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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5 Wed

농담으로 업무력도 높일 수 있다고?

무뚝뚝한 보릿자루보단 실없는 아재 개그를 구사하는 사람이 ‘사회생활’을 더 잘한다. 승진과 연봉, 평판이 유머 감각과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능란한 유머와 농담 구사로 당신의 ‘업무력’을 높이는 방법.


‘얼음’은 농담으로 깨진다 

본격적인 주제로 넘어가기 전, 가벼운 화제로 굳은 분위기를 푸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아이스브레이킹’이라고 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자주 만나는 직업이거나 낯을 많이 가리는 이에게 아이스브레이킹은 늘 골치 아픈 숙제. 브리태니커한국 지사장이자 <재치 있는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꾼다>의 저자 이정환은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자신의 이름을 기억시킬 수 있는 농담 한마디를 시도해보라고 말한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름에서 연상되는 단어, 별명, 이름과 얽힌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대화 요령. 예를 들어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 뒤 “이 이름 듣고 생각나는 것 있나요?”라고 넌지시 묻는 식이다(물론 아무 의미 없는 질문이다). 상대가 “아무것도 안 떠오른다”라고 하면 “아무 생각도 안 나는 게 바로 저예요”라고 응수하라. 상대가 ‘피식’ 웃는다면 농담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허풍은 지름길이다 

과장과 허풍은 남을 웃기는 재능이 별로 없는 사람도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유머 화술이다. 적절한 허풍은 단순하고 딱딱한 말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예를 들어 동기나 후배가 승진한 당신의 연봉 인상률을 슬쩍 떠보는 질문을 던진다면(동결이든 인상이든, 그 어떤 정보도 알려주고 싶지 않다면) “내일 동부이촌동에 아파트 한 채 알아보러 간다”라고 받아치는 식이다. 


비틀면 나온다 

KBS 27기 공채 개그맨이자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회경은 영화, 드라마, 연극,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일상에서 접하는 콘텐츠를 통해 상황을 비틀어보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대학교 후배들의 공연을 보러 갔는데, 진행 미숙으로 문 닫는 소리 효과음이 늦게 나오더라고요. 그 상황에 다들 웃음을 터뜨리는 걸 보고 ‘엇박자 음향 효과’로 인기를 끈 ‘베테랑’이라는 코너를 기획했죠. 대부분의 사람이 음향 효과엔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안 맞으면 어때?’라고 비틀어 생각한 것이 아이디어였어요.” 


웃기지 않아도 비난받지 않는다 

웃기고 싶은 사람이 긴장하면 웃길 것도 못 웃긴다. 당신이 먼저 ‘웃기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을 내지 않고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의 저자이자 톡킹스피치 대표 신상훈은 이를 ‘가위바위보 테크닉’에 빗대 말한다. 이기고 싶다고 생각하며 가위바위보를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것. 즉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같은 농담이라도 웃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말을 꺼내는 사람과 눈치를 보며 확신 없이 우물쭈물하는 사람은 결과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 


애드리브는 타이밍이다 

개그맨들이 자주 듣는 칭찬이 뭘까?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순발력은 곧 타이밍이다. 적절한 순간에 ‘애드리브’를 훅 던질 정도의 달변이라면 문제없겠지만, 김제동과 유재석도 그 경지는 아니다. 신상훈 대표는 “써먹기 좋은 조크나 애드리브를 몇 개 준비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라”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 쇼 진행자들이 구사하는 ‘애드리브’는 대부분 준비된 것이다. 


허를 찌르면 웃게 돼 있다 

나사에서 우주인을 위해 수억 달러를 들여 무중력 상태에서도 글씨가 써지는 볼펜을 개발했다. 그 사실을 모르는 러시아 우주인들이 볼펜 대신 ‘연필’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 믿기지 않겠지만 실화다. 쉬운 예로, 친구가 당신에게 “돈 좀 꿔줄래?”라고 물은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신은 꿔줄 돈도 없고, 꿔줄 맘도 없다. 일반적인 대답은 “미안하지만…”으로 시작하겠지만 반대의 대답, ‘고맙다’로 허를 찌를 수도 있다. 가령 “고마워. 너한텐 내가 아직 돈이 있어 보이는구나”라고 말이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 흐름에서 벗어나 무식하게 혹은 비논리적인 응수를 할 때 의외의 웃음 포인트가 발생한다. 


유머는 분노를 우아하게 처리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상의 일로 인신공격을 당하거나 비난, 조롱, 핀잔을 듣는 경우가 있다. 그때마다 흥분하고 화를 내면 상황은 악화되고 당신의 평판은 물 건너간다. 할리우드 배우이자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선거 운동 당시 달걀 세례를 받았을 때 했던 대처가 좋은 예시. 그는 화를 내는 대신 “베이컨도 함께 던져달라”라는 농담으로 여유 있게 대처하며 좌중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당신의 회사에 자신의 학벌을 과시하면서 다른 사람을 (혹은 당신을) 깎아내리는 동료가 있나? 화를 내는 대신 그의 말문을 막을 만한 반격으로 재치 있게 응수하라. 단, 그의 취약점을 똑같이 깎아내리기보단 당신의 강점을 대화 소재로 삼는 것이 더 성숙한 대처다. 


자기만의 레퍼토리가 있어야 한다 

개그맨, 코미디 작가, MC들은 평소에 ‘이걸로 어떻게 웃길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한다. 브레인스토밍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해 메모하고,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말처럼 툭 튀어나올 정도로 연습한다. 전문가도 아닌데 그럴 필요 있냐고? 당신의 농담과 위트, 유머가 영향력을 미칠 만한 위치에 있다면 이러한 연습도 업무력을 키우는 한 방법이다. 어떤 단어가 튀어나와도 1초 만에 자동으로 웃기는 코멘트가 튀어나와야 한다. 순발력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창의력이 곧 ‘농담력’이다 

창의력과 웃음은 상호 보완적이며 비례한다. 창의력이 높을수록 잘 웃거나 웃긴다는 뜻이다. 실제로 창의력과 독창성이 뛰어난 어린아이들이 하루 평균 300회 이상 웃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면 성인은 하루에 15번 정도 웃는다고. 다 커서 창의력을 어떻게 키우냐고?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의 폴 토렌스 교수가 알려준 방법을 응용해볼 것. “빈 깡통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뭘까?”라는 질문에 당신이 떠올릴 수 있는 모든 말도 안 되는 생각, 궤변 등을 적어보자.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작가 등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활용하는 브레인스토밍 방법이다. 뇌가 말랑말랑해야 남들이 예상 못 하는 ‘농담’이 나온다. 


고정관념은 좋은 소스다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문장이나 단어에서 표현을 정반대로 혹은 조금만 바꾸면 사고가 유연해짐과 동시에 위트와 유머의 소스가 된다. 영국의 전 총리 처칠의 일화가 좋은 예. 한 여성이 처칠에게 말했다. “당신 같은 사람이 내 남편이라면 커피에 독을 타겠어요.” 처칠은 뭐라고 답했을까? “내가 당신 남편이라면 기꺼이 그 커피를 마시겠소.” 타인의 독설에 흔히 뒤따르는 분노나 무시 대신 ‘칭찬’으로 우아하게 고정관념을 비튼 그의 위트가 돋보이지 않는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도 웃길 수 있다 

유머와 개그를 테마로 하는 SNS 플랫폼을 보면 처음 보는 손윗사람의 반말 세례에 “왜 반말하세요?”라고 대꾸하는 대신 똑같이 반말로 응수해 상대방을 멋쩍게 했다는 일화가 종종 올라온다. 상대방이 한 무례한 행동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이 때에 따라선 ‘위트’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새벽 2시에 ‘카톡’ 메시지를 보내는 직장 동료에게 다음 날 새벽 2시에 답장을 보내는 식. 또다른 일화를 예로 들어보겠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주최 측의 미숙한 준비로 키가 작은 여왕이 단상 뒤쪽에 서게 되는 바람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던 적이 있다. 그날 석간 신문에는 모자밖에 보이지 않는 영국 여왕의 사진과 함께 ‘말하는 모자’라는 제목이 실렸다. 다음 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언짢은 기색 대신 “오늘은 제가 제대로 보였으면 합니다”라고 우아하게 받아쳤다. 이것이 바로 ‘위트’다.   상대방이 예의에 어긋난, 혹은 불쾌한 행동을 했을 때 화를 내거나 불쾌감을 표시하는 대신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할 것.


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류진
    사진 GettyImagesBank
    디자인 이세미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8년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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