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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8 Thu

뷰티리가 간다 / NO.12 나만의 니치 퍼퓸을 찾아서

옷이라면 내게 주어진 상황에 맞추거나 남의 눈을 의식해 입게 될 수 있지만, 향수만큼은 비록 한 방울일지라도 바로 그것이 ‘나’라고 생각되는 것을 뿌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지닌 당신에겐 시중의 널리 알려진 향수 중에서 마음에 차는 것이 없을 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드릴 곳은 바로 이럴 때 찾아가야 할, 니치 향수 편집 숍 <메종 드 파팡>입니다.


신사동 가로수길 메인 로드의 마리메코 매장 맞은편 골목을 따라 쭉 들어오다 보면 깔끔한 하얀 간판의 미니멀한 향수의 집, 메종 드 파팡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가로수 길의 이 거리를 좋아하는데, 메인 로드만큼 붐비지도 않거니와 개성 넘치고 귀여운 작은 숍과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죠. 또 이 향수 가게 간판 위에 장식된 꽃 화분들 덕에 기분도 절로 화창해지고요. 


메종 드 파팡은 라티쟌 파퓨미에르, 에따 리브르 도량쥬, 힐리, 킬리안, 오딘, 케이코 메쉐리, 테리 드 군즈버그 등 니치 향수의 대명사 격인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향수 편집 숍이에요. 셀렉된 향수의 면면을 보자면 과연 우리나라 최고의 향수 편집 숍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매장 안에 들어가면 화이트 벽에 갖가지 브랜드의 향수들이 전시되어 있고, 중앙에는 편안하게 앉아 시향을 할 수 있는 널찍한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요. 이런 인테리어는 메종 드 파팡의 김승훈 대표의 철학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죠. 김승훈 대표는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나만의 향수를 찾는 방법이요? 이건 시간과 노력이 좀 필요한 일이죠. 향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면 더더욱 그렇고요. 전 고객들이 자리에 앉아 편안하게 시간을 두고 몇 가지 향을 즐겨볼 것을 권해요.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향수나 향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에 가까운 3~4가지 향을 추천하죠. 코가 피로해지니까 그 이상 시향을 권한진 않아요. 보통은 처음 방문한 고객이 바로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에요. 직접 내 몸에 향수를 뿌려보고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향을 느껴보는 게 중요하거든요.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맡아볼 수 있도록 시향지에도 따로 이름을 적어 패킹해드리기도 하고요. 그런 다음 선택해야 정말 만족할 수 향수를 고를 수 있죠.”


메종 드 파팡에는 주로 기존 향수와는 다른, 차별화된 나만의 향수를 찾는 고객들이 많이 온다고 해요. 만약 자신이 원하는 향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다면 몇 가지 향의 원료가 되는 노트들을 시향해보고 상담과 조언 등을 받을 수도 있죠. 저는 그 중에서 100% 베티버 향을 시향해 봤는데, 홀딱 반하고 말았다는! 풀과 비옥한 흙의 건강한 야성미랄까? 그 동안 향수에서 흔하게 맡아오던 향임에도 순수한 원료의 향을 맡아보니 비로서 제대로 맨 얼굴을 마주보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이티 지역에서 생산되는 최상급의 베티버 향이에요. 베티버는 민트 과의 식물인데 뿌리에서 그 향을 채취하죠. 흙 냄새가 느껴지시나요? 저희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모두 이 정도 수준의 원료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 중 코스모 독자들을 위해 몇 가지 향수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가 가장 먼저 추천한 브랜드는 바로 ‘킬리안’. 코냑으로 유명한 브랜드 헤네시 아시죠? 이 헤네시 가문의 손자이자 LVMH 그룹의 상속자인 조향사 킬리안 헤네시가 직접 만든 럭셔리 향수 부티크가 바로 킬리안 입니다. 보틀도 그에 걸맞게 블랙의 고급스럽고 묵직한 느낌이죠. 제가 시향한 향은 아시안 라인의 플라워 이모탈리티였는데 정말 투명하고 깨끗한 향이었어요. 보틀을 봤을 때의 예상과는 다르게 향이 무겁거나 어렵지 않아서 깜짝 놀랐죠. “시간이 갈수록 아마 향이 더 깨끗해질 거에요. 마치 물가에 복숭아 꽃이 휘날리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같은 복숭아, 자두 노트라도 킬리안의 노트는 정말 우아하고 고급스럽죠. 킬리안은 향료 버짓의 제한을 따로 주지 않고 조향사들에게 전권을 주는 것으로 유명해요.” 그래서 가장 싼 향수가 30만원 대일 정도로 비싸지만, 최근 유럽, 러시아, 중동 지방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해요.


그 다음으로 추천한 향수는 미국 브랜드인 ‘어 랩 온 파이어’ ‘올팩티브 스튜디오’. 이 두 브랜드는 공통점이 많아요. 세계적인 프래그런스 기관에 소속된 조향사들이 이 향수들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죠. 


먼저 어 랩 온 파이어의 향수를 만든 사람 중 한 명은 올리비에 폴쥬예요. 그 유명한 샤넬의 조향사인 자크 폴쥬의 아들로(이번에 그 역시 샤넬로 들어가게 됐다죠?) 그 역시 아버지처럼 향을 굳이 자연에서 찾지 않고 화학물을 조합해 이전에는 없었던 아주 새로운 향을 창조해내는 것이 특기예요. 어 랩 온 파이어는 보틀만 보면 무심하고 인더스트리얼한데, 내부에 담긴 향은 매우 풍부하고 아름다워요. 


반면에 올팩티브 스튜디오는 아주 감성적인 브랜드죠.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플래시 백이라는 향은 유년시절을 담았고,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의미의 오토 포트레이트라는 이름을 가진 향은 리얼한 나무 향이죠. 묵직하고 스모키한데도 깔끔해서 의외로 여성들이 좋아한다고 해요. 두 브랜드 다 16만원대로, 개성이 분명하고 트렌디한 느낌이더군요. 저는 평소 가벼우면서도 프레시한 향을 좋아하는 편이라 킬리안의 플로럴 이모탈리티와 올팩티브 스튜디오의 플래시 백이 맘에 들었어요. 뭐라고 설명하긴 어렵지만 어떤 찬란한 한 때를 연상시키는 향이었죠. 여러분도 꼭 가서 한 번 맡아보시길! 


이런 사람에게 추천

나만의 ‘잇 퍼퓸’을 찾는 당신

머지않아 메종 드 파팡만의 향수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해요. “제가 다양한 브랜드를 하려는 이유는 이제 고객들의 취향이 너무나 제각각 이기 때문이에요. 향을 많이 사용해본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향을 설명할 때, 이 향수와 저 향수 사이의 없는 것을 찾는 경우가 있어요. 향수를 만드는 것도 세상에 아직 없는 바로 그 향수를 만들기 위해서예요. Firmenich라는 유명 향수 기관의 간판 조향사 중 한 명과 만들고 있는데, 버짓에 관계 없이 소량이라도 좋은 향수를 만들려고 해요. ‘모던 아시안 센트를 정의할 수 있는 향수’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는데, 하하, 뭐 해봐야죠!” 어떠세요. 향수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런 퍼퓸 숍이라면 나만의 향수,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4-19 1층

문의: 070-4158-1205, www.decemberseoul.kr, www.maisondeparfum.kr



CREDIT
    Editor 이현정
    Photographer (장소)메종 드 파팡 제공

이 콘텐트는 COSMO ONLINE
2014년 0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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