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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4 Wed

세계 최고의 바텐더 선발대회를 가다

몸을 알고 하는 섹스는 더 짜릿한 법. 그렇다면 한 잔의 술 역시 그 안에 담긴 스토리를 안다면 더 짜릿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세계 최대 주류 회사 디아지오가 주최한 ‘World Class 2013’. 세계 최고의 바텐더를 뽑는 그 치열한 대회를 취재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에게 술이란 그저 ‘도수’에 관한 문제였다. 남자와 마실 때는 적당한 도수의 와인이나 칵테일을, 사는 게 고단하게 느껴질 때는 센 도수의 소주를, 가끔 집에서 한잔 홀짝일 때는 달달하고 부담없는 리큐어를 선택했으니까. 나의 술 히스토리는 위스키, 코냑, 각종 중국 술 등으로 주종이 넓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그저 ‘도수’였다.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던 나는 몇 달 전, 세계 최대 주류 회사인 디아지오의 한국 법인, 디아지오 코리아로부터 한 장의 초대장을 받았다. ‘World Class Global Competition 2013’이라는 대회에 미디어 자격으로 참가하라는 것. 총 44개국에서 선발된 각 나라 최고의 바텐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칵테일 제조 솜씨를 겨루는 대회. 지난 7월호 코스모에 실린 국내 결선 대회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비유한다면 이 대회는 올해의 미스 유니버스를 뽑는 대회인 셈이다. 사실 이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큰 감흥이 없었음을 고백해야겠다. 보드카나 진, 럼 같은 하드 리큐어에 달달하거나 새콤한 것을 섞어서 대충 홀짝거리기 쉽게 만드는 것이 칵테일에 대한 내 머릿속 정의였으니, ‘칵테일을 가지고 글로벌 대회를 연다고?’라는 의문을 가졌던 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주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일주일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일주일 만에 개과천선이라도 했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술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하겠다.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것이 섹스 아닌가요?”라고 묻던 섹스 칼럼 전문 기자인 내가,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것이 술 아닌가요?”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된 까닭이 궁금하다면 이 여행기를 놓치지 말길. 인생의 시간은 덧없이 빠르게 흘러가고, 어떤 술을 어떻게 즐기느냐에 따라 우리는 그 시간의 속도를 잠시 유예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내가 칵테일과 사랑에 빠져버린 이유를 이제부터 풀어보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상품은 선택받아야 하는 숙명을 갖고 태어난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늘 개인의 철학이 반영된다. 간단히 가방 하나를 사더라도 명품 백을 살 것인지 같은 돈으로 저렴한 제품을 여러 개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삶 아니던가. 당신이 인생에 있어 좋은 가방을 들고, 좋은 곳에 여행을 가는 것만큼이나 좋은 술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기억해야 할 단어가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Reserve’라는 단어다. 위스키, 진, 럼, 보드카, 와인 등 각각의 주종 안에서 최상위 레벨, 즉 명품 술을 가리키는 용어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World Class 2013은 바로 이 ‘리저브군’에 속하는 고급 주류만 사용하는 대회였다. 술을 만드는 재료와 만드는 방식에서 다른 술과는 확실히 차별화한 그런 명품 술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이유다. 프랑스산 포도로 만든 프리미엄 보드카 ‘시락(Ciroc)’, 럼이 이렇게 맛있는 술이었나 놀라기에 충분한 ‘론 자카파(Ron Zacapa)’, 시간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위스키 ‘조니워커 블루라벨’,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전통 보드카 ‘케텔원(Ketel One)’, 바텐더들이 사랑해온 정통 테킬라 ‘돈 훌리오(Don Julio)’ 등 주종별 고급 라인업은 이번 대회의 존재 이유이자 마침표였던 셈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술을 마시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이 술들을 기억해두어야 할 거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지중해를 항해하는 거대한 크루즈선 위에서 펼쳐졌다. 세계 각국의 바텐더와 디아지오의 국가별 담당자, 전 세계에서 취재를 온 미디어들, 그리고 바텐더들을 채점할 칵테일 구루들이 모두 한 배를 타고 지중해 순항길에 오른 것이다. 낮에는 이 리저브 브랜드들과 관련된 다양한 세미나가, 밤에는 화려한 파티가 펼쳐지던, 지극히 호화로운 일주일간의 축제. 11층짜리 초호화 크루즈 아자마라호에 탑승한 500여 명의 축복받은 영혼들은 밤마다 크루즈선의 층마다 마련된 바와 클럽을 순회하며 몇 잔째인지도 모르는 각양각색의 칵테일을 맘껏 즐겼다. 아! 세미나 스케줄이 없을 땐 크루즈 최고층 데크에서 훈남 바텐더들이 만들어주는 칵테일을 마시며 태닝을 즐기던 그 순간들. 니스 해변을 출발해 생트로페를 지나는 데 사흘, 파티의 메카 이비사 섬을 지나 바르셀로나에 도착하기까지 다시 사흘. 칵테일 한두 잔을 홀짝거리는 것으로 시작된 쾌락에의 순응은 바로 이비사 섬에 정박하는 순간 절정에 달하고 말았으니, 우리는 모두 이 섬에서 가장 핫하다는 클럽으로 향했고 무려 데이비드 게타의 섹시 돋는 디제잉 앞에서 다 함께 전율했다. 아, 물론 한 손엔 시락으로 만든 칵테일을 한 잔씩 들고!


 




대회의 결선 행사 소식을 전했다. 처음 250명의 바텐더가 지원한 이 대회는 필기시험과 총 4번의 예선을 거쳐 결승전 최종 우승자 한 명을 가렸고, 그 결과 엘본더테이블의 박성민 매니저가 이번 세계 대회의 대표로 출전하게 된 것. 바텐더들에게 주어졌던 미션은 세계 대회답게 참으로 까다로웠다. 지중해의 감성을 담은 칵테일을 만들어야 하는 ‘Medterinean Mastery’ 미션, 레드 카펫 위의 여배우를 칵테일로 표현해야 하는 ‘레드 카펫’ 미션, 크루즈의 정박항 중 하나였던 생트로페의 마켓에서 구입한 재료를 가지고 서로 상반된 2가지 칵테일을 만들어야 하는 ‘생트로페 마켓 챌린지’ 등 44명 중 16명을 가리는 1라운드만으로도 숨쉴 틈 없는 일정이 펼쳐졌다. 칵테일에 대한 ‘구루’라는 평가를 듣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대본 없이 직접 즉석 프레젠테이션을 해가면서 최상의 칵테일을 만들어야 했던 각국의 바텐더들은 하나같이 초긴장하는 모습이었지만 고도의 집중력과 창의력으로 심사위원들의 감탄과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국 대표 박성민은 아쉽게도 종합 순위 17위라는 간발의 차이로 1라운드의 벽을 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지만, 고르곤졸라 치즈와 꿀을 이용한 칵테일 등 창의력이 넘치는 칵테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술과 미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 고도의 집중력과 창의력, 역사와 트렌드에 대한 균형 잡힌 안목이 없이는 도전할 수 없었을 세계 최고 바텐더의 자리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정의 마지막 밤, 크루즈의 마지막 정박항이었던 바르셀로나의 한 유서 깊은 투우장에서 열린 시상식은 엄숙하고도 화려했다. 흡사 칸영화제 시상식을 방불케 했던 웅장한 시상식장에서 디아지오의 대회 홍보대사 스파이크 머천트는 이런 말을 했다. “칵테일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우정이 깊어지게 하고, 우리들의 혀를 느슨하게 만들며, 모두가 즐겁게 수다 떨게 만들죠. 그리고 결국은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듭니다.” 의문이 들었다. 나는 행복하게 술을 마시는 사람이었나? 나는 누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어떤 술을 내 인생에 들여놓을 것인가? 그날 밤 시락 코코넛에 파인애플 주스를 믹스한 칵테일을 한 손에 들고 배 아래로 퍼져 나가는 흰 거품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천국이 있다면 그 순간 그곳에 임했음에 틀림없다.


 




준비 없이 찾아간 여행지에서 우연히 보석 같은 장소를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술에 대해서만큼은 이런 우연의 법칙이 그리 힘을 쓰지 못한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공부할수록 그 술이 더 맛있어진다는 이야기. 일반적인 럼은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사탕수수 찌꺼기로 만들지만 ‘론 자카파’는 100% 최상의 사탕수수를 가지고 만들어 더 깊은 맛이 난다는 것, 일반적인 보드카는 감자나 곡류 등을 갖고 만들지만 시락은 프랑스 유니블랑 품종의 포도만 가지고 와인 제조하는 방식 그대로 만들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요즘 핫한 파티에 빼놓지 않고 즐기는 술이라는 것 등 재미있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됐다. 브랜드별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하나의 브랜드를 여기까지 이끌어오고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까지 그들이 기울였던 지속적인 노력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어쩌면 한 인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그 사람의 현재를 말해주는 스펙과 그 사람을 둘러싼 스토리가 아닐까. 하나의 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도 어쩌면 그 술의 스펙과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펙을 이해하고 스토리를 가슴에 담게 된 어떤 술을 하나 정해 즐기는 것,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기쁨을 포기할 수 있을까? 이제부터 소개할 5가지 술은 그 리스트에 올려도 좋을 만한 꽤 괜찮은 술들이다. 이번 일정에 동행한 <마스터셰프코리아> 준우승자, 훈남 셰프 박준우(그는 프리랜서 미식 전문 기자이기도 하다)가 전하는 이 매력적인 술들에 대한 박준우식 품평이 이어진다.  


 



CREDIT
    Editor 곽정은
    Design 최인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0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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