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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30 Fri

젊은 여자들의 뼈가 망가지고 있다

최근 2030 직장 여성들의 디스크 발병률이 급속도로 늘었다. 주범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그리고 컴퓨터다. 휴대폰이나 컴퓨터는 예전에도 있던 건데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문제는 나쁜 자세로 오래 앉아서 나쁜 자세로 오래 붙잡고 나쁜 자세로 오래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나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라는 2030 직장 여성들의 고질병과 맞물리면서 젊은 여자들의 뼈가 망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1 문제는 '뼈'가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목 뒤에서 찌릿찌릿, 신경을 몹시 거스르는 통증이 느껴졌다. 자다가도 아파서 깰 정도다. 헉, 갑자기 살이 무럭무럭 쪘는데 혹시 고혈압인가? 마감하다 디스크 왔나? 온갖 불쾌한 상상을 하며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근막동통증후군’. 상담 끝에 추측한 원인은 어이없게도 ‘스마트폰’이었다. 잠들기 전 1시간 동안 침대 머리에 기대 열심히 애니×을 터뜨렸던 무수한 밤이 뒤통수의 통증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치료 끝에 통증은 해결했지만 의사는 경고했다. 계속 그렇게 살면 금세 목디스크로 다시 내원하게 될 거라고. 아, 기골장대한 통뼈 인생 30여 년, 자존심에 금이 가는 소리다. 그리고 근막이면 근육 문제인데 디스크랑 무슨 상관? 내 표정을 읽었는지 의사는 덧붙였다. ‘모든 뼈를 지탱하는 것은 근육’이라고. 그래서 근육이 뭉치거나 약해지면 골격 자체가 무너지게 된다. 디스크 또한 (대형 사고로 갑작스레 엄청난 충격이 가해진 게 아닌 이상) 뭉친 근육이 서서히 디스크에 압박을 가하거나 약해진 근육이 뼈를 지탱하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이다. 그리고 근육을 뭉치거나 약해지게 만드는 모든 원인은 ‘생활 습관’에 기인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면서 정작 운동은 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 각종 근골격계 질환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 전체 환자의 30%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2 생활 습관이 당신의 뼈를 망친다

사실 직장인치고 요통, 어깨 결림, 목의 통증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앉거나 선 채로 반복되는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쉽게 자세가 흐트러지고 허리와 어깨, 목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대부분 이런 증상이 ‘갑자기’, ‘어쩌다가’, ‘한두 달 사이에’ 나타난 것이라 여긴다. 자생한방병원 최우성 원장은 디스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근골격계 질환은 갑자기 들이닥치는 질병이 아님을 강조한다. “많은 환자들이 아침에 허리 한 번 굽혔을 뿐인데 왜 갑자기 디스크가 생긴 거냐며 억울해해요. 하지만 디스크란 최소한 몇 년 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되어온 병입니다. 디스크의 98%는 자세나 생활 습관의 문제로 인한 것이고, 나머지 2%는 갑작스러운 사고나 합병증으로 인한 경우니까요.”


하지만 최근 들어 부쩍 젊은 디스크 환자가 늘고 심지어는 젊은 골다공증 환자까지 생기고 있다는 것은, 단지 자세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최우성 원장은 최근의 이런 현상에 대해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전반적으로 몸이 너무 약해졌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강박적으로 건강을 위해 샐러드만 먹거나 다이어트를 위해 절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고는 회식이나 술자리를 통해 열량이 높은 음식과 술을 섭취하죠. 그래 놓곤 또 많이 먹었다고 샐러드만 먹고, 아예 안 먹기도 하고, 힘없다고 운동은 더 안 하고….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절로 근육과 뼈가 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근육과 뼈에는 적당한 충격이 가해져야 한다.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원리는 바로 이 ‘적당한 충격’에 다름 아니기도 하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상대적으로 일상적인 활동량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애써 따로 운동하지 않는 한 대부분 활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도 2030 직장 여성들을 더 약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나누리병원의 조태구 과장은 특히 여성은 선천적으로 근육이 더 약하기 때문에 더더욱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고 설명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량도 적고 척추 관절의 연골 두께도 얇아서 더 쉽게 손상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소한 접촉 사고에도 동승한 남자에 비해 여성의 통증이 심하고 오래가는 이유이기도 하죠.


여성들은 가사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주로 가만히 앉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특정 근육에 집중적인 부담이 큰 반면,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크고 전신을 쓰는 남자들보다 근육이 불균형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근육의 불균형은 자연스레 골격의 문제를 초래하게 되고요.” 즉 유전학적으로 여성이 근골격계가 더 약한데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움직이는 데다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으로 식습관마저 불량해 근육의 질이 쉽게 나빠진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모든 업무가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더더욱 목과 허리에 부담이 심해지는 직장 여성의 현실 속에서, 뼈를 지탱해줄 근육이 약해지니 당연히 디스크에 더 많이 노출되는 악재로 귀결되곤 한다.


골다공증도 마찬가지다. 젊은 골다공증 환자들의 수치는 여전히 극소수에 불과하다지만, ‘골다공증 경계치’에 놓인 젊은 여성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한다. 골밀도 수치를 나타내는 ‘티스코어’가 -2.5 이하일 때 골다공증으로 진단받는데, 정상을 나타내는 ‘0’과 ‘-2.5’ 사이의 경계치에 속한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는 것이 최우성 원장의 설명. 엄밀히 따지자면 골다공증은 아니지만 뼈가 약해 작은 충격에도 더 쉽게 타격을 받는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원인은 불균형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 이런 상태에서 나쁜 자세를 고수하면 당연히 골격이 쉽게 틀어지고 디스크가 튀어나오게 될 수밖에 없다.


#3 자세 교정과 규칙적인 운동만이 답이다

희소식이 있다면 근육과 뼈가 약해져가고 있음을 자각하기 시작하는 초기에, 그러니까 유독 어깨나 목이 뭉치고 결리거나 허리가 아픈 횟수가 잦아지기 시작할 때,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만 잘해줘도 디스크로 진전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조태구 과장은 바른 자세와 운동만으로도 디스크는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며, 초기 디스크의 경우 치료도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목-척추 질환은 대부분 생활 습관과 자세와 연관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걷기나 스트레칭을 통해 척추 부위 근육의 유연성과 근력을 키워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자세’를 잘 지도받아야 하고요.” 그렇다면 척추 부위 근육의 유연성과 근력을 키워주는 가장 좋은 운동은 무엇일까? 대부분 비싼 돈 내고 ‘PT’를 받으며 척추기립근 강화 운동이나 근력 운동을 집중적으로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한?양방 전문의들은 모두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증상이 심할 때는 운동 또한 자제하는 게 맞지만, 초기 치료나 예방 차원에서 가장 좋은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라는 것이다. 최우성 원장은 “척추에 가장 나쁜 자세는 새우등처럼 ‘굽은 자세’입니다. 자세를 유지하고 척추를 지탱해주는 자세 유지근을 발달시키는 운동은 유산소밖에 없고요”라고 강조한다. 조태구 과장 또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주 3회 정도 규칙적으로 몸에 땀이 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얘기한다.


결론은, 잘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뼈’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잘 먹고 잘 자면 무병장수한다’는 너무도 뻔한 결론이라고? 미안한 얘기지만 정답은 그것뿐이다. 이토록 살기 편한 시대를 누려온 우리 세대가, 마치 조기 폐경처럼 디스크를 앓고 허리가 굽어간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우리 몸을 혹사하고 방치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니 어딘가가 유독 아프고 쑤시고 땅기기 시작한다면, ‘나이 탓’이라 무심히 넘겨서는 안 된다. 이제 내 몸을 아끼고 소중히 돌봐야 할 ‘적신호’임을 유념하자.


CREDIT
    Editor 박지현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2년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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