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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8 Wed

별난 남자, 변요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법을 잘 아는 배우 변요한이 올여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돌아온다. 더 알고 싶고, 더 듣고 싶은 이 남자의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


일 년 동안 휴식기를 보낸 이후 더욱 성숙해진 변요한. 

로브 가격미정 호텔누앙스. 팬츠 59만원 겐조 옴므. 팔찌 4만5천원 엠스웨그.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미생> 종영 직후에 만나고,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에요.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게 있나요?

나이 뒷자리가 바뀐 정도? 아, 삶의 방향이 생겼어요.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거요.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찌됐든 행복이 중요해졌어요. 30살이 갓 됐을 때는 예민하고 날카로웠는데 지금은 웃음도 더 많아졌고, 유해졌어요. 모난 면을 집 정리하듯 잘 정돈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 보인대요. 


행복은 늘 그 순간이 지나야 깨닫게 되잖아요. 요즘 행복하다고 자주 느껴요?

행복은 시간이 지난 후에 깨닫게 되죠. 요즘 부쩍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떠올라요.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 인생의 반은 성공한 거다.” 오늘 같은 화보 촬영장에서도 예전 같았으면 낯을 가려 혼자 있으려고 자꾸 자리를 피했을 텐데 지금은 맞닥뜨리는 편이에요. 


요즘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이잖아요. 변요한을 확실하게 행복하게 만드는 게 있어요?

운동할 때? 어느 순간 적정 수준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되게 힘들고 어려웠던 운동 동작을 할 때 ‘나 아직 괜찮구나, 안 죽었구나!’라고 느껴요. 하하. 제 한계점을 테스트하기 위해 지독하게 열중하기보다는 즐기면서 해요. 그래서 흥분을 안 하죠. 어렸을 때는 흥분을 잘해서 많이 다쳤던 것 같아요. 지금은 마라톤을 뛰듯 체력을 분배하면서 적절하게 힘을 쓰는 법을 깨닫고 있어요. 


데뷔 때부터 중지에 꼈던 반지를 오늘도 끼고 있더군요. 어려웠을 때를 환기하고 마음을 다지는 의미로 직접 사서 늘 끼고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 반지에 하나가 더 늘었어요. 팬들이 생일 선물로 준 반지인데, 연기할 때 빼고는 공식 석상, 촬영장 등 어디에서든 늘 끼고 있어요. 제가 책임감을 갖고 연기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 더 생긴 셈이죠.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면을 두루 갖추고 있는 변요한.

셔츠 14만8천원 프라이노크. 팬츠 가격미정 더 스튜디오 K. 스니커즈 6만9천원 반스. 안경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반지 본인 소장품.


소소하게나마 자신을 위한 선물을 스스로 하는 편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엔 어때요?

계속 저를 위한 선물을 했는데, 얼마 전에 조카가 태어났어요. 그래서 이제는 저 말고 조카를 위한 선물을 사요. 분유를 비롯해 육아 비용이 만만치 않아 동생 내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노력하죠. 영상통화를 하면서 일주일에 5cm씩 자라는 조카를 볼 때면 정말 행복해요. 


7월 방영 예정인 김은숙 작가의 신작 <미스터 션샤인>이 한창 촬영 중이에요. 작품 출연이 결정됐을 때 어땠어요?

지난 일 년 동안 휴식기를 가졌어요. 그동안 미술 하는 친구들도 만나고, 대학교 때 교수님들이 꼭 보라고 했는데 보지 못했던 명작 영화도 보며 나름의 공부를 했어요. 그게 이 작품에 잘 적용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제가 작품에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신다면 그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노력하고 싶고, 무사히 잘 끝나길 바라요. 저는 자신 없지만, 작가님의 대본이 워낙 좋아서 자신 있어요. 게다가 감독님도 무척 열정적이셔서 촬영 현장은 별탈 없이 순항 중이에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다가 2016년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했어요. 

그때 하지 않으면 영원히 무대에 설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NG가 허용되지 않는 무대 위에서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돼요. 그래서 더욱 성숙해질 수 있었죠. <헤드윅>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오래 생각이 나더라고요. 무대에 섰을 때 많이 외로웠지만 좋기도 했거든요. 일 년에 한 번은 무대에 서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는데, 지키질 못했어요. 올해는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꼭 하고 싶어요. 


화보를 찍으면서 “잘 놀고 갑시다!”라고 말하더군요. 실제로 정말 즐기는 게 보였어요. 

예전에는 사진 찍는 게 너무 어색하고 힘들었는데 지금은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쉬면서 제가 했던 인터뷰와 화보를 찾아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 제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잘 늙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외모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잘 늙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순간부터 수염 없는 변요한의 얼굴이 어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때도 그렇고, 이번 작품에서도 그렇고 작가님들이 수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헤드윅> 때는 수염도 밀고, 왁싱까지 했었죠. 저도 모르게 수염 상태에 따라 제 옷차림도, 말투도 바뀌더라고요. 


레트로 무드의 안경을 쓴 그의 색다른 모습.

재킷 가격미정 아미. 선글라스 가격미정 뮤지크×미나권.


요즘 연기 외에 몰입하는 게 있어요?

복싱이랑 수영이오. 복싱은 정말 중독성이 있어요. 오로지 나한테 집중해서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알고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근육을 써볼 수 있거든요. 두 운동 모두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어서 좋아요. 


스스로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나요?

네.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던 부분이 무궁무진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남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아요. 나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너무 많은데 하물며 다른 사람을 볼 땐 더더욱 일부분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죠.


독설가로 유명한 철학자를 인터뷰한 적 있었는데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느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평범한 거라고 말하더군요. 

왜요? 모두가 특별하죠. 저는 누구든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부모님과 친구들한테 사랑받는 존재잖아요. 다만 그 사실을 잘 모를 뿐이죠. 그래서 더 알려고 노력해야 하고, 부딪쳐야 해요. 


자신의 이름 앞에 어떤 형용사가 붙으면 좋겠어요?

늘 하는 말이지만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목표에 다다르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재미있는’ 변요한이 됐으면 좋겠고요. 그 흥미로움에는 기대감도 있을 거고, 어떤 믿음도 있을 거고, 궁금증도 있을 테니까요. 


뭔가 더 자유롭고, 깊어진 것 같아요. 

인터뷰할 때마다 “언제까지 연기할진 모르겠지만”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두려움 때문인 것 같아요. 대중에게 외면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죠.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하고 또 제가 한 말을 지키려고 해요.


CREDIT
    Photographs by Kim Sun Hye
    Feature Editor 전소영
    Stylist 박초롱
    Hair 김수철(순수)
    Makeup 박정안(순수)
    Assistant 전혜라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8년 0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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