑비에 옷 젖듯 마시는 사람들이 즐겨 내세우는 변명, “하루 술 한 잔은 건강에 좋다.” 어디선가 들은 이 출처 불분명한 가설은 안타깝게도 사실이 아니다. 보스턴의 중독 전문가 리처드 사이츠 박사는 ‘단 한 잔의 술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현저히 나빠집니다. 또 술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버리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울증, 불안감이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매일 술 한잔’ 습관이 암, 혹은 다른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의학 저널 에 따르면 알코올성 간경변으로 사망하는 25~34세의 밀레니얼 세대가 2009년과 2016년 사이 평균 10.5%의 급격한 증가율을 보였다고.

알코올은 여성의 신체에 더 가혹한 영향을 끼친다. 양재웅 원장은 “여성들의 경우 남성에 비해 체내 수분량이 적고, 대사 능력은 떨어지기 때문에 중독으로 진행되는 속도가 남성보다 훨씬 빠릅니다. 연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남성의 경우 ‘알코올 사용 장애’가 되기까지 평균 15년이 걸리는 데 비해 여성은 겨우 평균 5년 안팎에 불과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여성의 ‘알코올 사용 장애’가 더 위험한 이유는 자신이 알코올에 의존하는 정도와 상태를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즉 남성의 경우 공격성이 높아지거나 직업적 기능 손상 등 변화가 쉽게 눈에 띄지만 여성은 딱히 두드러진 증상이 없어 자각은 물론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알코올 의존·중독 등에 유독 더 편협한 사회적 시선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때문에 많은 여성이 자신의 문제를 인지해도 쉽게 병원을 찾지 않습니다. 즉 남성에 비해 중독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치료는 늦게 받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죠. 그 때문에 여성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 중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불안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음주 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양재웅 원장의 말이다.



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류진
    포토 Allie Holloway
    디자인 조예슬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9년 0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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