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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3 Mon

제주도 10년 차, 장필순의 하루

서울에선 유명 뮤지션이지만, 애월에선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걸 좋아하는 육지 처자’ 정도로 알려진 그녀. 7월이면 제주에서 산 지 딱 10년이 되는 장필순을 만났다.



애월 주민 장필순 

오후 2시, 약속 장소인 카페 ‘하루하나’에 하얀색 SUV 차량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씩씩하게 인사하며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뮤지션 장필순. 오랜만에 가게를 찾은 장필순을 반기며 여주인은 요긴한 정보(?)를 전한다. “선생님, 저희 모히토 출시했어요. 올여름에 맥주랑 와인도 들여올 거예요. 작년에 개복숭아 따서 술 담아놓은 것도 있으니까 언제 한번 마시러 오세요.” 

현재 그녀가 사는 곳은 제주시의 서쪽에 위치한 애월읍.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를 비롯해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간 유명인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는다는 소식이 이어지며 ‘제주의 비벌리힐스’로 떠오른 동네다. 공항에서 가깝다는 장점도 있지만, 도시에 살던 사람들이 제주에서도 애월에 모이는 이유는 육지 사람들이 가장 적응하기 쉬운 기후 때문이라고 한다. 제주 하면 떠오르는 해안 마을에 자리를 잡았던 육지 사람들이 고사리 새순이 돋는 봄에 비가 많이 내리는 제주의 ‘고사리 장마’를 경험한 뒤 해안처럼 습하지 않은 중산간으로 이사를 하는 것. 악기가 많은 장필순 역시 습한 바닷바람을 피해, 더 한적한 동네를 찾아 애월에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이곳에서 오래 살다 보니 동쪽 끝인 성산일출봉이나 남쪽의 중문에 가는 일은 서울에서 차를 타고 부산에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그녀. “시내엔 한 달에 한 번,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나가는 게 전부예요.” 나간 김에 머리를 하는 날도 있지만, 그것도 1년에 한두 번 정도다. “어? 닦는다고 했는데, 손톱이 아직도 까맣네요.” 장필순은 손톱 밑에 낀 흙을 찬찬히 들여다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아침부터 밭일을 하다 왔거든요.” 



하루하나 카페

농가를 개조해 만든 카페 ‘하루하나’에는 구석구석 예쁜 곳이 참 많다. 배우 조달환은 이곳의 창가 자리에 반해 한나절을 보내고 갔을 정도. 대표 메뉴는 아라동 특산품으로 만든 ‘리얼 베리 에이드’와 제주 영귤을 넣은 ‘영귤 모히토’다.

제주시 애월읍 장전로 155, 070-7788-7170. 




서울 처녀의 제주 이주기 

서울에서 나고 자란 장필순에게 제주란 섬은 이유 없이 좋은 곳이었다. “활동을 쉴 땐 제주에 내려가 일주일씩 지냈어요. 도시를 떠난다면 제주에 가겠다고 생각했고요.” 이주를 결심한 후엔 한 달 정도 제주를 일주하며 집을 알아봤다(부동산이 없는 제주에선 오일장과 생활 정보지를 통해 집을 알아봐야 한다). 제주에서 바다가 아닌 숲을 택한 그녀에게 애월의 풍경은 섬보단 시골에 가깝다. “특별히 제주라서 낭만적이라기보단 한적한 시골 마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죠.”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처음 봤을 때 마당에 반했다고 한다. “마당이 300평 정도 되거든요. 제가 가진 돈으로 장만할 수 있는 집 가운데 가장 마당이 넓은 집이었죠.” 하지만 그 넓고 넓은 마당 때문에 장필순은 손톱 밑에 흙 빠질 날 없이 밭일을 해야 했다. 이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 역시 마당의 무성한 잡초를 없앤 것. “계약할 때만 해도 텃밭이 정말 예뻤거든요? 그런데 전 주인이 이사를 나가고 한 달 사이에 잡초가 제 허리춤까지 자란 거예요. 진짜 한 반년은 미친 듯이 밭일만 했어요.” 처음으로 해보는 산중 생활이며 농사가 편할 리 없었지만, 도시 생활에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그녀는 자연 안에서 몸을 쓰는 일이 많은 이곳에서의 생활이 너무나 즐거웠다. “가로등 하나 없지만, 날씨가 좋은 날엔 밤하늘의 별이 쏟아질 듯 많이 보여요. 그럴 땐 마당에 누워서 미친 여자처럼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어요. 심지어 비가 오는 날에도 나갔다니까요. 하하.” 

카페 ‘하루하나’의 주인 가족과 함께. 대학로에서 공연 기획자로 일하며 동명의 카페를 운영하던 부부는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고 싶어 제주에 내려왔다. 이들의 딸은 잔디밭에서 놀다 도마뱀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워한다고. 



아루요

유수암리에 자리한 일식당. 장필순은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 1의 우승자이기도 한 주인 김승민 셰프와 손님과 주인장으로 만나 지금은 정말 친한 이웃이 되었다. 최근 신제주(노형동)에 2호점을 냈는데 아직 가보지 못한 것이 그녀는 맘에 걸린다고 했다.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평화5길 15-8, 064-799-4255. 




10년, 그 황홀한 고독 

오는 7월이면 장필순이 제주에 내려온 지 만 10년이 된다. “처음엔 좋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만은 않아요. 홍수가 날 정도로 큰 태풍도 겪어봤고, 겨울에 폭설이 와서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기도 했죠. 그런데 그런 무서운 경험들도 내가 제주에서 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가 너무 좋은 거죠.” 제주에 내려온 육지 사람들이 처음엔 마냥 좋아하던 한적한 삶에 염증을 느끼고 제주를 떠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3년. 애월 밖으로 나가는 일조차 별로 없는 그녀지만, 장필순은 때론 동네 이웃들과 어울리고, 때론 온전히 혼자 보낼 수 있는 생활이 체질상 잘 맞는다고 말한다. “여기서 살다 보면 이벤트랄 게 없어요. 서울에서 친한 친구들이 내려오면 그날 저녁에 ‘외식’을 하는 게 유일하죠. 10년이 지났는데 질리지 않으니 ‘체질’이란 말이 나올 수밖에요.” ‘외식’이란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도시 친구들이 왔을 때 찾는 가게는 옆 마을인 유수암리에 숨어 있는 일식집 ‘아루요’나 원주민들만 알고 찾아가는 ‘동귀 어촌계 횟집’ 같은 작은 동네 식당이다. “도시처럼 재료며 반찬을 사다 쓰면 마진이 남지 않으니까 주인이 모든 걸 다 만들어야 하는 식당들이에요. 주인이 피곤한 날엔 문을 닫기도 하고요. 전 보통 그런 곳을 다녀요.”   

그녀도 한때는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모른 채 시야가 좁아지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책에서 발견한 한 문장이 위로가 되었다. “‘때론 세계 일주를 한 사람보다 깊은 산골에서 사는 사람이 세상을 더 잘 아는 경우가 있다’라는 글이었어요. 그러고 보니 꼭 스페인의 어느 맛집에 가서 어떤 메뉴를 먹어봐야 인생을 더 잘, 많이 알게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장필순은 ‘요즘 정보’엔 어두워졌지만, 때마다 바뀌는 이야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좋단다. 사람들이 어느 날은 커피가 몸에 안 좋다고 해서 안 먹다가, 또 어느 날은 커피가 하루에 몇 잔까진 뭐에 좋다는 이야기에 다시 마셨다가 하는 일이 그녀에겐 없는 거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다 보면 가끔은 마음이 다치기도 하고, 불편한 것도 감수해야 하죠. 하지만 그게 그렇게 힘들진 않아요. 좀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자연에서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던 서울 처자는 제주도에서 10년을 사는 동안 섬 여자가 다된 것일까? 장필순의 얼굴엔 도시 여자에게 없는 해사한 빛이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무겁게 엉덩이를 떼려는데, 그녀가 뜻밖의 제안을 했다. “나온 김에 해안가에 방풍나물 캐러 갈 건데, 같이 갈래요?”    



*자세한 내용은 코스모폴리탄 7월호 부록 [COSMO TRAVEL]에서 만나보세요!


CREDIT
    Editor 김가혜
    Photographer 김민수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4년 0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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