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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5 Mon

2013년 한 해, 우린 어떤 연애를 했을까?

싱글 걸의 바이블, 코스모가 올 한 해 주목한 연애 키워드를 다시 한 번 짚어보기로 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사람들은 어떤 연애를 했을까? 또 어떤 연애를 꿈꾸었을까?

 

몇 년 전부터였던 것 같다. 솔로 지옥, 커플 천국이라는 단어가 이따금 들리며 ‘연애를 안 하면 루저’라는 분위기가 묘하게 이 사회에 감돌기 시작한 것이. 연애를 못 해본 사람을 ‘루저’로 비하하고, ‘모태 솔로’라는 단어로 은근히 비웃어도 괜찮은 분위기가 생겨난 것이.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라는 속담이 진실처럼 여겨지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라는 말을 서로에게 서슴없이 하는 사회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분위기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2013년의 연애 트렌드를 짚기에 앞서 전제해야 하는 사실 하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가장 내밀한 어떤 부분을 바로 이 연애 트렌드가 짚어내고 있다는 것일 듯하다.


올 한 해 연애 트렌드를 관통한 첫 번째 키워드는 ‘두려움의 정서’였다. 어장 관리를 하는 남자가 차라리 호기롭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여성이 사연을 통해 ‘연애하기 싫어하거나 연애를 두려워하는 남자’를 만나는 고충을 토로해왔다. 나약한 초식남과 소심한 철벽남도 모자라 찌질남과의 연애가 트렌드가 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코스모엔 그 어느 해보다도 ‘먼저 고백하는 법’, ‘그를 유혹하는 법’과 같은 기사가 자주 등장했고, ‘그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일’처럼 나약한 남자를 부드럽게 다루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아야만 했다. 모두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연애는 한편으론 사치 같지만, 남들이 하는 것은 다 해야 제법 잘 살았다고 여겨지는 사회에서 남자들은  연애에 대한 욕망을 잃고 점점 더 자신의 동굴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불안의 정서 때문일까? 연애 상대를 고르는 사람들의 기준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가 아닌 나이 차이가 위로든 아래로든 많이 나는 상대를 선호하는 패턴이 드러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보다 한참 어린 상대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만족시킬 가능성이 높고,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상대는 지위가 사회적으로 안정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지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커플이 확실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셀러브리티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혜진-기성용, 백지영-정석원처럼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연상녀와 훈훈한 연하남의 커플이 탄생하며 큰 주목을 받았던 것. 앞으로도 이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즉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상대에 대한 호감 상승’이 두 번째 키워드가 되겠다.


마지막 세 번째 키워드는 바로 ‘디지털 러브’다. 소셜 데이팅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그 유행도 한풀 꺾이는 것 아닌가 하는 예측이 있었지만 오히려 2013년 한 해 동안 소셜 데이팅 업체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의 결혼 정보 회사는 차례로 경영난을 맞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SNS를 통한 연애 역시 화두였다. 온라인상의 프로필을 잘 관리하는 방법, SNS 활동 패턴에 따른 그의 심리 체크 등 예전에 볼 수 없던 ‘디지털 러브’ 관련 기사가 많은 화제를 양산했다. 장문의 글을 쓰는 것보다 140자가 편하게 느껴지고, 전화로 이야기하기보다 채팅 창에 이야기하는 게 편하고, 직접 만난 적 없지만 ‘친구’라는 호칭을 쉽게 소비하는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연애란 어떤 모습일까? 쇼핑 사이트에서 원하는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듯 상대를 골라 잡아 연애를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우리는 어떤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앞서 말한 2가지 키워드와 함께 디지털 러브라는 키워드를 반추하려니 그다지 밝은 그림이 나오질 않는다. 1년 뒤 2014년의 키워드를 다시 정리할 땐 좀 달라져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 전망 역시 밝지 않다.

CREDIT
    Editor 곽정은
    Design 최인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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