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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4 Wed

웹툰 <미생> 윤태호작가를 만났다

코스모 독자들의 인생 고민을 들고 <미생>의 원작자 윤태호 작가를 만났다. 사회생활에 대해 자신이 감히 어떤 처방을 내릴 수 있겠냐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던 그지만, 그 누구보다도 겸허한 자세와 강단 있는 말투로 조심스레 내려준 인생 선배의 훈수가 여기 있다.


꿈 vs 현실

제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처럼 직장 다니고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만족해야 하는 건지,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건지…. 어떻게 해야 할까요? -Ji Doo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네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느끼는 건 사람들이 ‘직업’과 ‘꿈’을 상반된 것으로 분리해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꿈을 대단히 비현실적인 것으로 여기며 사실 내 꿈은 머나먼 다른 곳에 있다고 설정, 실제로 내가 하는 일과 직업에 대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기업체에서 강연할 때도 대부분의 질문이 ‘작가님은 꿈을 이루신 분인데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사는 우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라는 식이에요. 일단 제가 남의 삶을 평가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거니와, 어렸을 때 꿈꿨던 만화가로서의 제 모습과 지금 현재 제 모습이 과연 같은 모습일까요? 26년 넘게 만화를 그려오면서 변질이 안 됐을까요? ‘직업인’으로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면서 저도 얼마나 내상을 입었을까요? 단순히 ‘만화가’라는 직업을 쟁취했다고 해서 꿈을 이뤘다고 말할 수는 없는 부분이에요. 만화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지, 만화가라는 직업 자체가 제게 행복을 주진 않는다는 얘기죠. 마찬가지로 단순히 ‘자신의 꿈이 직업이 되는 것’이 다는 아닐 거예요. 그걸 하고 있을 때 자신의 모습이 행복한지 아닌지가 더 핵심적인 거죠. 직장인들은 대부분 자신이 원치 않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워낙 강해서, ‘꿈’이라는 가치에 현실과는 정반대의 어떤 것이라는 식의 의미 부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인간관계

사람들과 조화롭게 사는 비결이 궁금해요. 트러블 없이 지내는 게 가능할까요? 만약 트러블이 생긴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까요? -남경인

“모든 드라마의 기본은 ‘부조화’입니다. 기본적으로 ‘남과 나는 다르다’라는 데에서 모든 드라마, 모든 이야기가 출발하는 거죠. 결국 그 ‘부조화’를 인지하고 살아가느냐의 여부가 인간관계의 피로도를 결정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다 다르다는 전제가 확실히 되어야 남하고 ‘좋은 소통’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화를 내고 분노하는데, ‘그렇다면 나는 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대부분 그렇지 못하거든요. 회사에 매뉴얼과 기본적인 처세의 규칙이 존재하는 건 서로가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어놓은 거죠. 누군가는 A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반면, 다른 사람은 A라는 단어를 치명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에 애를 먹는 건 그것 때문이고요. 중요한 건 여기서 ‘저 사람은 대체 왜 그러지?’가 고민의 포인트가 되면 안 되고, 기본적으로 그렇게 다르게 받아들이는 게 당연하다고 전제한 상태에서 (정말 상대방이 또라이가 아니라면)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하는 거죠. 한마디로 그 사람의 ‘생각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무조건 자신을 버리고 상대방에만 맞춰야 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 저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이 어떤 연유로 그렇게 발현됐는지 정도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왜냐,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아무리 그 사람이 싫어도 회피할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싫건 좋건 그 사람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데, 계속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진지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그 사람의 본질적인 생각과 행동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파악하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종국엔 그게 자신이 편해지는 길일 거예요.” 


현실 vs 이상

5년 전의 저는 미래의 제가 무언가를 이룬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저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더군요. 상사에 치이고 현실에 부딪히고… 저도 모르게 현실에 안주해가는 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20대 후반 직장인에게 해주실 격려의 말씀이 있으신지요? -Catarina Lee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아가 배신당한다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문제인 것 같네요. 그럴 땐 과감하게 회사를 때려치워야 할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땐 오히려 자기를 위로해줘야 해요. 제가 보기엔 직장인들에게 아이러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은 회사에 돈 벌러 나갈 뿐이라고 하면서 상사의 한마디에, 사소한 실수에, 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걸까요? ‘돈을 벌기 위해 양심 좀 팔면 되지!’라고 말은 해도 실제로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문제인 거죠. 사람들이 ‘자아실현과 회사는 별개다’라고 자학적으로 말하지만, 사실은 돈만 보고 회사에 다니는 건 아니라는 반증이죠. 결국에는 모든 순간에 자아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게 삶이니까요. 사회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면, 앞서 말했듯 그 순간에 자기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위로의 방법은 자신이 가장 잘 알 거고요.” 


스트레스 해소법

결국 모든 직장인들의 고민은 ‘스트레스’로 귀결되는 것 같네요. 작가님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세요? -윤성민

“저는 만화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자가발전을 하지 않으면 이 직업을 유지할 수가 없어요. 무슨 말인가 하면, 스트레스가 있을 때마다 누군가 혹은 술과 같은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돼버리면 결국 일을 못 한다는 얘기죠. 창작의 스트레스라는 건 사실 좀 종류가 다른 것이기도 해서, 스트레스가 나를 지배하는 상황이 되면 스토리가 안 나와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 전 ‘그냥’ 합니다. 일단 작업대에 앉아 그냥 계속 작업을 하는 거죠. 스트레스가 있건 말건 무조건요. 왜냐하면 이건 내 직업이니까요. 만화라는 것이 저의 자아실현을 위한 매개가 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저희 가족이 먹고사는 저의 ‘직업’인 거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스트레스 따위는 얼마든지 껴안고 일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즉 스트레스는 견뎌내야 하는 거지 극복하거나 잊어버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100% 극복할 수 있다면야 최상이겠지만, 사실상 불가능하고요. 평소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서 스트레스를 최소한 덜 받게끔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죠.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면 그 스트레스를 껴안고 일을 하는 와중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원고)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업무량

직장 생활을 할수록 점점 늘어가는 업무량이 부담입니다. 직장 상사가 일을 많이 맡기는 게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된다고 믿어 그러는 건지 아니면 제 능력을 시험하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고요. 둘 중 어느 쪽이든 부담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힘든 만큼 궁금하기도 해요. -최지윤

“일단 그 일이 누가 해도 상관없는 일이냐 아니냐가 중요하겠네요. 만약 누가 해도 상관없는 거라면 공정하게 분배를 하는 게 맞겠죠. 만화처럼 창작 영역의 예를 든다면, 자동차나 건물 같은 인공적인 부분을 잘 그리는 사람이 있고 나무, 숲, 바다 같은 자연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있을 때 중요한 배경이 되는 그림의 경우 특정한 누구에게 ‘미안하지만 네가 좀 해줘’라고 할 수 있어요. 만화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걸 기꺼이 받아들이는 편이고요. 일반 회사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누가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거나 실수를 조금 덜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을 많이 하는 만큼 연봉 고과에 크게 반영된다면 모를까 비슷한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 특정한 한 사람이 좀 더 많은 일, 좀 더 신경 쓰이는 일을 도맡아 한다면 그건 아무래도 상사가 잘못 판단하는 게 아닐까요? 특별한 의미 부여 없이 단지 상사가 조금 마음 편하자고 누가 해도 크게 상관없는 일을 한 사람에게만 몰아준다면, 당연히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사가 ‘널 믿기 때문이야’라고 말한다고요? 믿으면 믿는 것만큼 월급으로 증명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바둑과 인생

<미생>은 인생을 바둑에 비교한 이야기입니다. 바둑과 인생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때로 바둑이 인생보다 낫다고 생각할 땐 없으신가요? -Seyoon Jung

“바둑의 세계는 물리적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판이 한눈에 보이죠. 무한한 캔버스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인생은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맵처럼, 내 정찰기가 갈 수 있는 곳까지가 내 인식의 지평선이 됩니다. 과연 내가 어디까지 바라볼 수 있는지, 남은 어디까지 보고 있는데 내가 바라보고 있는 최대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자신은 모르는 거죠. 더 넓어질 수도, 더 좁아질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보는 게 신기루일 수도 있고, 착각하고 오해할 수 있는 지점이 너무도 많다는 것. 이게 인생을 사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해요. 바둑은 그 세계가 한눈에 딱 보이니까 ‘인생의 축소판’으로 생각하며 바둑에서 얻은 지혜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들 여기는 것 같고요. 바둑이 삶보다 더 낫냐 아니냐의 문제라기보다는,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 질서를 부여하며 정돈해나갈 수 있는 통찰력을 바둑을 통해 기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뿐입니다.”


리더십

상사와 팀원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다정

“사실 일반적인 조직 생활을 안 해본 저로서는 답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미생>의 김 대리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만화라면 어떻게 풀어갔을까 가정하고 답변 드리겠습니다. 물론 오 차장처럼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시는 상사 밑에서라면 크게 고민할 부분은 없을 것 같지만요. 허허. 만약 상사가 오 차장과 다르다고 가정했을 때, 그 상사가 팀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한 지시를 내렸다 해도 김 대리라면 아무 말 안 하고 팀원들에게 ‘일단 해’라고 지시했을 것 같아요. 그런 다음에, 혹은 일이 다 끝난 뒤에 왜 이 일을 네가 해야만 했는지에 대해 설명할 것 같네요. 왜 나중에 얘기하냐고요? 첫 번째로 일을 시키기도 전에 설명부터 하는 건 일단 상사로서 품위가 없어요. 스스로 권위를 부정하는 거죠. 두 번째로는 다음번에 일할 때도 똑같이 구구절절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건 상황을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거고요. 중간 관리자로서 상사의 지시를 정확하게 전달해서 밑에 있는 사람에게 그 일을 하게 하고, 차후에 서로간의 이해를 구하며 자신과 팀원 사이의 신뢰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거죠. ‘어쨌든 이 상사가 어떤 일을 시켰을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믿음을 주면서요.”


일과 삶

윤태호 작가님이 생각하는 삶과 일(직장 생활)의 관계를 작가님만의 언어로 말씀해주세요. -김주영

“<미생> 댓글 중 저를 울컥하게 만든 게 하나 있었어요. ‘회사 일을 무슨 의미 부여씩이나 해가면서 하냐, 자아실현하러 회사에 가나?’라는 거였죠. 그래서 만화 대사에 이런 얘길 넣었어요. ‘회사에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 일을 하면서 자아가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자아의 실현이 된다.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선, 엄한 무대가 필요하진 않다’는 거였죠. 순간순간이 자기를 증명하는 것이지, ‘나는 회사에서 월급만 받아 가면 땡이야’라며 자신과 자신의 일을 비하할 필요는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하루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인데 그곳에서 자기 자신의 존재가 증명이 안 된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해야 하는 것인가, 나아가 삶과 직장 생활이 왜 굳이 구분되어야 하는가, 구분한다고 해서 구분이 될 수 있는 것인가, 구분을 했다고 구분한 대로 살 수나 있는 건가, 이건 꼭 따져봐야 할 문제인 거죠. 회사에서 받은 내상은 가정에도 그대로 연결이 되고, 가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직장 생활에 분명 영향을 끼치며 온전한 개인에게도 치명상을 입히잖아요? 일과 삶은 컴퓨터 파티션 나누듯이 딱딱 구분할 수 없는 문제예요. 그래서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 어쩔 수 없이 자신을 기만해야 할 때가 분명 생겨요. 그럴 때 자신을 비하하는 대신 남이 격려 안 해줘도 자기 스스로 격려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면서 연민해줄 수도 있어야 해요. 그게 진정한 의미의 자아 실현 아닐까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간에 ‘자신’이 되어 살아가고 그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연민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말이에요.”


어린 시절의 상처

스무 살 때부터 학비와 생활비를 혼자 해결했어요.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느라 친구들과 어울려 커피숍에서 수다 한 번 떨어본 기억이 없네요. 1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여전히 혼자 모든 걸 해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많이 지쳐요. 겉으로는 당차고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이지만, 제 속에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주 작은 아이가 늘 웅크리고 앉아 있거든요. 현재 몸이 아파 일 년 정도 일을 쉬면서 병을 치료하는 중인데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의 도움과 사랑을 받고 싶은 나와 뭐든지 혼자 해결해내는 내 모습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가 없어요. 어른아이가 된 기분이라 점점 우울해집니다. 어떻게 하면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을까요? -최진아

“이 독자분의 처지가 돼보지 않은 이상, 감히 제가 이래라 저래라 말씀드릴 수는 없는 영역인 것 같네요. 다만 한 가지 

위로의 말씀을 드리자면, ‘그래도 옛날보다는 나을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1차적인 위안을 삼아보는 게 어떠신지요. 자립조차 힘들어 주변의 힘이 간절했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온전히 본인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됐을 테니까요. 최소한 남이 문제가 아니라, 나만 나 자신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어떻게든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점에서 말이죠. 그러니 너무 비애감에 휩싸여 있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양분’을 좀 더 많이 주는 쪽을 택하기를 권합니다. ‘지금 당장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뭔가 새롭고 대단한 걸 해야만 해!’가 아니라 작은 것, 사소한 것에서 성취하는 기쁨을 느껴보는 것부터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습관’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남과 상관없이 본인이 마음 편해지는 그런 룰이오. 그런 습관이 있다는 건 일단 자신이 편해지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깨뜨려야 할 습관’이란 게 분명하다는 점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가 쉬워지거든요. 저녁 먹고 한 시간 정도 밖에 나갔다 들어오기라든지 밤바람 맞으며 30분 정도 걷다가 들어오기라든지, 그렇게 온전히 자기만을 위한 습관이 있으면 사람이 서서히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자유로움이 뭔지에 대해서는 본인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한없이 무책임해지는 시간을 하루 30분 정도는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것. ‘너는 왜 그런 걸 하니?’라는 얘기를 들을 법한 어떤 것을 하는 것. PC방에서 30분 정도 게임을 하든가 뭔가 비생산적인 일을 해서 자기 스스로에게 많은 걸 허용하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자기를 풀어주는 30분 규칙을 매일 습관화하다 보면, 3개월, 6개월, 1년 안에 ‘아, 더 이상은 이런 것이 내게 필요하지 않게 되었구나’ 느끼면서 성취감에 쾌재를 부르게 될 테니까요.”


결혼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어요! 하지만 주변에서 ‘진짜 사랑하는 사람’보단 ‘조건 좋은 사람’과 결혼해야 더 잘 산다고들 얘기하네요. 사랑해서 결혼해도, 돈이 많은 사람과 결혼해도, 돈이 없는 사람과 결혼해도, 종국엔 헤어지는 경우를 보면서 배우자와 평생을 함께하는 내내 사랑하며 살아가는 게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해요. 작가님은 결혼해서 행복하신가요?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김미정

“그럼요. 전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그런 ‘망상’을 미리부터 한다는 건, 지적 유희처럼 보인다는 걸 고백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아직 실제로 아무것도 이루어진 게 없고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라 사실 답 자체가 필요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최선의 답을 드리자면, 어느 누구와 살아도 삶은 마냥 아름답기만 한 과정이 아닙니다. 다만 함께 가기로 약속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거죠.” 




CREDIT
    Editor 박지현
    Assistant 이상미

이 콘텐트는 COSMO BUSINESS
2014년 10월호

기사입니다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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