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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7 Mon

1박2일, 서수민 CP를 만났다

이달 멘토 인터뷰의 주인공은 KBS 예능국 서수민 CP. <개그콘서트>에 이어 <1박 2일> 시즌 3의 화려한 부활을 이뤄내며 자기 이름의 무게만큼 멋진 내공을 발휘하고 있는 그녀를, 코스모폴리탄 편집장이 인터뷰했다.


<1박 2일> 시즌 3,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시청률도 높고, 프로그램에 대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죠. 이런 반응을 예상했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아마 저뿐 아니라 출연자, PD, 스태프 100명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작년 12월 1일, 첫 방송을 했는데 동시간대 시청률 1등을 했거든요. 그 결과를 보고 나서 모두들 놀랐죠. 너무 기대가 낮은 가운데 방송을 시작했고, 멤버 섭외나 초반 준비 과정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어느 정도 퀄리티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와서 신기했어요.




제작진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시청자들로부터 이렇게 좋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아마도 자세를 낮춰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1박 2일>은 예전에 굉장히 강력했던 콘텐츠이기 때문에 총괄 팀장을 맡아 프로그램을 재구성할 때 처음에는 ‘우리 안 죽었어!’를 보여주기 위해 되게 힘을 들였어요. 그런데 섭외를 하다 보니 우리가 죽었더라고요. 그래서 유호진 PD와 그냥 현재의 위치를 인정하고 들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죠. ‘그냥 머저리들의 이야기를 하자. 아예 낮춰서 가자.’ 그래서 ‘<1박 2일>을 쟤들 데리고 한다고?’라는 역발상을 주려고 했죠. 그런데 그게 통한 것 같아요. 우리가 너무 낮춰서 가니까 ‘야, 너네 시즌 1 정말 대단했거든. 그거처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보겠어’라고 팔짱 끼고서 보는 게 아니라, ‘오, 제발 그렇게 해줘. 잘해봐’라는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각인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요.




사실 서수민 CP는 <개그콘서트>의 또 다른 브랜드였기 때문에, 대뜸 <1박 2일> 총괄 팀장을 맡으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고민이 많이 됐겠어요.


그렇죠. 처음에 발령을 받았을 때 “국장님, 정신 차리세요! 그건 아니에요!”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제가 절대로 <1박 2일>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왜냐하면 예전에 일요 버라이어티를 2년 정도 한 적이 있는데, 결과가 정말 좋지 않았어요. KBS 예능 버라이어티의 흑역사를 같이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물론 이번에도 자신이 없었죠. 그런데 결국 <1박 2일>을 맡겠다고 순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하나였어요. 제가 신뢰하는 선배가 함께하자고 부탁하는데 거절할 수가 없더라고요. 선배 하나만 보고 결정했고, 저는 현역에서 제작하는 노하우는 없기 때문에 유호진 PD를 설득하기 시작했죠. 유호진 PD는 <우리 동네 예체능>의 조연출로 있었는데, 정말 강력하게. 하하하. 그래서 제가 온갖 협박과 회유책으로 정말 열심히 설득을 했고, 결국 맡아줬어요. 그래서 사실 유호진 PD에게 너무 고마워요. 유호진 PD가 아니었으면 100% 이런 성공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이 프로그램을 맡아 제일 잘한 건 유호진 PD를 섭외한 거예요. 




그렇게 <1박 2일>을 담당하게 됐는데, 막상 연출해보니 어땠나요? 코미디 프로그램과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콘텐츠 특성이 달라서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았을 것 같아요.


같은 PD인데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만드는 PD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PD는 그 성격이 상당히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버라이어티를 맡고 ‘어떡하지? 이건 내가 못하는 분야인데?’라고 생각해 지레 겁먹은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막상 회의를 해보니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주제에 맞게 콘텐츠를 만들고 웃음을 준다는 점에서는 결국 같더군요. <개그콘서트>에서 코너별로 각각 콘셉트를 정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 고민했던 것과 <1박 2일>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결국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여섯 명의 멤버가 복불복이라는 게임을 하는 것이 주 내용이지만 그들이 왜 게임을 하는지, 게임을 하다가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삐치는지, 그다음 게임을 할 때 누가 어떻게 달라져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이들은 왜 여기 와 있는지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게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메시지고요. 어떤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프로그램의 시작이고 중심이라는 측면에서는 결국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내공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접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군요.


그렇죠. 결과적으로는 저에게 이런 일을 시킨 분들이 참 뛰어난 혜안을 가졌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정말 고맙죠. 촬영 때마다 현장에 같이 나가고, 편집할 때도 같이 밤을 새우며 제작?편집?최종 단계까지 함께하는 이유가 저 스스로 배우는 게 많아서 그래요. 제가 예전에 버라이어티할 때랑 지금은 환경이 너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현장에 가서 배우는 거죠. 유호진 PD가 어떻게 만드는지 옆에서 보며 배우고,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제가 조금 많이 해봤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조언을 하고요.




요즘은 예능이 대세잖아요. 그만큼 트렌드를 굉장히 빨리 파악해야 하고 시청자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할 텐데, 어떤 식으로 판단하나요?


새 프로그램을 만들 때마다 늘 그런 고민을 하죠. 이게 트렌드인지 아닌지, 시청자들에게 먹힐지 안 먹힐지 그런 부분을 정말 많이 고민하는데, 오랜 시간 기획을 해오면서 신조가 하나 생겼어요. 어떤 기획이건 ‘시청자의 눈 밑에서 시작할 것’. 


 


시청자의 눈 밑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슈퍼맨이 돌아왔다>만 봐도 그렇죠. 이휘재, 추성훈, 타블로 같은 분들이 아이를 키우는 모습이 도대체 왜 보고 싶을까요? 밖에서 보면 멀쩡하고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들이 나하고 똑같이 아이와 함께 바닥을 기는 모습이 관전 포인트인 거죠. <1박 2일>도 마찬가지예요. 김주혁이든 누구든 중요한 건 이들이 TV에 나와서 “어머, 저희 여기 와서 너무 좋아요. 맛있겠죠? 경치 좋죠?” 이런 걸 말하기보다는 멤버들이 공기밥 하나 먹기 위해 정말 몸을 던지고 충성을 바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고, 내려다보면서 웃게 만드는 게 예능의 기본인 것 같아요. 시청자와 동등한 선에서 눈높이를 맞춰가야 하는 게 드라마라면, 교양은 시청자들보다 위에 있어야 해요. “이걸 제가 알아봤는데 좋더라고요. 좋은 정보니까 보세요” 이런 식이죠. 하지만 예능은 시청자의 눈 밑에서 시작해야 해요. 시청자들이 보기에 부담스러우면 안 되는 거죠. 톱스타가 출연하더라도 전제는 일단 그런 타이틀을 내려놓고, 뭐든 시키는 대로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 전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을 쓰면 안 되는 게 예능인 거 같아요. 




듣고 보니 정말 그렇군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이유는 자기가 아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보게 되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테니까요.


<진짜 사나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예요. 김수로, 장혁, 이런 멋진 사람들이 정말 내 인생의 트라우마와 같았던 군대 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재미있거든요. <1박 2일> 멤버들을 섭외할 때도 그런 원칙을 세웠어요. 아이돌 톱스타를 섭외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내려놓을 마음이 없다면 섭외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 거죠. 예능 기획에서는 그게 가장 기본이지 않을까 싶어요.




연말 시상식을 보니 서수민 CP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후배가 정말 많더라고요


지난 연말 시상식 때 <인간의 조건> 신미진 PD가 저를 언급해줬죠. <인간의 조건>을 처음 시작할 때 같이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아무래도 인상 깊게 남은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 잘돼서 다행이죠. 사실 저도 예능국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어느덧 저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생기며 선배의 위치에 서게 되었고, 이제 내가 하는 행동, 경력 하나하나가 후배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보니까 내가 배운 만큼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요즘은 제 앞가림하기도 힘드네요.




높은 위치에 올랐다고 해서 모두들 좋은 선배나 멘토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주변에서 다들 서수민 CP를 칭찬하는 걸 보면 아마도 스태프, 후배, 출연자들에게 본이 되는 좋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아요. 비결이 뭔가요?


처음 <개그콘서트>를 시작했을 때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잘못된 용병술 때문이었죠. 그때 저는 “야, 너는 외부에서 봤을 때 이런 이미지야. 이걸 해” 이런 식으로 일을 시켰어요. 그런데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그걸 못하는 거예요. 그럼 이 친구는 ‘아, 난 안 돼. 역시 안 되는구나’ 이러면서 자책하고, 결과가 좋을 수 없죠. 후배 PD에게도 마찬가지였어요. “지금 네 기수에서는 이런 걸 해야 돼. 이걸 해” 라고 했더니 또 아닌 거예요. 그러면 이 친구도 ‘나는 안 되나 보다. 나는 바보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더라고요. 결국 깨달은 정답은 ‘이 친구가 뭘 제일 잘할까?’를 고민하고 그 안에 있는 것을 찾아내는 거였어요. 후배들마다 자기가 강점을 발휘하는 파트가 있거든요. 그러면 그걸 극대화해서 장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잘 찾아주는 거죠. 다른 사람은 잘 못하지만 이 친구만 잘하는 게 뭔지 알기 위해 노력했을 때,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얼마 전에 한 포럼에서 “두 집 살림을 철저히 해라”라는 멘트를 했더군요. 여성이라고 일과 가정 중 하나를 포기해서는 안 되고, 직장에서도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와 닿았어요. 이제 더 이상 커리어에서 ‘여자라서’ 힘든 시대는 아니라고 보지만, 그래도 결혼해서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기는 것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죠. 어떻게 그런 부분을 조절하나요?


결혼한 직장 여성의 경우에는 직장 일과 가정일을 병행하게 되잖아요. 직장과 가정, 두 집 살림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이왕이면 양쪽에서 좀 더 떳떳해지라는 거예요. 집에서는 직장 얘기를 못 하고, 회사에선 집 얘기를 못 하는 애매한 상황에서 생활하다 보면 결국 힘든 건 자기 자신이거든요. 그럴 바에야 두 집 살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양쪽에 분명하게 표명하고 양해를 구하면서 현명하게 일을 해나가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그것의 전제는 잘해야 되는 거죠. 양쪽 다 잘해야 되는데 그게 쉽지 않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좀 뻔뻔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후배들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임신한 거 숨기지 말고, 임신했다고 휴직하지 마라. 대신 임신한 만큼 네 일을 잘하면 되는 거다”라고요.  




서수민 CP는 ‘대중문화예술상’, ‘올해의 PD상’,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등등 예술가, PD, 여성을 대표하는 상을 수상했잖아요. 상을 받는 것이 되게 좋기도 하지만 부담이나 책임감도 클 거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말 그런 부담감이 컸어요. 유명해지면 유명해질수록 ‘서수민 CP가 만들면 잘되겠지’라는 기대를 하는데 망하면 얼마나 실망이 크겠어요. 그래서 정말 걱정도 되고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좀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그냥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게 정답일 수 있겠다’ 그런 자신감이 생겨서 좋아요.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그런 생각을 심어줘요. 후배들이 기획안을 제출했다가 통과되지 않아서저한테 “아우, 안 된대요” 그러면 “그거 다시 도전해봐. 지금은 까여도 그게 정답일 수 있어”라는 얘기를 아주 자신 있게 해주죠. 제가 그랬잖아요. <개그콘서트>도 까였고, 초반에 욕먹으며 혼났고, 맨날 헛돈 쓰는 사람처럼 살았는데 어느 순간 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어느 정도 자신 있게 지를 수 있는, 약간의 힘이 좀 생긴 거 같아 좋아요. 앞으로 더 부담이 쌓이겠지만 그냥 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 주변을 통해서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스스로 가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죠. 그래서 요즘에 저 스스로 추진하려는 캠페인이 있어요. 스마트폰을 안 가지고 다니는 거죠. <인간의 조건>의 첫 주제이기도 했는데,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기사와 댓글을 검색하다 보면 멍때리는 시간이 없잖아요. 사실 그 멍때리는 시간이 제일 중요한데 말이에요. 그래서 앞으로는 멍을 좀 때려보려고요. 멍을 때려야 내가 확신하는 것이 무엇인지, 뭐가 하고 싶은지 알 수 있는 거 같아서요. 







Mentor’s Profile


서수민 KBS 예능국 CP 1972년생. 연세대학교 의생활학과 학사. 1995년 KBS 22기 공채 PD로 입사해 <뮤직뱅크> <개그콘서트> <비타민> <스펀지> <개그사냥> 등을 연출했다. 현재는 <해피선데이-1박2일> 총괄 팀장으로 활약 중이다.







“남들에게는 없는 나만의 필살기를 키워보세요”

코스모 걸들의 고민에 대해, 이달의 멘토 서수민 CP가 답해준 리얼 어드바이스.



“친구들 앞에서는 항상 개그를 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적극적인 성격인데 남자 앞에만 서면 자꾸 움츠러들어요. 어떤 얘기를 했을 때 반응이 없으면 재미없어서 그러나,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나 하고 눈치를 보면서 소심해지곤 해요. 이러다 보니 소개팅을 나가면 바보같이 아무 말 못 하고 웃기만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태반이에요. 남자 앞에서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이지수(25세, 해외영업팀 근무)

웃기려고 하지 마세요. 여자가 굳이 막 웃기려고 하는 게 소개팅 자리에서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더라고요. 어느 정도 외모나 심성에 자신이 있다면 굳이 웃기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남자의 얘기를 들어주세요. 남자가 제일 기뻐할 때는 상대가 자기 얘기에 웃어줄 때인 것 같아요. 그렇게 주로 웃어주는 쪽으로 가보면 어떨까요?



“어떤 연애를 해도 처음에 사귀었던 남자 친구와 자꾸 비교를 하게 돼요. 그와의 연애 기간이 제일 길기도 했지만 정말 제 이상형의 남자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꾸 지금 사귀는 사람의 단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걸 극대화하는 상황까지 가버리죠. 그렇다고 첫 번째 남자 친구에게 미련이 남았다고 하기엔 다시 그의 얼굴을 본다 한들 별 감정이 생길 것 같진 않거든요. 어쩐지 연애 불구자가 된 느낌이에요.” 

-이정현(29세, 쇼핑몰 운영)

둘 다 버려야죠. 지금 남자 친구를 만나고 있는데 자꾸 첫 남자를 떠올리게 된다는 건 그만큼 남자 친구가 마음에 드는 게 아니라는 거고, 처음 사귀었던 그 남자에게 돌아갈 만큼 강하게 미련이 남은 것도 아닌 상황이니까요. 그러니 정말 마음을 움직이고 다른 어떤 남자도 떠오르지 않을 만큼 좋아하는 사람을 새로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자기 앞가림을 하는 것도 중요한데 전 너무 남에게 퍼주는 스타일이에요. 물론 뭔가를 베풀 때는 기분이 좋은데 뒤돌아보면 저한테 남는 게 없어 너무 허무한 거예요. 게다가 나중에 제가 손해를 보는 일까지 생기면 괜히 스스로를 원망하게 되고, 자존감도 떨어지는 거 같아요. 사람 사이의 이해 관계에서 좀 유연하게 행동하고 싶은데, 조언 좀 해주세요.” -정지원(30세, 유아 교사)

저도 사실 그런 경험이 있는데요, 그게 뭘 줄 때 바라서 그래요. 그러니까 남에게 무언가를 베풀면, 상대방이 그걸 받고 기뻐하는 모습까지만 기대하면 되는데, 주고 나서 ‘이제 얘가 나한테 전화해서 밥 먹자고 하겠지?’ ‘이제 얘가 내 말을 더 잘 듣겠지?’ 이런 걸 바라니까 허무해지는 것 같아요. 선물을 줄 때는 진짜 쿨하게 주고 끝내야 하는데 사실 그렇게 안 되거든요. 그런 마음을 버리려고 노력해보세요. 그렇게 마음을 버리다 보면 점점 베푸는 일도 줄어들 거예요. 하하하.



“올해 제 목표는 연애랍니다. 그런데 막상 저와 만나는 남자들은 절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면 좋겠다며 연인이 아닌 친구로 남자고 하더군요. 물론 친구를 만드는 건 좋지만 이제는 연애도 좀 하고 싶은데 어떤 남자와도 도통 설렘의 단계로 발전하지를 않으니 답답해 죽을 지경이에요. 제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한은지(28세, 인테리어 디자이너)

문제가 있는 거죠. 왜냐하면 본인이 ‘내가 너를 좋아한다, 너랑 사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친구 상태인 지금의 관계가 깨지기는 어렵죠. 정말 그 친구가 남자로서 좋다면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보세요. 스킨십도 해보고요. 만졌을 때 심장이 뛰는지 아닌지를 알아야 본인도 정말 그게 진심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생은 그렇게 길지 않아요. 만약 그렇게 했는데 거절당한다 해도 남자는 많고요. 그러니까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보세요.



“아직 이 나이 되도록 한 번도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나름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서 토익 점수도 남들에 뒤지지 않아요. 그런데도 여전히 사회에서는 외국 살다 온 경험이 없다고 하면 더 들어볼 생각도 않고 무시를 하더라고요. 이런 사회적 편견 때문에 회사에서도 몇 번 해외파에 밀리다 보니 이제 억울함을 넘어서 화까지 나네요.” -김민경(27세, 관세사) 

어쩌면 해외를 나가보지 못한 것에 대해 ‘억울함을 넘어서서 화가 나는’ 성격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해외 안 갔다 왔다고 누가 뭐라고 하나요?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다고 하면 그냥 ‘어머 진짜?’라고 할 뿐이죠. 사람들은 그냥 얘기하는 것뿐인데 본인이 남에게 밀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짜 밀리고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야, 27살 먹어서 해외 안 갔다 온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특별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죠. 본인이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생각을 바꿔보세요.



“남자가 많은 회사에 있다 보니 불합리한 경우를 자주 당해요. 정말 여우 같은 남자가 많더군요. 일은 저보다 못하면서 상사에게 현란한 아부 필살기를 발휘해 저보다 더 인정받는 남자 동기들을 보면 너무 화가 나네요. 사내 정치에만 능해서 능력 이상으로 인정받는 남자 동기,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서지혜(31세, 기획팀 근무)

상사에게 현란한 아부 필살기를 발휘해서 능력 이상으로 인정받는 것, 그것 역시 능력이에요. 그 사람의 장기죠. 그러니까 그 동기를 넘어서고 싶다면 본인도 회사 내에서 자기만의 필살기를 만들어야 해요. 본인이 여자라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 모든 남자가 그런 아부로 능력을 발휘하진 않거든요. 그러니 그를 넘어설 수 있는 나만의 필살기를 찾는 수밖에 없어요. 그에게 열등감을 느끼기보다는 그를 넘어설 수 있는 내공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방송 제작자가 되고 싶어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방송부 활동을 하면서 방송 쪽 일을 늘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점수 맞춰 대학을 선택하게 되니 방송 미디어 쪽과는 관련이 없는 학과에 진학을 하게 됐어요. 복수 전공, 다전공, 6개월이나 1년 정도 휴학을 하고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하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어떤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지 모르겠어요. 방송 제작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요건이 필요한지 궁금해요.” -김주희(23세, 대학생)

방송사 피디가 되려면 방송사 아르바이트 같은 건 별로 도움이 안 돼요. 기획안을 잘 짜는 능력이 방송 제작자로서의 자질을 검토하는 첫 단계거든요. 그러니까 방송을 다양하게 기획해보는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하지만 신문방송학을 공부한다고 방송 제작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에요. 그냥 많은 경험과 안목을 가진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방송을 체계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되게 중요한 것 같거든요.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고, 그것을 더 깊이 공부하기를 권하고 싶어요.


CREDIT
    Editor 김현주, 김혜미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4년 0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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