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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Fri

당당한 그녀들의 몸에 관한 이야기

획일적인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아끼는 여성들을 만났다. ‘내 몸은 내 삶이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아름다운 그들의 이야기.


브라렛 오이쇼. 브리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건강한 생각을 할 때, 

 우리 몸은 더 건강해져요!” 

이연화 (27세, 피트니스 모델) 

 

대학교 졸업 후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청력을 잃는 시련을 겪었어요. 그때의 심정과 그로 인한 삶의 변화가 궁금해요. 

처음에는 원망을 많이 했어요.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가만있어도 24시간 동안 매미 우는 소리가 들리고, 숨 쉬는 소리도 울렸기 때문에 잠을 이룰 수도 없었죠. 그런 절망의 시간을 보내다가 계속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산책을 시작했고, 더 나아가 조깅과 수영까지 하게 됐죠. 운동을 하니 마음이 좀 나아지더라고요. 


그 전엔 운동을 즐기지 않았나요?

전혀 안 했어요. 몸매에 신경을 아예 안 썼죠. 처음에는 몸매보다 건강을 목표로 두고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러면 자연스레 마음도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죠. 그러다가 우연히 머슬 마니아 대회 소식을 접했고, 이왕 운동하는 거 최고가 돼보자고 마음먹었죠. 준비하는 두 달 동안 온종일 운동만 했어요. 


운동하면서 청력이 30%는 회복됐다고 들었는데, 그 ‘기적’이 운동만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요?  

기적이었어요. 병원에서 청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기 어렵다고 수술도 권하지 않았거든요. 한쪽 귀로 충분히 살 수 있다며 그냥 포기하라고 했죠. 그런데 마음가짐을 달리 먹었어요. 조금이라도 들렸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죠. 


머슬 마니아 대회에 참가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전 머슬 마니아 대회가 어떤 건지도 몰랐어요. PT도 처음 받아본 거니까요. 근데 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어요. 내가 이걸 해내면 다음에 어떤 시련이 닥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아도 됐을 텐데요.

맞아요. 남들이 알아서 좋을 것도 없고, 나중에 결혼할 때도 약점이 될 수 있잖아요. 하하. 그런데 힘들었을 때 SNS에 올렸던 글을 어떤 기자가 발견하고 공개적으로 기사를 썼더라고요. 그 글을 보고 희귀병을 앓는 분들이 힘이 됐다는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어요. 안도감과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 몸과 삶으로 희망을 줄 수 있어서 좋아요.   



보디슈트 에탐.

 

 “자신과 잘 어울리는 몸이 

 예쁜 몸이에요” 

눈썹 (33세, 타투이스트)

 

타투이스트가 된 계기가 뭐예요?

대학원에 진학해 판화 작업을 배우면서, 생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SNS에서 그림을 그리며 타투도 하는 작가를 알게 됐는데, 왜 나는 둘 다 할 생각을 못 했을까란 의문이 들었죠. 그 작가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그길로 바로 타투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봤죠.


타투 도안이 식물, 동물 등 자연과 접목되는 소재가 많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나무를 좋아해요. 식물은 마음을 위로하는 힘이 있거든요. 타투가 너무 강해서 오히려 사람이 타투에 묻히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전 자연스럽게 사람과 어울리는 타투를 하고 싶어요. 


타투이스트인데도 몸에 타투가 많이 없네요. 

신중한 편이라서요. 좋아하는 타투는 아주 많은데 어디에 어떤 도안을 할까 고민하다 보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더라고요. 너무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많은 사람이 타투한 몸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요. 여성에게 좀 더 편협한 잣대가 적용되죠. 

타투를 하려고 저를 찾은 사람들은 그런 선입견을 이겨낼 마음으로 온 거예요. 사실 타투뿐 아니라 여성의 피어싱, 자유로운 옷차림에 대해서도 왈가왈부가 많잖아요. 사회적인 분위기와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꾸미는 것이 좋다, 혹은 꾸미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로 충돌하는 것은 무의미해요.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는 거죠.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몸은 어떤 몸이에요? 

건강한 몸이오. 마르든 통통하든 건강한 몸이 예쁜 몸이에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예쁜 몸을 가지고 있어요. 자기 자신과 아주 잘 어울리는 몸이죠. 


당신은 어떤 몸을 가지고 있나요? 

타투를 시작하고 나서 살이 많이 쪘어요. 대신 전에는 잘 체하고 기력이 없어 금방 지쳤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살이 찌고 나서 더 건강해진 것 같아요. 저는 제 몸을 좋아해요. 특히 엉덩이에 자신이 있죠. 여성은 사람들에게 자기 몸을 평가당하는 일이 많잖아요. 심지어 자궁마저 아름다워야 한다는 광고가 등장할 정도로요. 여성들이 자기 몸을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CREDIT
    Photographs by Ahn Ha Jin
    Editor 류진, 김혜미(프리랜스 에디터)
    Stylist 배보영
    Hair & makeup 서채원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7년 0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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