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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2 Tue

노는 눈이 다르다, 홋카이도

여름엔 더위를 즐기고 겨울엔 추위를 즐기자. 노출의 자유와 핫한 밤은 더위의 혜택. 맨살의 온기가 그리워지는 긴긴밤은 추위의 혜택. 그래서 로맨틱 지수가 슬슬 떨어져가는 2년 차 커플이 ‘눈 오는 동네’ 홋카이도로 떠났다. 누군가는 눈밭에서 빨간 목도리 두르고 빙글빙글 돌던 영화 속 한 장면을, 누군가는 겨울철 먹을거리와 스키장을 상상하며.


        

        

대략 11월부터 눈이 오기 시작해서 2월 즈음엔 눈이 사람 키만큼 쌓이고 그대로 4월까지 눈이 내린다는 동네 홋카이도. 일본의 북쪽 끝, 홋카이도 섬을 비롯한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을 여행하려면 크게 세 가지 코스가 있다. 섬 중앙부의 후라노, 비에이를 중심으로 한 자연경관 코스, 섬 동쪽 아바시리나 우토로에서 오호츠크 해의 유빙을 관람하는 익스트림 코스, 그리고 우리가 선택한 삿포로-오타루-하코다테로 이어지는,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이어지는 속물 관광 코스. 하얀 눈 길 따라 먹고 놀고 쓰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도 하얗게, 통장 잔고도 하얗게 하얗게… 그런 코스다. 

추워서 더 맛있는 홋카이도의 먹을거리

추위를 즐기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는 뜨끈한 국물 아닌가. 그리고 국물 하면 일본 라멘이 아니겠는가. 라멘과 라면. 글자는 같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라면은 때우는 음식이고 라멘은 즐기는 음식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삿포로의 라멘은 명성이 자자하다. 남대문시장 골목을 떠올리게 하는 라멘 요코초가 삿포로에서 꼭 가봐야 할 라멘의 성지. 때 묻은 간판과 질척한 시멘트 바닥에 8~9개 정도의 조그만 라멘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골목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몇 년을 끓여온 돼지 뼈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맛있는 라멘에 대한 기대가 작다면 견디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결국 맛있어서 다 용서된다. 삿포로의 명물은 미소라멘, 하코다테의 명물은 시오(소금)라멘. 공통점은 돼지기름으로 국물을 낸다는 것인데, 추운 동네라 국물 식지 말라고 돼지기름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코다테에선 시오라멘에 유자 조미료를 넣어 먹는다. 기가 막힌 발상이요, 기가 막힌 맛이다. 부드럽고 졸깃한 면을 몇 번 씹은 다음 그릇을 들어 유자 향을 맡은 후 국물을 마시면 기름진 국물이지만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그 조화가 무척이나 매력적이어서 인스턴트 라멘 살 때 유자 조미료도 한 통 사 왔다. 라멘보다 먼저 떨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추운 겨울에 더 맛있는 건 게. 특히 털게(게가니)가 제철이다. 찜도 탕도 맛있기야 하겠지만, 왠지 털게 군의 생살을 먹어보고 싶어 과감히 회를 주문. 처음엔 어떻게든 게살 파는 도구를 이용하려다가 이내 껍데기째 물고 씹는 게 정답임을 깨달았다. 흉흉한 외모에 비해 껍질이 연했다. 신선하고 상큼하여 바다에서 자라는 과일을 맛보는 기분. 


그리고 또 뭐가 맛있냐면 덮밥이다. 지금의 쥠초밥이나 틀초밥이 나오기도 전에는 그저 초밥 위에 해산물을 얹어 먹는 덮밥 스시가 대세였다는 글을 읽은 듯하다. 어느 스시 집이나 다 팔고 있는 성게-연어알덮밥(우니-이크라동)은 정말 맛있다. 알의 단백질과 성게의 고소함, 해산물 특유의 짭짤함이 뒤섞여 최고급 크림 치즈 맛이 난다(오타루의 스시 집에서는 2,800엔, 하코다테의 아침 시장에서는 1,000엔, 맛의 감동은 똑같았다). 떠나기 전날 밤엔 꼭 이로리야키(바닥을 파서 화덕을 만들어 해산물 따위를 구워 먹는 주점) 집을 찾아가보길. 껍데기에서 가리비 국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 들으며 뜨거운 정종잔 부딪치다 보면 ‘아, 추운 동네 와서 놀길 정말 잘했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여행이 정리된다. 


그냥 보딩과 스노보딩의 차이


  스키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버스에 오르자, 지금껏 한국에서 참 터프하게 ‘보딩질’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허리까지 차는 곳에서 타는 게 스노보드고 얼음판, 흙 반 눈 반 진창, 즉 아무 데서나 타는 건 그냥 보드라는 걸 깨달았달까. 한국 스키장의 홈페이지에는 없고 일본 스키장 홈페이지에는 있는 게 뭐냐 하면, 적설량이다. 어느 스키장 홈페이지에 가봐도 ‘Summit 210cm, Ba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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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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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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