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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1 Sat

[곽정은의 러브토크] 처음 만난 날 자도 될까요?

몇 시간 전까지 잘 알지 못했던 사람과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뜨겁고 야한 방식으로 서로의 몸을 탐하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여름이라고 원나이트를 생각하는 건 좀 웃기지만, 원나이트에 대한 칼럼을 쓰기에 여름이 제일 어울리는 것 같긴 하다.


첫만남에 어디까지 가도 되냐고 물으신다면

연애에 대한 강의 후 늘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데, 꽤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스킨십의 진도에 관한 것이다. 이를테면 “처음 만난 날, 어디까지 가도 된다고 생각하세요?”와 같은 질문. 내 답은 언제나 한결같다. “처음 만난 날? 당연히 섹스해도 되죠. 다만 정말 거기까지 갈지 선택하는 건 자신의 몫이죠.”

생각해보면 처음 만난 날 끝까지 가버린다는 건 얼마나 굉장한 일인가. 손을 잡고, 서로를 가슴에 안아보고, 조금씩 혀로 맛보다가 마침내 가장 격렬하게 결합하기까지 필요한 수많은 상황과 이야기를 모두 집어삼켜버리고 만난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서로의 은밀한 곳을 탐하게 되는 일. 어제까지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어떤 육체가, 나에게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쾌락을 주는 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찬찬히 알게 된 후에 하는 섹스가 주는 평안함의 에너지만큼이나, 그 사람이 누구인지 다 알지 못하는 채로 하는 섹스가 주는 짜릿함은 꽤나 강렬하다. 그런 섹스에 도덕이냐 비도덕이냐라는 잣대를 들이대던 시절도 있었고 또 누군가는 지금도 그렇게 재단하고 싶어 하겠지만, 두 명의 자유로운 성인이 합의한 섹스에 대해 무려 도덕을 논할 것까지야 있을까?

그런데 이토록 격렬하고 뜨거운 순간이 지나간 자리에 늘 좋은 것만이 남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은 이제부터 ‘지속적으로 만나는 사이’가 되길 원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이것으로 끝을 낸 사이’가 되길 원한다면 지난밤의 정사는 당장 허무한 비극이 된다. 섹스가 기점이라고 생각했던 사람과 섹스가 종점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말하자면 잠시 차고지에서 만나 뜨거운 시간을 보냈을 뿐 그 둘의 행로가 같을 순 없는 거다. “술 마시다 보면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고, 결국 남자들이 원하면 저는 거절할 수 없게 돼요. 그리고 다음 날부턴 연락이 끊기죠. 그 남자들은 제 몸만 원한 걸까요?”라는 사연을 받았을 때, “적어도 당신이 만난 그 남자들은 그랬다고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거절할 수 없는 당신에게는 그런 남자만 계속 나타날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던 적이 있다. 그렇다. 갑작스럽게 한 섹스가 온전히 로맨스로 남기 힘든 첫 번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원해, 내가 너와 자고 싶어’가 아니라 ‘네가 나를 원한다면 너무 좋아서 잘 수도 있어!’라는 마음은 자존감의 부족이 원인이며, 결국 하룻밤의 섹스를 새털같이 가볍게 여기는 남자를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는 것 같다. 내가 ‘그런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존재라는 걸 깨닫지 못한 채로 계속 ‘그런 사람’만 만나게 되는 악순환이 펼쳐지는 셈이다.



행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지난밤의 정사가 슬픈 결말이 되기 쉬운 두 번째 이유는, 격렬한 섹스일수록 속도전이 일어나기 굉장히 쉬운 상태가 되고 침대 위 대화가 실종되기 마련이라는 점에 있다. 하지만 여자의 몸은 충분한 애무를 통해 달궈지고 정확한 스폿을 적절한 강도로 자극받아야 비로소 궁극의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으니 갑작스러운 정사는 상대적으로 여자에게 불리한 일이 된다. 좋은 섹스를 위해 필요한 3가지 요소인 타이밍, 강도, 취향의 문제를 서로에게 제대로 오픈할 수 있어야 함께 오르가슴을 느끼는 일이 가능한데, 이렇게 준비 없이 섹스를 할 경우 타이밍은 맞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적절한 강도나 취향을 공유하기 어렵고, 그래서 격렬했던 섹스만큼 더 허무함이 남는다. 그가 세상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격렬히 피스톤 운동을 하는 와중에 “난 아직 멀었어”라고 말하는 것이 쉬울까, “오 맙소사!”라며 등을 휘는 연기를 하는 쪽이 맘 편할까? 궁금하다. 옷을 벗을 용기를 내는 것보다 “더 만져줘”, “여기 만져줘”라고 말할 용기를 내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머리로 이해하면, ‘급섹스’에도 더 잘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될까? 

가장 중요한 건 그것이 원나이트이든 투나이트이든 자신이 이 모든 행위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섹스의 대상이 아니라 섹스의 주체가 되는 경험’. ‘나를 가져줘’에서 ‘내가 너를 가질 거야’로 옮겨갈 수 있다면 설사 상대가 다음 날 연락 두절이 되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다. 그러므로 “처음 만난 날 남자랑 어디까지 가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의 풀 버전은 이것이다. “적어도 나체 상태의 나를 물리적으로 해치지 않을 남자라는 최소한의 신뢰, 이 섹스가 스스로의 선택이라는 확신, 내 몸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용기,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당연히 만난 첫날 섹스해도 되죠.” 어른의 연애란, 성숙한 사람의 사랑이란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고,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를 할지라도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놓아버리지 않는 모든 행동의 총합이다. 뜨겁게 섹스하든 차갑게 배신당하든, 어른의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은 두려워할 대상이 못 된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어른의 연애를 해보지 못하고 늙어버리는 것이겠지.


CREDIT
    Contributing Editor 곽정은
    Photographer 김한준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4년 0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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