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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1 Wed

권상우와 최강희 사이의 교집합

권상우와 최강희 사이에 드라마 <추리의 여왕> 말고도 교집합이 있을까? 서로를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에서 자유롭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는 걸 알았을 때 물음표를 거뒀다.


긴장감과 친밀감 사이에서 묘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한 권상우와 최강희. 

(권상우)로브 가격미정 로리엣. 셔츠 가격미정 조르지오 아르마니. 터틀넥 가격미정 에르메스. 팬츠 가격미정 벨루티. 로퍼 가격미정 지미추. 시계 7백20만원대 까르띠에.

(최강희)슬립 드레스, 니삭스 모두 가격미정 프라다. 


<추리의 여왕 시즌 2> 출연을 확정 지은 후 두 사람이 나눈 첫 대화가 궁금해요.

최강희(이하 ‘최’) 사실 지난 시즌 촬영을 마치고 쫑파티 할 때 시즌 2 얘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정말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하겠다”고 말했고요. 상우 씨가 “강희 씨 하면 나도 할게요”라고 얘기해서 내가 “그럼 하는 거네요? 할게요” 그랬죠.  

권상우(이하 ‘권’) 시즌 1을 한창 촬영할 때 ‘2편’도 하면 좋겠다고 우리끼리 농담처럼 이야기했었거든요. 시즌 2 얘기가 나왔을 때 그냥 자연스럽게 당연히 하는 거라고 생각한 거 같아요. 사실 <추리의 여왕> 시청률이 크게 대박 난 건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현장 분위기나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 반응 등이 다 좋았어요. 대본이 늦게 나오고 그러면 캐릭터도 변질되고, 내용이 이상해지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이 드라마는 그런 게 전혀 없이, 몸은 좀 힘들어도 되게 즐겁게 작업했어요. 그래서 배우들끼리도 돈독하게 지냈고요.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있나요?

시즌 1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죠. 

음,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저는 <추리의 여왕>에 많은 배우가 소개돼 좋아요. 회마다 새로운 에피소드로 다른 인물이 출연해야 해서 유명하지 않은 배우가 많이 나올 수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지상파에서 한 국내 드라마가 시리즈로 방영되는 건 처음이에요. 비결이 뭘까요?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가 아주 확실하고, 그 둘이 파고들 수 있는 사건이 무궁무진하니까. 사실 우리나라에도 미드처럼 그런 시리즈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들이 작품을 하다 보면 캐릭터에 한 번쯤 불만을 갖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 드라마에선 그런 게 없었어요. 사람들에게 ‘완승’과 ‘설옥’에 대한 애정이 생기면서 시즌 2까지 나오게 된 것 같아요. 시즌 1 끝나고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걔네들 보고 싶다”고요. 하하. 


배우로서, 혹은 인간적으로 서로에게 받는 좋은 에너지가 있다면 뭘까요? 

‘유니크’한 게 되게 중요하잖아요.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자기만의 개성을 지닌 사람은 드물어요. 최강희 씨는 고유함이 있어요. 어떤 작품이든, 그 안에서 ‘최강희’만 할 수 있는 걸 보여줘요. 제가 아무리 아줌마라고 불러도, 소녀 같아 보이잖아요.  

누군가 날 사람 대 사람으로 좋아해주면 기분이 좋고, 나도 더 잘하고 싶어지잖아요. 그런 면에서 상우 씨가 저를 참 좋아해준 것 같아요. 상우 씨는 촬영장에 항상 집의 온기를 가져와요. 사람들과 함께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즐겁게 웃고,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죠. 자기 가족, 자기 팀, 자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 안에서 되게 따뜻했어요. 연기할 땐 저를 최강희가 아니라 ‘설옥’으로 대해준 것도 좋았고요. 극에서 우린 배려해야 하는 관계가 아니잖아요. 그냥 얼굴에 달걀을 사정없이 묻히는 관계죠. 하하. 


쉴 땐 자신에게 뭘 해줘요? 권상우 씨는 요즘도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운동은 사실 자기 관리나, 어떤 몸을 만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한다기보단 습관이 됐죠. 일을 하지 않을 땐 와이프와 아이들이랑 최대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그게 그냥 저를 위한 생활이 됐어요.  


예전에 채닝 테이텀이 어떤 인터뷰에서 “내 안에는 TV를 보며 햄버거와 포테이토칩을 먹는 소년이 살고 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너무 공감돼요. 사실 저랑 와이프는 TV를 되게 많이 봐요. 침대 위에서 뭘 먹으면서 TV를 보는 시간이 굉장히 행복해요. 하하. 어떻게 보면 그게 취미일 수도 있겠네요.


동료로 서로를 좋아하며 존중하는 두 사람. 

(최강희)톱 가격미정 마이클코어스 컬렉션. 스커트 1백9만원 준지. 슈즈 1백16만4천원 지미추.

(권상우)슈트 가격미정 조르지오 아르마니. 니트 톱 32만8천원 노스 프로젝트. 로퍼 가격미정 지미추.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강희 씨는 일하지 않을 때 뭐 해요? 

음, 사실 저는 요즘 저의 근황을 별로 알려주고 싶지 않아요. 그만큼 숨 쉴 틈도 없이 바쁘게 지내요. 옛날엔 내 감정에만 충실했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나 생각에 관심이 많아서 그들을 위해 내 시간을 쓰고 있어요. 만약 저한테 정말로 빈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걸 막 10가지씩 늘어놓고 그걸 하다, 말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보고 싶어요. 이 책을 읽다 말고 저 책을 뒤적이고, 밥을 먹다 말고 코코아를 마시고… 이렇게요. 하하하. 


배우와 인터뷰를 하다 보면, 꽤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촬영장에 가는 일이, 연기가 설렌다”라는 말이오. 이 말에  동의해요? 

어후, 요즘엔 너무 추워서 촬영장 가는 길이 힘들어요. 하하. 사실 나이가 들수록 현장이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아무것도 아닌 제가 연기자가 되려고 서울로 올라와서 보낸 그 불확실한 시간에 비하면, 이렇게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고맙죠. 40대가 되기 얼마 전부터 일의 소중함이 크게 와닿았어요. 결혼 전 한창 전성기 땐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살았는데, 10년 동안 1인 기획사를 운영하면서 시야도 넓어지고 주변도 살피며 살고 있어요. 이 얘기가 질문과 맞닿은 답인진 모르겠지만, 예전엔 어떤 작품에 들어가기 전 ‘이걸로 뭔가를 보여주겠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흔히 말하는 ‘가오’ 같은 것을 내려놓았죠. 액션 신을 찍을 때 사람들이 몸 좀 사리라고 하는데, 그냥 물불 안 가리고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밥값 하자’라는 생각으로요. 하하. 

저는 촬영장이 두려워요. 예전엔 설레었거든요. 대본을 보면 ‘이걸 빨리 해보고 싶어’라 생각했고, 내가 어떤 연기를 하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었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긴장이 많이 되더라고요. 


왜 두려워요? 너무 익숙한 일이고, 또 잘하잖아요.   

어… 그게,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악플을 많이 받는 편은 아니지만, 연기나 표정에 대해 지적하는 댓글을 보면 신경이 많이 쓰였거든요. 근데 지금은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하면서 조금씩 예전의 나로 돌아오고 있어요. 그리고 <추리의 여왕 시즌 2>가 촬영장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나를 나쁘게 보지 않는 사람들과 작업하니까요. 


불안감을 느끼기도 해요? 

저는 단 한 번도 불안감이 든 적이 없어요. 그게 자신감이라기보단, 내가 나를 믿어서 그런 것 같아요. 나는 얼마든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심지어 돈도 없어요. 하하. 예전에 ‘내가 돈이 있어서 외로운 걸까?’라는 생각이 들어 제가 가진 걸 다 나누고 제로로 만든 적이 있는데 똑같은 거예요. ‘아, 괜히 그랬다’ 싶었죠. 흐흐흐. 좀 철학적인 얘기일 수도 있는데, 사람은 자기가 먹을 건 갖고 태어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꼭 붙잡고 싶은 것만 없다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려놓고 싶지 않은 것이 많을 때 불안함을 느끼니까요.


곧 밸런타인데이잖아요. 이날을 핑계 삼아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밸런타인데이에 누구와 뭘 하고 싶어요? 아, 권상우 씨는 이제 그런 시기가 지났을까요?   

아니에요.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때 서로에게 선물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와이프는 늘 제가 어떤 필요를 느끼기 전에 그걸 다 채워줘요. 어느 날 집에 가면 나한테 줄 물건이 든 쇼핑백이 딱 놓여 있어요. 그걸 볼 때면 되게 설레요. 흐흐흐. 밸런타인데이는 제가 받는 날이니까, 집에 가면 또 뭐가 준비돼 있겠죠? 하하. 

음, 꼭 남자가 아니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고마운 사람이  많거든요. 


가장 최근에 “사랑한다”고 말한 건 언제예요? 

저요? 자주 하는데… 다정한 말투는 아니겠지만. 오늘 와이프가 일본에서 돌아오거든요. 가기 전에… 했죠. 흐흐흐. 

저는 오늘이오! 남발해요. 그냥, 갑자기 툭. 상대방이 믿든 말든, “안녕?” 같은 말처럼요.  

CREDIT
    Photographs by Kim Young Jun
    Feature Editor 류진
    Stylist (권상우)임한욱, (최강희)최혜련
    Hair (권상우)강다현(에이바이봄), (최강희)강성희(보보리스)
    Makeup (권상우)고미영(에이바이봄), (최강희)태리(이희)
    Assistant 정아이린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8년 0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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