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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Thu

사랑의 '빠떼리'가 다 되어갈 때

바둑 복기하듯 이별의 순간을 복기하다 보면 알게 된다. 이별은 결코 손바닥 뒤집듯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는 걸. 사랑 전에 썸이 있듯, 이별 전에 징조가 있다. 사랑의 ‘빠떼리’가 다 돼갈 때의 징후.



<하트시그널>이니 <러브캐처>니, 심지어 <한쌍>까지 주변은 온통 사랑의 결실을 향해 달려가지만, 그 이면에는 더 무수한 이별이 있다. 이별을 잘 극복하는 법이란 사실 없다. 아프지 않은 이별이란 없고, 이별의 고통은 꼭 아픈 만큼 앓고 나서야 지나가는 법이니까. 다만 이별의 징후를 느꼈을 때, 그걸 그냥 넘기지 말고 지금의 관계를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헤어짐을 수업하다>를 쓴 중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쑨중싱은 이렇게 말했다. “이별은 어느 한 시점에서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이다”라고. 결국 연애가 끝장나든, 혹은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쪽으로 나아가든 그 과정 안에서 충실히 노력했을 때 우리는 좀 더 성장하고, 좀 더 성숙한 관계 맺기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 당신의 연애 배터리는 충분히 충전돼 있는가? 혹시 깜빡깜빡 경고등을 모른 척하고 있진 않는가? 각자에게 찾아오는 이별의 징후, 이렇게 대처해보자.



‘지향’과 ‘성향’의 차이

첫 만남에서 강렬하게 끌리며 연애를 시작한 선남선녀.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모든 게 다 좋았던 이 연애에는 단 한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점에 반했던 남친의 정치적 지향 또한 지나치게 올드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태극기 집회에서 성조기 흔들 법한 심히 보수적인 성향. 한창 불타는 연애 중인 여자는 ‘정치 성향이야 다를 수 있지, 이렇게 좋은걸?’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의견이 다를 뿐, 정치에 대해 둘 다 관심이 있으니까 건강한(?) 논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점점 격해지는 게 문제였다. 술이라도 불콰하게 들어간 날에는 서로 삿대질에 험한 말까지 하며, 얼굴 붉히고 헤어지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물론 술 깬 다음 날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좋아지기 일쑤. 그러나 ‘진짜 괜찮은 걸까?’라는 걱정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배터리 잔량 10%

배터리 잔량이 깜빡이기 시작한다. 정치적 지향은 사실 종교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다. 어떤 사안에 대한 견해는 물론 다를 수 있다. 각자의 견해를 피력하며 건전한 논쟁을 할 수 있다는 건 오히려 축복이다. 그러나 이 경우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김지윤 연애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 ‘견해’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어요. 다만 정치적 ‘지향’은 ‘신념’에 가까워요. 정치적 지향에는 가치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삶의 태도 등등까지 포함돼 있으니까요. 삶을 지탱하는 신념이 극과 극을 향해 있는 두 사람이 연애를 잘 꾸려가기란 아무래도 쉽지 않죠.” 

누가 옳고 그른 것을 떠나 옳음에 대한 신념 자체가 다를 수 있다는 말. 그러니 지금 우리가 건전한 논쟁을 하는 것인지, 서로의 신념을 깎아내리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김지윤은 “말로 하면 자꾸 싸우게 되니 차분히 글로 써 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라고 조언한다. 그의 견해가 싫은 건지, 그러다 그가 싫어진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상대에게 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차분히 설명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나는 나를 더 사랑해” 

7년을 만났다. 그간 서너 번을 헤어졌지만, 결국에는 서로에게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스물다섯에 처음 만나 어느덧 서른둘이 된 여자는 결혼을 원했고, 서른에서 서른일곱이 된 남자는 여전히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둘은 결혼에 대한 견해가 다른 것만 빼고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자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건 7년의 연애 그다음의 결실이었고, 남자는 그런 여자에게 답을 줄 수 없는 자신이 늘 미안했다. 남자가 변하기를 기대했던 여자는 결국 기다림 끝에 먼저 이별을 고했고, 남자는 “널 여전히 사랑하지만, 붙잡을 순 없겠다”라며 이별을 받아들였다. 여자는 결혼을 포기하고라도 아직 사랑하는 이 남자를 붙잡고 싶다가도, ‘사랑한다면서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또다시 화가 난다. 여자는 아직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배터리 잔량 0.5%

안타깝지만 배터리가 거의 0%에 가깝다고 볼 수밖에 없다. 오래 연애할수록 오히려 이별은 쉽게 찾아온다는 것을 아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는 건 결국 안 된다는 사실을 긴 세월 동안 체감했기 때문이다. 쑨중싱은 “어떤 사랑은 ‘오해해서 사귀고, 이해해서 헤어진다’는 말로 설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커플의 7년이라는 세월은 서로를 이해하고자 끊임없이 소통하며 노력해온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끝에 결국 단 한 가지를 강력하게 이해하게 된 것이다. ‘7년을 만나도 좁혀질 수 없는 게 바로 이것이겠구나.’ 이 커플의 경우, 남자의 “사랑하지만 붙잡을 수 없다”라는 말은 지독하게도 팩트다. 이 무슨 × 같은 변명이냐고 따져 물어도 어쩔 수 없는 진심. 

<섹스 앤 더 시티> 속 ‘사만다’가 5년을 함께 산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며 한 이 말처럼 말이다. “나도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난 나를 더 사랑해.” 분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별의 이유. 이 남자는 아마 변하지 않을 거다. 가끔 술에 취했을 때나 감성에 젖었을 때, 옛 여친에게 “자니…?” 따위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결혼할 만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누구를 얼마큼 사랑해도 결혼은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이 연애는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여자에게 조언을 하나 하자면, 당장 소개팅을 줄줄이 잡을 것. 어차피 7년이라는 시간은 당장 잊힐 수 없는 세월이니, 이별의 진창에 빠져 허덕이지 말고 소개팅이든 미팅이든 헌팅이든 닥치는 대로 하자. 다른 만남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아픔을 달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7년의 세월에 매여 스스로를 하찮은 존재로 느끼지 말 것. 그러다 보면 ‘비 오면 생각나는 게 그가 아니라 김치전이어서 다행’일 날은 오니까.  



 ‘취존’도 정도껏 

사귄 지 이제 막 100일이 지난 커플. 클럽에서 만나 불타오르는 연애로 빠져들었다. 클럽 죽돌이인 남친은 여친이 생기면서 클럽을 끊은…게 아니라 여친과 함께 매주 출근 도장을 찍었다. 늘 시끄러운 클럽에서 떼로 데이트하는 상황이 영 못마땅했지만, 만에 하나 남친 혼자 갈 때 생길지 모르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억지로라도 따라가던 나날들. 실로 오랜만에 클럽 말고 남들처럼 영화 보고 밥 먹으며 즐겁게 데이트를 하고 나서 헤어질 때쯤 남친이 기어코 다시 여친을 조른다. “자기야~ 클럽 가서 음악 좀 듣고 가자. 정 싫으면 나 혼자라도 잠깐 갔다 가면 안 될까?” 취미 생활도 존중 못 해주는 속 좁은 여친 되기는 죽어도 싫은데, 이 생활 점점 지친다.


배터리 20% 저전력 모드 돌입

배터리를 재충전할 때가 왔다. 취미 생활 존중도 정도껏이다. 클럽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둘의 관계가 아직 클럽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한 것 같아서다. 클럽이야 매주든 매일이든 갈 수 있다. 둘의 마음이 찰떡같이 맞고 신나면 안 될 게 뭐 있겠나? 그런데 한쪽이 지치기 시작했다. 여친은 점점 클럽의 ‘클’ 자만 들어도 짜증이 올라올 것이고, ‘얘는 나일까, 클럽일까?’ 심각한 의문에 휩싸일 것이다. 취향 존중의 한계점에 대한 논의에 착수해야 할 때다. 먼저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말하라. 

가끔 클럽 가서 신나게 노는 건 좋지만 이렇게 출근 도장 찍듯 가는 건 싫다고. 둘이서 알콩달콩 조용히 대화도 하고, 전시나 공연도 같이 보고 싶다고. 클럽 바깥에서의 정상적인 데이트가 가능한지 여부부터 실험해보자. 만약 음악과의 대화 말고 진짜 대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이제 ‘취존의 한계점’을 정하라. ‘클럽은 한 달에 한 번 함께 갈 것!’ 같이 정확한 횟수로. 그러나 얼마 못 가 ‘기승전-클럽’으로 복귀된다면, 관계 재충전은 힘들어진다. 그럴 거면 깔끔하게 이별하고 독야청청 클럽과 살어리랏다.

CREDIT
    에디터 성영주
    사진 Tom Schierlitz
    디자인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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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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