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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0 Mon

이상한 나라의 이요원

자기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편안하게 웃는 배우 이요원. 그녀가 샌프란시스코의 거리를 거닐며 들려주는 이야기.



핑크 컬러 슈트와 핑크 립의 톤앤톤 매치가 세련됐다. 

재킷 가격미정 포츠 1961. 귀고리 63만3천원 스타일러스. 쿠션 컴팩트 시세이도 싱크로 스킨 글로우 쿠션 컴팩트 5만5천원. 아이섀도 시세이도 마끼아쥬 드라마틱 무드 아이즈 #BL727 4만8천원. 치크 시세이도 마끼아쥬 치크 컬러 #PK222 3만5천원. 립 시세이도 마끼아쥬 워터리 루즈 #RS505 3만6천원.


샌프란시스코는 처음이죠?

네, 미국도 오랜만이기는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처음이에요. 아기자기해서 미국 속의 유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들과 다시 한번 여행으로 와도 좋을 거 같아요. 


여행을 좋아하는 게 촬영하면서도 느껴졌어요. 다시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꼽는다면요?

호주! 관광지나 볼거리가 많은 건 아니지만, 정말 여유로워요. 바다도 아름답고, 지나면서 보는 집들도 모두 사랑스럽죠. 예전에 호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했거든요. 그 아름다운 뷰, 또 당시의 감정이 아직도 너무나 선명해요. 제 인생에서 손꼽히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죠. 


여행 메이트가 정해져 있나요? 

친한 언니, 친구들과 주로 가요. 혼자서는 무서워서 못 가죠. 최근엔 <불야성>을 함께했던 유이와 후쿠오카에 다녀왔어요. 지나가는 말로 제가 먼저 제안했는데 흔쾌히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혹시라도 제가 선배라 어려워서 거절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몇 번이나 다시 물어봤죠. 하하. 직장 동료(?)와 간 건 처음이었는데 재미있었어요.



패턴이 가미된 슈트와 화이트 스니커즈의 매치가 멋스럽다. 

재킷 1백38만원, 팬츠 67만원 모두 골든구스 디럭스 브랜드. 스니커즈 23만9천원 제옥스.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떨 거 같아요?

살면서 한 가지를 선택하면 또 한 가지를 포기하게 되는 부분이 분명 있잖아요. 만약 제가 일찍 결혼하지 않았다면 좀 더 자유로운 20대를 보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자유와는 또 다른 안정감과 행복이 있으니까요. 또 20대는 뭐든지 서툴잖아요. 자신에게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아직 몰라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말 돌아갈 수 있다면 30대 초반을 선택할래요. 저 자신을 잘 알고,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얼굴은 30대 초반보다 더 어려 보이는걸요? 관리 비결이 궁금해요.

관리야 물론 하죠. 피부과도 다니고, 운동도 해요. 요즘 친구들이 다들 입체적으로  생겨서 상대적으로 제 얼굴이 너무 밋밋해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피부 관리 이상의 것들은 조금 무서워서 적당히 관리하며 지내고 있어요. 다행히도 튀긴 음식이나 기름진 것들, 인스턴트 음식은 원체 좋아하질 않아요. 특히 출산 전부터 몇 년간 했던 웨이트트레이닝이 출산 후에 많은 도움이 된 거 같아요. 지금은 요가를 배우고 있어요. 


최근, 영화 <그래, 가족>으로 굉장히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죠?

네, 지난여름에 두 달 동안 촬영했어요. 따듯한 가족 영화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 함께 나온 배우들과 즐겁게 작업했어요.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걸 다 제칠 만큼 재미있었죠.



깔끔한 스타일링에 미니 크로스 백을 매치해 가벼운 리조트 룩을 완성했다. 

터틀넥 8만8천원, 팬츠 23만8천원 모두 문탠. 숄더백 43만원 일모. 귀고리 가격미정 @missmaggieme.  


영화 속 이요원의 ‘수경’이란 캐릭터에 감정이입됐어요. 실력만으로 넘을 수 없는 ‘흙수저’의 벽을 느낀 것만 같았죠. 배우 이요원에게도 그런 설움이 있었나요?

처음 배우 생활을 시작했을 땐 연예계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믿을 만한 인맥도 전혀 없었어요. 다른 배우 지망생들보다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노력해야만 했고, 기회가 올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게 전부였죠. 신인 시절에는 제가 아닌 다른 친구가 캐스팅되고 그 이후에 들려오는 이야기에 서러움을 느끼기도 했어요. 지금은 제가 그런 현실과 타협하고, 어느 정도 수용해요. 저마다 사정이 있는 거니까요.


배우 이요원도 ‘수경’에게 이입된 거네요?

그렇죠. 그런 ‘수경’의 상황뿐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드라마 <욱씨남정기> 속 ‘욱다정’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욱다정’은 좀 더 만들어진 캐릭터로 개성이 강했기 때문에 연기를 하며 속 시원한 부분도 많았어요. 


최근 주로 화통하고 솔직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청순 여배우’라는 이미지를 벗고자 하는 계산된 선택이었나요?

이미지 변신을 위해, 혹은 전략적으로 제 커리어를 만들고자 작품 선택을 한 적은 없어요. 단지 당시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혹은 하고 싶은 캐릭터를 택했죠. 시대에 따라 주류인 캐릭터가 바뀐 게 아닐까요? 90년대 여주인공은 대부분 청순하고 착했지만 지금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은 사랑을 먼저 쟁취할 줄 알고, 표현에도 솔직한 것 같아요. 



작열하는 햇볕을 피하려면 프레임이 큰 선글라스가 제격. 

블라우스 60만원대 이치 아더. 선글라스 47만5천원 에스카다 by 세원 ITC.

이요원이 연기하는 ‘센 여자’가 무척 반가워요. 

예전에는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있으니 여성스러운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원래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인데, 사람들이 제게 바라는 이미지에 맞춰왔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연기를 하다 보니, 오히려 대중은 제가 최근에 연기하는 캐릭터를 더 많이 사랑하고 기억해준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여러 인터뷰에서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해왔어요. 이요원에게 발전한다는 건 어떤 의미예요?

작품을 할 때마다 제가 얻어 가는 게 있어야 돼요. 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다른 것에 도전하고, 그 도전을 통해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을 늘려가거나, 비슷한 캐릭터 안에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해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거죠. 


연기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면 무뎌지기 마련이잖아요. 슬럼프가 찾아올 땐 어떻게 대처해요?

카메라 앞에선 강한 척 늘 웃고, 화려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잖아요. 때때로 상처받기도 하고, 지칠 때도 있죠. 그렇다고 배우를 그만두고 싶단 생각은 해본 적이 별로 없어요. 그만두기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매력적이거든요. 하하. 새로운 인물, 새로운 작품을 만나면 다시 에너지를 얻고, 의욕이 생기기 때문에 견디는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요원이 살아가면서 꼭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면요?

지금처럼만 살고 싶어요. 저는 사람을 만날 때도 가볍게 사귀는 스타일은 못 되거든요. 한번 맺은 관계는 오래 유지해요. 그래서 딱 지금처럼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행복을 지키며 살고 싶어요.


CREDIT
    Photographs by Park Jung Min
    Contributing Editor 최한나
    Fashion Editor 전선영
    Celebrity Model 이요원
    Stylist 이보람, 서혜지(인트렌드)
    Hair 다미(에비뉴준오)
    Makeup 유민(에비뉴준오)
    Location 크리스틴 황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7년 0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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