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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30 Fri

바야흐로 언니들의 전성시대!

단언컨대 2018년 가장 아이코닉한 여자. 그녀 자신에게 또 대한민국 모든 여성에게도 전과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인물. 코스모가 12월호 커버 모델로 이영자를 선정한 이유다. 그녀와 함께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언니들이 뭉쳤다. 김숙과 최화정 그리고 홍진경까지, 코스모가 판을 벌리고 4명의 언니가 완성한 ‘Fun, Fearless, Fantastic’한 파티. 바야흐로 언니들의 전성시대다.


Like a Black Widow

점프슈트 6만9천원 H&M. 귀고리 55만원대 오스카 드 라 렌타 by 네타포르테. 포제션 펜던트 목걸이 5백35만원, 알티플라노 시계 4천1백80만원, 포제션 링 4백만원 모두 피아제.


 I Am Who I Am! 이영자 

커버 모델 제안을 들었을 때 첫 반응이 어땠나요? 

“뭐? 내가? 에이, 거짓말하지 마. 혹시 돈으로 산 거야? 표지를?” 이런 반응이었죠. 안 믿기니까. 외국이면 몰라도, 우리나라는 잡지 표지 모델 하면 이미지가 정형화돼 있잖아요. 예쁘고 늘씬하고, 아니면 브레인이거나. 머리, 그러니까 지성이 꽉 찬 친구면 몰라도 몸이 꽉 찬 사람은 잘 안 하니까.(일동 박장대소) 그런 면에서 코스모는 아주 앞서가는 잡지예요. 버티다 보니 이렇게 화창한 날이 오네요. 제가 드라마 <다모>의 이 대사를 정말 좋아해요. 제자가 “이 길이 길입니까?”라고 스승에게 물으니 “길이 어디 있느냐? 누가 먼저 가면 그게 길이지”라고 해요. 제가 코스모 표지 모델을 하면서 어떻게 보면 이쪽 계통에 완전히 다른 길을 열어준 거 아닐까요? 너무 감사하고 뿌듯해요. 거의 사랑하는 남자보다 표지 모델이 더 나은 것 같아요. 하하.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아니다. 지금 죽으면 좀 그렇죠? 하하.


요즘 TV만 틀면 나올 정도로 바쁠 텐데, 이영자는 어떤 방송이든 대충 하지 않고, 늘 진심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저도 과거를 되짚어보면 대충 하기도 하고, 교만했던 때도 있어요. 그런데 그간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잖아요. 아무도 날 찾지 않고 인생의 한 페이지가 그냥 넘어가는 걸 지켜봤죠. 이렇게 일을 다시 시작한 게 저한테는 보너스 같아요. 누구나 죽는다는 걸, 제 가장 친한 친구가 곁에서 사라지는 걸 겪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나도 없어질 수 있구나, 매 순간 느껴요. ‘그럼 오늘 나는 많이 웃고, 함께하겠다’, ‘나도 저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돼야지’, 이런 생각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아요.


요즘 많은 여성의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어요. 

제가요? 그럼 살부터 찌세요. 하하. 롤모델이라는 말은 부끄러워요. 실망시킬까 봐 두렵기도 하고요. 다만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냥 나답게 사는 게 최고라는 거예요. 쟤답게, 얘답게도 아니고. 여자답게, 남자답게도 아니고, 그저 나답게요.


이영자는 지금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나요? 

어떨 때는 사랑스럽고, 어떨 때는 또 부끄럽죠. 내가 완벽하다고 믿었다면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도 않았을 거예요. 부족함이 많다는 걸 너무 잘 알아요. 뭐든지 백 퍼센트 가질 수 없으니 만족도 없죠. 하지만 전 다 갖지 않고도 만족하는 법을 알아요. 언제 어디서나 ‘소확행’을 찾거든요. 밖에서 상처받으면 집 안에서 내가 좋아하고, 만족할 것을 많이 만들어놓는 거죠. 전 군만두도 좋아하고, 통닭도 좋아하고, 떡볶이와 라면도 좋아하고, 또 어떤 음악을 들어도 그 음악에 집중해요. 그때의 추억, 느낌을 떠올리면서 흠뻑 빠져들죠. 누가 외부에서 공격하더라도 혼자 만족할 수 있는 재밋거리를 만들어놓으면 언제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어요.


최근 방송에서 수영복을 입고 당당하게 등장했을 때 그 누구보다도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몸소 ‘탈코르셋’을 실천했다고 할까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우리도 모르게 사회적으로 학습된 인식이 있죠. 여자는 날씬해야 되고, 예뻐야 한다. 배 나오면 보기 싫다…. 전 늘 폭식을 하다 보니 배가 나오잖아요. 촬영을 하면 어떻게든 이걸 가리려고 애를 썼죠. 어느 날 TV를 보는데 그런 나 자신이 너무 추접하더라고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느낌? 가릴 거면 먹지를 말든지, 자꾸 먹으면서 배 안 나온 것처럼 보이려는 게 사기꾼이고, 가짜 뉴스 아니겠어요? 배 나온 모습이 아니라, 그걸 감추려는 내 모습이 너무 흉했어요. ‘그래, 한 번만 죽고 두 번 죽지 말자. 가리는 건 두 번 죽는 거다’ 마음을 먹고 딱 수영복을 입었죠. 어느 정도 자신도 있었어요. 제 발목이 그 셋보다 가늘거든요. 하하. 화정 언니는 상체가 예쁜데 발목이 굵어. 숙이도 굵고, 은이는 배가 두껍고요. 하하.


20년 넘게 방송 일을 해오면서 늘 다잡는 마음가짐이 있다면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 지금은 나를 찍고 있지만 내가 영원한 주인공은 아니라는 것. 각자 몫들이 모여서 삶은 종합예술이라는 것. 내가 가장 후회하는 건 남들이 박수 쳐주고 웃어주는 게 사실 다 배려였는데 특권인 줄 알았다는 거예요. 다 잃고 나서야 깨달은 거죠. 그래서 전 실패했던 게 돌이켜보면 가장 큰 행복이었던 것 같아요. 헛배만 불렀던 거죠. 꼭 뻥튀기 먹고 배부른 것처럼.


각자의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후배들을 볼 때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많이들 그러잖아요. “그때 참 좋았지”라고. 꼭 지나야 좋았다는 걸 깨닫죠. 찬송가 중 이런 가사가 있어요.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 오늘 행복하려면 자기 것에 집중하세요. 다른 사람 보지 말고, 지금 모습 그대로도 얼마나 행복하고 괜찮은 사람인지! 미래를 모른다고요? 천만에, 다 알잖아요. 결국 우린 다 죽는 거예요. 대한민국은 특히 그 비교 의식이 강하잖아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옆집이 망하면 행복하고. 자기 행복을 옆집에 두지 말고 자기 집에 두세요. 자신한테!


Let’s Get the Party Started!

팬츠 21만5천원 코스. 귀고리 2만5천원 자라. 뱅글 24만8천원 포트레이트 리포트. 재킷, 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샴페인 13만8천원 드라피에.


 I Love Me More Than Ever! 김숙 

아침부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왔어요. 

이렇게 넷이서 화보를 찍을 일은 이번 세기에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어요. 사실 제가 이런 화보 촬영을 좀 쑥스러워하거든요. 왠지 모르게 창피하더라고요. 


여기 모인 다른 세 분도 그렇지만, 특히 김숙은 몇 년 전부터 진취적인 대한민국 여성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죠. 

사실은 저 말고도 그런 분이 많겠죠. 솔직히 제 생각에 제가 그 정도까진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런 면들이 많이 부각된 것 같아요. 제가 했던 말들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그 당연한 이야기를 다 못 하는 현실이 그걸 더 튀어보이게 만든 거죠. 


지금의 김숙이 있기까지,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일까요? 

괄시! 서러움! 뭔지 알죠? 그래서 혼자 강인해지는, 혼자… 네. 버티다 버려지고 잘리고…. 그런 것들이 결국은 다 자양분처럼 쌓이게 된 것 같아요. 처음부터 마냥 곱게 자랐으면 절대 지금처럼 될 수 없었겠죠?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만 했을 테니까요. 그런데 전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고, 그런 경험을 통해 ‘아, 내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나의 존재는 없구나’ 하는 걸 하나하나 깨우쳐가면서 배운 게 아닐까 생각해요.


김숙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요?

네. 저는 저를 너무 좋아해요. 전 항상 지금의 제가 가장 좋아요.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많이 하잖아요.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 그럴 때 전 한 번도 돌아간다고 한 적이 없어요. 전 지금이 좋으니까. 그리고 돌아간다 한들, 두 번 다시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 그냥 그대로 살았을 걸요? 하하.


김숙에게 오늘 함께한 세 사람은 어떤 의미를 가진 존재들인가요?

나의 미래죠. 언니들이 원래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실천해서 보여주는 편이죠. 그런 언니들을 보면서 ‘아, 이렇게 해야 되겠다’ 생각하게 되고요. 살다 보면 이쪽에서도 어울려보고, 저쪽에서도 어울려보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롤모델은 언니들이고, 언니들의 삶을 따라가는 것 같아요. 묵묵하게,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항상 밝은. 언니들 보세요, 너무 해맑잖아요~. 저의 미래입니다. 네.


지치고 힘들 때 김숙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언니들의 위로요. 따뜻한 말이 아니고 그냥 ‘말’이오. 하하. 오히려 냉정한 말에 가깝죠. 내가 되게 외롭고 힘들 때, ‘아, 내가 이 일을 해도 되나?’ 싶을 때 가끔 냉정하게 얘기해주는 그런 말이 오히려 힘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왜 그렇잖아요. 힘들어 죽겠는데 “그럴 수도 있어~” 하면 좀 답답해요. “언젠간 잘될 거야~” 이런 건 무책임해요. 차라리 현실적으로 그냥 “야, 그게 무슨 시련이야”라고 얘기해주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눈물을 쏙 빼더라도 정말 중심을 딱 잡아주니까요. 그리고 그런 말은 언니들이니까 가능한 것 같아요. 다 겪어봤고, 다 해봤으니까. 


평소 후배 세대를 볼 때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면요? 그들이 시련이나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분명 우리 세대와 다르잖아요. 

사람마다 시련이나 고민이 다 달라서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거기에서 강인함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걸 잘 견뎌내는 사람만이 다음에 또 없을 리 없는 시련을 견딜 수 있거든요. 버티고, 이겨내야죠. 자신의 시련은 남이 해결해줄 수 없어요. 회피하기보다는 부딪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김숙이 이루고 싶은 궁극의 꿈은 뭔가요? 

제 꿈은요, 지금은 그냥 따뜻한 곳에 누워서 자고 싶은 거? 하하하. 그냥 계속해서 웃는 거예요. 계속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Perfect Dress-up!

드레스 6백만원대 몽클레르 시몬 로샤. 로즈 귀고리 3천3백70만원, 포제션 오픈 뱅글 7백30만원, 로즈 반지 2천4백만원 모두 피아제. 


 I Know Myself More Than Anyone! 최화정 

최화정은 아마 대한민국 싱글 여성들이 ‘언니’ 삼고 싶은 사람 1위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런 말 들으면 너무 좋아요. 옛날에는 그래도 연예인인데 옆집 언니 같다고 그러면 “아니, 옆집에 이런 언니가 살아요?” 이러면서 장난치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우리 언니였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져요. 


최화정의 커리어를 짚어보다 보니 자신의 리듬감을 잃지 않고 ‘항상 전성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근원적인 힘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끊임없는 전성기는 말이 안 되고, 뭘 해놓은 게 없으면 큰 실패가 없잖아요? 뭘 해야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는데, 전 그저 쭉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해왔던 터라 오히려 크게 실패할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공백기’가 없었을 뿐이죠. 늘 라디오에서 활동을 하니까. 왜, 배우들은 한 2~3년만 쉬어도 금방 그 공백기가 외모나 얼굴에서 나타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쉬지 않고 매일 출근한 거?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 있겠네요. 하하. 


늘 꾸준했다고 하지만, 요즘은 특히 더 바쁜 스케줄을 소화 중이에요. 열심히 일한 자신을 위해 무엇으로 보상을 하는 편인가요? 

스스로 참 잘했다 싶을 때는 정말 맛있는 집 찾아가서 맛난 거 먹고, 꼭 사고 싶었던 걸 사요. 평범하죠. 예전에는 ‘그래도 좀 아껴 써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면서 자중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이 나이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준이(강아지)한테 “엄마가 오늘 돈 많이 벌어올게~” 이러면서 일하러 나갈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아요.


<연애의 참견 시즌1>에서 들려준 현실 연애 조언이 큰 호응을 얻었죠. “사랑은 원래 쪽팔린 거야” 같은 말들이오. 라디오를 통해서도 프로 현실 조언러의 면모를 뽐내왔고요. ‘연애 잘할 것 같은 언니’ 최화정은 사랑의 본질을 꿰뚫었을 것만 같아요. 

나도 너무 쪽팔려본 사랑을 했었고, 너무 가슴 아픈 사랑도 해봤고, ‘어머, 내가 저런 병×이랑 진짜 왜 만났대?’ 싶은 경험도 했었기 때문에 그냥 솔직하게 얘기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어제와는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게 연애라고 생각해요. 어제는 흑백이었는데 오늘은 컬러로 보이는, 콩깍지든 뭐든 그런 찰나가 펼쳐지는 게 연애죠. 그런데 늘 우울한 연애만 하는 사람이 있어요. 늘 울 일만 가득하고 버거운 건 전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상대에게든, 당사자에게든요. 진짜 사랑을 하면 좀 신바람이 나야죠. 한 번뿐인 인생이잖아요.


혹시 결혼 계획이 있나요? 

그건 계획 짜서 되는 게 아니죠. 하하. 물론 좋은 사람이 생기면 할 생각은 있어요. 좋은 사람이 있다면야 안 할 이유가 있겠어요? 근데 그게 쉽지가 않죠, 쉽지가 않아….


최화정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니까,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야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너무너무 사랑하진 못하잖아요. 내가 꽤 마음에 드는 날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너무 싫은 날도 있죠. 그럴 때마다 전 이렇게 생각해요. ‘월요일엔 내가 너무 마음에 들어 좋았는데 왜 목요일인 오늘은 내가 싫어질까? 내 마음속에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자꾸 천국 쪽으로 보내자’라고요. 저라고 나 자신이 마냥 사랑스럽고 그렇진 않아요. 왜냐하면 내 단점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봐주고 좋아하는 내 모습은 나의 매력적인 부분이지만 나의 후진 모습을 들킬까 봐 자꾸만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될 때도 있죠. 그런데 오히려 그렇게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인정하는 게 치유법이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에겐 들키지 말아야 될 것, 들키고 싶지 않은 것이 다 있잖아요. 그땐 그냥 그걸 인정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입 밖으로 꺼내서 인정하면 더 나아지더라고요.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 화보를 촬영하는 기회는 흔치 않죠. 최화정의 인생에 이 멤버들은 어떤 지분을 차지하고 있을까요? 

엄마, 아빠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하잖아요. 저에겐 이 친구들이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친구라는 게 가끔 서로 마음 상할 때도 있고, 어떨 땐 쟤 없어도 너무 잘 살 것 같잖아요. 사실 친구 없이도 너무 잘 살기도 하고요. 근데 삶의 질을 위해선 꼭 친구가 있어야 돼요. 내가 그런 ‘인생의 친구’를 가졌다는 건 너무 행운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특히 네 사람 사이에는 진한 ‘의리’가 흐르는 게 느껴져요. 흔히들 여자의 의리를 쉽게 폄하하곤 하는데, 최화정이 생각하는 여자의 의리는 어떤 형태인가요?

제가 보기엔 오히려 여자들이 의리가 더 강한 것 같아요. 자기가 필요할 때 ‘의리’를 들먹이는 건 진짜 의리가 아니라 ‘강요’일 뿐이에요. 결정적인 순간에 ‘나이스하게’ 힘을 모으는 건 우리 여자들이 훨씬 잘해요. 그렇지 않아요? 


Simple but Powerful

실크 스커트 1백27만6천원 CH 캐롤리나 헤레라. 귀고리 48만원 1064 스튜디오. 니트 브라렛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I Am HAPPY enough! 홍진경 

예전 인터뷰에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한순간도 없다. 너무 치열하게 살아왔기 때문에”라고 말했었죠. 여전히 그런가요?

전 그래요. 매 순간, 매일매일 다 연소시켜버려요. 그렇지 않으면 그을음이 남더라고요. 그런 그을음에서 냄새도 나고요. 그래서 전 어제도 없고, 내일도 없고, 오늘 하루를 다 태워버리면서 사는 식이에요. 전 계속 이렇게 남김 없이 태우다 갔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된 후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굳이 엄마가 돼서 달라졌다 따위의 대답을 하고 싶지 않다”라는 대답도 인상적이었어요. 굉장히 반갑기도 했고요. 여자들에게 엄마가 된다는 건, 당연히 겪어야 할 변화라는 시선이 있으니까요. 

전 지금도 그렇고, 결혼관, 인생관 같은 게 전혀 없어요. ‘결혼은 어떻게 하나?’ 하다가 했고, 결혼했기 때문에 절대로 헤어지면 안 되고, 가정은 깨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난 언제든지 저 문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금도 늘 대문을 열어놓고 있어요. 하하.


오늘 함께한 싱글 언니들의 삶이 부러울 때도 있나요? 

싱글이어서 부럽다기보다는 언니들이어서 부러운 점이 많죠. 일단 제가 언니들이랑 이렇게 우정을 나누고, 오랫동안 언니들의 동생일 수 있다는 게 저한테는 엄청난 프라이드고요. 언니들과 같이 있을 땐 제가 뭔가 더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져요. 제가 홍진경이어서 좋은 점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제가 홍진경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을 홍진경이기 때문에 만나고 같이 밥 먹고 삶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죠. 


책도 많이 읽는다고 들었어요. 코미디 하는 홍진경이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에서 보여주는 지적인 면모도 새로웠고요. 

책 많이 읽는 분들에 비하면 전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이제는 서점에 가서 페이지를 넘겼을 때 ‘이 책은 정말 건질 만한 책이구나’라는 건 보여요. 시간이 한정 없이 있는 게 아니니까 개중 나은 것들을 볼 수 있는 눈, 그걸 선택할 수 있는 취향이 생겼다는 게 감사하죠. 최근에는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책이 정말 좋았어요. 제목이 좀 깨지만. 하하. 팀 페리스라는 사람이 유발 하라리, 스티븐 핑커, 톰 피터스 같은 전 세계 최고의 멘토들에게 이메일로 질문을 보내고, 그 대답을 받아서 책으로 엮은 거예요. 이 책을 통해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라는 책을 알게 됐고, <차별화의 천재들>이라는 책도 읽게 됐어요. 그렇게 읽다가 어제는 수전 손택의 <말>이라는 책을 샀고요. 그리고 <스티브 잡스>를 다시 읽고 있어요. 


꾸준히 방송인이자 사업가로, 또 일하는 한 명의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20~30대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방에 책 한 권씩 넣어 다니면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보지 않더라도 그냥 내 가방에 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의 미래는 정말 다르거든요.


어떻게 나이 들어가고 싶은가요? 

음, 인문학적으로 표현하자면 나이 들어서도 ‘개츠비’처럼 사랑하고 싶고, ‘모스크바의 신사’처럼 더 어린아이가 되고 싶어요. 사랑도, 삶에 대한 태도도 더 열정적이고, 상처를 받더라도 계속 나아가고 싶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열정은 삶을 피곤하게 하는 요소라고, 안정적인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제 안의 또 다른 홍진경이 있죠. 그 사이에서 늘 조화를 이루면서 살려고 하는데, 때로는 너무 피곤하기도 해요. 최근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너무 꽂혀서 거기에 나온 ‘I Want to Break Free’라는 곡을 계속 듣고 있거든요. 이런 노래를 들을 때면 진짜 다 떨쳐내고 날아가버리고 싶은데 집에서 밥 차릴 때면 또 ‘그래, 난 가정이 있지’ 하고요. 늘 그렇게 줄다리기하는 것 같아요. 저란 사람은.


홍진경에게 언니들과의 의리란 뭔가요? 

의리를 말한 것만 해도 되게 어렸을 때죠. 지금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언제든 불러서 함께하고 싶은 매력적인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저 역시도 부르고 싶은 언니들이라는 매력적인 존재들이 있으니까. 우린 서로가 서로를 너무 좋아해요. 서로의 매력을 늘 발견하면서 사랑하고 사랑받는 우리이길 바라요.


Classic but Exclusive 

(김숙)코트 7백68만원, 티셔츠 44만원, 팬츠 58만원 모두 막스마라. 이어 커프 17만5천원 포트레이트 리포트. 스니커즈 39만7천원 아쉬. 

(최화정)코트 4백98만원 막스마라. 목걸이 18만원 먼데이에디션. 펌프스 63만원 스튜어트 와이츠먼. 

(이영자)코트 7백68만원 막스마라. 턱시도 재킷 가격미정 제이백 쿠튀르. 슬리브리스 톱 3만9천원, 팬츠 5만9천원 모두 H&M. 이어 커프 17만5천원 포트레이트 리포트. 스니커즈 5만7천원 컨버스. 

(홍진경)코트 4백98만원, 슬리브리스 티셔츠 44만원, 팬츠 98만원 모두 막스마라. 귀고리 29만8천원 포트레이트 리포트. 스니커즈 9만2천원 컨버스.


CREDIT
    Stylist 이경은, 노경언
    Hair 이혜영(이영자, 홍진경), 백흥권(최화정, 김숙)
    Makeup 최시노(이영자, 홍진경), 서선녀(최화정, 김숙)
    Set Stylist 최서윤/다락
    Food Stylist 김보선
    Assistant 전혜라, 김서영, 정서영, 정예은
    Web design 이세미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8년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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