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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5 Fri

다이나믹 듀오의 고백

<쇼미더머니>에 뜬 다이나믹 듀오는 TV도, 음원 차트도, 호사가의 타임라인도 단숨에 점령했다. 이 쿨한 오빠들과 서울의 오래된 골목을 누빈 이야기.


 

서로 닮은 듯 다른 개성을 가진 개코와 최자.

(개코)퍼 코트 2천만원대 펜디. 터틀넥 29만원 뮌. 팬츠 50만원대 코치 폴 컬렉션. 벨트 1백80만원 구찌. 모자 6만5천원 캉골. 안경 16만원대 라이 아이웨어. 

(최자)코트 가격미정 코치 폴 컬렉션. 티셔츠 가격미정 겐조 옴므. 팬츠 49만원 뮌. 벨트 가격미정 프라다. 목걸이 32만원 킹크로치. 


<쇼미더머니>(이하 <쇼미>) 때문에 많이 바쁘죠?

 개코  요즘 거의 <쇼미>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이제 나이가 있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게 잘 

안 되더라고요. 하하. 


안 힘들어요? 

 최자  힘들긴 하죠. 한 프로그램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는 일은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필요해요. 스트레스도 있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어요. 재미 없었으면 아마 못 했을 것 같아요. 


오, 실제로 진짜 재미를 느끼나요? 

 최자  은근히 몰입이 되더라고요. 거기에 나오는 친구들 하나하나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또 우리가 그 스토리의 일부가 되기도 하니까. 친해지고, 정이 들고, 누군가를 떠나 보내고, 같이 힘을 합쳐 어떤 사람들을 이겨야 하는 그런 과정에서, 음… 전우애 비슷한 우정이 생기는 기분이랄까?  

 개코   ‘그냥 뭐 방송이지’ 할 수도 있는데 어쨌든 출연자도 다 한 필드에서 같이 음악하는 현역들이잖아요.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아티스트들이랑 4~5개월 동안 같이 음악을 만들고 있는데 정이 안 들 수가 없죠. 


그동안은 왜 안 나왔어요? 

 개코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어떤 입장에서 접근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한 뒤 합류하고 싶었어요. 워낙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프로그램이고, 빛과 그림자가 분명하니까. 확실히 이해하고 임해야 무언가를 얻든, 재미를 느끼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최자  사실 힙합이라는 장르의 시장이 좀 고인 물 같은 느낌이 있었거든요. 앨범을 내는 뮤지션은 많지만 되는 사람만 계속 되니까. 그건 새로운 스타가 부족하다는 뜻이에요. 결국 힙합 신이 정체돼 보일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은 새로운 인물들을 계속해서 보여주잖아요. 어느 날 우리 아버지 친구들이 나한테 “야, 마이크로닷이 밝고 귀엽더라”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런 변화를 목격하고 나니까 꼭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한테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고. 참여하기를 잘한 거 같아요.


예전엔 도저히 맨 정신으론 들을 수 없는 랩을 하는 참가자도 많았지만 지금은 터무니없는 사람은 안 나오잖아요. 그 무수한 참가자들과 호흡하면서 받은 자극이 있을 것 같아요. 

 최자  사실 예전이 더 재미있었죠. 1만2천 명이나 나왔을 때. 하하하. 

 개코  다이나믹 듀오가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 있잖아요. 약간은 매너리즘에 빠진 시기에  <쇼미>를 통해 다양한 스타일의 래퍼를 만날 수 있었죠. 일종의 뮤직 페어 같달까? ‘어떤 사람은 저렇게 랩을 하는구나’ 혹은 ‘저런 스타일로 음악의 구조를 짤 수 있구나’ 하고 끊임없이 자극받고 에너지도 얻었죠. 

최자 아직 바깥에 안 나온, 래퍼를 꿈꾸는 사람들이 지금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고, 어떻게 랩을 하고 싶어 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잖아요. 현재의 유행이든  앞으로 흘러나갈 방향이든 이 신의 큰 그림을 보게 된 것 같아요. 


다이나믹 듀오, 드렁큰 타이거, 리쌍이 신인이던 시절엔 힙합이 시처럼 느껴졌어요. 저는 책 읽는 기분으로 랩을 들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래퍼는 자본주의의 총아, 싸움꾼, 아니면 센 언니 같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최자  흐름이죠, 뭐. 요즘 세대는 즉각적인 자극을 좋아하잖아요. 소설보다 웹툰을 보는 세대니까. 근데 좀 놀라운 건 젊은 친구들이 우리가 옛날에 했던 걸 다시 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그냥 흐름이죠. 예전 게 다시 돌아올 수도 있는 거고요. 


요즘은 새 노래가 나오면 거기에 젖거나 취할 새도 없이 빨리 소비되고 지나가버리잖아요. 뮤지션으로서 이 속도감이 어떤가요?

 개코  그 속도를 맞추려고 노력하죠. 예전엔 일정 기간 앨범 하나 만드는 데 온 에너지를 다 썼다면 지금은 분산해요. 올해도 뒤돌아보면 사실 한 달에 한 곡씩 발표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오늘 유독 에너지 얘기를 많이 하네요.

 개코  이제 늙어서요. 하하. 예전엔 멀티플레이가 가능했는데 이제 우리도 마흔이 다 돼가니까.  


 

요란한 프린트의 룩도 그들만의 분위기로 소화해낸다.

(최자)코트 가격미정 겐조 옴므. 스웨터 80만원 코치 폴 컬렉션. 팬츠 가격미정 에트로. 샌들 1백30만원대 프라다. 

(개코)스웨터 1백28만원, 셔츠 92만원 모두 구찌. 팬츠 23만원 이스트로그 by 에이트디비젼. 모자 가격미정 캉골. 안경 16만원대 라이 아이웨어. 스니커즈 10만9천원 반스. 


조급한 마음이 든 적은 없어요? 

 최자  그건 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느끼는 감정이죠. 때로는 그게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요. 동기 없는 행동을 계속해야 할 때 조급함마저 없으면 번아웃되기 쉬워요. 늘어질 때 텐션을 유지시키는 좋은 장치죠. 


아, 우리는 이제 늘어지는 걸 경계할 나이일까요?

 개코  빵 굽는 사람은 매일 빵을 구워야 하잖아요.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시동을 걸어놔야 뭔가 나와야 할 때 몸이 그걸 기억하고 바로바로 실행할 수 있죠.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날이 무뎌져 있으면 최적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데 에너지가 너무 많이 필요해요. 성실히 계속 움직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은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 같아요. 

 최자  개코는 정말 피부도 탱탱하고 음악적인 긴장감도 팽팽해요. 하하. 당장 싸울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에요. 나이가 들면서 그런 모습이 더 나오는 것 같아요.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에 전투적이 되는 거죠. 재능 있는 아티스트가 성실하기까지 하면 되게 무서운 거거든요? 그리고 당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유지하는 거예요. 개코는 힘을 많이 안 들이고도 팽팽함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요. 어떤 ‘동기’가 있어야 그게 가능한데, 개코한텐 광천수같이 계속해서 뿜어져나오는 동기가 있어요. 그게 되게 멋있어요. 


와… 무슨 ‘개코 평전’ 서두 같아요. 

 개코  음. 이제 내 차례인 거죠? (최자에게) 물 마시지 마! 왜 기대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봐! 흐흐. 저는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고 싶은데요, 최자는 인격적으로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의 일과 삶, 쉼에서 균형을 찾은 사람. 자기 인생을 즐겁게 만들 줄 알아요. 저는 한쪽으로 쏠려 있을 때가 많은데, 최자는 저 같은 사람이 쉬어 갈 수 있는 존재죠. 우리가 오래 같이 활동하며 이렇게 화목할 수 있는 것도, 다른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쇼미>를 이렇게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 가능하고요.


일 말고 흥미를 느끼는 관심사는 뭐예요? 

 개코  요즘엔 자동차에 꽂혔어요. 원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옛날 차를 좋아해요. 그리고 자동차라는 공간 자체도 좋아요. 가족이 있다 보니 개인 공간을 갖기 힘든데 차에선 혼자 가만히 생각도 할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으니까. 


최자 씨는 낚시에 빠져 있다고 들었어요. 남자들은 왜 그렇게 낚시에 열광해요?

 최자  수렵과 채집의 본능을 만족시키니까. 하하. 저는 세상에 있는 음식을 다 먹어보고 싶고 세상의 모든 재미를 다 느껴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젠 좀 줄이려고 하는데 낚시는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루어낚시를 즐기는데, 가짜 생선 모형으로 물고기를 속여서 꼬여냈다는 짜릿한 성취감이 있어요. 방어나 부시리 같은 큰 물고기들의 묵직한 당김이 느껴지면 막 호르몬이 폭발해요. 사실 풍경만 봐도 호르몬 팡팡 터지는 거 같아요. 잡은 물고기를 잘 손질해 집으로 가져와 사람들과 함께 요리해서 먹고, 주변에 나눠주는 그런 일련의 과정이 저한텐 되게 행복한 일이에요. 


<쇼미> 이후엔 또 무슨 일을 계획하고 있어요? 

 최자   <쇼미> 콘서트. 흐흐흐. 

 개코   싱글을 한두 개 정도 낼까 하는 생각은 있는데 아직 모르겠어요. 정규 앨범은 내년 정도에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요. 


‘현역’이라는 말은 둘에게 어떤 의미예요?

 개코  끔찍한데요? 군대 생각나고. 흐흐. 

CREDIT
    Photographs by Kim Cham
    Feature Editor 류진
    Fashion Editor 노경언
    Stylist 한종완
    Hair & Makeup 김태현 (미장원 by 태현)
    Assistant 이지은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7년 0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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