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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9 Tue

잘도 논다, 김주혁

요즘 김주혁은 ‘1박 2일’에서 잘도 논다. 보고 있자면 데뷔 후 십수 년 동안 그 끼를 어떻게 참고 살았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는 촬영이 없는 날엔 여전히 집에서 혼자 노는 남자다.


오늘 차 무지 막혔잖아요? 식목일이자 토요일이라 다들 놀러 가나 봐요. 요즘처럼 날씨 좋을 땐 코에 바람 넣고 싶지 않아요? 

그럼! 요즘 날씨 기가 막히잖아? ‘1박 2일’ 찍느라 매화마을 갔다 왔더니 집 앞 양재천 쪽에 벚꽃이 쫙 피었더라고. 아주 기분이 좋았어. 난 밝은 게 좋거든. 내가 꽃을 좋아하는데 장미같이 화려한 꽃보다는 길에 조그맣게 피어 있는 꽃이 더 예쁜 거 같아.  


평소에도 꽃을 가까이 두고 보는 편이에요? 

보는 걸 좋아한단 거지. 그냥 길 가다 보는 게 다야. 딱히 취미 생활도 없는 놈이라서 뭐 하나 파고들고 그러지 않아. 


설마 여태까지 여자한테 꽃 선물을 준 적이 없진 않겠죠?

나 꽃 선물하는 거 좋아해. 꽃 사러 가서 이렇게 해주세요, 하는 거. 근데 뭐, 꽃을 받고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더만?


꽃 말고 뭐가 더 있어야죠. 하하.  

아, 나 옷 선물하는 것도 좋아해.  


소문으론 연예인 ‘증정’을 그렇게 싫어한다던데요? 부탁조로 받는 게 싫은 거예요, 아니면 본인 스타일이 확실해서 필요가 없는 거예요?

빚 지고는 못 살아. 그래서 행사 같은 데, 뭐 준다고 해도 절대 안 가. 좋아하는 걸 받는다면 모르겠지만 쓰지도 않을 걸 받아서 뭐해?


일본에 여행 가면 쇼핑만 한다고 들었는데, 쇼핑 루트 좀 알려주세요. 

한 집밖에 안 가. 그런데 가면 다 솔드아웃이야, 솔드아웃! ‘솔로이스트’라고 디자이너가 ‘넘버나인’ 했던 사람인데, 센스가 있는 친구야. 티셔츠 한 장만 봐도 멋이 뭔지 아는 사람이란 게 느껴지거든. 


티셔츠 하나까지 디테일을 볼 정도면 여자 친구 스타일도 신경 쓸 것 같은데요?

예쁘게 입으면 좋지. 근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강요하진 않아. 그렇게 하면 싫어할 걸 아니까. 그래서 옷을 사주지.  


고단수인데요? 근데 남자가 양말에 신경을 쓰면 장가가긴 글렀다고 봐요. 

그래도 난 ‘요단 강’은 건너지 않았어. 갈 데까지 갔다가 와야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어도 멋이 나는데 말이지. 어쨌거나 내가 옷을 좋아하는 건 정말 자기만족이야. 하루의 기분을 좌지우지하니까. 근데 생각해보니까 남자가 옷을 너무 좋아하면 여자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 


아직까지 결혼을 못 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시기를 놓친 거지. 다른 이유는 없어. 특별히 까다로워서 못 한 게 아니야.  


다른 인터뷰 보니까 마흔이 되는 순간에 “여자들이 서른이 될 때 느끼는 감정이 뭔지 알겠더라”라는 말을 했어요. 김주혁의 40대는 어떤가요?

별로일 줄은 알았는데, 가장 큰 감정은 ‘외롭다’야. 아니, 정말로 40대가 되면 알아. 확실히 30대보다 외로워. 


‘내가 외롭긴 외롭구나’라고 느낄 때는 언제예요?

괜히 휴대폰 들여다볼 때. ‘연락 안 오나?’ 이러면서.



티셔츠, 슈트, 슈즈 모두 구찌.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뭐예요?

<베스트 오퍼>. <시네마 천국> 감독(주세페 토르나토레)이 연출하고,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았더라고. 그리고 <샤인>의 그 제프리 머시기 아저씨(제프리 러쉬)가 나오는데, 그 조합에 믿음이 가서 봤어. 괜찮더라.  


백수 삼촌 같은 생활의 사이클은 일정한 편인가요?

완벽하게 일정하지. 한 새벽 5시 정도에 자서 오전 11시쯤 일어나. 가끔은 7시에 일어날 때도 있어. 잠을 늦게 자서 느지막이 일어나는 거지, 자는 시간은 많지 않아. 안 깨고 푹, 한 10시간 정도 자보는 게 소원이야. 


전 김주혁이란 배우가 40대에 들어 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어요. 그 단적인 증거는 2011년에 첫 호스트로 등장했다는 거. 

그때 정말 죽는 줄 알았어! 하하. 어렸을 때 AFKN으로 본 프로그램이고, 재미있는 방송이니까 한다고 했는데, 그게 ‘생방’이잖아? 스태프들도 처음이니까 우왕좌왕했어. 불안, 불안했는데 끝나고 만족감은 컸지.



티셔츠 YMC at 플랫폼 플레이스. 재킷 마르지엘라. 팬츠 조르지오 아르마니. 안경 모스콧.


오늘 만나기 전에 두 가지가 궁금했어요. 하나는 ‘어떻게 입고 나타날까?’, 다른 하나는 ‘어떤 냄새가 날까?’였어요. 워낙 ‘헤비 스모커’로 유명하잖아요? 

담배 냄새 나겠지, 뭐. 향수도 거의 안 뿌리니까. 


맡아봐도 돼요? 안 나는데요(독자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매우 은은한 섬유유연제 냄새가 났다)? 방은 어때요?

쩔지, 난 방에서 피우거든. 겨울엔 환기도 잘 안 하고. 

애연가들은 보통 쓴 커피를 마시던데, 다방 커피 마신다면서요? 아까 촬영할 때 도지마롤 먹으면서 엄청 행복해하는 모습도 의외였어요. 

내가 봐도 난 일관성이 있는 놈은 아니야.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지. 하하.   


제가 아는 한 애연가이자 애주가는 이런 노래를 불렀었어요. “술과 담배는 내 심정을 알고, 한 품에 든 님은 내 심정 몰라.” 공감하시나요?

담배는 공감하지. 사랑하는 여자가 담배 끊으랄 때 왜 고민을 했겠어? 내가 끊어야겠다 싶어야 끊는 거지, 남이 끊으라고 해서 끊을 생각은 없어.   



티셔츠 엠포리오 아르마니. 팬츠 질샌더. 슈즈 조르지오 아르마니. 팔찌 본인 소장품.


개인적으로 ‘1박 2일’을 보면서 가장 신기하게 생각한 부분은 사람들이 본인을 못 알아볼 거라고 확신하는 거예요. 그런 믿음은 언제부터 갖게 됐나요?  

내가 강남에 살아서 그런가 봐. 알아도 모른 척하니까. 


요즘 ‘제2의 전성기’란 얘기가 많은데, 본인의 ‘리즈 시절’은 언제였던 것 같나요?

잘 모르겠어. 확실한 건 내가 생각하는 전성기는 인기가 척도가 아니란 거야. 어떤 작품, 어떤 역할을 줘도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가 나의 전성기가 아닐까 생각해. 


전성기를 100으로 봤을 때 현재 스코어는?

한 50? 근데 내 목표를 100으로 두고 싶진 않아. 


새 작품 만나는 거 외에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요? 

연애! 연애를 해야지. 근데 소개해주는 사람도 없어. 그리고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눈이 너무 높아졌단 거야. 늘 예쁜 여배우들을 보며 지내니까. 


그냥 예쁜 거 말고, 구체적으로 원하는 사항은 없어요? 예를 들어, 김주혁에게 여자의 가슴 사이즈는 중요한가요, 아닌가요? 

중요하지 않아. 내게 중요한 건 허리야. 안았을 때 쏙 들어오는.   


맞다, 왼손잡이죠? 제가 왼손잡이를 사귄 적이 없어서 그러는데, 왼손잡이는 스킨십할 때도 왼손으로 하나요?

양손 다? 하하. 내가 글은 오른손으로 쓰고, 그림은 왼손으로 그리거든. 


배우로서 수상이나 기록에 대한 집착은 없어요? 최초, 최다 이런 말들 들어가는. 

전혀 없어. 


이런 건 어때요? ‘김주혁, 한국 영화사상 남녀 주인공 나이 차 최고 기록 경신’? 

아주 행복하지. 그런 건 어설프게 차이 나면 안 돼. 내가 60대인데, 20대 여배우랑 같이 연기하는 거야. 하하. 내가 할아버지 나이가 돼도 젊은 여자가 봤을 때 ‘저 남자랑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기분이 들어야지, 할배로 보이면 캐스팅이 안 돼. 그러기 위해선 아까 말한 체력이 중요하고. 


예전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잖아요? “배우는 이성 관객으로 하여금 ‘저 사람과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 

배우한테 가장 필요한 거지. 근데 나한텐 그게 너무 없는 것 같아. 운동을 하는 이유는 배우 일을 계속하기 위해 체력 관리를 하는 건데, 살을 빼는 진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기 위해서야. 하하. 


그건 너무 ‘자기만족’ 아니에요? 왜, 사랑하는 애인한테 엄청나게 섹시한 뒤태를 보여주겠다, 이런 생각을 하진 않고요? 

그것도 있지! 근데 지금은 여자 앞에서 옷 못 벗겠어. 불 꺼야 할 거 같아. 




자세한 내용은 코스모폴리탄 5월호에서 만나보세요!




CREDIT
    Editor 김가혜
    Stylist 윤인영
    Hair 동진(스타일플로어 임진옥)
    Makeup 테미(스타일플로어 임진옥)
    Assistant 박지연
    Location 팜팜피아노
    Photographs by Moke Na Jung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4년 0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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