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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2 Sun

퇴사자의 현실 조언 Ep.3

오늘도 꿈꾼다, 퇴사! 하루에도 열두 번씩 ‘때려치울’ 그날을 상상하며. 그런 당신을 위해 코스모가 먼저 퇴사라는 결정을 한 언니들을 만났다. 이들은 “안은 전쟁이라고? 밖은 지옥이야”라는 <미생>의 저 유명한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퇴사만이 살길이다”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삶에 있어 정답이란 없고, 미래는 누구도 대신 열어줄 수 없는 법이니까. 고민과 번뇌를 반복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모든 걱정을 밀어놓고 오롯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불안감은 계속되지만 그게 인생이죠”

1인 기업 ‘리얼관광연구소’ 윤지민 공무원으로 일하다 2년이 채 안 됐을 때 박차고 나와 260일 동안 세계여행. ‘관광 커뮤니케이터’로 강연하고 책을 내는 등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한다. 


왜 퇴사를 결심하게 됐나요?

공공기관에서 관광 관련 일을 하는 건, 사실 저의 오랜 꿈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서울시라는 큰 조직의 일부가 돼보니,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미미하더군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계속 들면서 자존감이 완전히 추락했어요. 매일 아침마다 회사 가는 게 너무 힘들고, 지하철 타고 가다 갑자기 눈물이 나 중간에 내려서 울다 출근하고. 팀장님 몰래 사내 심리상담센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상담도 받아봤는데 도저히 나아지질 않더라고요. 그렇게 두 달 정도 버티던 어느 날, 지금 그만두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어요. 그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팀장님한테 달려가서 말했어요. “이번 달까지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라고. 


퇴사 후 세계여행을 떠난 계기는요?

 ‘평소 내가 제일 좋아하던 게 뭘까?’ 질문해보니 여행이더라고요. 그럼 아예 버킷 리스트였던 세계여행을 가자고 결정했죠. 4월에 회사 그만두고 6월 1일에 떠났는데, 사실 그 두 달이 그만두기 전보다 더 힘들었어요. 어딘가에 소속돼 있지 않다는 불안감이 컸거든요. ‘일도 그만뒀는데 다녀와서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돼 있으면 어떡하나?’ 온갖 걱정과 불안 때문에 여행에 집착하기 시작한 거예요. 여행 계획만 PPT로 30장을 만들었어요. 결과물을 가져와야겠다는 욕심으로요. 그러다 문득 ‘이 짓 안 하려고 그만둔 건데 왜 이러고 있나?’ 싶더라고요. 기획안 다 버리고 ‘내가 좋아하는 관광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오자’ 그것 하나만 생각하고 떠났어요. 


‘회사 때려치우고 세계여행’은 누구나의 로망이지만, 현실은 많이 다르겠죠?

많이 다르죠. 260일 동안 여행 다니면서 중간중간 슬럼프 올 때가 왜 없었겠어요. 그럴 때마다 ‘사람인’ 뉴스레터를 열었습니다. 하하. 지금까지도 그래요. 퇴사 후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 보니까 늘 불안감이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어디 사람 뽑는 데 없나?’ 확인하는 거죠. 불안감을 잠재우는 저만의 의식 같은 거예요.


여행 후 1인 기업을 세우기까지, 과정이 궁금해요.

2015년 2월에 귀국한 후, 제가 직접 제 여행 얘기를 보도 자료로 썼어요. 언론사 5군데에 보도 자료를 보냈는데, 그중 한 곳에서 절 인터뷰하러 온 거예요. 경향신문에 기사가 나갔는데,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더라고요. 그 후로 지자체나 관공서 등 여러 곳에서 강의 요청이나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어요. 점점 강연이나 프로젝트 요청이 많아지면서 2016년 6월에 사업자를 냈죠. 1인 기업 ‘리얼관광연구소’를 하면서 나름대로 ‘관광 커뮤니케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낸 사람이 됐죠. 


퇴사 후 가장 크게 변한 점이 있다면요?

전 사람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를 다닐 때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조차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내가 이걸 좋아한 게 맞나?’ 의심도 들고요. 전 지금도 매일매일이 연습하는 것 같아요. 두려움이 완전히 없어진 것도 아니고, 불안감은 늘 있지만 이것도 마치 감기 올 때 전조가 느껴지는 것처럼 ‘아, 또 슬럼프가 오고 있구나’ 하고, 그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겼어요. 마인드 컨트롤하는 거죠.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여행하면서 깨달은 게 그거예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 그걸 그냥 주문처럼 외는 것과 직접 보고 경험한 것과는 또 다르더라고요. 전 여전히 ‘아무것도 안 되면 멕시코 가서 호스텔이나 하지 뭐’라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있어요. 그게 말처럼 쉽냐고요? 말처럼 안 될 건 또 뭐 있어요?


 퇴사자의 현실 조언 

정 못 견딜 것 같을 때는 휴가 쓰고 일주일 만이라도 진득하게 생각할 시간을 가져라.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 회사 다니면서 회사와 별개로 하고 싶은 일을 당장 실행해보라. 글 쓰는 게 좋다면 SNS에 끄적여보고, 그림 그리는 게 좋으면 당장 그려보라. 회사 일 외에 하고 싶은 일을 따로 찾아 하면, 오히려 회사 일이 더 수월해진다. 회사 안에서 눈치 좀 보지 마라! 상사 눈치 보면서 휴가도 마음대로 못 쓰고, 자기 권리도 못 찾으면서 자신을 죽이고 살지 말 것. 상사한테 잘 보여서 인생 절대 안 나아진다.

CREDIT
    에디터 성영주
    사진 이혜련
    헤어&메이크업 오서영(더쎄컨)
    디자인 이세미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8년 0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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