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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7 Tue

거침없는 서울 뷰티 토크

서울 여자의 뷰티가 뜨고 있는 지금!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독자들이 서울 뷰티를 보는 시각을 한층 높여주기 위해 코스모와 각계 뷰티 전문가들이 떴다. 독한 혀들의 전쟁, 코스모 뷰티 썰전! 자, 이제 서울 여자의 뷰티에 대해 낱낱이 털어보자!

 

백지수(이하 백) 요즘 뜨고 있는 ‘서울 여자’에 대해 실감하세요? 특히 뷰티 부문에서 뉴요커, 파리지엔 못지않은 존재감을 서울 여자들이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이윤경(이하 이) ‘서울 여자’ 뷰티라니! 살아생전에 이런 용어가 만들어질 줄이야. 공교롭게도 전 어제 다음 학기 성신여대대학원 패션과 메이크업 강의계획표 짜면서 K팝에 이어 K메이크업을 2주 계획으로 넣었어요. 예전엔 외국 나갔을 때 ‘이게 파리에서 가을에 유행할 거래’ 그러면 그 난해함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수긍해야 무식하단 소리 안 들을 것 같아 조용히 있었는데, 이젠 ‘이게 한국에서 최근 유행하는 거래’ 하면 조용히 휴대폰 카메라 들이대고 사진을 찍어요. 뉴요커, 파리지엔 이런 거에 기죽지 않는다는 거죠.
백 두 분은 서울 여자 뷰티의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박태윤(이하 박) 음, 군중심리가 작용한달까? 서울 여자들은 아무리 어려운 콘셉트라 할지라도 매체든지 연예인이든지 누군가 해서 안전하게 검증받았다면 아무리 센 것도 다 따라 하는 경향이 있어요. 전 국민이 가인의 아이라인을 따라 했던 것처럼. 해외에서는 뭔가 유행해도 ‘아, 저것은 예쁘지만 내 것은 아니다’ 라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다 하죠. 아이돌 무대 화장이 거리에 넘쳐. 은근 과감해.
그렇죠. 전 서울 여자 뷰티를 한마디로 에지 있는 트렌드 체이서(Chaser)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파리지엔, 뉴요커, 런더너 등은 수십 년간 내려오면서 머릿속에 그려지는 스타일이 있어요. 반면 서울 여자들은 패션 뷰티의 현재 트렌드를 읽고 해석하는 본능적인 감각이 있어서, 한 가지 룩을 고집하기보다 당대 최신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소화해내고 변형하죠.
맞아요. 어떤 사람들은 따라쟁이라고 하지만, 전 과감히 시도하고 뭐가 젤 좋은지 찾아내는 게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중요한 건, 선봉대에 아이콘이 있어야 된다는 거. 먼저 나서서 자기의 룩을 만드는 건 못 하는데, 앞선 누군가의 룩을 자기 걸로 만드는 데는 탁월하다니까.
상당히 독특한 면이 있긴 해요. 패션·뷰티 리더들이 여러 번 실험하고 제시하는 트렌드를 잘 받아들여 완성된 룩을 실패 없이 소화하니까요 적극적이긴 또 얼마나 적극적이에요!
홈 케어, 메디컬 케어, 대체 요법까지 다 찾고, 검증해내죠. 우리나라 같은 뷰티 블로거가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요?
괜히 글로벌 브랜드에서 서울을 테스팅 베드로 삼겠어요?
서울 여자들은 진짜 완벽주의자들이에요. 구멍이 없다니까. 외국에서 서울 여자들은 비치에서 선크림 하나 살 때도 물어본대요. “이거 파운데이션 전에 발라요, 후에 발라요? 2시간마다 덧바르라는데 화장한 후에는 어떻게 덧바르나요?” 아니, 해변에 쉬러 가는데 파운데이션은 왜 바르냐고요.
하하. 베이스는 서울 여자들의 생명이니까요!

 

서울 여자들은 베이스 메이크업도 얌체같이 똑똑하게 하는 편이죠. 다 하고도 하나도 안 한 것처럼, 일종의 내숭이랄까?
그 내숭 정서가 룩에도 나타나요. 내추럴 메이크업도 사실 그 이면에는 내숭 문화가 있죠. 마치 내 피부가 원래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권에서 한류 드라마 열풍과 함께 ‘서울 여자’가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투명한 피부 표현 덕분이었죠.
내추럴 메이크업의 대명사 비비 크림은 서울에서 시작해 지구 전체의 여성들에게 전파된 거나 다름없죠. 초반엔 비비 크림에 회의적이었던 해외 브랜드들이 출시 후 톡톡히 재미를 보고 이젠 오히려 한 발 빠르게 CC 크림을 만들 정도예요. 새로운 제품으로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 매출을 올려야 하는 화장품 업계에서는 ZZ 크림까지 일단 연구 계획을 벌여놓은 상태라니, 서울 여자들의 파워가 대단하죠.
DD 크림 나온 거 보고 쓰러졌는데, 제트제트(ZZ) 크림이라니! ZZ는 쿨쿨 자는 거니까 피부에는 제일 좋겠네! 근데 아무리 써봐도 전 사실 비비나, CC나, 파운데이션이나 각 제품마다 다르지 제품군별로 차이는 못 느끼겠어요.
CC 크림은 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게 어떤 회사는 바르면 색소가 터지는 그런 거를 CC라고 부르고, 어떤 회사는 비비보다 커버력을 쫌 떨어뜨려서 CC라고 부르는 데도 있고. 한마디로 규정하는 게 없는, 정체불명의 베이스예요. 어쨌든 내추럴한  피부 표현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소구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웃긴 게 뭔지 알아요? 투명하게 피부 표현 하고 싶다고 비비나 CC 크림을 사놓고 커버력이 없다고 클레임하는 거예요. 제품의  도대체 뭘 바라는 거야?  ‘투명한 커버’라는 게 도대체 가능하냐고요?
하하. 미션 임파서블이네.
가끔 서울 여자들은 물리학을 거부한다니까. 물론 그 적극적인 요구 사항 덕분에 우리나라 뷰티 산업이 이만큼 발전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사실 제품 성상이나 기능, 텍스처로 봤을 때 파운데이션과 비비, CC 크림 다 같은 베이스 라인으로 보는 것이 맞아요. 특히 비비와 CC는 알파벳 B와 C만큼 큰 차이가 없죠.
이름에 연연하지 말고 사용감을 테스트해보고 사는 게 최고죠. 어쨌든 비비든 CC든 파데든 뭐라도 바르고 다니면 된 거야. 아무것도 안 하고 초췌하게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수녀님이 아니고서야 아무것도 안 바르고도 다니는데도 예쁜 여자는 진짜 드물다고!

 

내추럴한 베이스와 쌍벽을 이루는 건 서울 여자들의 유별난 립스틱 사랑이에요. 윤은혜 립스틱, 송혜교 립스틱, 김남주 립스틱 그런 거 진짜 많았잖아요.
이 그렇죠. 신기하게도 일본 여자들은 속눈썹에 완전 집중하거든요. 핸드백에 마스카라를 4~5개씩 갖고 다니는 여성들도 많아요. 가짜 눈썹을 길게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주 일반화되어 있고요. 번지지 말라고 비포 애프터로 겹겹이 칠을 하다 보니 마스카라 매출이 큰 편이죠.
암, 일본 애들 마스카라 바르는 기술은 전 세계 최고지!
하하. 네. 심리학적으로 눈 화장에 집중하는 여성들은 눈에 띄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고 해요. 거기에 반해 서울 여자들은 눈보다는 입술에 더 집중하죠. 입술에 집중하는 것은 섹시하고 여성스럽기 바라는 마음이 커서예요. 한국 남자들은 예쁜 여자를너무너무 좋아하지만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는 은근 싫어하거든요. 믿거나 말거나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를 선호하죠. 근데 눈 화장은 조금만 진하게 해도 ‘저건 다 화장발이야’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거죠. 그래서 눈 화장은 강하지 않은 대신 효과적으로 하길 바라죠. 한 올 한 올 아주 자연스러운 마스카라를 좋아하고요. 그나마도 번지면 아웃!
특히 아이 메이크업 같은 경우, 우리나라 여자들은 약점을 가리는 데 포커스를 맞춰요. 아이돌 가수들의 과장된 아이라인이 바로 좋은 예죠. 눈을 더 크게, 길게, 처짐 없이….
무엇보다 전 립 메이크업이 쉬워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90년대 여자들은 화장을 잘했어요. 그 전 세대들이 어렸을 때부터 화장을 해서 자연스럽게 체득을 했지. 근데 지금 20대 여자들은 그들이 한층 어렸을 때 내추럴 메이크업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었어요. 눈썹을 그려본 적도 없고, 섀도 그러데이션이 뭔지도 모른 채 성장했죠. 그래서 갑자기 많은 화장품이 주어지면 아무것도 할 줄을 몰라. 근데 립스틱은 아무리 초보라도 바를 수 있잖아요. 한마디로 만만하죠.
맞아요. 립스틱이야 아무리 겹겹이 칠하고 발라도, 아티스트가 가르쳐주는 3컬러, 5컬러 섀도 테크닉처럼 난감하지 않죠. 화장하기도 쉽고 변화도 눈에 확 띄고.  
보편적인 인간의 정서로 봐도, 입술에다 바르는 컬러는 오렌지든 핑크든 어차피 천연 입술 색에 근접한 색깔이라 뭘 발라도 별로 이상하지 않으니까 부담 없이 시도하는 것 같아요. 반면 눈에 어떤 컬러를 바르게 되면 인체에서 잘 안 나오는 컬러니깐 어색해지기가 쉽거든. 그러니깐 브라운 계열로 주구창창 하고, 끽해봤자 산호, 공주과는 핑크 정도 하는 거지.
그렇네요. 아이 메이크업은 패턴이 핵심이고, 립스틱은 컬러가 핵심이니까. 내 맘대로 아이템을 바꿀 수도 있고 기분 전환에 최고죠. 룩에 드라마틱한 변화도 줄 수 있고.
딸기우유 핑크, 푸크시아 핑크가 한창 유행이었을 때 다들 그 입술로 다녔잖아요. 물론 어울리는 사람이 드물긴 했지만, 전 그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아니 오히려 그 점이 서울 여자들의 위대한 점이죠. 도전해보고 나한테 안 어울리면 결국 안 발라. 다른 트렌드가 자기한테 어울리면 그걸 또 하고 뭐랑 섞어서도 바르고….
나도 ‘안 어울리니까 바르지 마’ 이렇게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메이크업이라는 게 사회적 기능이 물론 있겠지만, 그래도 우선은 나를 위해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메이크 ‘업’이잖아요. 나를 ‘업’시키는 거라고. 내가 바르고 싶고, 발라서 기분 좋으면 된 거지, 안 어울리면 뭐 어쩌라고?

 

외국에 나가면 서울 여자들은 다 너무 어려 보인다고 해요.
좀 부지런히 투자를 해야지! 화장품 싼 걸 쓰든 비싼 걸 쓰든 전반적으로 봤을 때 꾸준히 관심 갖고 투자하는 여자들이 확실히 안 늙어요. 이건 내 경험론이야.
맞아요. 젊음은 저금하는 거죠. 지금 당장 예뻐지는 게 아니라, 10년 후에 얼마만큼 차이를 벌리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참 똑똑하죠. 요즘 서울 여자들의 뷰티 케어의 키워드가 뭔지 아세요?  나이를 알 수 없는 동안!
그냥 어려 보이는 것도 아니고!
희한하다는 거야. 눈빛은 늙었는데 피부는 팽팽하고.
이거 뭔가 기분 나쁜데…. 뱀파이어잖아 그거.
요즘엔 한 번에 센 관리 말고 약한 걸로 조금씩 조금씩 곗돈 내듯 하는 것 같아요. 나중에 동창회 나갔는데, 내가 동창들보다 대여섯 살 어려 보인다, 이게 바로 계 타는 날인 거지!
그러네, 근데 나는 왜 이렇게 자주 계를 타? 호호호. 물론 어떤 뷰티 케어를 받을 때든 기대치가 있으니까, 나조차도 레이저 치료 한 번 받고 나서 “아우, 1백만원 주고 쐈는데 효과 하나도 없네.” 당장은 이렇게 생각하지만 10년이 지나면 다르더라고. 훨씬 젊어 보여. 얼굴을 봐봐!
우와, 뻔뻔하게 잘난 척하시네!
난 해도 돼. 얼마나 투자를 많이 했는데! 근데 서울 여자들을 보면 이걸 ‘해야 돼’ 이러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즐기는 거 같아. 음, 이거 더 했더니 조금 더 예뻐졌다 만족하면서.
그렇죠! 원래 한국 민족은 열정적인 사람들이에요. 자기한테 관심이 많고. 전 뷰티가 일종의 자기 관리라고 생각해요.
근데 머리를 잘 써야지. 정보는 넘쳐나고 오만 돌팔이가 넘쳐나는 세상이라고요. 뷰티는 공부를 많이 해야 돼요. 열심히 하다가 얼굴 망치는 사람도 많으니까.
맞아요. 저는 서울 여자들이 쉽게들 하는 레이저, 보톡스, 필러 같은 시술도 매우 우려하는 편이에요. 의사들이 효과가 뛰어나다느니, 이미 검증이 끝나 아주 안전하다느니 하면서 자기 얼굴에 박은 금실, 은실을 만져보라고까지 한다던데. 전 슬로 트리트먼트를 선호하고 권장하고 싶어요. 한 번에 쉽고 빠르게 되는 건 언젠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고전적인 진리를 믿는 편이죠. 이 안 닦고 편하게 대충 수십 년 살다가 한 번에 임플란트 박아버리라면, 그렇게 하시겠어요? 전 조금 귀찮아도 매일 세 번, 3분씩 투자할래요. 데일리 케어가 나중에 피부과 견적 받는 것보다 당연히 안전하고 건강하니까요. 과도한 시술이나 투입은 분명히 피부 조직 안에서 또 다른 일을 벌여요. 이건 아직 아무도 검증하지 못했다고요.
아마 서울 여자들은 교수님이 말씀하신 데일리 케어도 미친 듯이 하고 거기에 피부과 시술까지 끼워놨을 거예요.
하하. 한국 뷰티 시장의 규모로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이 크죠.
근데 시술할 땐 정보도 정보지만, 미적 감각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서울엔 의란성 쌍둥이도 많잖아요. 의사 아버지가 수술실에서 비슷한 딸들을 너무 많이 낳는다니까!
맞아. 일단 미적 감각 있는 의사가 드물어! 그도 그런 게 수능 공부 열심히 하다가 대학 들어가서는 의학 서적만 팠을 테니.
그렇죠. 근데 성형 후 얼굴은 환자와 의사의 합작품이라 의사 미감이 좋아도 환자가 욕심부리면 망친다니까요. 환자가 이왕 하는 거 돈 아까우니까 ‘한껏 높여달라’고 하면 의사가 아무리 경고해도 소용이 없대요. 그래서 같은 의사가 해도 누구는 고급스럽고, 누구는 천박하게 나온다고. 성형을 보는 눈, 한계에 대한 생각, 한마디로 취향이 중요한 거 같아요.
성형이나 시술에 대해서 두 분은 다 찬성하시는 거죠?
하고자 하는 시술에 대한 확실한 사전 조사, 한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 좋은 취향만 갖춘다면야 찬성이죠.
지금 와서 반대하면, 뭐 내 얼굴에 침 뱉는 소리잖아!

CREDIT
    Editor 이현정
    Design 최인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0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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