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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Fri

뷰티 광고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의 모든 미녀 스타들에게 공통된 소망이 하나 있다면 아마도 뷰티 광고의 모델이 되는 것일 거다. 국내에서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뷰티 광고업계를 움직이는 인물 중의 한 명인 모티브 아이디어스의 대표 여영준에게 뷰티 광고를 만드는 일은 과연 어떠한지 들어봤다. 뷰티 광고, 가장 아름답고 예민한 사람들이 가득한 이 세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그가 코스모에 건네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시길.

나는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이렇게 직업을 소개하면 업계 종사자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사람들의 반응은 ‘그게 뭐지?’ 하는 눈치다. 사실 포토그래퍼나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같은 직종은 잡지를 통해서도 많이 소개되었고, TV에도 곧잘 나오면서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재미있는 건 후배나 이 계통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고 나면 곧 이 일에 관심을 가지거나 흥미로워하며 ‘나도 그 일 해보고 싶어!’ 한다는 거다. 쉽게 설명하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영화 제작에서의 감독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지휘자는 악기를 연주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곡을 해석하고 연주자들을 통해 그 곡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나는 광고 촬영장에서 사진을 찍거나 메이크업을 하거나 모델에게 옷을 직접 입히진 않지만, 큰 그림을 가지고 그 모든 사람들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결정한다. 뷰티 분야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특정 모델이나 뷰티 브랜드가 이미 내면에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최대한 끌어내어, 그 찰나의 순간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아내는 일이다. 매체는 지면이나 영상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거나 매장의 비주얼을 전체적으로 디렉팅하는 것을 포함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그 브랜드 전체가 어떻게 보일지를 시각적으로 계산한다고나 할까. 따라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 매니저 못지않게 브랜드나 모델의 세세하고 내면적인 모습까지 관찰하고 이해하는 안목과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아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정의하기가 어려운 것은 다양한 일을 하면서 특별히 어떤 일만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뷰티 광고, 이렇게 만들어진다
뷰티 광고라고 해서 제작하는 과정이 여타 광고와 특별히 다른 건 없다. 먼저 광고주가 디렉터에게 광고하고 싶은 품목과 이런 방향으로 광고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 광고 회사에서는 광고주에게 시안을 제안하고 협의를 통해 초안을 수정한다. 그럼 수정된 안에 맞춰 스태프를 구성하고 세트와 소품을 준비해서 촬영을 한다. 그렇게 촬영된 광고는 후반 작업을 거쳐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여느 광고와 비슷한 과정으로 만들어지지만 뷰티 광고는 다른 광고와 달리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뷰티 광고 제작에 처음 입문했을 때, 내게 첫 번째로 떨어진 광고는 다름 아닌 아모레퍼시픽의 빅 브랜드, 헤라의 광고.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에 전 세계 유명 브랜드의 인쇄, TV 광고를 흑백 광고 시절부터 다 찾아봤다. 세상의 모든 뷰티 광고를 다 봤다고 생각할 즈음 내가 느낀 건, 결국 뷰티 광고란 여성의 아름다움을 통해 이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없는 뷰티 광고는 단순하게 활짝 웃고 있는 여성의 이미지로 구성된 광고라고 생각한다. 뷰티 광고가 여타 광고와 다른 것은 브랜드와 제품을 모델의 얼굴에 녹여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뷰티 광고 속 여성에게는 감정이 있고, 스토리가 있고, 매력이 있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화장품 광고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건 똑같다. ‘이 여자 멋있어, 예뻐, 좋아, 나도 이거 쓰고 싶다’. 매우 단순화한 것이지만, 이것이 결국 화장품 마케팅의 전부다.

긴장과 짜릿함이 감도는 광고 촬영 현장
광고 촬영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모델의 컨디션이다. 어떤 고상한 세트도, 훌륭한 시안도 모델의 컨디션이 나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제품은 결국 모델의 얼굴 위에 있는 거니까! 모델이 편하고 기분 좋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좋은 뷰티 광고를 만드는 데 핵심. 그래서 뷰티 광고 촬영 현장에서는 모든 환경을 모델에게 맞춘다. 그녀가 좋아하는 커피,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 광고 촬영 날만큼은 광고주보다, 디렉터보다 그들이 왕이다. 그러나 그것이 언제나 쉬운 일만은 아니다. 모델이 한 명이면 그녀에게 집중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다수의 모델이 등장할 때는 왕이 여럿이 되는 셈이기 때문. 요즘은 아이돌 그룹 열풍에 힘입어 많은 뷰티 브랜드에서 걸 그룹을 메인 모델로 쓰고 있는데, 그래서 최근 가장 긴장되는 촬영은 걸 그룹의 촬영일 때가 많다. 멤버들의 개성에 맞게 콘셉트를 정리해서 촬영에 들어가도 더 예쁜 의상, 예쁜 콘셉트를 원하는 멤버들 간의 신경전 때문에 온 스태프들의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사실 이건 보이 그룹을 촬영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작년 모 걸 그룹 촬영 때는 살얼음 같은 신경전으로 중반에 촬영이 올 스톱된 경우도 있었다. 걸 그룹의 멤버들은 서로 다른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럴 때는 자신만의 매력을 잘 어필할 수 있도록 솔직하게 설득하는 것이 상책! 이와 함께 촬영장의 물리적인 환경도 모델의 컨디션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메이크업 브랜드 여름 광고의 실제 제작 시기는 아직은 쌀쌀한 봄일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여름 광고는 아예 해외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해외 로케로 촬영을 진행하는 경우, 낯선 환경과 피로감 등 여러 변수가 촬영의 퀄리티를 떨어트리기도 한다. 이런 해외 촬영 때는 촬영 첫날을 어떻게 이끌고 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극과 극으로 달라진다. 내 경우 첫째 날 촬영은 최대한 부담이 없는 사진으로 간단하게 끝내고, 함께 간 모든 스태프들에게 깜짝 파티를 열어주곤 한다. 여행지의 흥겨운 분위기와 파티의 즐거움, 곁들인 맥주 한잔이 하룻밤 만에 모든 스태프에게 환상의 팀워크를 선사한다. 주연한 드라마의 대히트로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이민호와 동남아 촬영을 떠났을 때다. 서먹한 분위기의 첫 촬영이 끝나고 이민호와 스태프들을 꽃잎이 깔린 모래사장으로 초대했다(그렇다, 나와 직원들은 해변에 꽃잎을 까는 일도 해야 한다!). 바닷가에서 서프라이즈 바비큐 파티를 하고 나니 한 시간 만에 3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둘도 없는 한 식구(해외에선 적도 친구도 쉽게 되는 법이다)가 되어 웃고 떠들며 행복한 하루를 마감했고, 그다음 날부터 추가 촬영도, 시간 초과도 없이 탄탄대로로 촬영을 마쳤다(한참 후 다른 해외 로케를 다녀온 그의 한마디, “저는 해외 촬영은 다 그렇게 하는 줄 알았어요”).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스태프를 모아라
모델의 컨디션과 함께 광고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그 광고를 만드는 스태프이다.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어떤 스태프들과 일할지 결정하는 것. 나는 ‘시너지’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창조적인 공동 작업을 함에 있어서, 결과물은 1+1=2의 공식이 아닌, 1+1=10이 될 수 있도록 스태프를 구성해야 한다. 각 분야 최고의 스태프들은 학교에서의 등수처럼 일렬로 나열할 수 없다. 어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투명한 피부 표현의 일인자이고, 어떤 세트 디자이너는 절제되고 모던한 세트에 일가견이 있다. 광고가 하나의 교향곡이라면, 곡의 특성에 맞춰 가장 잘 어울리는 악기와 악사들을 구성하는 것이 바로 디렉터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디렉터는 이렇게 하나의 비주얼을 만들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이미지와 영상을 보고, 뷰티 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촬영 전날까지다.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순간, 이성과 판단은 내려놓고 찰나의 순간을 잡아내는 스스로의 안목을 믿는다. 결정적인 하나의 장면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점에 나타나기도 한다. 평소 역량을 닦는 것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기 위해서다.

그 순간 최고의 컷을 건져라
뷰티 광고를 찍을 때 가장 어려우면서도 재미난 일이 모델이 클로즈업된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이 그 일에 익숙하고, 언제나 즐기고 있을 것이란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 촬영 현장에서는 수십 명의 사람이 자기 실제 얼굴보다 2배는 확대되어 나오는 화면의 그녀만 주시하고 있다(그것도 굉장히 예쁜 척하는!). 이 얼마나 긴장되고 불편한 시간이겠는가. 한번은 당시 신인이었던 배우 이보영과 촬영을 하다 왜 그렇게 어색해하느냐고 물었더니 “내 얼굴을 보는 것 같지가 않아요. 아마 남자라면 삭발한 자신을 보는 기분일 거예요”라고 했는데, 그제야 그녀의 기분이 이해가 갔다. 감정 연기 역시 쉬운 것이 아니다. 기분 좋은 표정도 수백 가지 종류가 있다. 뷰티 광고에서 모델은 웃지 않으면서도 행복해 보여야 할 때가 있다. 김태희와 광고를 찍을 때였는데, 표정에 대한 여러 주문이 이어지자 그녀는 “‘무뚝뚝하지 않되 웃지 않는 기분 좋은 느낌’이라니, 참 어렵네요”라며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듣고 보니 정말 어려
CREDIT
    Editor 이현정

이 콘텐트는 COSMOPOLITAN
2012년 0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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