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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8 Fri

호감을 빨리 얻는 기술 'SPEED FRIENDING'

인생은 새로운 만남의 연속이다. 새로 알게 된 누군가와 친해지거나 멀어지는 결정적인 차이는 ‘첫 만남에서 호감을 얻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업무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낯선 사람과의 네트워킹이 더욱 중요해져가는 시대, 빨리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호감을 얻는 ‘Speed Friending’의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행사에 참여할 일이 잦다. 원탁 테이블에 앉아 코스 요리를 먹거나 스탠딩 파티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 일행이 있거나 아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왕왕 혼자 섬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는 쓸쓸한 상황도 발생한다. 자, 그럴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1) 옆 사람에게 먼저 친근하게 말을 걸며 대화를 유도한다. 2) 그저 묵묵히 먹는다. 3) 집에 간다. 4) 혼자선 아예 안 간다.
당연히 모두가 공감하는 모범 답안은 1번이겠다. 하지만 실제 이런 상황과 맞닥뜨린다면, 웬만큼 오지랖 넓은 사람이 아닌 한 얘기가 달라질걸? 일전에 한 선배는 모 브랜드 행사에 혼자 갔는데, 하필 앉아 있던 테이블에 임원과 외국인 CEO가 합석하게 되었다는 일화를 전해준 적이 있다. 간간이 옆에서 ‘높으신 분들’이 말을 거는데 딱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그저 네, 네 하며 마냥 웃기만 했는데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고 말이다. 여기까지는 그냥 해프닝이다. 그런데 나중에 그 브랜드에 긴밀하게 요청해야 하는 사항이 생겼고, 그때 받았던 명함으로 무작정 전화를 걸어 그날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이라 설명했더니 오히려 흔쾌히 일을 처리해줘서 무척 고마웠다는 후일담은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일을 하면서 우리는 매일같이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건 기자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은행 직원은 매일 새로운 고객을 만나야 하고 일반 사무직도 매일 거래처의 낯선 사람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것이 일상이다. 그건 당연한 얘기 아니냐고? 여기서 조금만 더 들어가보자. 어제 만난 고객이 내게 호감을 갖고 엄청난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고, 매번 통화만 하던 거래처 사람이 내게 좋은 인상을 받으면 누군가에게 추천하거나 스카우트 제안을 할 수도 있는 거다. 비단 커리어적인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연애, 부탁, 인맥 확장에 대입해도 누군가에게 호감을 심어주는 것은 모두 ‘좋은 소식’이 되어 돌아온다. 부정할 수 없는 네트워킹의 시대, 경영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낯선 사람 효과’라고 부른다. 리처드 코치와 그렉 록우드의 베스트셀러 <낯선 사람 효과>에서는 얼핏 얄팍한 관계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그런 ‘약한 연결’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가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즈니스에서의 기회는 그런 ‘약한 연결’을 타고 찾아오며 입소문 마케팅과 트위터의 성장 또한 이 낯선 사람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는 것. 즉 네트워킹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떻게 해서 빨리 ‘낯선 사람’의 호감을 얻느냐가 그만큼 중요해졌단 얘기다. 이게 바로 성공적인 네트워킹 구축의 기본 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호감의 법칙>을 저술한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문준연 교수 또한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 기술로 ‘빨리 호감을 사는 것’을 손꼽는다. 그는 오랜 관찰을 통해 화려한 스펙이 곧바로 호감으로 연결되지는 않으며 ‘첫 만남 5분에 호감도가 결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누군가는 이런 반론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삼세번은 만나봐야 안다, 알수록 진국이다라는 한국의 속담을 예로 들며 알아가면서 호감이 될 수 있는데 굳이 ‘첫 만남’에서 호감을 얻어야 하냐고 말이다.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나 상품을 처음 접할 때 ‘시초 평가’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이후 추가 정보를 통해 더 알게 되면서 이를 조정해나가는 시초 평가와 조정한 평가가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추후 조정의 폭의 매우 적습니다.” 문준연 교수는 심리학의 기점화이론으로 이를 설명한다. 짧은 대화나 접촉을 통해 상대방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알게 되면, 자세한 정보는 몰라도 호감인지 비호감인지 정도는 바로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나 더 있다. “사람들의 첫인상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정확하다는 실험 결과도 많습니다. 입사 지원자를 면접하는 인사 담당자가 한 지원자를 판단하는 데는 5분도 깁니다. 소개팅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로 5분도 안 돼 순식간에 모든 판단이 이뤄지죠.” 짧게는 30초, 길게는 1시간 동안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상대방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판단을 내리는데, 그게 시간이 지난 후에 판단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만약 어떤 여자가 어떤 남자를 다정다감해 보여서 좋아하고 사귀게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남자가 다정다감하지 않았다, 그러면 호감이 사라질까요? 대개는 그 호감이 유지되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게 바로 ‘감정 지속의 법칙’이죠.” 그렇다. 한눈에 어떤 상품의 모델(스마트폰을 가정해보자)이 마음에 들어 쓰기 시작한 사람들은 무수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제품에 호감을 가지고 계속 사용하게 된다. 듬직한 매력에 사귀기 시작한 남자 친구가 알고 보니 매우 섬세하고 여린 사람이었다 해도 그 마음이 부침개 뒤집히듯 변하진 않는다. 결국 ‘첫 만남’에서 ‘빨리’ ‘호감을 얻는 것’이 인간관계의 8할을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란 얘기다.



그렇다면 첫 만남에서, 그것도 5분 안에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호감을 살 수 있을까? 일단 먼저 대화를 청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을 얻는 대화법 38>의 저자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이혜범은 저서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최고의 비법은 질문이며 호감을 주는 대화 또한 ‘상대가 물어봐주기를 원하는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얘기한다. 온화한 표정과 공손한 말씨로 ‘상대방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을 먼저 물어보라는 것. 즉 상대방의 기분을 적절히 띄워주거나 상대방이 관심이 있어할 만한 주제로 운을 띄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준연 교수는 호감을 주는 태도의 몇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첫째, 긍정적으로 감정을 전달할 것. “상대방을 즐겁게, 들뜨게, 유쾌하게, 재미있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엄청난 개그 스킬이 필요하거나 어려운 게 아니에요. 그저 잘 웃기만 해도 상대방은 금세 그 감정에 전염돼서 즐거워지거든요.” 둘째, 자신만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해야 한다. “자신의 한두 가지 장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해 ‘이미지 메이킹’을 해서 상대방이 나를 기억하기 쉽게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좋은 이미지로 계속 떠오르는 사람에게 절로 호감을 갖게 마련이니까요.” 셋째, 상대방의 스타일에 맞출 것. 가급적 상대방이 좋아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 넷째, 긍정적 리액션이 필요하다. 무조건 맞장구를 치라는 얘기가 아니다. 문준연 교수는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나도 싫어한다고 하기보다는, 좋아하는 것을 나도 좋아한다고 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라고 조언한다. 마지막은 이해와 배려다.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야말로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호감을 이끌어내는 가장 궁극의 원칙입니다.” 사실 이건 첫 만남에서건 지속되는 관계에서건, 일에서건 연애에서건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호감을 얻고 싶다면 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누군가를 이해하고 배려할수록 지속적인 호감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약한 연결’이 주는 네트워킹의 효과도 중요하지만 인생이라는 큰 틀 안에서는 그게 다가 아니다. 호감을 시작으로 더 깊숙한 소통을 이루는 관계로 발전하는 데 진정한 의의가 있는 게 아닐까? <낯선 사람 효과>에서도 ‘약한 연결’이 실용적인 정보와 이익에 필요한 것이라면, 개인의 심리적 행복을 위해서는 긴밀한 심리적 유대감을 맺은 ‘강한 연결’이 필수적이라고 얘기한다. 호감과 이해, 배려와 노력이라는 요소가 날실과 씨실처럼 맞물려야 진정한 소통을 이루는 인간관계가 실현될 수 있으며, 스피드 프렌딩은 결국 그 초석을 다지기 위한 하나의 스킬일 뿐이라는 사실, 다시금 되새기자.


CREDIT
    Editor 박지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3년 0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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