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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1 Mon

대한민국 8%의 남자 프로필을 휴대폰을 통해 받다

사실 클럽이나 라운지에 가서, 또 모임에 가서 괜찮은 남자를 찾는다는 건 분명 피곤한 일이었다. 하루 종일 일에 지친 상태에서 다시 곱게 메이크업하고 어딘가에서 나타날지 모를 남자를 찾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 자기 코가 석 자인 친구들을 조르는 것도 서로 민망한 일이고. 그러던 차에 나는 ‘아임에잇’(www.im8.net)이라는 큐레이션 데이팅 서비스를 알게 됐고 이 사이트의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 그 후 나의 연애 라이프에 어떤 변화가 생겼냐면….

 

처음 아임에잇에 가입하기 전 몇 가지 사실을 기억해두는 게 좋다. 이 매칭 시스템은 오직 초대제(Invite Only)로만 운영된다는 사실. 기존 아임에잇 회원에게 초대를 받거나, 사이트에서 초대 신청을 한 뒤 ‘에잇 큐레이터’의 승인을 받아야 가입이 가능한, 다소 프라이빗한 커뮤니티인 셈이다. ‘그럼 초대나 승인의 기준은 뭐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겠다. 아임에잇에서는 6개의 매력적인 타입 중에서 자신의 타입을 골라 가입 신청을 하게 된다. ‘스마트, 유니크, 비주얼, 커리어, 밀리언, 패밀리’라는 6가지 타입 중에 자신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타입을 골라야 하는 것. 자신이 스마트하기로 대한민국에서 상위 8%라고 생각한다면 ‘스마트 에잇’, 스스로가 독특함으로 상위 8%라고 생각한다면 ‘유니크 에잇’으로 가입하면 되는 거다.

사실 일반 결혼 정보 회사에 가입할 때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자료란 숫자가 가득한 스펙 위주의 자기소개서였다. 재산은 얼마, 키는 얼마, 월수입은 얼마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아임에잇은 상위 8%라는 콘셉트를 내걸었지만 프로필에 숫자 따위는 쓰지 않아도 된다. 결혼 정보 회사에서 하듯 항목별로 스펙을 정해놓고 점수를 매김으로써 서로를 가늠해보자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정 수준의 심리적 기준을 정해놓고 한 가지 이상의 매력을 자신 있게 어필할 수 있는 당당한 싱글들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바로 이 매칭 서비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콘셉트에 맞게 제공되는 깨알 같은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스토리텔링 위주의 소개 글을 쓰는 것을 통해 당신이 이 프라이빗한 커뮤니티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건 정말 매력적인 일. 그러니 아임에잇을 통해 멋진 싱글 가이들을 만나고 싶어진 당신이 기억해야 할 것은 딱 하나다. ‘나의 가장 강력한 매력은 뭘까?’ 자신의 매력을 잘 알고, 그 이야기를 사진과 프로필을 통해 잘 전달하는 건 디지털 시대에 꼭 필요한 연애 스킬인 셈이다. 아, 그래서 나는 어떤 타입으로 가입했느냐고? 비주얼 에잇으로 하려다가 괜히 반려당할 것 같아, 유니크 에잇으로 가입했다. 하하하.

 

아임에잇에 가입하면, 심사 과정을 거쳐 그다음 주 월요일부터 매일 점심 12시 반에 상대방 남자의 프로필이 휴대폰을 통해 도착하게 된다. 내게 ‘[아임에잇] 스마트 에잇이 도착했습니다”라는 문자가 뜬 것도 지난 월요일 점심시간. 링크를 클릭하면 그날 나와 매칭된 남자의 간단한 프로필과 스토리텔링 위주의 소개 글, 그리고 그가 직접 올린 사진을 휴대폰 및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첫날 도착한 건 나보다 세 살 많은 모 유명 게임 회사에 다니는 Y대 출신 남자, 해외에서 MBA를 마친 그는 성격을 묻는 객관식 설문에서 나와 거의 같은 대답을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나와 성격 궁합이 꽤 좋단 이야기. 그가 직접 올린 사진에 스쿠버 다이빙이니 보드를 즐기는 모습이 있는 걸 보니 그는 성격도 꽤 활발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30분쯤 고민하다 OK 버튼을 눌렀고, 그로부터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그 역시 내게 OK 버튼을 눌렀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와우! 첫날부터 스타트가 좋다!) 그 후 그와 나는 서로의 전화번호를 받게 되었고, 그는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저녁에 통화를 하게 된 나는 그에게 궁금함을 못 참고 물어봤다. “그런데 나의 어떤 점이 맘에 들었어요?”라고 말이다. 그는 “일단 메인 프로필 사진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라 마음이 끌렸어요. 이국의 여행지에서 섹시한 튜브톱 드레스를 입고 있는 사진과 방송에서 강연 중인 사진을 모두 올린 것을 보고 능력 있으면서도 섹시한 여자일 거란 생각도 들었고요. 흔치 않은 여자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자기소개를 하는 글에서 긍정적인 말로 자신을 소개하는 점이 좋아 보였어요. 관심사도 다양하고, 그러면서도 에너제틱하게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보여 ‘아,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의 말을 듣고 나니 소셜 데이팅의 성패는, 어쨌든 자신의 매력을 글과 사진으로 마음껏 드러내는 것이 열쇠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예쁜 사진을 올려뒀다 해도 소개 글이 우울하다면 상대방이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고, 아무리 톡톡 튀는 소개 글을 올렸다 해도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드러낸 사진이 한 컷도 없다면 상대방은 당신의 프로필 아래 달려 있는 OK 버튼을 누르지 않을 것이다. 그는 “주말에 시간 괜찮아요? 저녁 대접하고 싶은데”라며 데이트를 제안했고, 나는 이번 주말 그를 만날 생각이다. 물론, 오늘 점심시간에는 또 어떤 남자의 프로필이 내게 전달될까 설레는 마음으로 말이지.

 

아임에잇에 가입한 지 사흘째 되던 날, 내게 배달된 남자의 프로필은 조금 특별했다. 객관식 질문에 대해서는 나와 꽤 같은 답변을 한 남자여서 성격이 참 비슷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자기소개 글을 보니 어쩐지 스위트한 남자라기보다는 일밖에 모르는 남자일 것 같다는 생각에 ‘OK’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남자 역시 나에게 자정이 되도록 ‘OK’를 보내오지 않았고, ‘우리는 이어질 수 없는 사이였구나’라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의 프로필이 전달되었던 그 주의 금요일 아침, 나의 휴대폰에는 아임에잇 서버에서 전달된 새로운 ‘OK’ 메시지가 떴다. 바로 가입 사흘째 날 연결된 남자가 나에게 뒤늦은 호감을 표시해온 거였다. 아임에잇의 매칭 서비스 중 한 가지 특별하고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월·화·수·목 4일 동안 전달되어온 이성의 프로필을 금요일에 다시 체크해서 늦게나마 호감을 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호감을 표현하기 망설였던 경우나 너무 바빠서 상대방의 프로필을 꼼꼼히 살펴볼 수 없었던 경우에 이런 ‘엔딩 데이’는 연애 시작의 확률을 높여주는 꽤 괜찮은 기회가 되는 셈이다. 아무래도 조금 더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의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이니만큼 좀 더 신중하게 커플 매칭을 할 수 있는 곳이랄까? 그 남자의 뒤늦은 ‘OK’ 사인에 나는 사실 살짝 망설이고 있다. 흠, 고민이다. 나도 ‘OK’ 버튼을 눌러 그의 연락처를 받을까?

 

금융 회사와 패션 회사를 거쳐 소셜 데이팅 회사 본부장을 맡게 되었네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이음(www.i-um.com)의 박희은 대표와 사석에서 만나게 되었죠. 연애에 대한 가치관이 잘 통해 빨리 친해졌고요. 그 후 박 대표와 자주 만나 주변의 솔로 친구들 걱정도 하고, 새로운 데이팅 서비스에 대한 생각도 나누다가 아임에잇을 기획하게 된 거예요. 제 주변엔 결혼은 하고 싶지만 선은 보기 싫은 괜찮은 싱글이 많았고, 박 대표에게는 이음이라는 소개팅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노하우가 있었죠. 가볍지 않은 만남, 결혼을 염두에 둔 만남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아임에잇을 내놓게 되었어요.

‘아임에잇(I’m eight)이란 이름이 참 재미있어요. 의미를 설명해주세요.
8이라는 숫자는 일단 아임에잇의 가입 기준이란 의미가 있어요. 6개의 에잇 타입 중에서 한 가지라도 대한민국 8%에 해당한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이 가입하는 곳이란 의미인 거죠. 그리고 8이라는 숫자에 담긴 의미도 있어요. 고대 로마에서 8이 과학과 규격을 의미하는 것과 운명의 수레바퀴가 팔각형이라는 점에서 착안, 과학적인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하게 운명을 찾아드리겠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모든 회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디지털 매칭을 통해 다양한 이성을 소개받게 되고, 마음에 드는 상대방이 있을 땐 OK를 통해 서로의 연락처를 확인하고 만남을 갖게 되는 거죠. 상호 OK 또는 실제 만남의 성공률이 낮은 회원이 있을 땐 에잇 큐레이터가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서 데이트가 성사되도록 도와줘요. 소셜 데이팅처럼 소개 횟수는 무한으로 제공하면서, 결혼 정보업체와 같이 전담 매니저의 밀착 관리가 제공되는 셈이죠. 이 모든 서비스는 월 회비 8만원에 제공되고요.

큐레이션 데이팅 서비스에 대해 조금만 더 설명해주시죠.
6가지의 에잇 타입에 따라 가입하면 각 타입마다 전담 매니저, 즉 큐레이터들이 밀착 관리를 하게 돼요. 자신이 선택한 타입과 자신이 쓴 소개 글이 잘 매치되는지 확인하고, 그 매치가 적절하지 않을 경우 가입을 반려하거나 프로필을 수정하라고 조언하는 거죠. 기존 소셜 데이팅 서비스에서 했듯이 알고리즘을 돌려서 자동적으로 매치하는 것은 같지만, 실제로 두 분 다 OK 버튼을 눌렀을 때 좀 더 만남의 시동이 걸릴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큐레이터들이 담당하게 되는 거죠. 남자분에게 전화해야 할 타이밍을 알려준다든가, 데이트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컨설팅을 해드리는 역할을 하는 거죠. 실제 데이트 성공률을 높여주는 밀착 관리인 셈이고요.

실제로 아임에잇을 통해 소개팅을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기존의 소셜 데이팅 서비스와 달리 월 8만원의 가입비를 내는 유료 서비스이고, ‘언젠가는 결혼을 해야지’라는 마인드의 남녀들이 가입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자신의 프로필을 정성껏 그리고 매력 있게 준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해요. 하지만 반대로 상대방 이성의 프로필과 소개 글 역시 자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만남으로 이어졌을 때는 상대방의 프로필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성의 있는 자세로 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겠죠. 나의 매력과 상대방의 매력을 충분히 파악하고 오프라인 만남에서 그것을 서로 어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친구들을 통해 하는 소개팅은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게 마련인데, 아임에잇을 통해 만나는 이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정보를 알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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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곽정은
    Design 이지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0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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