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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Mon

싱가포르에서 만난 친절한 희철씨

원래 김희철이 이랬나? 이렇게 잘 웃고, 목소리 톤이 높고, 한마디 질문에 다섯 마디 대답하고, 누구에게나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농담 던지고. 매 순간이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는 ‘친절한 희철씨’와 함께한 싱가포르 여행기, 지금부터 펼쳐진다.

 

전역한 소감이 어때요? 오랜만에 하는 화보 촬영이라 기분이 색다를 것 같은데.
아… 사실 지금도 얼떨떨하고 모든 게 다 좋을 뿐이에요. 해외에 나가도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우주인지도 모를 정도로 계속 호텔에만 있었는데,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아요. 예전에는 화보 찍을 때 웃는 게 힘들었는데 이제는 웃음을 참는 게 힘들어졌어요. 그래도 언제 바뀔지 모르니 긴장하세요.

싱가포르에서의 일정을 정말 충실히 만끽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해요. 스태프들과 호흡도 잘 맞았고요. 잠시 비 왔던 것 빼고는 모두 좋았어요.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해서 엄청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그래도 금방 끝나는 것을 보면서 ‘아, 맞아. 난 김희철이었구나. 난 잘난 사람이었는데. 왜 걱정을 했을까’ 생각하며 안도했죠. 하하하. 너무 좋으니 많이 웃게 되고 여유도 부릴 수 있게 되고 말도 많아지고요.

공연 때문에 자주 와보기는 했겠지만 이렇게 멤버 없이 혼자 오니 어때요? 좀 더 여유롭나요?
싱가포르를 제대로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공연 때문에 왔을 때는 숙소와 공연장 외에는 가보지 못했거든요. 어제 놀이동산도 갔잖아요. 싱가포르가 이렇게 좋은 곳인지도 처음 알았어요. 예전과 다른 것 또 하나는 팬들이 공항에 나와 있다는 말을 듣고 너무 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는 거예요. 저를 환영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실제로 본다는 생각에 들뜬 거죠.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라고 하니까 매니저 형이 무척 놀라더라고요. 예전엔 옷 찢기고 머리 뜯기는 게 싫고 부담스럽기만 했는데 제가 팬들의 마중을 그리워하게 될 줄 몰랐어요. 역시 목이 말라야 물을 찾게 되나 봐요. 또 한 번 느꼈죠. 누군가가 나를 예뻐해주지 않으면 미쳐버린다. 그래서 관심을 받아야 산다. 그게 김희철이다.

인터뷰하는 목소리 톤이 한껏 높아졌어요. 목 아프지 않아요? 살살 말해도 돼요.
지금 제 상태가 그래요. 좋아서 그러는 거니까 제 열정을 막으려 하지 마세요. 하하하.

 

벌써 소집 해제라니 세월 참 빠르네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당사자들은 굉장히 화난다면서요?
아, 진짜! 데뷔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왔다고 생각했는데 공익 생활한 2년만 왜 그렇게 시간이 안 가냐고요~.

달력에 X 표 하면서 소집 해제할 날만 손꼽아 기다린 거예요?
에이, 그런 비참한 짓을 할 순 없었어요. 하하하.

소집 해제 날 보니까 무척 밝고 발랄한 모습으로 표창장을 들고 등장하더라고요.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 등으로 공익 판정을 받고 다녀온 거지만 연예인으로서 공익을 다녀온 것이 좋은 시선을 받을 수는 없다는 한계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너무 당당하고 즐거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안 좋겠다고 판단했고, 조용히 나가고 싶었죠. 그래서 그날 오신 팬들과 기자분들께 간단히 인사만 하고 퇴장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태어나서 처음 받는 표창장이라 감정 조절이 안 됐나 봐요. 진짜 상을 처음 받아봤거든요. 저는 제가 웃고 있는 줄도 몰랐어요. 나중에 사진 나온 거 보니까 ‘이게 정말 나 맞아?’ 싶을 정도로 심하게 웃고 있더라고요.

데뷔한 지도 꽤 됐죠. 데뷔 초기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끼나요?
데뷔한 지 거의 10년 정도 됐는데 예전 사진과 저를 비교해보면 숨길 수 없는 피부 톤이나 달라진 표정 같은 것이 눈에 띄더라고요. 앳된 예전 모습을 보면 세월을 저절로 실감하게 돼요. 멋있기는 솔직히… 예전이 더 멋있었던 것 같아요.

속에서 꿈틀거리는 끼를 숨기고 지내야 하니 답답했겠어요. 넘치는 끼 때문에 연예인을 하고 있잖아요. 평소에도 연예인 마인드로 사나요?
예전부터 저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한다면 어떠한 행동도 괜찮다고 생각해왔어요. 저는 아이돌로 데뷔했고, 얼굴 자체가 잘생긴, 타고난 꽃미남 아이돌이잖아요. 하하하. 그 사실은 변함없을 거고요. 제가 팬들 앞에서 여자 친구와 부둥켜안고 뽀뽀하는 것도 아니고 술에 취해서 난동을 부리는 것도 아니라면 최대한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죠. 그래도 선은 지키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용인되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있다는 거예요. ‘미국은 되는데 왜 우리나라는 안 돼?’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인지 저를 실제로 보신 거의 모든 분들이 “TV랑 진짜 똑같다”라며 놀라워하세요.

 

고정 팬이 많은 걸로 아는데, 복무 기간 중에도 팬들의 뒷바라지가 이어졌나요?
복무 기간에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아예 접고 살았어요. 출퇴근도 지하철로 했으니까요.
밤 11시면 잠들고, 매일 아침 7시 반에 정확하게 일어나 건대입구에서 2호선을 타요. 성수, 뚝섬, 한양대 지나면 왕십리. 왕십리역에서 3분만 걸어가면 성동구청. 매일 거의 정확한 시간에 출근했고,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었어요.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계속하다 보니까 그냥 사람들과 섞여 평범한 사람으로 살게 되더라고요. 물론 구청에 피해를 끼치게 될까 봐 조심스러웠기도 하고요. 복무 기간에 성동구청에서 운영하는 라디오 외에 아무런 활동도 없었고, 트위터는 때려치운 지 오래됐고요. 트위터는 입대하면서 없애길 잘한 것 같아요. 과도한 관심이 힘들었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주목받는 것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어요. 그래서 찾아오시는 팬들에게 부탁했어요. 오지 말아 달라고요. 우리 팬들은 또 얼마나 말을 잘 듣는지, 그 뒤로는 안 오더라고요. 배려심에 무척 감사했죠.

희철씨 무서워서 팬들이 말을 잘 듣는다고 하던데요?
아이고, 어디서 이상한 얘기를 들으신 거예요? 아무튼 소식은 진짜 너무 빠르다니까.

복무 중에 다른 가수나 그룹들 무대도 모니터링했나요?
저는 활동할 때도 다른 가수들에게는 무관심했고, 그건 지금까지 똑같아요. 활동할 때도 제가 출연했던 프로그램만 모니터했으니까요. 특히 복무 중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간이 더 없었어요. 그래도 여자 아이돌 그룹 노래는 좀 알아요. 요즘 나인뮤지스의 ‘dolls’ 왜 이렇게 좋아요? 노래며 콘셉트며 모든 게 최고예요.

나인뮤지스 퍼포먼스랑 김희철 씨랑 묘하게 어울리는데요? 하하하. 그나저나 새롭게 등장하는 아이돌 보면 압박감 같은 게 들지 않아요?
아뇨. 어린 나이가 부러울 때는 있지만 어릴 때 데뷔한 그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요. 저는 학창 시절에 다양한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선생님께 매도 맞아보고, 친구들과 여기저기 놀러도 다녀봤어요. 학창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즐거움은 소중한 것이죠. 아무런 추억도 없이 보내는 건 무의미한 것 같아요. 그때 충전된 에너지가 있어서 그런지 저는 연예인 하기 좋게 철이 안 든 것 같아요. 연예인은 철들면 재미없지 않아요? 이런 저의 생각을 아시기 때문에 이수만 선생님도 “쟤는 딱히 뭐라고 안 해도 지가 알아서 들고 뛰니까 내버려둬”라고 하시죠. 적당히 철없으면서도 사고는 안 치니까.

 

소집 해제 날을 카운트다운하면서 자신과 약속한 것이 있나요?
하루가 지날수록 조심해야지, 더 조심해야지라는 생각뿐이었어요. 나가는 날까지 절대 사고 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 말이에요. 뭔가 이루고 나가야 한다는 불안감이나 압박감은 없었지만 빨리 일을 하고 싶다는 조바심이 났어요. 2년 동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힘들 줄 몰랐어요. 평범한 일상을 계속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더라고요.

앞으로 나이 들어서까지 슈퍼주니어로 계속 활동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겠죠. 이제 30대잖아요.
저 30대 같아 보이나요? 아, 나이 생각하기 싫은데. 사실 저도 갈림길에 있는 느낌이 들어요. 이제 진지해져야 할지, 자유인으로 계속 살아야 할지 결정해야 할 것 같은 시기죠. 아무리 생각해도 선을 긋고 진지해지는 것은 저와 안 어울리지 않나요? 예전에 정보석 형과 김명민 형이랑 얘기할 때 그랬어요. 형들이 “너는 배우가 되고 싶니, 가수가 되고 싶니?” 하면 “저는 최고의 연예인이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어요. 그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야, 최고의 대답인 것 같다. 신선하네”라고 하셨죠. 사실 저 스스로 우주대스타라고 말하고 다니니 뭘 해도 욕 먹기 딱 좋은 캐릭터잖아요. 그러면서도 ‘보기 싫으면 보지 마. 그럼 되잖아’ 그런 마인드로 밀고 나갔죠. 그래서 초반에는 정말 욕을 많이 먹었어요. 그래도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고 나름대로 오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니 어느새 대중도 ‘김희철이 저렇게 보여도 지킬 건 지킨다’고 인정해주시더라고요. 사실 이수만 선생님이나 매니저 형이 저를 일일이 구속하고 통제하려 했다면 반항심이 앞섰을 텐데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 하셨고, 팬들도 “재밌다”, “센스 있다”라고 격려해주시니까 오히려 책임감 같은 게 생겨서 사고는 안 치려고 하게 되더라고요.

남자는 군대 다녀오면 대부분 여자 보는 눈이 바뀐다고 하던데 어때요?
여자 보는 스타일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어릴 때부터 다리 예쁘고 치마 잘 어울리고, 목선이 예뻐서 올린 머리가 잘 어울리는 여자를 좋아했고, 이건 팬들도 다 외우고 있을 정도예요. 여성관이 확실한데도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하는 게 참 이상해요. 사실 지금까지 연애가 거의 한 달 이상 간 적 없고 가장 오래간 게 석 달이거든요. 여자 만나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는 스타일이에요. 남자 친구들과는 정말 신나게 노는데 여자 친구와는 할 것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연락도 잘 안 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저도 나이를 먹는지, 요즘 <아빠! 어디가?>를 보면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슬슬 진지한 연애를 할 시기가 된 것 아닐까요? 이상형은 매번 조금씩 바뀌는 편인데 얼굴은 많이 안 본답니다. 그저 저보다 예쁘면 그만이에요.

어머나, 그게 가장 어려운 거 아닌가요?
하하, 그런가요? 그런데 제가 게임 캐릭터나 좋아하고 피규어 들고 다니거나 베개 만들어 베고 자는 것 보고 팬들이 제발 여자 사람 좀 만나라고 성화예요. 제 팬들 중에 결혼하신 분도 많아요. 저는 그분들을 축하해주고 팬들은 제 결혼 걱정해주는 훈훈한 광경이 만들어지는 가족과 같은 관계가 참 좋아요.

 

 

 

자세한 내용은 코스모 10월호에서 만나보세요!

 

CREDIT
    Contributing Editor 임경미
    Photographer 목정욱
    Stylist 이한욱
    Hair 건희(정샘물 인스피레이션 WEST)
    Makeup 지혜(정샘물 인스피레이션 WEST)
    Location 뫼벤픽 헤리티지 호텔
    venpick Heritage Hotel Sentosa)
    Cooperation 싱가포르 항공(Singapore Airline)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10월호

기사입니다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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