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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2 Tue

유진이 하면 뭐든 잘 풀린다

유진이 하면 뭐든 잘 풀린다. 그녀가 MC를 맡은 케이블 채널의 뷰티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뷰티 붐을 일으켰고, 그녀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는 항상 호평 일색이다. 드라마 <백년의 유산>으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서 연기를 선보이는 유진을 직접 만나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뭐든 쉽게, 즐겁게, 예쁘게, 편안하게 만드는 아주 특별한 재능을 지닌 유진과 함께한 시간이란, 마치 맑고 밝은 햇살 아래 함께 일광욕을 즐기듯 평화로웠으니까.

2013년 첫 잡지 화보 촬영인 거죠? 2월호지만 지금은 새해 벽두니까, 이번 2013년도 계획이 뭔지부터 물어볼게요.
저야 뭐 늘 하고 있는 작품, 새로 시작하는 작품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 외에는 아직 이렇다 할 계획이랄 게 없어요. 목표라기보단 바람 차원에서 앞으로 계속 좋은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 하고 바라는 정도예요.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 <백년의 유산> 반응이 좋아요!
가족 드라마인데도 다양한 사랑 얘기가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랑 이정진 씨의 삼각관계뿐만 아니라 중년 배우들의 러브 라인에, 출연진도 너무 빵빵해서 연기 맛을 보는 재미가 굉장할 거라고는 예상했어요.

정말 중견 배우진 캐스팅이 너무 화려해서 깜짝 놀랐어요.
거기에 의외의 캐스팅도 많아요. 특히 전인화 선생님이 맡으신 ‘양춘희’라는 카페 주인 역할은 지금까지 전인화 선생님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전혀 상상조차 되지 않는 그런 캐릭터잖아요. 커플 중에 스무 몇 살 차이가 나는 커플도 있고, 다양한 캐릭터들과 의외의 캐스팅이 드라마를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 같아요. 보시면 단박에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유진 씨가 SES로 활동하던 시절의 동년배로서 어렸을 때부터 유진 씨를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어요. 그런 얼굴로 살면 기분이 어떤지, 이런 거요. 하하.
기분요? 하하하. 세상을 보는 건 똑같지 않을까요? 음, 그러니까 이 질문은 키 작은 제가 키 큰 사람한테 “위쪽 동네 공기는 어때?” 하고 물어보는 거하고 똑같은 거죠?

네,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희 세대에선 ‘요정’의 상징인 분인 만큼, 의미 없지만 꼭 물어보고 싶었어요. 자, 그러면 항상 예쁘시겠지만 특별히 자신이 더 예뻐 보일 때가 있나요?
아침보다는 자기 전에요.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보면 자기 직전엔 부기가 싹 다 빠지거든요. 그리고 뷰티 멘토로서 이렇게 얘기하면 좀 아이러니일 수도 있는데, 전 사람들의 민얼굴을 너무 좋아해요. 화장하면 다들 더 예뻐지긴 하지만 그 사람의 내추럴한 모습, 눈썹이 좀 없거나 주근깨가 보이더라도 그런 민낯에서 풍기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 예뻐 보이더라고요.

방금 유진 씨 스스로도 말했지만 <겟 잇 뷰티>를 통해 뷰티 멘토로 등극했어요. MC와 연기는 전혀 다른 분야인데 처음에 망설이진 않았나요?
전혀 다른 분야라서 두려웠던 건 있지만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 됐던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위대한 탄생 3>의 경우 아직 생방송 무대가 남아 있어 좀 더 긴장되네요.

 

유진 씨는 SES 시절이 전성기였다고 많이들 얘기하곤 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전성기는 따로 있을 것 같아요.
전 지금인 것 같아요. 딱 현재의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게 아니라, 항상 ‘지금’이오. 전 항상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아왔거든요. 전성기라는 게 누군가는 가장 인기가 많았을 때, 또 누군가는 돈을 가장 많이 벌었을 때라고 생각하지만 자기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거잖아요? 전 제가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게 제일 좋은 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지금’이 나의 전성기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동년배가 아닌 인생 대선배에게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멋진 말이네요! 그렇다면 유진 씨 인생의 가장 큰 터닝 포인트를 꼽으라면 언제일까요?
아무래도 연기를 시작한 것?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가수 출신인데도 굉장히 안정적인 연기라는 호평을 받았어요.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발연기 논란도 없었고요.
제가 너무 잘했다기보다는 특출나게 못하지 않아서 그런 얘길 들었던 것 같아요. 애초에 기대치가 낮으니까? 왜냐하면 저조차도 그때 연기한 제 모습을 보면 막 오글거리고 그러거든요. 하하.

배우로서 유진 씨의 가장 큰 장점이 뭐라고 생각해요?
감독님들이나 선배님들께서는 제가 ‘플러스 에너지’가 넘쳐흐른다고들 하세요. 긍정적이고 밝은 역할을 할 때 더더욱 그게 돋보인다면서요. 그동안 그런 역할을 많이 해서 듣는 얘기이기도 할 텐데, 저 스스로도 밝은 역할이 우울하고 어두운 역할보다 훨씬 하기 쉽거든요. 아주 어두운 역할을 해보진 않았지만, <제빵왕 김탁구> 때 ‘유경’이라는 캐릭터가 저랑 정반대되는 성향이 다분해서 연기하는 동안 계속 축 처지고 즐겁지가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감독님들께서 제가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맡았을 때 발산하는 플러스 에너지가 장점이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원래 유진 씨가 밝고 긍정적이라서 더 그런 것 아닐까요?
아무래도 그럴 거예요. 근데 가끔은 배우로서 약간 어두운 에너지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여러 가지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으니까요.

지금 가장 욕심나는 캐릭터가 뭐예요?
정말 제대로 된 액션 연기는 꼭 해보고 싶어요. 더 늙기 전에, 몸이 따라줄 때? 하하. 그리고 최근에 정말 해보고 싶은 건 코미디 연기예요. 진짜진짜 푼수 같은 역할. 예를 들면 ‘브리짓 존스’처럼 푼수 같으면서도 사랑스러운 역할이오.

 

<화평공주 체중감량사>에서의 연기도 인상적이었어요. 단막극인데도 반응이 꽤 좋았던 걸로 기억하고요.
화평공주는 분장에서 풍기는 게 컸죠. 그것보다 훨씬 맹하고 푼수 같고 실수투성이인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막상 연기하면 힘들 것 같긴 해요. 제가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맞아요. 정말 꼼꼼한 것 같아요. 아까 촬영할 때도 유진 씨가 먼저 “이 컷엔 이 헤어스타일이 어떨까요?”, “이 의상엔 이 립 컬러가 더 어울릴 것 같지 않아요?”라고 제안하는 모습에서 ‘아, 진정한 뷰티 멘토구나!’ 했어요. 
그건 아마 저처럼 데뷔한 지 오래된 사람들은 다 그럴 거예요. 워낙 촬영을 많이 해서 노하우가 쌓여서 그래요. 또 남이 아닌 제 얼굴이잖아요? 어떤 게 나한테 제일 예쁜지 이런 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거니까요. 특히나 화보 촬영을 많이 하다 보니까 전체적인 걸 보는 눈이 생긴 것 같아요. 화보 촬영은 조화가 진짜 중요하거든요. 우선은 콘셉트, 거기에 맞는 헤어스타일, 배경, 포즈에 표정까지 딱 떨어져야 한다는 걸 알게 되니까 촬영할 때 저 자신이 더 신경 쓰여요. 베스트가 안 나오면 안 되니까.

선배님으로 모셔야 할 것 같네요! 하하. 다시 연기 얘기로 돌아갈게요. 안정적인 연기로 항상 호평을 받는 배우로서 유진  씨가 생각하는 ‘잘하는 연기’란 뭘까요?
진실성 있는 연기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연기하는 나조차도 진짜 마음이 동요되는 장면이 있거든요. 어떤 장면은 읽기만 해도 공감되고 동요되는 반면, 어떤 것은 읽고 또 읽어도 왜 이럴까 조금 이해가 안 되거나 어느 정도로 감정을 표현해야 맞는지 헷갈리는 장면도 있는데, 그럴 때면 확실히 연기할 때 더 힘들더라고요. 그럼에도 배우라면 모든 장면에서 그런 공감대를 느낄 수 있게 진실성을 갖고 임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우는 연기를 해야 할 때 그냥 우는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 슬퍼서 우는 식으로요.

가수와 배우를 둘 다 해본 입장에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느 쪽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연기?
음, 전 둘 다 재밌고 둘 다 잘 맞는 것 같아요.

만약 누군가가 지금 가수 활동을 제안한다면?
전 할 생각이 있어요. 음악에 미련이 있다기보다는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보고 싶은 거죠.

지금의 유진 씨가 해보고 싶은 음악은 뭘까요?
나이를 먹을수록 호소력 있는 차분한 노래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카를라 브루니 같은? 그런 느낌 되게 좋아해요. 아쉬운 게 있다면 가사가 프랑스어라 무슨 말인지 그때그때 바로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 하하.
작년 연말이래봤자 바로 얼마 전이지만, SES 결성 15주년 팬미팅도 했어요.
SES의 재결합 가능성도 있나요?
음악적으로야 언제든지 뭉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현실적으로는 그런 자리가 쉽게 마련될 수는 없겠죠. 근데 뭐 기회가 잘 주어져서 하게 된다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봐요. 최소한 셋이서 같이 노래를 부른다거나 하는 건 서로 너무나 잘 지내고 있으니까 언제든 가능하고요.

 

지금 유진 씨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요. 결혼해서 그런가?
다들 결혼하고 나서 어떻게 달라졌느냐고 묻는데, 사실 저흰 아직도 그냥 연애하는 것 같아요. 연애하는 기분으로 같이 사는 거니 얼마나 좋겠어요.

밸런타인데이의 달 2월에 솔로 독자들을 울리는 멘트네요! 자, 그럼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솔로들에게 연예계 대표 품절녀로서 남자들을 사로잡는 비법을 전수한다면요?
그걸 제 입으로 어떻게 얘기해요? 그런 건 오빠한테 물어봐야지! 하하.

자, 그럼 오빠께서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음, 제가 선입견 없이 무언가를 대하는 모습이 좋다고 했어요. 어떤 사람이든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좋은 생각,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편인데 처음에 그게 좋았다고 했어요.

이렇게 맑고 밝은 유진 씨에게도 절망의 순간이 있었나요?
제 인생에서 느껴보지 못한 게 바로 그 ‘절망’이라는 거예요. 슬픈 건 많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죠.

그게 유진 씨가 가진 긍정 에너지의 힘이 아닐까요? 알고 보면 절망스러울 수 있는 상황인데도 절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훌훌 털어버리는 그런 긍정 에너지.
맞아요. 제가 좀 단순한 게 있어요. 뭔가 안 좋거나 고민거리가 있으면 그걸 계속 생각하는 게 너무 싫거든요. 그럴 때 방법은 단 하나예요. 그냥 무조건 자야 돼요. 잠들면 아무 생각도 안 하게 되니까.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고민거리가 있으면 잠도 잘 안 온다고 하는데 전 잠도 참 잘 와요. 하하하. 이런 저더러 태평한 성격이라고들 하더라고요.

진정 부러운 재능이네요. 자,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 왠지 항상 지금처럼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것 같은 유진 씨한테는 의미 없는 질문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유진’이 되고 싶어요?
사실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미리 정해놓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전 그냥 계속 지금처럼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5년, 10년이 지나도 지금의 이런 마음가짐 그대로요.

CREDIT
    Editor 박지현
    Design 이지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0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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