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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5 Mon

이 시대의 Story maker를 만나다 1 <인간도시컨센서스 대표 김진애>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의 출발은 나의 내면을 ‘독하게’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김진애 대표는 말한다. 2014년 코스모 커리어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그녀를 코스모폴리탄 편집장이 만났다.


“나 스스로에 대해 ‘독하게’  공부해보세요”

Mentor 인간도시컨센서스 공동 대표 <김진애> 



작년 말 코스모와의 인터뷰 이후에 한 권의 책을 더 내셨죠. <한 번은 독해져라>라는. 저서 <왜 공부하는가>에 이어 이번에는 ‘독해지라’는 메시지를 던졌는데, 요즘의 ‘힐링’, ‘행복’ 열풍과는 좀 대비되는 면이 있어요. 지금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독해지라’라는 화두를 던지신 이유가 뭔가요? 

사실 원래 제가 생각했던 이 책의 제목은 ‘왜 나는 괴롭힐까’였어요. 출판사의 추천으로 <한 번은 독해져라>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이 책에서는 나 스스로 나를 괴롭히는 10가지 상황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다루고 있죠. 도망가고 싶다, 스트레스가 쌓인다, 외롭다, 인정받고 싶다 등 우리가 느끼는 괴로움의 감정은 사실 자기 스스로 만드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무리 잘나가는 사람들도 내면을 잘 들여다보면 모두 그런 괴로움을 가지고 있고요. 바깥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곪아 있는 경우도 많죠.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없다 보니 점점 더 힘들어지는 거예요.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자신의 괴로움과 객관적으로 마주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괴로움을 발견했다면 무작정 회피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잘 들여다보고 이겨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이죠. 


살면서 느끼는 괴로움이라는 감정은 물론 고통스럽지만 결국 돌이켜보면 나를 만드는 의미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죠.

물론이죠. 괴로워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성장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고통이 따라야 한다고 하는데, 그 말이 확실히 맞아요. 성장한다는 게 그런 거잖아요. 뼈도 자라고 살도 붙고 근육도 붙고 하는 것처럼 머리도 마찬가지예요. 괴로움을 느끼면서 깊이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조언도 얻고, 나름대로 시나리오도 짜보면서 스스로 성장하게 되는 거거든요. 


결국은 그렇게 자신의 괴로움을 들여다보는 작업이 나에 대한 공부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자기 자신을 객관화해보는 것, 그게 공부예요. 나를 객관화하면 괴로움도 객관화되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자꾸 관찰해야 해요. 내가 왜 괴로워하는지, 언제 괴로워하는지, 뭐가 괴로운지, 이런 것들을 평소에 잘 관찰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꽤 오랜 기간 관찰을 해야 해요. 그러다 보면 유사한 패턴이 보이거든요. 자기 패턴을 자기가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자신의 패턴과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고 관찰하다 보면 나에 대한 노하우뿐 아니라 남에 대한 노하우도 생기죠. 물론 그래도 여전히 괴로울 거예요. 괴로움은 계속 찾아오기 마련이에요. 인생은 끝없는 괴로움과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덜 흔들리죠.


사실 대표님의 프로필을 보면 실패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박사님의 라이프 스토리에서도 ‘실패’의 순간이 있었나요?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자주 들어요. “공부도 많이 하고, 아는 것도 많고, 커리어도 좋고. 정말 대단하세요.”라고 말이에요. 늘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성공만 했을 거라고 짐작하는 이들이 많죠. 하지만 저라고 왜 실패가 없었겠어요. 정치를 할 때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떨어져봤고, 박사 학위를 받고 창업하면서도 어려움이 많았어요. 대학교수 지원을 했는데 떨어진 적도 있고요. 저에게도 실패의 순간은 엄청나게 많아요. 사실 성공한 일보다 실패한 일이 더 많습니다. 성공과 실패가 거의 3:7의 비율인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실패를 많이 해본 사람이 성공할 찬스도 많이 얻게 된다는 것이죠.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일이 없겠죠. 대신 성공도 없을 겁니다.


잠깐 저희 독자들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번 코스모 커리어 포럼을 준비하며 600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2535 여성들 중 많은 수가 첫 취업의 행복함과는 다른 우울한 기분으로 생활한다고 답했어요. 경제 상태와 비전 모두에서요. 실패나 절망을 딛고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제가 이번에 ‘독해져라’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독해지지 않으면 처해진 상황에서 버티는 것이 결코 쉽지 않거든요. 우선은 자기 자신한테 굉장히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독해진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냉정해져야 한다는 거예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실패의 순간은 많을 수밖에 없어요. 사회에서 나는 소모품이고 대체재로 보이고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질 거예요. 하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그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거예요. 자기 나름대로 작전이 있어야 하죠. 어떤 사람은 그걸 연애로 풀어나갈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돈을 열심히 벌어서 이겨낼 수도 있고, 커리어상으로 위로 올라가는 걸로 할 수도 있고,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지 상관없어요. 자기 나름대로 그런 괴로움 속에서도 이겨나갈 에너지를 얻는 방책을 만들어놔야 한다는 거예요. 정답은 없어요. 나름대로 자신의 방식을 가지고 이겨내면 돼요. 


요즘 젊은 친구들을 ‘밀레니얼 세대’라고 하잖아요. 예전의 젊은 세대와는 처한 환경에 차이가 있는 거죠. 사회에 나왔을 때 주어지는 기회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그걸 대체하거나 보상할 수 있는 자기만의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 포럼 주제를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라’라고 잡은 거거든요. 젊은 세대들이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해요. 중요한 것은 사회경제적인 문제나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거예요. ‘지금 내가 이런 가치관을 추구한다고 해서 사회가 당장 고쳐지는 건 아니지만 고쳐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우리 사회가 어떤 모델로 가야 한다’라는 식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어야 하죠. 그런 가치관의 정립도 없이 매일 그저 상사 욕하고 대기업 총수나 정치인 욕하는 걸로 끝나면 평생 개인으로서 사회 속에 소모되는 듯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절대 자기만의 스토리가 생길 수 없어요.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원하는지 그것에 대한 자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는 그런 것들이 자기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자꾸 사회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작업을 해봐야 해요. 그런 작업이 쌓이면 결국에는 자기만의 스토리가 되고, 자기만의 소설이 되고, 시가 되고, 음악도 될 수 있겠죠. 돈과 성공, 그런 것만이 결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주는 것이 아니에요.


젊은 세대들은 바로 그런 부분을 감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아하는 일과 직업을 갖는 것이 삶의 중요한 행복 요소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개인에게 있어 최고의 가치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자신의 삶을 더 잘 들여다보는 세대라 생각되고, 또 다른 식으로 보면 부모 세대의 야망이나 꿈이 이루어질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요. 팟캐스트 <책으로 트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젊은 세대들과도 소통하고 있는데, 그들을 만나면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궁금해요.

팟캐스트와 커리어 워크숍을 통해 젊은 친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데요, 그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정말 감성이 풍부하다는 거예요. 상상력도 풍부하고. 다만 아쉬운 것은 결단을 내리는 능력이라든지 결기가 부족하다는 점이죠. ‘이거 아니면 안 된다’, ‘이건 꼭 해야 한다’라는 식의 자기만의 고집이 별로 없고 너무 현실에 안주해서 빨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불독처럼 물고 늘어지는 근성도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문제를 돌파해나가는 뒷심이 부족한 거군요.

머릿속에 의심과 불안이 너무 많은 거예요. 확실하게 안전이 보장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선택하려 들지 않는 거죠. 그래서 저는 늘 얘기해요. “선택은 원래 모르고 하는 거다. 운명과 우연은 막 섞인다. 결과는 절대 모른다”라고 말이에요. 안전주의를 추구하려고 하는 그런 모습이 덜 매력적이죠. 남들이 이미 경험해서 안전이 보장된 길보다는 자기만의 방법과 경험을 통해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바로 그렇게 자기만의 방법으로 길을 찾아가는 작업의 중요성을 알려주려는 것이 이번 코스모 커리어 포럼의 목적이에요. 강박적으로 성공이나 행복을 추구할 게 아니라,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인생을 가꾸라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이, 성공 강박이나 행복 강박처럼 ‘나만의 스토리 강박’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대학 입학이나 취업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자기소개서잖아요. 거기서 요구하는 것이 전부 나만의 스토리예요. 자꾸 주변에서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라는 얘기를 하는 거죠. 사실은 이미 지금 모습 그대로가 다 나예요. 스토리가 없는 사람은 없어요. 자기 스스로 나만의 스토리가 어떤 것인지 아는 게 중요해요. 그런 얘기들 하잖아요. “인생은 한 편의 소설을 만드는 거다. 책을 덮을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러니 인생에서 스스로 어느 정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거죠. 그것만으로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아직 나만의 스토리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시작부터 참 난감할 수 있죠. 어떻게 자신의 스토리를 파악하고 구조를 잡아가면 좋을까요? 

‘내가 얼마나 일을 잘했고, 얼마나 예쁘고, 얼마나 인맥이 넓다’ 이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사람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내공이 있거든요. 그 내공의 스토리가 굉장히 중요해요.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내공이 분명히 하나쯤은 있거든요. 그저 남들에게 빨리 인정받으려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려고 한다면 말짱 꽝이에요. 자기가 끌리는 것을 들여다보세요. 자기가 진심으로 끌리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합니다. 그렇게 자기만의 세계, 자기만의 어젠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사람은 몇 분만 대화해도 금방 알 수 있죠. 


항상 어마어마한 에너지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김진애너지’라는 별명도 갖고 있죠. 도대체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호기심, 그리고 실천 의지. 호기심만으로는 안 돼요. 실천을 해보겠다고 하는 의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걸 어떻게 해볼까, 어떻게 할까?’라고 끊임없이 고민하죠. 거기에 체력, 매력, 심력 이 세 가지 힘도 같이 길러야 해요. 


앞으로 펼쳐질 ‘김진애 대표만의 스토리’도 궁금해요. 이제까지 30권 이상의 책을 써오셨고, 그만큼 다양한 스토리를 보여주셨죠. 앞으로 또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선보일 예정인가요?

이번에는 전혀 예상 밖의 주제를 가지고 하나 쓸 거예요. 바로 ‘사랑’에 대해서 써보려고요. 사람들이 사랑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김진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요.


사랑에 관해서는 또 어떤 스토리를 꾸려갈지, 정말 기대가 되는데요? 

하하. 기대해보세요.




How to Make My Own Story 

김진애 대표가 말하는 ‘나만의 스토리를 발견하는 노하우’. 


1 나 자신을 객관화해라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기에 앞서 가장 우선돼야 할 작업이 나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나의 성격적인 특성부터 괴로움의 감정까지, 세세하게 관찰하고 패턴을 분석해보자. 의식적으로 그런 습관을 들이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정리가 된다. 


2 성공 강박증과 행복 강박증을 버려라

세상이 말하는 성공을 내 인생의 성공인 것처럼 추구하며 살아서는 안 된다. 그렇게 본다면 대다수의 사람이 평생 실패한 인생을 살아갈 뿐이다. 어차피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며 문제의 연속이라는 생각으로 성공과 행복에 대한 강박증을 버리자. 


3 진심으로 끌리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라

남들한테 빨리 인정받기 위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그 어떤 의미도 없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상관없이 내 가슴을 뛰게 하고 진심으로 끌리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며 내공을 쌓아가보자. 그런 작업이 차곡차곡 모여 나만의 스토리가 완성될 것이다.





CREDIT
    Editor 유미지, 정화인, 김혜미

이 콘텐트는 COSMO BUSINESS
2014년 0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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