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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5 Fri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꼭 물어봐야 할 것들

누군가와 결혼을 생각한다는 건,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 확신은 의외로 사소한 것에서 갈리기 마련이다. 결혼 생활이란 누군가와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기에, 상대의 작은 문제가 내 삶에 들어오는 순간 큰 사건으로 번지기도 한다. 아직 잘 모르겠다고? 결혼한 사람들이 말하는, ‘결혼 전에 꼭 물어볼걸 생각했던 질문’에 그 힌트가 숨어 있다.




연애도 오래 했고 이제 슬슬 타이밍도 됐으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면 결혼해도 되겠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까? 결혼은 지금부터 평생토록 당신의 일상을 뒤흔드는 문제인데 그렇게 단순한 공식에 대입할 일이 아니다. 평균적인 대한민국 여성은 태어나서 20~30년 동안 부모님과 함께 살고, 5~10년을 혼자 산다. 그리고 나머지는? 맞다. 당신이 ‘잘 모르겠지만 한다면 그래도 이 남자와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그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 당신 옆에 있는 그 남자를 ‘결혼 상대’로 생각한다면 좀 더 섬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뜨겁게 사랑했던 불같은 연애 시절과 결혼 생활은 다르다. 사랑보다 돈이나 집안이 중요하다는 얘길 하려는 게 아니다. 결혼 생활의 스트레스 지수를 결정하는 건 치약 짜는 방식부터 욕실 뒷정리, 설거지거리를 쌓아두는 습관, 술 약속 패턴 같은 일상적이다 못해 말하기엔 다소 ‘짜치는’ 정도의 것이 대부분이다. 거기에 긴긴 세월을 같이하면서 맞이하게 될 무수한 위기의 순간을 함께 극복해낼 의지가 있는 사람인지 같은 생활력과 가치관의 문제는 결정적인 순간에 당신을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만든다. 물론 사소한 습관과 행동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결혼 생활은 결혼보다 ‘생활’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을 알길 바라며, 결혼한 사람들이 말하는 ‘결혼 생활 의외의 복병’을 공유한다.


① “결혼 후에 남사친/여사친과 단둘이 만나는 거, 어떻게 생각해?”

이건 단순히 내 남자가 여사친과 단둘이 만나는 게 거슬려서 하는 말이 아니다. 나는 이성 간의 우정을 믿는다. 그래서 나는 배우자와도 잘 알고 친한 사이의 이성 친구라면 둘이 만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상한 일도 제법 목격되기에 ‘이성 사이에 친구가 어딨어?’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 쌓아온 우정을 오로지 이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잃을 수는 없다. 난 배우자와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도 소중하기에 결혼 전과 같이 모임에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가끔 늦어질 때마다 남편이 물어오는 건, “어디야?”가 아니라 “거기 남자도 있어?”였다. 유독 남자 사람 친구가 있다고 하면 화를 내며 빨리 집에 들어오라고 재촉했다. 그때마다 그 정도 믿음도 없이 어떻게 평생 살겠냐며 이해시키려 노력했지만, 오히려 싸움을 줄이기 위해 그런 상황을 피하는 건 나였다. 자신과 주변 관계를 잘 관리하는 건강한 사람이 배우자와도 오래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기에, 결혼 전에 꼭 저 질문을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31세, 일러스트레이터


② “가족 중 속 썩이는 사람 있어?”

우리 부부는 결혼하기까지 11년의 세월이 걸렸기에 서로에 대해 다 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도 결혼을 하고 나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남자는 굳이 안 해도 되는 이야기라고 여기면 끝까지 말을 안 한다. 그러면 여자(나 같은)는 아무 일도 없는 줄 알고, 파고들지 않는다. 남편은 어릴 때 친어머니와 헤어졌다. 친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연락이 끊겼다고만 할 뿐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물론 당시에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결혼 후 친어머니와 연락이 닿았고, 그녀는 사흘에 

한 번꼴로 내게 전화를 해댔다. 월세가 밀려 2백만원이 필요하다고도 했고, 갑자기 응급실에 실려 왔으니 3백만원을 급하게 보내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본인이 예전에 얼마나 잘나갔는지에 대한 장황한 과거를 토해내느라 내 휴식 시간을 모조리 빼앗았다. 웬만한 스트레스는 다 참아내는 성격이기에 남편에게 투정 부릴 생각도 안 했다. 하지만 말투가 점점 험악해지자, 결국은 폭발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언제나 내 편이었던 남편이 그럴 리 없다며, 생전 관심도 없던 ‘우리 엄마’를 모욕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그녀와의 통화 내용을 녹음했고, 그걸 남편에게 들려줬다. 그제야 내 말을 믿고 친어머니와의 관계를 정리한 남편. 문제는 해결됐지만, 그간 받았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또 손이 덜덜 떨린다. 결혼한다고? 가족 중 속 썩일 것 같은 사람은 미리 알아두고, 애초에 곁을 내주지 말아야 한다! -34세, 뮤지션


③ “적금, 보험은 있어?”

6년을 사귀는 동안, 남편이 옷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옷 좀 그만 사라고 닦달할 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내가 술을 마시니, 업소를 가니. 유일하게 스트레스 푸는 게 옷 사는 건데, 내버려둬.” 듣자니 맞는 말 같아 그 씀씀이를 모른 척했다. 결혼 후 그의 소비 성향은 결국 문제가 됐다. 신혼여행을 가서도 내 옷을 골라주기는커녕, 자기 옷 사기 바빴던 그는 간이 작은 나는 꿈도 꾸지 못할 명품 숍에서 신발을 2개나 질렀으니까. 몇 달 후 프리랜서인 그의 신용카드 명세서를 보는데, 직장인인 내 월급의 3배가 넘는 금액이 청구돼 있었다. 결혼 준비 때문에 두 달 동안 돈을 벌지 못한 남편은 갚을 능력이 없었고, 결국 축의금으로 들어온 돈을 고스란히 신용카드 빚으로 충당했다. 돈에 관심 없던 나는 그 덕에 현실주의자가 돼 ‘돈, 돈, 돈’거리며 하루가 멀다고 그를 괴롭히고 있다. 결혼하면 변한다는 말만 믿고 남자 친구의 소비 생활을 넋 놓고 보지 말자. 보험, 적금에 대한 개념만 있어도 현실적인 생존 감각이 있다는 뜻이니, 그 2가지만 기본적으로 물어봐도 좋을 것 같다. -33세, 에디터


④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았어. 어떻게 해야 해?”

일을 하다 보면 예민해질 때가 많다. 이럴 때 유부녀가 투정 부릴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남편! 늘 꿈에 그리던 남편은 내가 친구들 사이에서 기분 나쁜 말을 듣거나 상사에게 된통 혼나곤 자잘한 하소연을 펼쳐놓았을 때, 앞뒤 따지지 않고 무조건 내 편 들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게 진짜 누구 잘못이 됐든 간에 말이다! 하지만 우리 남편은 정말 너무나도 바르고 객관적이다. 자기 아내에게 이토록 솔직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내가 잘못한 지점만 콕콕 집어 나에게 훈계한다. 그러다 보니 말을 하면 스트레스가 고조되고 결국엔 싸움으로 이어지니, 이젠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그에게 한마디도 안 하게 됐다. 그에게 싫은 소릴 하거나 말다툼이라도 하게 되면 혼자 있고 싶다며 자리를 피하려고만 한다. 평생을 함께해야 할 내 편이 매번 다른 사람 입장만 고려하거나 싸움 자체를 만들고 싶지 않아 대화를 피하는 것, 예민한 나 같은 사람에겐 꽤 큰 문제더라. 결혼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와 대판 크게 싸워보거나 사회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 것 같냐고 조목조목 물어보고 싶다. -38세, 브랜드 마케터


⑤ “우리 강아지 맡아줄 수 있어?”

우리 부부는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하고 5개월 만에 결혼했다. 나이가 많아서도 아니고, 아이를 가져서도 아니었다. 서로가 좋아 마냥 함께 있고 싶었다. 하지만 이 환상은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산산조각 났다. 프리랜서였던 남편이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회사에 나가면서부터 아이는 온전히 내 몫이 돼 난 일을 중단해야 했다. 새벽 6시에 아이가 깨면 전쟁은 시작된다. 아침은 꼭 먹어야 하는 남편의 식사를 챙기고, 남편이 출근하면 종일 아이만 쳐다봐야 했다. 무거운 사진 장비를 들고 다녀도 멀쩡했던 내 손목은 붕대로 칭칭 감겼고, 사회에서의 존재감은 점차 사라져갔다. 매일 자율적 야근을 하며 자정이 지나야만 들어오는 남편에게 당신 혼자 회사 일 다 하냐며 불평도 했지만, 그때마다 집 청소는 안 하고 뭐 했냐는 불만만 돌아왔다. 언성이 높아지면, 아이가 잠든 새벽에 홀로 편의점에 나가 맥주 한 캔 마시는 걸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이었다. 모든 부모가 육아로 인해 힘들 테지만, 남편이 육아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가늠하고 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내가 이러한 미래를 미리 들여다볼 수 있었다면, 본가에서 키우던 강아지라도 한 달 보살펴달라고 이야기해볼걸 하는 후회가 있다. 육아에 1도 관심 없는 남자와의 삶은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내줘야 하는 것과 같다. 자신의 커리어와 미래가 일순위인 여자라면, 남자에게 반려동물 혹은 식물을 맡기며 잘 보살피는 세심함이 있는지 알아보길. -33세, 포토그래퍼


⑥ “친구 중에 마사지 숍 다니는 사람 있어?”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릴 적 친구들이 동네에 놀러 왔다며 나간 남편. 새벽 3시에도 안 들어왔기에 전화해보니 통화 연결이 안 됐다. 화가 났지만 일찍 출근해야 해 다시 잠자리에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편은 옆에서 신나게 자고 있었다. 왜 전화를 안 받은 건지 궁금한 마음에 통화 목록을 보니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 3개가 발신 번호 목록에 떠 있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연결된 곳은 안마 시술소.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자는 남편을 깨워 따져 물었다. 그는 친구가 휴대폰이 꺼졌다며 한참 자기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했었는데 그때 전화한 것 같다고 변명을 해댔고, 덧붙여 친구가 가자고 권유하긴 했는데, 아내가 바로 근처에서 자고 있는데 어떻게 가냐며 거절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못 믿겠으면 술집 cctv라도 뽑아 오겠다고 난리를 쳐대는 통에 일단락 마무리 지었지만, 내 존재를 무시하고 돈까지 내주겠다던 친구를 모른 척할 순 없었다. 그 친구는 자신이 업소 중독이라 잠시 남편을 유혹했다며 계속 사과했지만, 다시는 그 친구와 술을 마시도록 남편을 내보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아직 결혼 전이라면 업소에 남다른 호기심 가진 사람이 있는지 탐색해 미리 ‘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자. -36세, 회사원



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김혜미
    포토 Getty Images
    디자인 조예슬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9년 0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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