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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4 Thu

‘그곳’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소한 습관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안 씻는 것도 아닌데 자꾸만 거기가 가렵거나 방광염 증세가 도진다고? 면역력이 떨어졌다며 홍삼부터 챙겨 먹을 일이 아니다. 그곳에 나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조차 못 했거나 그곳의 위생과 청결을 위해 좋을 거라고 생각했던 생활 습관이 오히려 ‘그곳’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

 

섹스 후 남은 정액이나 콘돔 윤활제의 미끄덩한 느낌, 솔직히 그닥 유쾌하지 않다. 내버려두면 냄새도 나고 예민한 그곳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찝찝한 생각도 든다. 그러니 섹스가 끝난 직후 부리나케 씻으러 뛰어들어가는 게 너무 당연하지 않느냐고?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얘기는 다르다. 여성 질환을 예방하고 그곳의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섹스 직후 씻는 것보다 섹스 전에 씻는 것이며, 섹스 후 여성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질염보다는 방광염이라고 말이다. 리즈산부인과 네트워크의 권소영 원장은 섹스 후 씻는 것보다  ‘방광을 비우는 습관’을 갖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다. “성관계 후 2~3일 뒤에 소변 볼 때 따끔따끔하거나 보고 싶은데 잘 못 보는 경우, 반대로 보고 나서도 계속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경우 등을 여성들은 한 번쯤 경험한 적 있을 거예요. 성관계 후 자주 발생하는 방광염의 증상이죠. 여성의 요도는 길이가 짧기 때문에 성관계 시 질에 있는 본인의 정상 균이 방광 안으로 올라와서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자는 동안 방광 안에 세균이 많이 번식하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건데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방광 비우기’가 필수입니다.” 다만 섹스 직후 화장실로 직행하는 건 로맨틱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으니 ‘잠들기 전에 꼭’ 소변을 본다고 생각하면 좋을 거라고 권소영 원장은 귀띔한다. 베일러 이화 산부인과의 정호진 원장 또한 건강한 상태에서라면 섹스 후에 바로 닦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섹스 후보다 섹스 전에 잘 닦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잡균이 요도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해서 그곳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데다, 이건 파트너에 대한 배려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대개 섹스 전엔 ‘나 먼저 샤워할게~’라는 정갈한 의식을 거치기 때문에 섹스 전에 일부러 안 씻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청춘남녀의 만남에서는 간혹 씻을 새도 없이 불꽃이 튀어 올라 섹스에 돌진하는 경우도 다반사. 앞으로는 자신의 건강과 상대방의 비위(!)를 위해서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섹스 전에 씻는 걸 건너뛰어서는 안 되겠다.

 

콘돔을 피임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콘돔은 성을 매개로 하는 각종 질환에 감염되는 것을 줄여주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여자는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고 남자는 콘돔을 쓰는 ‘더블더치’라는 이중 피임법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정호진 원장은 말한다. “더욱 완벽한 피임 효과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성 매개 질환을 줄이는 측면에서도 피임약과 콘돔을 같이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남자 친구하고만 섹스하는데 그럴 일이 뭐 있겠느냐고 생각한다면, 슬픈 얘기지만 오산이다. 믿기 싫겠지만, 남자 친구의 업소 출입으로 성병에 감염되어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고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얘기할 정도니까. 만약 씻을 수 없는 상황에서 ‘급박하게’ 섹스를 하게 되었을 때도 피임이 아닌 위생 차원에서 더더욱 콘돔을 착용해야 한다. 콘돔을 쓰면 남자건 여자건 성감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요즘에는 착용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초박형 콘돔이 대부분이라는 거 알면서 왜 이러시나들? 자신의 ‘건강한 쾌락’을 위해서라도 콘돔과 경구피임약의 이중 사용은 다소 번거로워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생리통은 1차성 생리통과 2차성 생리통 2가지로 나뉜다. 2차적인 생리통의 경우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종, 자궁근종, 골반염 등 병적인 원인에 의한 것으로 원인 교정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1차적인 생리통은 병적인 원인 없이 생리 기간에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호르몬 물질)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생리통으로 건강한 여성들도 매달 시달리게 되는 그것이다. 대부분 1차적인 생리통의 경우 어쩔 수 없는 여자의 ‘숙명’이라고 생각하며 진통제로 대처하기 일쑤다. 하지만 정호진 원장은 1차적인 생리통의 원인으로 ‘과다한 카페인 복용, 인스턴트식품과 밀가루 음식, 육식에 편중된 식단’을 꼽는다. “1차적인 생리통의 치료 방법 중 하나가 균형 잡힌 식사와 제철 과일을 통한 비타민과 미네랄의 충분한 섭취입니다. 육식이나 밀가루, 인스턴트식품에 편중된 식사를 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비타민·미네랄 보충에 필요한 과일과 야채 등의 섭취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모두들 생리통은 어쩔 수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밀가루와 인스턴트, 커피로 점철된 우리의 식습관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정호진 원장은 현대의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생리통 또한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만약 진통제 없이는 버티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다면, 먼저 자신의 식습관부터 체크해보도록!

 

딱 붙는 옷을 입을 때 많은 여성들이 소화불량과 호흡곤란을 감수하면서도 보정 속옷을 포기하지 못한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보정 속옷은 소화기보다 그곳에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배꼽 둘레의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여성들의 건강에 좋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하지만 정작 보정용 거들과 팬티스타킹, 꽉 끼는 바지 등이 림프관의 순환과 통풍을 막아 그곳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날씬해 보이려고 입지만 오히려 몸이 더 많이 붓고 심한 경우 염증에 감염되기도 하죠.” 권소영 원장이 추천하는 방법은 면 소재 속옷을 입되 팬티스타킹을 입을 때는 가급적 아랫부분이 면으로 처리된 것을 구입하는 것. 여성적인 라인을 위해 너무 멋 부리는 데만 치중했다간 정작 가장 중요한 여성성의 상징인 ‘그곳’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 명심하자.

 

철야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 여성들이나 남친과의 모텔 데이트(!)를 앞둔 여성들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속옷의 청결 상태다. 그럴 때 요긴한 것이 팬티라이너. 하지만 팬티라이너의 잦은 사용이 오히려 그곳의 건강을 해치고 냄새를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 정호진 원장은 지속적인 팬티라이너의 사용은 질을 습하게 하거나 통기성을 떨어뜨려 오히려 분비물 양이 늘어나고 냄새가 심해지거나 심한 경우 질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매일매일 팬티라이너가 꼭 필요할 정도라면 이미 산부인과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며,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팬티라이너 사용을 중단하라는 것. 결국 깨끗한 속옷을 사수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팬티라이너가 오히려 속옷을 더욱 더럽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니, 생리 기간 외에는 사용을 자제하도록.

 

청결은 습하고 외진(?) 그곳의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뭐든지 과유불급이랬다. 그곳을 씻는 습관도 너무 꼼꼼히, 자주 씻으면 좋을 게 없다는 얘기다. “지나치게 자주 씻는 것은 오히려 그곳의 상태를 예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질 안쪽까지 손을 넣어 닦는 분들도 있는데,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입니다. 질 안을 닦는 것은 질병 예방 효과도 전혀 없으며 오히려 질 안의 좋은 균을 없애는 결과만 초래합니다. 아주 예민한 질을 둔감하게 만들 수도 있고요.” 정호진 원장은 이렇게 경고하면서 ‘하루에 한 번, 샤워할 때 가볍게’ 씻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얘기한다. 권소영 원장도 너무 자주 씻으면 오히려 가려운 증상이 생길 수 있으니 흐르는 물로 외음부만 가볍게 씻되 세정제를 사용한다면 질의 산성도를 조절해주는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CREDIT
    Editor 박지현
    Design 이지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0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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