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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4 Tue

우리는 왜 나쁜 남자에게 빠져들까

우리는 사랑받기를 원하면서도 상처를 줄 것이 틀림없는 남자에게 빠져들곤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바로 나쁜 남자 이야기입니다.

 

 

한 모임에서 만난 그와 세 달째 만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의 여자 친구가 아니에요. 그가 처음에 저에게 좋다며 접근한 건 사실이지만 정식으로 사귀자는 제 말은 거절했거든요. “이렇게 쿨하게 만나는 게 왜 싫어?”라고 묻는 그에게 아무 말 못 하고 지금까지 일종의 어장 관리를 당하고 있는 것이 너무 짜증 나요. 하지만 그는 너무 섹시하고 치명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이대로 버리기도 아까워요. 왜 제 눈에 멋있는 사람은 죄다 이렇게 나쁜 남자들뿐인 걸까요?

 

소위 옴 파탈이라고 하죠.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지만 절대 한 여자에게 정착할 생각이 없고, 그래서 숱한 여자들의 속을 태우는 그런 남자들 말이에요. 경험적으로 보면 이렇게 나쁜 남자 때문에 속을 썩는 여자들이, 나쁜 여자 때문에 속을 썩는 남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일단 왜 그렇게 많은 남자들이 나쁜 남자 코스프레를 하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봐야겠죠. 미국의 심리 치료사 셀윈 밀스는 “여자들은 결국 결혼을 원합니다. 안정적이며 자신을 책임져줄 남자를요. 하지만 남자들은 여자들이 자신을 ‘안정을 보장하는 도구’로 본다고 생각하죠. 여자에게 이용당하고 싶은 남자는 없어요.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남자는 떠나가게 되어 있는 거죠”라고 지적합니다. 좀 더 많은 상대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진화 심리학적 견해 역시, 남자들이 한 여자에게 구속감을 느끼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생각을 뒷받침해주고 있고요.

하지만 ‘남자는 원래 그런 성향이 있으니까’라고 생각하며 체념하거나 다 맞춰줘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상대방을 유일한 연인으로 여기고 건강하게 독점적 관계를 이어가며 행복하게 지내는 연인들도 세상엔 분명 많으니까요. 여기서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나쁜 남자를 만난 것이 이번이 처음인가요? 그렇다면 그저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최근에 당신이 빠져든 사람들이 죄다 이런 성향의 남자들이었나요? 그랬다면 전 그 남자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에게 어떤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원인은 아주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당신이 착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의 남자에게는 단지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못 느끼는 성향일 수도 있고, 어릴 적 아버지와 친밀한 교감을 나누지 못했는데 그 남자에게서 아버지와 비슷한 모습을 발견하자 빠져드는 경우도 상당히 많죠(하지만 슬프게도 이 경우 결말은 거의 좋지 않죠). 혹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애절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내심 바라고 있었을 수도 있고, 당신이 좀 멋있다 싶은 남자만 보면 일방적으로 다 퍼주는 여자라서 그들이 그걸 노리고 접근하는 식이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자꾸만 나쁜 남자가 꼬이나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일 겁니다. N극과 S극은 어떤 상황에서든 서로를 끌어당길 수밖에 없어요. 당신 마음속에 어떤 생각의 고리가 결국 나쁜 남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불안정함, 고통, 의심 같은 것이라면 나쁜 남자들과 만나는 것이 방법이겠지만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당신이 원하는 건 친밀함과 따스함, 지속적이고 부드러우며 촉촉한 애정 행각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에요.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스스로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한 때입니다.

CREDIT
    Editor 곽정은
    Design 최인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0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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