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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0 Fri

코스모 레이더망에 걸린 프로야구 선수들

‘야구 보는 여자’의 매력과 가치에 대해서 우리는 이미 오래전 합의점에 도달했다. 한발 더 나아가 2014년 한국 프로야구 시즌의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심정으로 신년을 맞이하는, ‘야구 좀 아는 여자’인 우리들. 겨울의 정점을 지나는 지금, 갈급한 마음으로 봄을 기다리는 코스모 야구 팬을 위해 2014년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프로야구 선수 7명을 만났다. 이들의 선발 기준? 코스모의 레이더망에 걸렸으니 뻔한 거 아니겠어? 실력과 당당함과 노력하는 자세, 거기에 끼와 매력까지 갖춘 이들에게 야구와 야구장 밖의 일상을 물었다.

챙 넓은 모자를 힙합 스타일로 삐딱하게 쓰고 마운드에서 공을 흩뿌리는 안지만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특유의 유쾌함으로 팀의 분위기를 책임지고 있는 그는 2013년도 자신만의 페이스로 시즌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도록 힘을 더하며 팀의 중추 자리를 확고히 했다. 유쾌함과 진지함, 양면의 매력을 지닌 안지만은 지금 다시 날아오르기를 꿈꾼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을 차지했어요. 2013 시즌에 대한 감회는 어떤가요?
팀은 우승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한 해였어요. 시즌 초반에 한 팔꿈치 수술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은 것이 참 아쉬워요. 이제부터 준비 잘해서 2014년에는 잘해야죠.

‘힙지만’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요. 별명이 마음에 드나요?
처음에 모자를 그렇게 쓴 것은 바보같이 보이기 위해서지 멋 부리려고 한 게 아니에요. 사실 나이 들수록 조금 부끄러운 면도 없잖아 있어요. 그래도 나중에 제가 은퇴하고 나서 팬들이 안지만을 기억해줬으면 해서 계속 쓰려고요.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저는 선수들끼리는 끈끈한 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선배에게는 예의를 갖추고, 후배들이 보고 있을 땐 행동을 조심하는 편이에요. 팀 분위기가 좋아질 것 같은 일이 있다면 무조건 나서서 하고요.

여자 친구는 어떤 사람이었으면 하나요?
늘 보면 항상 웃을 수 있고, 밝고 착한 사람. 무엇보다 마음이 잘 맞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고 마음에 들어야 여자 친구에게 잘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운동선수라는 특성상 만나고 싶어도 만나러 가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제가 “만나러 와!”라고 했을 때, 흔쾌히 와줄 수 있는 여자였으면 해요. 저는 제가 만나고 싶을 때 만나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혹시 야구 말고 다른 인생을 꿈꾼다면?
나중에 야구 선수 생활이 끝나고 나면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요. 빛나는 조연 같은 배우요. 요즘 tvN <응답하라 1994>를 보고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성동일 씨나 유해진 씨처럼 작품에서 절대 빠지면 안 되는 감초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안지만의 2014년 목표는 무엇인가요?
프로가 된 후 저의 목표는 언제나 0점대 방어율이었어요. 올해 마무리 투수가 된다고 해도 지금과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아요. 중간이나 마무리나 점수를 주면 안 되는 건 마찬가지거든요. 항상 같은 마음으로 임할 생각입니다.

 

최재훈은 2013년에 새롭게 발견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모두가 그의 활약을 이야기했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기여했음을 인정했다. 어린 나이의 백업 포수지만 팀원들의 사기를 북돋으면서 2013년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의 깜짝 스타로 급부상한 최재훈.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의 결과로 어깨 부상이라는 영광의 상처를 얻었지만, 그는 반달눈을 하고 순박하게 웃으며 되레 2014년의 전의를 두둑하게 다진다. 
 
‘2013년 포스트 시즌의 신데렐라’는 별명까지 얻었어요. 두산 팬인 지인은 올해는 최재훈을 발견한 해라고 명명하더라고요.
올해는 정말 죽기살기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그간 선배님들을 비롯한 팀의 모든 이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신 덕을 크게 봤고요.

‘구단의 안방마님’이라고 할 정도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포수라는 포지션은, 사실 눈에 잘 안 띄는 자리기도 해요. 포수라는 포지션의 고충을 어필한다면요?
기본적으로 포수가 많지 않아요. 정말 힘들기 때문에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머리를 써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요. 한편으로는 포수는 이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볼 수 있는 자리예요. 마치 엄마처럼요. 그래서 참 따뜻한 것 같기도 해요. 늘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얼굴이 잘 안 보인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2013년은 최재훈의 가능성을 검증했던 한 해예요. 2014년은 어떤 각오로 임하고 있나요?
우선, 수술을 했으니 재활에 최선을 다해서 빨리 몸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빨리 정규 리그에 합류할 수 있을 테니까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국가 대표가 되는 거예요. 무조건 국가 대표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몸 사리지 않고 죽기살기로 열심히 해보려고요.

이쯤에서 코스모스러운 질문 하나 할게요. 여자 친구에게 바라는 미덕이 있다면요? 야구 좋아하는 여자?
야구 좋아하는 여자보다는, 야구 선수를 이해해주는 여자요.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늦게 끝나거나 해서 자주 못 만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걸 이해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힘들거나 지칠 때 기댈 수 있는 따스함도 있었으면 해요.

최재훈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일까요?
실패와 성공이오. 힘들었던 적이 많았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지명이 안 되기도 했고, 두산에 신고선수로 들어오는 등 지금까지는 계속 실패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지금 성공했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그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것 자체가 저에게는 곧 성공인 거죠.

 

김선빈을 생각하면 지면을 박차고 날아올라 공중에서 볼을 잡는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생각해보니 안타도 잘 친다. 수비도 잘하고 공도 잘 치는 그는 리그 최고의 테이블 세터다. 2013년, 팀의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는 평소와 같이 타선의 선두에 서서 안타를 치고, 베이스를 밟아 팀이 승리하도록 밥상을 차렸다. 그를 응원하는 플래카드에 적힌 대로 역시 ‘연기는 현빈, 야구는 선빈’이다.  

8월에 부상을 당한 이후 경기에 나가진 못했지만 타율 3할이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어요.
그래도 아쉬운 점이 많은 한 해였어요. 팀 성적이 시즌 초반 1위에서 8위로 떨어졌기도 하고,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가지 못했고요. 하지만 재활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고, 충분히 쉬었으니까 2014년엔 열심히 하려고요.

팀에선 대체 어떤 존재예요? 귀요미? 선배들이 귀여워하던데.
이종범 선배님처럼 어른 앞에서는 조용히 있지만 친한 선배 앞에서는 제가 잘 까불거든요. 그런 모습을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가끔 너무 귀여워해주신 나머지 괴롭힐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제가 소심한 복수를 해요. 홈런 세레모니 때 배트 손잡이 부분으로 헬멧이나 엉덩이를 때리면서 말이죠.

요즘 야구장에 가는 여자가 많아요. 야구 보는 여자, 어떤가요?
자기만의 취미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만약 여자 친구가 경기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면 피곤할 것 같아요. 남자 친구가 야구 선수라면 더욱 이해해주고 위로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뭐 지금은 여자 친구가 없지만요.


어떤 여자 친구를 만나고 싶나요? 이상형이 있다면?
소이현 씨 같은 여자요. 제가 중학생일 때부터 유일하게 좋아하는 연예인인데 외모도 그렇고. 밝고 털털한 성격이 마음에 들어요. 성격은 귀엽기보다는 성숙하고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 좋아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좋은 말이나 용기를 북돋워주는 말을 많이 해주는 그런 사람이오.

김선빈 선수의 2014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내년 시즌과 상관없이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실책을 5개 이상 내지 않는 것이에요. 올 시즌에는 호수비보다 안정적인 수비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 제 목표고요.

 

입단 당시 ‘포스트 류현진’으로 주목받으며 7억원에 계약해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선수가 있다. 한화 이글스의 좌완 파이어 볼러 유창식이다. 프로 3년 차에서 4년 차가 되는 그는 2013년 시즌 5승을 하며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인터뷰 전,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매서운 눈빛의 남자가 오겠거니 상상했건만 이게 웬걸? 반달눈을 지으며 수줍게 웃는 청년이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유창식에게 2013년은 어떤 한 해였나요?
올해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스프링 캠프 때는 좋았는데 시즌 시작하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거든요. 비록 개인 통산 최다 이닝 타이 기록을 세우고, 시즌 5승을 하기도 했지만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좌완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구해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귀중한 포지션이라고 하더군요. 던질 때 어떤 생각을 많이 하나요?
마운드 올라가서 무조건 이겨야지 생각해요. ‘잘해야지!’ 하고 생각하면 부담되니까 포수의 리드에 따라서 생각 없이 던져요. 뭔가 생각을 많이 할 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더라고요.

유창식 선수를 만난다고 하니까 대전 출신 한화 팬이 그러더군요.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지 궁금하다고.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요?
운전하는 것을 좋아해 드라이브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목적지 없이 그냥 혼자 여기저기 다니는 거죠. 내비게이션에 의존하기보다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달려요. 실컷 달리고 나면 속이 시원해져요.

최근 몇 년 전부터 야구장을 찾는 여자가 많이 늘었죠. 경기할 때 관중석을 보면 느껴지나요?
많이 느끼죠. 제가 입단할 때부터 경기장에 여성 팬이 많았어요. 경기하느라 안 보는 것 같지만 다 본답니다. 하하. 

선수 입장에서 ‘야구 보는 여자’,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야구 많이 아는 여자 매력 있던데요? 여자 친구도 야구를 많이 알고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야구에 관한 말을 할 때도 잘 알아듣고, 같이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하거든요. 여자 친구가 생기면 같이 손잡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싶어요. 아직은 많이 알아보시지 않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유창식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야구는 여자 친구 같은 존재예요. 진짜 여자 친구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여자 친구처럼 야구도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가 있잖아요. 여자 친구에게 잘 못해주면 차이고…. 야구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여자 친구와 야구 둘 다에게 버려지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죠.

 

박희수의 볼은 속도가 빠르지만은 않다. 하지만 허를 찌르는 제구력과 기가 막힌 볼 배합으로, 또 다른 의미에서 타자들의 몸을 얼어붙게 만든다. 그런 그에게선 항상 당당한 자신감의 오라가 느껴진다. 지구의 표면이라도 다질 기세로 뚜벅뚜벅, 용맹한 발걸음으로 이닝을 걸어나가는 모습이 박희수의 상징일 정도다. 하지만 그런 그가 알고 보니 로맨티스트였다는 사실!

부상 소식에 팬들의 걱정이 많아요. 컨디션은 좀 회복됐나요?
허리가 좀 안 좋아 마무리 캠프에서 먼저 들어오긴 했지만, 통증은 거의 없어진 상태예요. 4월 시즌 전까지는 시간이 충분하니 컨디션 회복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아요.

불펜 투수는 위기 상황에 투입되는 존재인 셈이잖아요? 사실 그냥 마운드에 서는 것만도 긴장될 텐데, 위기 상황을 벗어날 만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대단할 것 같아요.
선수에게 제일 중요한 건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라는 건 바뀌지 않아요. 그런데 ‘올라가서 못 막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을 가지면, 올라가서도 공을 자신 있게 던질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위기 상황에서는 생각을 바꿔요. ‘내가 나가야지, 내가 나가고 싶다!’라고요. 못 막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 하면서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죠. 실제로 제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심리적으로 압박받고 힘든 경기를 치를 때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닝이 끝나면 뚜벅뚜벅 당당하게 걸어나가는 모습이 정말 멋져요. 그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짜식, 잘했어!’ 이런 거?
아, 그게요, 사실 제가 골반이 비뚤어졌거든요. 그래서 원래 뒤뚱뒤뚱 걸어서 의식적으로 뒤뚱뒤뚱 안 걷고 반듯하게 걸어가려고 하다 보니 그런 건데, 사람들이 볼 때는 아주 당당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이 인터뷰는 야구를 좋아하는 여성 팬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페이지인데, 실제로 여성 야구 팬들이 많아졌다는 걸 느끼나요?
야구장을 찾는 여성 팬들이 예전보다 확실히 많이 늘었어요. 원래 야구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제는 아닌 것 같아요. 선수 입장에서는 여자 팬이 많으면 기분 좋은 일이죠.

지금 여자 친구가 없다면서요? 어떤 여자한테 매력을 느끼나요?
사실 사랑에 관해서 꿈꾸고 있는 게 있어요. 소개를 받는 것보다 우연히 혼자 바람 쐬러 여행을 갔는데 혼자 온 여자를 만나는 거죠.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거예요. 운명을 믿는 건 아닌데, 그런 드라마 같은 사랑의 한 장면을 로망처럼 간직하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못 만났네요.

 

한국 프로야구의 아홉 번째 심장,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승리 투수는 ‘딸기’ 이재학 선수다. 외국 투수도 못 이룬 결실을 토종 신인 선수가 이뤄냈다는 데서 그 승리는 더욱 값지다. 그는 정말이지 세상의 모든 귀엽고 흐뭇한 말을 다 갖다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청년이었다.

 

처음으로 정규 리그에 진출한 NC 다이노스에게도 2013년은 특별한 해지만, 신인상을 수상한 이재학에게는 더욱 특별했을 것 같아요. 어떤 각오로 임했는지 묻고 싶네요.
2012년부터 2013년 시즌 준비를 많이 했어요. 시즌 처음에는 부진했던 터라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운 좋게 첫 승을 거둔 이후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그 이후엔 정말 정신없이 흘러간 것 같아요. 다 끝나고 나니까 ‘끝났나?’, ‘언제 이렇게 던졌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재학 선수를 응원하는 여성 팬들을 위해 ‘이런 모습을 더 주의 깊게 봐달라’라는 힌트를 준다면요?
위기 때 어떻게 하는지 봐주세요. 좀 더 힘 있게 붙게 되거든요. 투 스트라이크 이후 삼진 잡을 때도요. 타자가 홈런 칠 때 빛을 발하듯 투수는 삼진을 잡을 때 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보는 분들도 더 재밌게 볼 수 있고요.


작년 연말 걸 그룹과의 댄스 타임에서 넋을 놓고 바라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어휴, 그게 사람들하고 웃다가 그런 건데 하필 그 장면이 떠서….

괜찮아요. 순진하게 웃는 모습이 이재학의 매력이니까요. 한편으론 코스모 기자답게, ‘저 순수한 청년은 연애를 해봤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하하. 지금은 야구에 집중할 때긴 하지만, 어떤 사랑을 꿈꾸나요?
전 그냥 무난한 사랑을 하고 싶어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튀지 않고 조용하게요. 크게 싸우지도 않고 살짝 다퉜다가 금세 화해하고, 서로의 속마음까지 다 터놓고 공유하는 그런 이해심 많은 사랑을 하고 싶다는 바람?

연애관도 참 다소곳하네요. 2014년의 포부는 그리 다소곳하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2013년의 성적이 운이 아니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직구 제구력도 더 탄탄하게 키울 거고요. 딱히 목표랄 것은 없지만, 2013년만큼, 아니 지난 2013년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포부를 넘어 감독님 말씀처럼 저희 팀이 4강에 드는 데 보탬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116경기 출전, 100안타 달성, 타율 2할7푼2리. 2013년 정의윤은 프로 데뷔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3년 시즌을 통해 LG의 미래를 책임질 타자임을 증명한 그는, 능글능글한 말투와 달리 뚝심 있는 노력파이자 학구파로 소문이 자자하다. 주전급 선수로 마무리 캠프 합류를 자청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며 2013 시즌의 아쉬움을 달랬던 정의윤. 그는 남자가 귀여워서는 안 된다고 정색했지만, 그래서 더 귀엽다는 반전 매력까지 겸비했더라.

2013년에 정의윤이 자신의 잠재력을 대방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해요?
시즌 초반에 계속 안 좋았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끝까지 참고 믿어주시면서 계속 내보내주시니까 심적으로 편해지더라고요.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2014년 새로운 시즌에 임하는 포부가 있을까요? 홈런왕이 돼보겠다거나 하는.
개인적인 다짐보다는, 2013년 우리 팀이 2위 했으니까, ‘1위 한 번 하자!’ 이런 마음? 가을 야구 때도 너무 허무하게 끝났으니 재미있게 빵빵 치면서 한국 시리즈까지 가서 우승하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뿐이에요. 그게 저한테도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요.

팬들이 ‘싸이윤’, ‘궁디윤’이란 재미난 별명도 붙여줬어요. 마음에 들어요?
싸이는 이제 안 해요. 요즘 아무도 안 하니까…. 이제 페이스북 할 거예요. 앞으론 ‘페북윤’이라고 불러주세요. 하하. 사실 트위터나 페이스북 하는 건 좀 겁이 나긴 해요. 그리고 엉짱 타이틀은 이제 지환이에게 뺏겼기 때문에…. 지환이 오고 나서 밀렸죠. 나이 먹어서 이제 끝났어요….

하지만 정의윤 선수와 오지환 선수의 엉덩이는 엄연히 카테고리가 달라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직접 만나고 보니 또 다른 매력 포인트도 발견했어요. 바리톤의 굵직한 목소리요! 남자로서 정의윤은 어떤 여자를 좋아할까 궁금해지네요.
저 까다롭지 않아요. 여성스러우면 돼요. 예쁜 건, 보는 사람마다 눈이 다 다르니까 내 눈에 예쁘면 되고. 어떨 때는 털털한 사람도 좋고, 적당한 내숭도 필요하지만 너무 내숭 떠는 건 별로예요. 키도 좀 크면 좋지만 너무 크면 안 되고요. 이왕이면 똑똑했으면 좋겠고 집이 가까우면 더 좋고…. 음, 그리고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
지금 혼자라더니, 이래서 연애 못 하시는구나… 까다롭지 않다더니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눈을 지닌 것 같네요.
저, 모태 솔로예요, 하하. 농담이고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좀 시켜주세요.

CREDIT
    Editor 박지현, 유미지
    Design 최인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4년 0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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