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POLITAN

  • 로그인
  • 회원가입
  • 정기구독
코스모폴리탄 디지털매거진
  • facebook
  • twitter
  • blog

    INSTAGRAM
    COSMOPOLITAN KOREA

    SUBSCRIBE TO COSMO

  • kakaostory

    KAKAOSTORY
    COSMOPOLITAN KOREA

  • youtube

    YOUTUBE
    COSMOPOLITAN KOREA

    Follow Youtube

포인트를 모으시면 선물을 드려요
2014.08.06 Wed

세계최대 음악 페스티벌 영국 ‘글래스톤베리’

여름만큼 페스티벌이 어울리는 계절이 또 있을까? 페스티벌 고어들의 로망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참가한 뮤지션의 로망 실현 보고서와 가지 않고는 못 배길 국내 서머 록 페스티벌 리스트.


왜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이어야 할까?

올해로 44회를 맞은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전 세계의 모든 페스티벌이 이를 모델 삼아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존하는 페스티벌 중 최고의 페스티벌이다. 이번 해에는 약 35만 명의 관객이 몰렸다. 아니, 몰린 건 훨씬 더 많다. 티켓을 획득하기 위한 어마어마한 경쟁에서 이긴 사람의 숫자가 딱 35만 명. 더욱 놀라운 점은 그해의 라인업이 미공개인 상황에서도 페스티벌 예매 티켓이 오픈되는 순간 바로 매진된다는 점이다. 그것도 티켓을 사기 위해 사전 등록한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독재적인(?) 시스템이다. 도대체 그곳에 무엇이 있길래 이토록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걸까? 단지 음악을 듣기 위해서라면 다른 페스티벌도 많은데 왜 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일까? 이곳의 광경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위의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건 그냥 ‘Festival’이 아니라 ‘Festivals’였던 것이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축제 같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여러 개의 축제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풍경. 장내가 여러 개의 존(zone)으로 나뉘어 있고, 각 존은 고유의 색깔을 지니고 어쿠스틱, 월드뮤직, 디스코, 히피, 일렉트로닉 등등 모든 장르를 선보인다. 그리고 음악뿐만 아니라, 서커스, 퍼포먼스, 전시, 환경이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캠페인, 아이들을 위한 공간 등 문화 전 방위 공간을 이루고 있는 터라,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음악을 듣기 위해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축제의 풍경을 즐기러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확신이 들었다. 나 또한 처음에는 밴드들의 공연을 쫓아다니려고 1000팀이나 되는 라인업을 보고 또 보며 이동 동선을 짜느라 며칠 밤낮을 지샜지만, 공연을 보러 가는 과정에 녹아 있는 풍경의 다양성에 큰 인상을 받으면서 내가 이 페스티벌에 오고 싶어 했던 이유가 이러한 전체적인 풍경 속에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다. 음악을 이루는 모든 요소에 대한 이미지가 가득했고, 이 모든 축제의 풍경은 어쩌면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음악의 원형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기에 이르렀던 거다. 그런데 내가 이곳의 무대에 서게 되다니!



1 공연장 입구에는 환경, 인권, 동물 복지 등의 다양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 두루두루 악기에 능한 박상흠. 지금은 하모니카 사운드 체크 중. 3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을 떠나는 날, 우리의 드라이버 ‘데이비드’. 웃음이 멋지고 속 깊은 배려를 지닌 사람! 4 장화는 필수 아이템! 매년 비가 오기 때문인데, 일종의 머드 축제 같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페스티벌

우리 팀은 4박 5일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도 실버 헤이즈 존(Silver Hayes Zone)에 머무르며 모든 의식주를 해결했다. 그동안은 평소 일상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멀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했다. ‘물’과 ‘전기’가 대표적이다. 우리는 아티스트 텐트촌에 머물렀기에 관객들이 머무는 텐트촌에 비해 비교적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었다 해도 실상 그들과 크게 다를 바는 없었다. 일단 우리가 머물던 곳에도 전기 공급이 되질 않았다. 전자 제품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HQ(헤드쿼터)에 가야만 겨우 가능했고, 불이 없는 채로 며칠 밤을 지내는 것은 당연했다. 나의 기본적인 일상이 전기 없이 얼마나 불편해질 수 있는지, 내가 얼마나 전자 제품과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반추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매번 충전하는 것이 귀찮아 방전된 채로 지내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내가 온전하게 페스티벌의 풍경과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하면 너무 멀리 간 걸까? 나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건 늘 손에서 떠나지 않았던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이 아니라, 변덕스러운 날씨, 저녁 10시까지 비추는 햇살, 음악, 공연, 평화로운 사람들 속에서의 어슬렁거림 같은 아주 원시적인 것들이었다. 이 안에서는 글래스톤베리만의 시간 체계가 있었고, 이 시간은 현실에서는 통용되지 않을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원시적인 흐름에 가까웠다. 전기뿐 아니라, 물 사용도 극히 제한적이었다. 물을 사용하려면 아티스트 텐트촌에서도 공동 세면장에 가야 가능했고, 샤워장 또한 1000여 명이 훌쩍 넘는 스태프와 뮤지션들이 오직 6개의 부스로 나누어 이용해야 했다. 가스가 떨어져 온수가 공급되지 않는 날은 찬물로 샤워를 해야 했고, 사람들이 최대한 없는 이른 아침 시간에 이용해야 겨우 씻을 수 있었다. 화장실은 친환경 푸세식이었는데 사용 후 톱밥을 그 위에 살포시 뿌려 부패를 최대한 늦추는 식이었다. 환경문제에 대해 단순한 캠페인 차원이 아닌 행동으로 체험하게 하는 페스티벌이라 조금 불편했지만 평소 얼마나 낭비하며 편리하게 지내왔는지를 생각하게 된 뒤부터는, 기꺼이 즐길 수 있는 불편함이 되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환경 관련 전시 및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직접 체험을 하게끔 되어 있다. 다른 페스티벌과 다르게, 단지 보고 듣고 즐기는 게 아니라 실천하게끔 하는 페스티벌이었던 것이다.



1 실버 헤이즈 존의 ‘Gully_Outer National’ 무대에 오른 나. 잠비나이도 바로 이 무대에 섰다. 2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셔틀버스. 3 4박 5일 동안 모든 의식주를 텐트촌에서 해결해야 했다.


‘나만의 것’을 보여준다는 것

이번 2014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참여는 그 누구의 음악도 아닌 최고은표 음악을 해야겠다는 숙제가 명확해졌다는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 또 다른 차원에서는 한국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공식 초청을 받았다는 점에서 어깨가 더 무거웠던 것도 사실이다. 나를 포함해 잠비나이와 술탄 오브 더 디스코까지 한국에서 총 세 팀이 무대에 올랐는데, 세 팀 모두 음악적 장르와 색깔이 달랐지만 자신들만의 음악을 잘 준비해서 보여주었다. 이러한 모습은 한국 음악의 다양성과 해외 진출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으니까. 페스티벌이 공식적으로 열린 3일 동안 총 1000여 팀이 공연을 펼쳤다. 세분화된 여러 개의 존마다 독창적인 콘셉트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진행되었는데, 내가 속해 있던 실버 헤이즈 존에서만도 240여 팀이나 무대에 올랐다. 아침 7시까지도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떼창을 부르곤 하는 풍경 속에서 ‘숱한 무대 중에서도 최고은의 음악으로 기억될 만한 음악적 톤과 무게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었음은 당연하다. 

나는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총 3번 공연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 11시 30분은 페스티벌 장내를 통틀어 그 어떤 공연도 없는 시간이다. 유일하게 나의 음악이 실버 헤이즈 장내에 울려 퍼졌다. 실버 헤이즈의 전체 디렉터 맬컴 헤인즈가 섭외 당시 “이른 아침 너의 음악이 유일하게 울려 퍼지고, 어떤 사람들은 텐트 안에서, 부지런한 사람들은 길을 걸으면서 너의 음악을 들으며 평화롭게 아침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던 꿈같은 말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노래를 하는 동안, 내 노래에 맞춰 하늘은 개었다 흐렸다 비가 왔다를 반복했다. 마치 내가 주술사라도 된 것만 같아, 그 벅참은 환상의 단계로 승화하는 듯했다. 공연을 마치고 무대 스태프들과 실버 헤이즈 존의 스태프들로부터 진심 어린 찬사를 받았다. 나와 함께 공연하게 돼서 진심으로 기뻤다면서 다시 또 공연하러 오라는 말과 실버 헤이즈에 오른 240여 팀 중 나의 공연이 손에 꼽을 만큼 훌륭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something’이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다시금 그 누구의 음악이 아닌 최고은의 음악을 지지해주는 것 같아 뿌듯하기까지 했다.



1 실버 헤이즈의 아티스트 존. 떠나는 날 아침, 여기서 보낸 시간을 떠올리고 있다. 2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길. 진흙이 미끄러워 몇 번을 넘어질 뻔…. 3 실버 헤이즈 존에 입성한 순간, 감격하며 풍경을 담아보는 중. 4 촬영감독 심건, 캐러밴에서 휴식 중!


현실에 진실이 더해지다

모든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런던으로 출발하던 날,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고, 단지 극심한 교통체증이 있었을 뿐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마치 이 세상에서는 계산되지 않는 시간을 보낸 듯, 이상한 나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사실 나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10분의 1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1시간 넘게 쉬지 않고 걸어야 닿는 공간의 끝과 끝, 음악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의 조화.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다 담아 갈 수 없는 넓고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그곳을 모두 품고 온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관객이 그랬을 것이다. 한마디로,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여정인 것이다. 앞으로 몇 번은 더 와야 지금까지 내가 느낀 것, 내가 적은 말에 신뢰가 두터워질 것이다. 앞으로는 ‘something’에 ‘special’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일 수 있도록, 그야말로 ‘something special’한, 음악하는 ‘여성’으로서의 나의 삶을 싱그럽게 가꿔가려 한다. 나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여정에 전보다 진실된 애착을 갖고 보살피면서 말이다. 이제 다시 현실이다. 마치 지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도깨비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온 것 같은 기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 구멍을 발견하고 믿기지 않는 경험을 하고 돌아온 것처럼, 그 시간들을 여기에 남긴다.


CREDIT
    Editor 박지현
    Photographer overweight Studio
    Cooperation 소닉아일랜즈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4년 08월호

기사입니다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허스트중앙에 있습니다.

ANOTER ARTICLE

COSMOPOLITAN FACEBOOK

SUBSCRIBE/DIGITAL MAGAZINE

  • 2016년 9월호 커버

    정기구독 COSMOPOLITAN 트렌드한 여성을 위한 매거진!

    신청하기
  • 2016년 9월호 커버

    정기구독 COSMOPOLITAN 트렌드한 여성을 위한 매거진!

    신청하기
COSMO YOUTUBE

COSMO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