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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1 Fri

여진구, 이세영의 케미스트리

여진구와 이세영이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서 호흡을 맞춘다. 반듯한데 재미있는 남자 여진구와 투명하지만 강한 여자 이세영의 케미는, 상상했던 것보다 폭발적이다.


여진구와 이세영의 조합이 어떨까 궁금했다. 궁금증은 쉽게 풀렸다. 촬영장에서 이토록 서로를 편하게 대하며 웃고 떠드는 커플은 드물었으니까. 무슨 얘길 해도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을 맺는다. 그게 참 예쁘다. 

(여진구)겉에 입은 재킷 3백36만원, 안에 입은 재킷 가격미정, 셔츠 가격미정, 팬츠 2백24만원, 타이 가격미정, 슈즈 가격미정 모두 프라다.

(이세영)재킷 3백80만원대, 셔츠 가격미정, 팬츠 1백30만원대, 귀고리 64만원, 슈즈 가격미정 모두 지방시.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 함께 출연하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가 원작이고요. 

여진구(이하 ‘여’) 맞아요. 많은 분이 알고 계신 <광해>의 리메이크작이에요. 우선 기본 틀은 같아요. ‘왕이 있었고, 그 왕을 대신하는 사람이 똑같이 생긴 광대다’라는 모티브는 그대로 갖고 가지만, 영화와는 다르게 중전과의 러브 스토리가 많이 추가됐어요. 인물의 디테일한 설정도 영화와는 조금 다른 점이 많이 생겼고요. 광대와 왕의 설정도 꽤 달라진 데다, 사실상 새로운 드라마다 싶을 정도로 영화와는 다른 스토리들이 추가됐어요. 원작과는 전혀 다른 작품처럼 느껴진다는 게 오히려 매력적인 작품인 거죠.


배우로서 이 작품의 어떤 면에 끌려 출연을 결정하게 됐나요? 아무래도 성공한 원작이 있다는 건 배우 입장에선 한편으론 부담을 느꼈을 법도 하거든요.

아마 원작과 똑같이 찍어낸다고 하면 큰 부담이 됐을 거예요. 그런데 다른 리메이크 작품처럼 저희 드라마도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서 만들어가는 작품이다 보니, 오히려 원작이 신경 쓰인다거나 부담감이 크진 않더라고요. ‘새로운 시각으로 이렇게 다가올 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저도 워낙 좋아했던 작품이라 리메이크작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평소 1인 2역이라는 역할에도 호기심이 있었고요. 원작에서 좋은 점은 가져오되 ‘저희는 한번 이렇게 만들어봤습니다’ 하는 새로움을 보여드린다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편안하게 작업하고 있어요. 

이세영(이하 ‘이’) 전 일단 시놉시스랑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원작도 너무 재미있게 보기도 했지만 한국판, 일본판 이런 게 아닌 데다 오히려 다른 해석과 다른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라 부담감도 없었고요. 거기에 상대 배우가 이미 캐스팅된 상태라고 하는데 그게 여진구 씨라는 말에 더 욕심이 나기도 했어요. 


특히 여진구 씨의 경우 영화 <대립군>에 이어 두 번째로 광해 역할을 맡았어요. 개인적으로 여진구에게는 또 다른 부담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나요? 

여 사실. 그 점에 있어서는 저도 가볍게 생각하려고 해도 안 되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최대한 감독님, 작가님, 옆에 계신 세영 누나, 김상경 선배님, 권해효 선배님 같은 선배님들 믿고 잘 따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거에 대해 제가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지 뭐’ 이런 생각을 가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더라고요. 하하하. 전작의 흥행에 압박감이 생긴다기보다는 사극이라는 장르를 통해 1인 2역을 극명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저의 개인적인 욕심이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주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현장에서 감독님, 선배님들에게 많이 혼나가면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하하.

이 혼나긴요! 다들 많이 예뻐하고 있어요. 그리고 보시면 바로 알겠지만, 에이지가 많이 내려가서 훨씬 영하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아마도 그게 가장 극명한 차이겠네요. 두 분 다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이 너무 옛날 일이라서 요즘 어린 친구들은 몰라요. 하하하. “대체 그 아역이 뭐였어?”라고 하며 모르더라고요.

여 우리조차 어렸을 때여서 요즘 친구들은 모르죠. 원래부터 성인 연기자인 것처럼요. 하하. 


그러면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겠네요. 누군가는 아역의 이미지를 극복하는 과정이 마치 ‘어린 시절 나’와의 지난한 싸움처럼 느껴진다는 식으로 표현한 경우도 봐왔거든요.

여 제 경우 크게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아직까진 그래요. 오히려 저한테 좀 더 플러스되는 요인이 더 많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그걸 내가 뛰어넘어야겠다’ 뭐 이런 생각까지는 갖지 않으려고도 하고요.

이 생각해보니까 여진구 씨는 애기 때도 아역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배우’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굳이 나이를 따지거나 궁금하지 않게 하는 그런 몰입도가 있는 배우였으니까요. 


촬영하면서 합을 꽤 맞춰와서 그런지 사이가 참 좋아 보여요. 같이 합을 맞춰봐야만 알 수 있는 서로의 장점을 얘기한다면요? 이건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싶은.

이 이건 정말 의외다 싶은 거였는데, 여진구 씨랑 같이 촬영하다 보면 자꾸 웃음이 나서 집중이 안 돼요. 하하하. 너무 마음이 편해요.

여 그런 점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세영 누나가 저보다 훨씬 선배잖아요. 어릴 때 세영 누나의 연기를 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돼야겠다’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었거든요. 진짜로.

이 말도 안 돼! 어디서 뻥을 쳐~~. 말도 안 돼요. 

여 진짜라니까요? 그 뭐야 <여선생 VS 여제자> 보면서….

이 그 입 다물라~~!

여 하하하. 어렸을 때 그거 보면서 정말 ‘와, 나도 나중에 저렇게 영화 찍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이미 좀 편해져 있었나 봐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큰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그런 게 있었단 말이군요.

이 여진구 씨가 현장에서 예쁨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스타일이에요. 되게 사랑스러워 주위 사람들이 보면 절로 흐뭇해지는 그런 게 있어요. 같이 촬영하면서 제가 진지하게 연기해야 할 타이밍에도 계속 장난치고. 하하.


“원래 가만히 있질 못해요. 평소에 뭐라도 하려고 일부러 사무실에 출근할 정도로요. 사실 뭔가를 한다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기보단,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발견하려는 편이에요.”

재킷 58만원대 도도 바 오르 by 매치스패션닷컴. 귀고리 52만원 미우미우. 앵클부츠 1백95만원 지안비토 로시. 


촬영할 때도 느낀 건데 둘 다 장난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여 네. 다행스럽게도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요. 선배님들도 그렇고 워낙 밝은 분이 많으시기도 한 데다, 작품 자체에 어느 정도의 코미디도 들어 있기 때문에 그걸 더 재밌게 살리다 보면 현장 분위기 자체가 되게 밝고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많이 하는 분위기가 절로 조성돼요.


평소 개인적인 시간에 각자 즐겨 하는 건 뭐예요?

이 저는 출근합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 봐요.

 

진짜요? 어떤 업무를 보는 거죠? 팬 관리?

이 아니오. 새로 면접 보러 오시는 분들 누구누구 오시나 명단도 보고, 같이 식사도 하고, 커피도 종종 타고,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그게 제 취미예요. 제가 참 가만히 못 있어요. 

여 아 진짜, 전 처음 봤어요. 현장에서 스태프 리스트를 만드시더라고요. 일일이 스태프분들이랑 사진 찍어 이름까지 다 적어서요. 전 그런 거 처음 봤거든요. 그때 되게 인상 깊었어요.


‘이 실장’이라고 불러야겠네요.

 ‘이 과장’이에요. 진급을 못 했어요. 만년 과장이에요. 하하.


그럼 이 과장님은 뭐 할 때 가장 행복해요? 뭘 해야 가장 ‘나답다’고 느끼나요? 혹시 출근할 때? 예전에 이세영 씨가 한 인터뷰에서 사람이 평생 행복할 시간이 얼마나 있겠냐고 말한 게 인상적이기도 했거든요. 

이 고양이랑 놀 때. 그리고 회사 사람들이랑 같이 야근할 때 전 너무 좋아요. 하하. 집에 가면 혼자 있어야 되는데, 촬영이 없으면 아리(고양이)랑 둘이 있어야 되는데, 혼자 있으면 공부가 안 되거든요.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그래도 뭔가를 하게 되니까. 사실 뭔가를 한다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기보단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발견하려고 하는 편이 맞고요. 


단체 생활을 즐기나 봐요. 군중 속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는.

이 그런 것 같아요. 전 어딘가에 소속되기 바라는 편이에요. 혼자가 되고 외로운 게 싫은 거죠. 한편으론 되게 집순이인데,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요. 소속되고 싶은 거죠.

여 전 반대로 외로울 때 저답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혼자 있을 때 뭔가 대단한 걸 하는 건 아닌데, 그냥 왜 혼자 하고 싶은 거 간단하게 할 때요. 영화를 본다거나 먹고 싶은 거 해 먹는다거나 이런 거 할 때 ‘그래, 이게 좋지’ 이런 마음. 연기할 때도 재미있고 저답다고 느끼지만, 가끔씩 혼자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멍 때리고 있을 때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요.


닮은 듯 다른 둘의 롤모델은 누구일까요?

이 배우로서 닮고 싶은 분은 너무 많죠. 좋은 건 다 따오고 싶은.

여 맞아요. 배우 한 분을 꼽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어떤 배우분은 진짜 연기 스타일을 본받고 싶은 배우도 있고, 어떤 배우는 그냥 필모 자체가 부러운 배우도 있고 하니까.


“연기할 때도 재미있고 저답다고 느끼지만, 가끔씩 혼자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멍 때리고 있을 때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혼자 영화 보고 혼자 요리해 먹고 하면서 ‘그래, 이게 좋지’ 이런 마음.”

셔츠 48만원 꼼 데 가르송 by 10 꼬르소 꼬모. 팬츠 85만원 컬러 by 10 꼬르소 꼬모.


그럼 연기 말고 닮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여 전 요즘 시인들이… 그런 적이 없었는데….


고독과 시를 즐기는 22세, 독신, 남자, 여진구.

여 하하하. 가끔씩 떠오르는 감정이나 이런 것들을 글로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는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글로 제 감정을 표현해서 쓴다는 게 뭔가 좀 이상한 감정이 되더라고요. 나중에 중심을 잃고 이상한 글로 빠지고…. 그래서 가끔씩 짧더라도 좋은 글귀나 좋은 시 같은 거 읽으면 되게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이 사람들은 타고난 건가?’란 생각도 들고. 

이 여담인데 저도 22살 때 시를 많이 썼어요. 흑역사 될까 봐 차마 공개는 못 하고….

여 오, 그럼 전 이세영 씨를 닮고 싶은 걸로 하겠습니다. 하하.


지금 이렇게 건강하게 웃고 있지만 한편으론 나이에 비해 긴 커리어만큼 고민도 부침도 많았을 거예요. 지금까지 힘들고 외롭고 괴롭고 그랬던 순간마다 자신을 지탱해준 게 있다면 뭘까요?

이 어, 비밀인데? 하하. 항상 이런 질문을 받는데 사실 가슴 아픈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 전 한 글자, 팬. 그렇습니다. 특히 전 작품 준비하는 기간에 팬을 찾게 되더라고요. 막상 작품에 들어가면 거기에 빠지게 되고, 정신도 없고, 열심히 하다 보면 자주 소식도 못 전하고 그러는데, 작품 준비할 때는 ‘아, 빨리 찾아뵙고 싶다, 빨리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저도 작년엔 ‘팬’이라고 답했어요. 하하. 가장 힘들고 외로운 게 현장인데, 현장에서는 저밖에 없잖아요. 모든 사람은 모니터 뒤에서 보고 있고. 그럼 나에겐 누가 있나 생각을 해보면 ‘내 연기 기다려주는 사람, 팬’ 그게 정말 힘이 될 때가 있어요.


여진구 씨는 몇 년 전 인터뷰에서 “이러다가 마법사가 될지도 모른다(모솔이라)”라고 했어요. 여전히 마법사 수련 중인가요?

이 으하하하하하하. 엑스펠리아무스!

여 하하하. 그때 그게 한창 유행이었어요. 모솔 몇 년 차가 되면 손에서 불이 나가고….

이 그럼 몇 년 더 있으면 대마법사 되고 막 그런 거예요?

여 아, 할 말이 많은데…. 하하하하. 할 말이 참 많은데….


이 질문은 ‘여진구가 몇 년 뒤 대마법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수련 중’이라고 정리하겠습니다. <왕이 된 남자>에서 둘은 시대극 특유의 은근하면서도 애틋한 커플 케미를 보여줄 예정이잖아요. 평소 두 분 각자의 사랑법과 비교했을 때 어떤 편인지 물어보려 했는데 여진구 씨는 마법 수련 중이니까….

여 네, 저는 마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비한 동물사전>을 노리며…. 하하하하. 저는 안 겪어봤지만, 안 겪어봤는데, 왠지 약간 직구형일 것 같아요. 하하하.


오래 기다려왔으니까?

 “이제 드디어 마법 연구를 끝낼 때가 되었다!” 막 이러면서요. 하하하.

이 저도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한다면 돌직구인데, 밀당도 하고 리드도 하고, 뭐 그럴 것 같네요…. 나도 팬들 지켜야죠. 하하. 저는 돌직구에 마법을 부리는 걸로 정리하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에요. 2019년 신년호니까, 2019년의 새해 다짐으로 딱 한 가지를 꼽는다면요? 

이 2018년의 이세영보다 더 나은 이세영이 되기. 작심삼일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회사에 출근을 해요.  

여 하하하. 과장에서 진급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 

이 아니, 계속 과장이어도 상관은 없는데, 공부를 하든 대본을 보든, 일어나야 되는데 집에 있으면 잠만 자거든요. 뭐라도 하기 위해서 일단 출근을 하고 보는 거죠. (매니저 “진짜예요. 직원들보다 일찍 나와서 청소까지 하고 있어요.”) 그 덕에 작년보다 깨끗한 사무실이 됐습니다. 하하.

여 전 누나에 비하면 너무 보잘것없어 보이네요. 하하. 전 아직까지는 되게 사소한 것들이거든요. 한 달에 한 권씩 책 읽기, 피아노 배우기, 그냥 이 정도 수준입니다.

이 사소한 거 아니지! 어려워요. 책 한 권 읽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여 작곡 같은 거 배워서 곡 한번 써보기, 오로라 보러 가기 이런 거 있잖아요. 버킷 리스트처럼 이런 거 만드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진짜 짱이다! 여러분, 이분이 제 낭군입니다. 하하.

CREDIT
    Freelance Editor Kang Ji Hye
    Feature Director PArk jie hyun
    Photographer Kim Yeong Jun
    Stylist 남주희(여진구), 강지혜(이세영)
    Hair 이민/꾸민(여진구), 박은정/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이스트(이세영)
    Makeup 이이슬/꾸민(여진구), 강여진/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웨스트(이세영)
    Assistant 정길원, 조혜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8년 01월호

기사입니다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허스트중앙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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