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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Mon

촉을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

스트레스 많은 회사 생활, 뜻대로 되지 않는 연애사, 인간관계 속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당신의 직관에서 찾을 수 있다.


직관이 뭐길래?

“저는 소위 스펙이 정말 안 좋은 취준생이었어요. 저보다 좋은 대학, 훌륭한 경험, 더 높은 학점을 자랑하는 친구들도 대기업에 지원했지만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했죠. 자신감이 부족했던 저는 웬만한 대기업엔 원서를 내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라 불리는 A회사에는 입사 원서를 내야 할 것만 같았어요. 친구들은 시간 낭비라고 했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지만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원서를 넣으라고 하더라고요. 고민 끝에 서류 접수 마지막 날에 기대 없이 원서를 넣었어요. 믿을 수 없지만 최종까지 수월하게 올라갔고, 지난 공채에 합격해 지금 회사를 다니고 있죠. 주변 사람들 모두가 놀랐고 학교에선 취업 성공 우수 사례로 뽑히기도 했어요. 이 일을 겪으면서 마음속에서 외치는 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25세 회사원 배은영 씨의 얘기다. 직관의 힘을 또 다른 방식으로 경험한 29세 회사원 김정인(가명) 씨도 있다. “지난번 사귄 남친은 완벽했어요. 친구들도 모두 부러워했고, 부모님도 마음에 들어 하셨죠. 그는 제게 늘 내년 봄쯤 결혼하자고 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와는 결혼까지는 못 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와 데이트를 하던 어느 날 헤어질 시간이 왔음을 직감적으로 느꼈죠. 그에게 충동적으로 이별을 통보했고, 그는 기다리겠다고 말하며 계속 연락해왔어요. 이별 후 한 달쯤 지났을까요? 거래처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신랑 자리에 서 있는 전 남친을 봤어요. 알고 보니 그는 양다리를 걸쳤고, 지인과는 3년이나 사귀어왔대요. 제 마음이 그는 아니라고 계속해서 말한 이유가 있었던 거예요. 만약 그때 마음의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지금도 저는 그를 만나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끔찍해요. 지금까지 살면서 직감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을 어리석다고 여겼는데, 제가 이런 일을 경험하고 나니 그런 생각이 저절로 바뀌더군요.” 여자의 육감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얘기하자는 게 아니다. 위 두 사례처럼 큰 사건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객관적인 판단과는 다소 거리가 먼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한 후 문제를 해결하거나 일이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대체로 그것을 ‘우연’ 혹은 ‘운이 좋았다’고 치부해버리고 말이다. 명상 지도사인 질 윌러드는 자신의 저서 <직관적인 인간(Intuitive Being)>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직관력은 우리가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줘요. 그래서 옳은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직관력에 대해 너무 간과한다는 사실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요.”


답은 자신 안에 있다

하지만 평소의 우리는 어떤가? 보통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남에게 조언을 구하고, 처세술 책을 찾고, 심지어는 역술가를 찾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속 얘기에 깊이 귀 기울이진 않는다. 생각해보면 당신이 고민하는 문제는 당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이 문제의 해결책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그 해답을 굳이 타인에게서 찾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의 힘을 믿지 못하는 자신감 없는 태도에서 기인한다. 더욱이 우리는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에 의거해 결정을 내리는 사람보다 직관에 따라 결정하는 사람을 보고 덜 현명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무시하는 직관의 힘은 절대로 사소하지 않다. 2016년 미국에서 시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의식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몸이 내보내는 감정적 정보, 다시 말해 직감이 우리가 더 현명하고 자신감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특히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직관은 오히려 객관적인 사실을 합쳐 결론을 내린 것보다 유의미한 결정을 내려주기도 한다. 일본 이화학연구소 산하 뇌 과학 종합연구소가 일본장기연맹의 협조를 얻어 프로 장기 기사 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장기 기사들이 직관으로 다음 수를 선택할 때 아마추어 기사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뇌의 특정 신경 회로가 활발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직관을 이끌어내는 신경 회로로 보통 사람에게도 존재하긴 하지만 오랜 훈련을 거친 사람은 더욱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뇌 과학 종합연구소는 “숙련자의 직관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해 직관이 마음속에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의 일부가 아니라 사실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 복잡한 뇌의 작용을 거친 합리적인 추론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이자 DNA 발견자인 제임스 왓슨은 직관에 대해 이런 얘기를 했다. “직관은 신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를 알아채는 이면의 감각 같은 것으로 그 존재는 뇌 속에 숨겨져 있다. 직관은 매우 논리적이다.” 그의 말처럼 직관은 흔히 말하는 ‘육감’처럼 감각의 산물이 아니라 논리적인 결과물이며, 삶에서 여러 번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더욱이 이런 직관력은 환경을 바꾸거나 노력을 통해 개발될 수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직관력을 키워 문제를 보다 쉽고 현명하게 해결하고 싶다면 다음의 방법을 참고하자. 이를 삶에 적용하면 의외로 쉽게 주변의 문제가 해결되는 놀라운 일을 경험할 것이다. 



 직관력을 쑥쑥 키우는 5가지 방법 

몸이 순간적으로 긴장하거나 아픈 현상을 주의 깊게 살핀다

뉴욕의 웰빙 스튜디오 ‘Modern Sanctuary’의 설립자이자 최면 요법사인 알렉산드라 자넬리는 우리의 마음에 무언가 의혹이 생기면 육체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몸이 이상한 신호를 끊임없이 보낸다면 무시하면 안 돼요. 예를 들어 특정한 장소에 가면 다리에 쥐가 난다거나, 어떤 사람만 만나면 신체 부위가 떨릴 수 있어요. 만약 이런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무시하지 말고 그 신호를 기억하세요. 분명 이와 관련해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거예요. 직관력이란 사소한 몸의 반응을 파악하는 습관에서 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조용한 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도서관에 가거나 마사지를 예약하고, 차분한 요가 수업에 등록하거나 명상 수업을 듣는 것은 모두 직관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해결할 문제가 있다면 조용한 곳을 찾자. 여기서 말하는 조용한 곳은 소음이 없는 곳일 뿐 아니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을 뜻한다. 시끄럽고 여러 방해물이 있는 곳에서는 아무리 직관력이 좋은 사람도 합리적인 추론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확한 직관을 얻으려면 당신만의 동굴, 조용한 파라다이스를 찾아라. 이는 직관력을 높이는 첫 번째 계명이다. 조용한 장소에서는 당신이 의식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마음먹지 않아도 뇌가 알아서 합리적으로 추론한다. 미국의 기 치료사인 데버러 플래너건은 조용한 곳에서의 시간은 직관력을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문제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은 당신이 오롯이 홀로 남겨진 곳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얘기하니 참고하자. 

 

명상한다

힌두교에서는 우리 이마의 중심에 있는 제3의 눈이 뇌의 직관과 외부 세계 사이의 창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명상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추천할 만한 방법은 당신의 눈 사이에 제3의 눈이 있다 가정하고 두 눈을 감는 것이다. 우스꽝스럽고 다소 희한해 보여도 두 눈을 감은 뒤 제3의 눈만 가만히 뜬다고 생각하며 숫자를 1부터 10까지 세면 잡념이 사라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의심이 든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보라. 직관까진 얻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상쾌한 기분이 들 것이다. 참고로 질 윌러드는 이때 숨을 깊게 천천히 쉬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뇌를 쉬게 한다 

뇌를 많이 쓰면 직관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한 말 같지만 뇌를 쉬게 해야 뇌가 추론을 통해 보다 정확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방 신경정신과 안정한의원 김경민 원장은 뇌를 쉬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전자 기기로부터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하며, 산림욕이 뇌를 편안하게 만들어준다고 덧붙였다. 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전두엽 피질 축소 현상이 일어나는데, 신선한 공기가 뇌를 쉬게 해 이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만약 산림욕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인공 산림욕 휘산기를 구매해 주변에 두고 사용하면 직관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컬러를 이용한다

주변 환경에 특정 색깔을 배치하면 무의식적으로 그 영향을 받게 된다. 브로사(Brosa)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트레이시 브라이트는 직관력을 높이는 색깔로 블루를 꼽았다. 블루는 생산성, 창의성을 높이기도 한다. 만약 주로 생활하는 공간의 메인 컬러가 붉은색이거나 여러 가지 색이 강렬하게 섞여 있다면 직관력을 높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블루 계열이나 무채색 계열의 컬러로 바꾸자. 또 지저분하고 정리되지 않은 공간은 직관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오래 머물거나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장소는 늘 깨끗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CREDIT
    프리랜스 에디터 조윤미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7년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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