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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8 Thu

에네르기를 모으세요

주말을 격렬하게 보낸 후 한 주 내내 맥없이 축 처져 고민하는가? ‘에너지 비축’이 필요한 당신을 위해 전 세계의 고요한 액티비티를 모았다.


 핀란드  숲에서 버섯 사냥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핀란드 20대의 취미가 ‘주말에 숲에서 버섯 따기’라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다. 록 페스티벌에 열광하고 술과 게임을 사랑하는 젊은 유러피언의 이미지에서 한참 벗어난 이 액티비티는 사실 북유럽에선 그리 특이한 일이 아니다.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에서 정착 생활을 하는 김현수(35세) 씨는 많은 핀란드인이 버섯 따기를 즐긴다고 말했다. “주로 여름과 가을에 버섯 따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황금 버섯’으로 불리는 값비싼 버섯을 이 무렵 채취할 수 있거든요. 버섯을 바스켓에 예쁘게 담아 사진을 찍은 후 자신의 SNS에 올리는 젊은 버섯 사냥꾼이 꽤 있죠.” 북유럽 사람들의 이 독특한 취미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는 문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버섯 이름이 적힌 종이와 그림을 주면 보물찾기처럼 채취를 즐긴다고. “꼭 버섯 채취 시즌이 아니더라도, 주말마다 가방에 간단히 먹을 것을 챙겨 숲으로 들어가곤 합니다. 핀란드는 산이 가파르지 않기 때문에 기분 좋을 만큼 땀 흘리다 보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어지거든요. 버섯 사냥을 할 땐 꽤 집중해야 해서 다 마친 후엔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마저 들고요.”  


 중국  향기 듣기

중국의 고도 수행자들이 즐기는 ‘향도’의 사전적 정의는 ‘좋은 향기의 기운을 받아 마음을 닦는 것’. 나무의 결정을 의미하는 ‘침향’, 원목 그대로의 ‘단향’, 노루 분비물을 말린 ‘사향’ 등 다양한 자연의 재료를 태워 훈향하는 수련이다. 전통적인 향도를 수행하는 이들은 이 향을 ‘듣는다’고 표현하며 명상의 한 행위로 접근한다. 그러나 복잡한 품향의 절차와 문향 도구를 모두 갖춘 사람만 향을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잠들기 전 릴랙스와 숙면을 위해 라벤더 오일을 베갯잇에 적시거나 향초를 태워 집 안에 좋아하는 향을 입히는 일상적 습관 또한 향도에서 비롯된 행위다. 향도 문화가 발달한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선 향도를 모던하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다. 조향사가 전통적인 훈향 기술을 접목해 인센스 스틱 형태로 만든 이 제품은 20~30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 대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로이(34세) 씨는 “하루 종일 일하다 집에 돌아오면, 소나무 향이 나는 인센스 스틱에 불을 붙인 뒤 요가 시간에 배운 호흡을 하며 릴랙스 타임을 갖습니다. 방 안에 가득 향을 채우고 침대와 커튼 등에 좋아하는 향을 입히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운을 받는 기분이에요”라고 전한다. 


 일본  꽃으로 예술하기 

일본식 꽃꽂이를 의미하는 ‘가도’ 혹은 ‘이케바나’는 단순히 꽃을 보기 좋게 정렬하는 행위가 아니다. 수련, 수행의 뜻이 담긴 ‘도’가 붙은 건 외양적인 아름다움 대신 꽃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마음의 평온을 찾는 정신적인 활동으로 여겨져왔기 때문. 뉴욕의 요가 명상 마스터 롭 리블레인은 “이케바나는 꽃의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초월해 내면의 고요함으로 인도하는 여정”이라고 소개한다. 이케바나를 할 땐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기분 좋은 것과 불쾌한 것 등 취향과 감정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식물과 식물, 식물과 꽃병 사이 빈 공간과 채워진 공간, 강한 요소와 약한 요소를 잘 조화시키는 데 집중하며 꽃의 씨와 뿌리, 가지와 잎 등을 정리하는 것이 기본 원리다. 도쿄의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마케터 아야노(32세) 씨는 친구들과의 ‘다도회’를 위해 이케바나를 배웠다고. “꽃을 만지고 배열하는 과정도 힐링이 되지만, 반나절가량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동안 꽃봉오리가 조금씩 입을 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이케바나의 진정한 매력이죠.” 


 미국  땅 지르밟기 

맨발로 숲속 흙길, 바닷가의 모래사장 등을 일정 시간 동안 걷는 기회를 ‘일부러’ 갖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지? 우리가 일 년에 한두 번쯤 피서지의 바다에서 아주 잠깐 하는 이 행위는 미국, 유럽, 호주 등지에서 ‘어싱(Earthing)’이라 부르는 액티비티다. 단순히 자연의 감촉을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땅속의 전기신호와 에너지, 자유 전자를 인체 접지를 통해 우리 몸속으로 유입시켜 몸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목적. 쉽게 말해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에너지에 우리 몸을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어싱은 실제로 수면의 질 향상,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 정상화, 염증과 통증 완화 등의 효과가 입증됐다. 일본의 쇼와 대학교 의학부 교수이자 책 <모든 병은 몸속 정전기가 원인이다>의 저자 호리 야스노리는 어싱의 방법과 효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맨발로 흙 위를 걷고, 땅에 손을 대기만 해도 몸속 정전기가 빠져나간다. 바닷물이 밀려오는 해변이면 더더욱 좋다. 젖은 모래사장을 걸으면 정전기가 제일 잘 빠져나간다. 밭일을 하거나 정원을 가꾸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밖에서 흙을 주무르다 보면 기분도 개운해진다. 낚시도 좋다. 바닷물에 손을 담그고 바위나 흙을 만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전기가 빠져나간다.” 실제로 산후 우울증을 어싱으로 극복했다고 말한 배우 귀네스 팰트로를 비롯해 많은 할리우드 스타가 ‘맨발의 산책’을 즐긴다. 배우 이하늬 역시 코스모와의 인터뷰에서 “여유가 날 때마다 숲을 찾아 맨발로 산책을 즐긴다”라고 귀띔했다.


CREDIT
    에디터 류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8년 0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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