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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9 Mon

개콘 개그맨 10인, 유기견 봉사활동하다

코스모 독자와 <개그콘서트>의 유기견 봉사 동아리, 그리고 각계각층의 동물 보호 봉사팀이 파주에 있는 한 유기견 보호소에 모였다. 오는 8월 열리는 ‘제2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주도로 마련된 ‘마음나누미’ 봉사 현장에는, 유기견을 넘어선 ‘생명’에 대한 깊고 따스한 마음이 가득했다.


(왼쪽 강아지부터) 코커스패니얼 ’둘째’(수컷, 7~8세 추정), 위탁 중인 골든리트리버, 믹스견 ‘무늬’(수컷, 1살 반 추정).


자신이 구할 수 있는 생명을 돌아본다는 것

세월호 참사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4월 27일. 전 국민의 슬픔을 애도라도 하는 듯, 눈물방울 같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이른 아침에 파주에 자리한 유기견 보호소 ‘삼송보호소’에는 80여 명의 사람이 모였다. <개그콘서트>의 유기견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개그맨 10명과 코스모 독자 10명, 그리고 유기견 문제에 앞장서왔던 동물병원 스태프들과 사료업체, 미용 학원, 훈련소 등 반려 동물 관련 업체에서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이다. 오는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순천만에서 열리는 ‘제2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진행하는 동물 봉사 활동 ‘마음나누미’의 첫 번째 봉사 활동 현장이다. 때가 때이니만큼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본격적인 봉사 활동 시작 전 이삭훈련소 소장님의 꼼꼼한 안전 사항 지시와 보호소 소장님, 수의사 선생님들의 당부에서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느껴진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기견 보호소에 봉사 활동 간다니까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고요. 사람도 못 구하고 있는데 개나 구하러 갈 때냐고요. 하지만 결국엔 모두가 소중한 생명이잖아요. 사람보다 덜하고 더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려는 것뿐이에요. 만약 제가 그곳에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존재였다면, 당장 거기부터 먼저 달려갔을 거고요.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안타까워만 하는 것보다, 당장 제가 살릴 수 있는 생명이라도 살리고 싶었어요.” 한 봉사자의 말에 모두가 숙연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제 목숨 부지하기에 급급했던 선장과 승무원들이 당장 자신이 구할 수 있는 사람 한 명만이라도 더 챙겼더라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침묵 속에 우리는 같은 슬픔과 아픔과 분노를 공유하며,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노라는 봉사의 열의를 더욱 간절하게 불태웠다.



1 사람을 반기는 믹스견 ‘모르’(수컷, 8~9세 추정) 2 장효인이 쓰다듬고 있는 블랙코커스패니얼은 ‘까미’(암컷, 5~6세 추정). 3 안소미가 안고 있는 코커스패니얼은 ‘용돌이’(수컷, 7~8세 추정). 4 유인석이 안고 있는 코커스패니얼은 ‘개그’(암컷, 6~7세 추정).


유기 동물의 안타까운 현실

한 해에 버려지는 유기견이 (보고되는 것만) 10만여 건. 그중 3만여 마리의 유기견이 안락사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몇 년간 동물 보호에 앞장서며 유기견의 실태를 알려온 스타들의 노력으로 이제 많은 사람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선의 희망도 보인다. 유기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작년 한 해 유기 동물의 분양률(재입양률 27.4%)이 처음으로 안락사율(24.5%)을 앞질렀다. 하지만 유기 동물의 절대적인 수치는 매해 늘고 있는 것이 여전한 현실. 반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마음이 1, 2>와 <7번방의 선물> 등의 영화 제작사이자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기획과 운영을 맡은 영화사 ‘화인웍스’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유기 동물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유기 동물 보호소의 취약한 실태를 알리며 그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타들과 함께하는 ‘마음나누미 봉사단’을 꾸렸다. 그 시작점이 바로 <개그콘서트> 봉사단과 함께하는 파주 삼송보호소에서의 봉사 활동이었다. 


<개그콘서트>의 유기견 봉사 동아리는 반려 동물이 있거나 유기 동물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은 개그맨들이 모여 꾸린 봉사단으로, 양선일을 주축으로 김영희, 박소라, 박은영, 서태훈, 송필근, 안소미, 유인석, 이찬, 장효인, 허안나 등 10명 이상이 꾸준히 봉사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봉사팀의 중심인 개그맨 양선일은 소문난 애견인이자 평소 유기 동물 관련 활동이라면 열 일 제치고 달려오는 사람이다. “저도 꼬리가 없이 기형으로 태어나 입양되지 못하던 버니즈마운티도그를 데려와 기르고 있어요. 지금은 저희 가족이나 다름없죠. 사실 유기견 문제는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 사람들의 책임감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예쁘고 귀엽다고 데려와서는 귀찮고 돈 많이 든다는 이유로 버리는 사람들의 책임감 없는 행동이 낳은 문제인 거죠. 반려 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많은 유기견의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가족을 길거리에 내다 버리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보호소의 상황이 너무 열악해 마음이 아프다는 사람들의 얘기에 양선일은 “이곳의 상황은 그나마 좋은 편이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다. “그나마 서울에서 가까운 편이라 봉사자분들도 적진 않은 것 같아요. 전국 각지의 유기 동물 보호소에 봉사 다니다 보면, 정말 시설이 심하게 낙후돼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그래도 삼송보호소에 있는 아이들은 봉사자분들과 보호소 책임자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큰 위안이 되네요.”



1 봉사 전 몇 가지 당부 사항을 전하는 충현동물병원 강종일 원장. 2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믹스견 ‘삼순이’(암컷, 8세 추정). 3 이찬에게 필살 애교를 선보이는 코커스패니얼(믹스)은 ‘장군이’(수컷, 6세 추정). 4 (뒤쪽 강아지부터) 시베리안허스키 ‘럭키’(수컷, 4살 반 추정), 믹스견 ‘호수’(암컷, 2세 추정). 5 허안나의 품에서 미용을 받고 있는 믹스견은 ‘건우’(수컷, 6세 추정).


지금 이 순간에도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당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반려 동물을 기르고 싶다면, 평생을 함께할 가족으로 대할 자신이 있는지부터 돌아보세요. 그리고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안소미(개그우먼)


주변에 반려견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유기견 보호소에 가보라고 권할 거예요. 거기에 가면 아주 착하고 예쁜 아이가 많다고요! -이찬(개그맨)


뭐든 작은 것은 귀엽고 예쁘죠. 작고 귀엽다고 쉽게 사서는 생각보다 커지고, 키우는 게 힘들다고 해서 버리는 건 정말 잔인한 짓이에요. 반려견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아요. 주인만 보고 살거든요. 그런 반려견을 통해 저 또한 마음의 위안을 얻는 일도 훨씬 많고요. 소중한 생명, 함부로 다루거나 버리지 마세요! -김영희(개그우먼)



1 허안나가 품에 안고 있는 믹스견은 ‘방울이’(수컷, 7세 추정). 2 코스모 봉사자가 쓰다듬고 있는 믹스견은 ‘점순이’(암컷, 6세 추정). 코스모 봉사자와 유인석과 함께 산책에 나선 믹스견은 ‘단풍이’(암컷, 8세 추정).


마음을 나눈다는 것의 의미

개인적으로 유기 동물 보호소에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어릴 때 시골에서 살았던 난, 온 동네를 제집 앞마당처럼 어슬렁거리며 밥도 꼬박꼬박 얻어 먹고 사랑도 듬뿍 받는 길냥이들과 길멍이들을 보며 그저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생각해왔던 게 다다. 그래서인지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비좁은 철창 안에 갇혀 지내야 하는 유기견들의 모습이 더 아려왔고, 그 마음은 어느샌가 봉사자들과 눈만 마주쳐도 공감하고 교감하는 ‘따스함’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따스한 마음의 전염성은 놀라웠다. 한국동물병원협회와 서울수의사협회 소속 동물병원의 선생님들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 옷이 피로 범벅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치고 병들고 아픈 아이들을 품에 꼭 안은 봉사자들이 속속 치료실로 뛰어들어왔다. 중앙애견미용학원 선생님들에게 미용을 받기 위해, 봉사자들은 온몸이 털투성이가 되는 것도 개의치 않고 제대로 관리를 받을 수 없어 더럽고 냄새 나는 털뭉치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어루만지며 끌어안고 달려왔다. 추운 겨울 내내 막사에 깔아두었던 더러운 담요와 일손이 모자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던 변(!)은, 진피층에까지 냄새가 배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땀을 뻘뻘 흘리며 막사를 청소했던 봉사자들의 손길로 말끔히 정돈되었다. 누군가, 어디선가, “여기 좀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나서서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대야 할지, 오늘 중엔 다 마칠 수 있을지 막막해 보이기만 했건만, 어느샌가 비도 개고 모든 봉사 활동이 마무리될 무렵엔 해가 반짝, 환한 낯을 내비치고 있었다. 



1 김영희와 교감을 나누고 있는 시베리안허스키는 ‘럭키’(수컷, 4살 반 추정). 2 막사에서 사료를 나눠주는 개그우먼 허안나와 박은영. 3 귀를 진료받고 있는 코커스패니얼은 ‘개그’(암컷, 6~7세 추정).


처음 만나는 생명과 생명이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한 생명에게,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면 저절로 시작되는 것일 뿐이다. 이 생명 또한 나의 생명만큼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면 족하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숭고한 본성”이라는 찰스 다윈의 말과 “사람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다”라는 제인 구달의 말은, 지금 이 아픈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처절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절대 이 아픔을 잊지 않기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한마음이 되어 다짐한다.


‘마음나누미’에 함께하세요! 

제2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열리는 8월까지 매월 동물 사랑과 동물 보호를 위한 봉사 활동과 바자회 등 다양한 동물 사랑 프로그램이 펼쳐집니다. 스타와 함께, 동물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하는 따스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문의 www.maumi.org



CREDIT
    Feature Director 박지현
    Photographer 김한준, 길소라, 이승
    Cooperation 화인웍스, 삼송유기견보호소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4년 0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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