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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4 Mon

조승우라는 배우의 정공법

이 배우의 연기 방식은 인물을 정공법으로 소화하는 것이다. 요령이나 기교 없이 묵직하게 직구를 던지는 식. 그래서 그의 연기에는 억지스럽거나 과한 것이 없다. 다소 교과서적이고 다소 무모할 때도 있지만 목표를 위해 꾸준히 도전하는 우직함이, 거기서 오는 신뢰감이 조승우라는 배우의 정공법을 아름답게 만든다. 데뷔 14년 만의 첫 TV 드라마 출연에도 정공법을 내세워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한 조승우를 만났다.

 

<타짜> 때 만난 적 있는데,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땐 ‘밑장빼기’ 연습 한다고 한창 화투장을 손에 달고 다녔었는데, 요즘엔 말과 침술에 매달려 있다면서요!
아, 그땐 화투장 처음 만져보는 초보가 타짜 역할을 해야 했으니까. 이번 작품에선 수의사인 마의에서 어의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조선 최초의 한방 외과의를 맡았거든요. 다행히 동물을 많이 좋아해서 동물들과 교감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승마와 침술은 만만치 않아요. 뮤지컬 <닥터 지바고> 끝내고 지금까지 4개월 내내 말 타고 침 놓는 것만 하고 있어요.

4개월이면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아예 끝낼 수도 있는 기간인데 내내 준비만 하고 있다고요? 역할 하나하나 할 때마다 ‘특기’ 항목을 채워줄 것들이 하나씩 더해지는 것 같네요!
제가 멀티플레이어가 못 되거든요. 하나 할 땐 딱 그것만 해야지 다른 건 절대 못 하죠. 머릿속에 <마의>란 작품이 들어와 있으니 이것에만 매달려 있는 거예요. 이젠 몸이 좀 근질거려요. 요즘 아역 분량을 촬영하고 있다는데 얼른 저희 차례도 왔으면 좋겠어요.

 

 

데뷔 14년 만에 출연하는 첫 드라마잖아요! TV에서 볼 거라는 기대는 접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드라마를 찍을 결심을?
음,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갑자기 하게 됐어요. 군대에 있을 때 ‘제대하면 작품 좀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그때도 플랜에 TV 드라마는 없었거든요. 드라마 제작 환경과 시스템을 과연 내가 견딜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으니까. 사전 제작이 가능한 작품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TV에 출연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제 체력으로 감당할 만한 일이 아닐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TV 드라마라면 아예 시나리오도 안 봤고, 제의가 들어와도 늘 거절했거든요.

그러게요. 그런데도 <마의> 출연을 결심한 걸 보면 작품이 굉장히 매력적이긴 한 가 봐요!
이병훈 감독님의 <허준>은 반드시 본방 사수를 할 정도로 팬이었거든요. <동이> <이산> <서동요> <대장금> 등 다른 작품도 정말 좋았고요. 그런 감독님의 마지막 작품 시나리오가 손에 들어왔으니 흥미가 생길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역할이 수의사라니, 제가 동물 하면 사족을 못 쓰는데, ‘그럼 동물도 나오겠네?’ 하면서 더 마음을 뺏겼죠.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는데 되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더라고요. 조선 시대에 동물을 보살피는 수의사가 있었다는 점도 너무 신선하고 또 신기하기도 했고요. 그간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김이영 작가님이 건네준 시나리오를 그냥 돌려줄 수밖에 없었던 적이 몇번 있어서 죄송한 마음이 있던 차에 이번엔 얼굴을 뵙기로 결정한 거죠. 아마 드라마 쪽 사람을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었을 거예요.

<허준> <동이> <이산>의 김이영 작가가 그간 조승우 씨에게 여러 번 러브 콜을 보냈군요!
이번에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데 작가님이 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것이 느껴져 왠지 감동스럽더라고요.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빛 알죠? 그 눈빛으로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누구라도 거절하지 못했을 거예요!

게다가 워낙 동물도 좋아하고, 타이밍도 맞았으니 한 번쯤 도전할 만했겠네요!
그렇죠. 지금 삽살개하고 차우차우에, 고양이 네 마리랑 같이 살거든요. 이번에 승마 연습을 하면서 ‘영포’라는 말을 자주 만났는데 무척 멋지고 사랑스러운 동물이더군요. 영포한테 정이 많이 들었죠. 드라마 촬영하면서 다른 동물들도 만날 기회가 많이 생길 텐데 벌써 기대되고 신나요!

 

 

그래도 힘든 드라마 촬영 여건은 그대로일 텐데. 최근 인터뷰 기사 보니 현장에서 살겠다는 말까지 했다면서요! 워낙 하나에 몰두하는 타입인데 드라마 하다가 병 나는 거 아닌가 걱정되는데요?
<마의>를 택하면서 TV는 조금이라도 더 기력 있고 젊을 때 경험해야지란 생각도 한 게 사실이거든요. <마의>를 하는 것은 이미 결정 난 일이고, 일단 시작하면 몰두하는 타입이니 이번에도 역시 현장에서 살게 되겠죠! 그러다 너무 지쳐서 <마의>가 제가 출연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TV 드라마가 될지도 모르고요!

무슨 말씀을! 그나저나 드라마 때문에 영화제 때 부산에 내려가는 것도 힘들지 모르겠네요? 구혜선 감독과 작업한 <복숭아나무>가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될 계획이라던데.
그러게요. 한창 촬영 중일 것 같아 확실히 얘기하기 힘드네요. 물론 가고 싶기는 한데.

<복숭아나무> 공개 스틸 컷을 보니 지금에 비해 굉장히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던데.
아마 지금하고 약 10kg 정도 차이가 날 거예요. 일부러 체중 조절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무리 뭘 먹어도 그땐 이상하게 살이 안 쪘어요. 연극 공연을 같이 하던 때여서 그랬나? 게다가 설정상 일부러 하얗게 메이크업을 하고 파란색 렌즈도 꼈거든요. 그래서 더욱 앙상해 보였을지도 모르겠어요. 역할 때문에 옷을 거꾸로 입고 거꾸로 걸어 다녔던 것이 은근 운동이 됐을 수도 있고요.

아, 류덕환 씨와 같이 샴쌍둥이로 나오죠? 아직 미공개인 OST 뮤직비디오를 살짝 봤는데, 느낌이 뭐랄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따뜻하더라고요. 세트 미장센 때문인지, 잔혹 동화 같은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복숭아나무>와 잔혹 동화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누군가는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샴쌍둥이가 소재이긴 하지만 결국엔 감동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죠. 뒤에 달려 있는 제가 가지고 있는 감정은 기본적으로 죄책감이에요. ‘나만 없어도 동생은 정상인일 텐데’라고 내내 생각하거든요. 뒤통수에 달려 있는 저뿐 아니라 나를 혹처럼 달고 있는 동생도 자신만의 인생을 살 수 없는 건 마찬가지잖아요. 결국 내가 죽음으로써 동생은 온전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는 하지만. <복숭아나무>는 형제애, 거대한 사랑뿐 아니라 장애를 이야기하기도 하죠. 영화를 직접 보면 이 작품이 무엇을 전달하려는지, 관객들이 어떻게 느껴주길 바라는지 분명해질 거예요. 비정상적인 것, 잔인한 것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을 깨고 더욱 따뜻한 시선을 가지게 해줄 테니까.

구혜선 감독의 영화를 택한 건 그래도 좀 의외였어요.
마침 제대 직전 빈둥거릴 시간이 많던 참에 구혜선이란 인물의 소식을 접했어요. 군대에 있으면서 왠지 창의욕이 마구 치솟던 때에 연출, 그림, 음악 등에 다양한 재능이 있다는 어린 여배우 얘기를 들으니 궁금해지기 시작한 거죠. 그저 CF의 한 장면이

CREDIT
    Editor 박인영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2년 10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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