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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0 Sun

‘경청’의 리더십, 박원순 시장을 만나다 #2

이달, 코스모폴리탄 편집장이 만난 멘토는 박원순 서울시장. 스스로를 ‘원순씨’라 부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그의 리더십 필살기는, 다름 아닌 ‘경청’이었다. 그에게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읽고, 마음을 얻는 리더가 되는 비결을 들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아랫사람이 어떤 어설픈 아이디어나 이야기를 하더라도 묵묵히 잘 들어준다고 하더군요. 최근 출간한 저서 <경청>도 그런 맥락에서 저술한 것인데요, 어쩌면 그 ‘경청’이라는 단어가 시장으로서 재임한 지난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청’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뭔가요?

서울시장으로서 2년 4개월간 시정을 운영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의 중요성이에요. 문제 해결과 갈등 조정자로서 해야 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소통이죠. 그런데 이 소통의 기본이 바로 경청이에요. 사실 저는 처음부터 잘 듣는 것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에요. 과거에는 독단적인 판단이나 추진력으로 일의 성과를 내면서, 불도저같이 일한 적도 많았죠.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뒤를 돌아보니 많은 분들이 제가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처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됐죠. 그래서 어느 날부터 작심하고 듣기 시작했어요. 한참을 듣다 보니 혼자 결정하고 판단했을 때보다 현명한 답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어찌 보면 우리는 늘 ‘말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졌지만 ‘잘 듣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이 책이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요, 잘 듣는 방법이 있을까요?

보통 경청이라고 하면 한자로 ‘기울 경(傾)’ 자를 쓰는데, 저는 ‘공경할 경()’ 자를 썼어요. 누구의 이야기라도 공경하는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특히 약자와 반대자의 이야기일수록 공경하는 마음으로 들어야 해요. 책에도 적었지만, 제가 생각하는 경청의 필살기는 10가지 정도예요. 상대가 속이 후련하다고 생각할 만큼 끝까지 들어주기, 메모하며 듣기, 편견 없이 듣기, 모든 이해 당사자를 한자리에 모아서 함께 듣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의견을 듣기,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용서 빌기, 절실하게 들어주기, 말하는 사람을 신뢰하기, 상대방이 말하는 것 이상을 듣기 등입니다. 이런 원칙을 활용한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리더로서 일하다 보면 때로는 내가 원하는 그림을 잘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청을 통한 설득도 가능할까요?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다 할 수 있게 해줘도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꽤 많아요.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한 사람은 맘속의 응어리가 풀리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기 마련이거든요. 그러다 보면 서로 소통하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즉 남의 말을 잘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보이지 않는 설득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어요.


요즘 SNS로도 경청을 실천하고 있죠. 원순닷컴,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까지…. 이렇게 많은 경로를 통해 듣고 또 듣는 일이 지치지는 않나요?

SNS만큼 시민의 집단 지성을 빠르게 한데 모으는 효과적인 도구는 없어요. 예를 들어 기상재해가 발생하거나 대중교통 파업이 일어날 경우, 제가 트윗을 올리면 실시간으로 78만 팔로어에게 전송되고, 팔로어가 이것을 리트윗하면 순식간에 10배, 20배로 확산되니 광속의 위기 대응이 가능한 거죠. 시험 공부하던 여고생이 “시장님, 하트 하나 날려주시면 영광이고, 공부 잘될 것 같아요” 하는데 어떻게 안 해줄 수 있나요? 소통이라는 건, 뭔가 거창한 것보다는 작고 소소한 관심과 배려에서부터 출발하죠. 업무가 끝난 후, 잠들기 전, 혹은 주말 한가한 시간을 활용해 제 트위터 계정으로 들어온 시민들의 멘션을 확인하고, 제가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을 해드리는 일이 저에겐 참 즐겁고 행복한 일이에요.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의 리더로서 함께 일하는 팀 구성원들의 얘기를 듣는 일도 중요할 텐데, 팀 내부에서는 어떻게 경청을 실천하나요? 

사실 그게 제일 어려워요. 시청의 모든 직원들 이야기를 제가 다 들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제도화를 시키죠. 예를 들면 지금 복지직 공무원들의 업무 과다가 상당히 심하거든요. 심지어 자살하는 사례까지 있고요. 그래서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기도 하고, 스마트워크위원회를 만들어 그들의 고충을 듣고, 협의책을 마련해주려고 하죠. 경청의 시스템을 마련하는 거예요. 


리더와 조직원이 함께 경청하고, 좋은 팀워크를 발휘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팀워크 좋기로 소문난 팀’이 되기 위한 방법이 궁금합니다.

공동의 꿈과 각자의 꿈, 공동의 말과 개인의 말, 공동의 일과 개인의 일이 잘 화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단체의 꿈과 말과 일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거나 개인의 꿈과 말과 일을 위해 단체를 무시해서도 곤란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이 각자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며, 이런 신뢰를 키우기 위해 ‘사람’의 가치를 잊지 않는 팀이 돼야 해요.


마지막으로 코스모 독자인 2535 여성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려요.

돌이켜보면 저의 20대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가난했고, 우여곡절도 많았죠.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그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해요. 드라마틱한 시간을 통해 인생의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고, 권력의 길 만이 성공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던 소중한 시기죠. 그때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사회의 큰 흐름을 거스르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젊은 여러분도 지금 힘든 것이 후에는 큰 뿌리가 될 거라는 생각으로 꿈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2,30대 겪는 고민과 역경이 꿈을 이루는 자양분이 될 수 있겠죠.

맞아요. 그런데 사실 그 순간을 견디는 것이 쉽지는 않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지금 시대는 그 꿈을 이루기에 너무나 힘들다는 것이에요.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양극화로 인해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개개인이 단절돼 모두가 고독한 사회잖아요. 이런 시절을 맞아 저의 꿈은 서울 시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면서 스스로의 존엄과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예요. 특히 여성들이 존엄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함께 그런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 그것이 저의 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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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김현주, 김혜미

이 콘텐트는 COSMO BUSINESS
2014년 0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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